그런데 다른 모든 이들은? 히틀러에 관해 제대로 파악한 사람들은 그를 개인적으로 거의 알지 못하는 이들이었다. 히틀러에관해 잘못 파악한 사람들은 몇 시간 동안 그와 이야기를 나눈 이들이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다. 어쩌면 체임벌린과그의 동료들은 어떤 개인적인 이유 때문에 눈과 귀로 들어오는 증거와 상관없이 자신들이 보고 싶은 히틀러를 보기로 결심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똑같이 당혹스러운 양상이 어디서나 나타난다. - P60
검사 대상자들이 내가 완성한 단어인 GLUM, HATER, SCARE, ATTACK, BORE, FLOUT, SLIT, CHEAT, TRAP, DEFEAT 등을 보았다면, 내 정신상태를 걱정했을게 분명하다. 프로닌은 이런 현상을 ‘비대칭적 통찰의 착각 illusion of asymmetricinsight‘이라고 규정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남이 나를 아는 것보다 내가 남을 더 잘 안다. 그리고 내가 그에게 없는 그에 관한 통찰을 갖고 있을 수 있다(하지만 그 반대는 아니다)는 확신이 있으면, 귀를 기울여야 할 때 이야기를 하고, 또 남들이 자신이오해를 받거나 부당한 평가를 받는 사람이라는 확신을 표명할 때 마땅히 가져야 하는 것보다 인내심을 갖지 못하기 쉽다.
바로 이것이 처음 등장한 두 수수께끼의 핵심에 있는 문제다. 중앙정보국 쿠바 부서의 간부들은 자신들이 거느린 스파이의 충성심을 평가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판사들은 피의자의 됨됨이를 평가할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두 손을 들지 않는다. 그들은 1, 2분 정도 살펴보고는 위압적으로 판결을 내린다. 네빌 체임벌린은 전쟁을 피하려는 자신의 대담한 계획이 과연 현명한 것인지 결코 의문을 품지않았다. 히틀러가 어떤 의도를 갖고 있는지 명확하지 않다면, 총리로서 독일로 가 그 의도를 알아내는 것이 그가 할 일이었다. 우리는 몇 가지 단서를 설렁설렁 훑어보고는 다른 사람의 심중을쉽게 들여다볼 수 있다고 여긴다. 낯선 이를 판단하는 기회를 덥석잡아버린다. 물론 우리 자신한테는 절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우리자신은 미묘하고 복잡하며 불가해하니까. 하지만 낯선 사람은 쉽게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이 책에서 내가 당신에게 한 가지를 설득할 수 있다면, 이런사실일 것이다. 낯선 사람은 쉽게 알 수 없다. - P74
러바인이 막 연구를 시작하던 때였는데, 정의상 우리가 유능해야 마땅한 일에서 왜 모두가 그토록 서투른지에 관해, 그 역시다른 모든 심리학자들만큼 당혹스러워했다. "그의 커다란 통찰은 우선 54퍼센트의 속임수 정확도 파악 수치가 진실과 거짓 전체에서 평균이 된다는 거였습니다." 러바인의 말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진실을 맞히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거짓을 맞히는지를 구분해보면, 아주 다른 깨달음에 다다르게 됩니다." 그러니까 이런 뜻이다. 만약 내가 당신에게 러바인의 동영상에관한 당신의 정확도가 딱 50퍼센트 정도라고 말한다면, 당신은 되는대로 추측한 거구나 하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즉, 당신이 무엇을 하는지 스스로도 전혀 모른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박희선의 견해로는 그렇지 않다. 우리는 진실을 말하는 학생을 제대로 맞히는 데 우연보다는 훨씬 유능하다. 하지만 거짓말을 하는 학생을 제대로 맞히는 데는 우연보다 훨씬 무능하다. 우리는 이 모든 동영상을 살펴보고 "진실, 진실, 진실"을 추측한다. 무슨 말이냐 하면 면담 시에 진실을 말하는 이를 잘 알아보고 거짓말을 하는 이를 몰라본다는 것이다. 우리는 진실을 기본값으로 갖고 있다. 우리의 가정은 우리가 상대하는 사람들이 정직하다는 것이다. - P101
우리 사회에는 때때로 바보 성자가 필요하다. 바보 성자는 소중한 역할을 수행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바보 성자를 낭만화한다. 해리 마코폴로스는 메이도프 전설의 주인공이었다. 내부 고발자를다룬 영화가 존재한다. 하지만 러바인의 주장에서 두 번째이자 결정적으로 중요한 부분은 우리 모두가 바보 성자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재앙이나 마찬가지다. 러바인은 진화 과정을 거치면서 인간은 거짓말을 즉석에서 탐지하는 복잡하고 정확한 기술을 발전시키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자기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말과 행동을 꼼꼼히 살펴보느라 시간을 들이는 것은 아무 이점이 없기 때문이다. 인간에게 이점은 낯선 이가 진실하다고 가정하는 데 있다. 그가 말하는 것처럼,
진실기본값과 거짓말의 위험 사이의 상충관계(trade-off는 우리에게 대단히 중요하다. 이따금 거짓말에 취약해지는 대가로 우리가 얻는 것은 효율적 의사소통과 사회적 조정이다. 이득은 대단히 크고 그에 비해 비용은 사소하다. 물론 우리는 가끔 기만을 당한다. 이는 일처리의 비용일 뿐이다. -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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