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가보자. 우리 인간 종이 앞으로 적어도고도의 문명이 존재해온 기간, 즉 5,000년 남짓한 기간 동안 번영은 고사하고 생존이라도 하려면, 인간의 지속적인 간섭으로지구의 장기적 거주 환경을 더는 위태롭게 만들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요즘 어법으로 말하면, ‘지구 위험 한계선planetary boundaries을 넘지 말아야 한다"
이 중요한 생물권의 한계선은 9개의 범주로 이루어져 있다.
(1) 정확히 똑같지는 않지만 요즘은 지구온난화와 거의 동의어로 쓰이는 기후변화 (2) 탄산칼슘으로 형성된 골격을 지닌 해양 유기체에 중대한 피해를 입히는 해양 산성화 (3) 과도한 자외선 방사로부터 지구를 보호하지만 프레온가스의 방출로 위협받는 성층권 오존층 (4) 눈에 잘 보이지 않으며 폐 질환을 유발할수 있는 오염 물질인 미세먼지(대기 에어로졸 입자), (5) 질소와 인이 담수와 연안 해역에 유입되어 생기는 두 영양소의 순환 방해, (6) 담수 사용(지하수와 강물 그리고 호숫물의 과도한 사용), (7) 벌채와경작 및 도시와 산업 단지의 확장으로 인한 토지 사용의 변화(8) 생물다양성 손실 (9) 다양한 형태의 화학적 오염. - P301

땅이 제한적 자원이 아니라면, 또 우리가 물 공급을 관리하는방법을 알고 있다면, 질소와 인의 살포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최소화하며 주요 작물에 필요한 다량 영양소를 제공할 수 있을까? 앞에서 이미 설명했듯 암모니아를 합성하는 하버-보슈 공법 덕분에, 주된 다량 영양소인 질소와 반응하는 화합물을 적절한 양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두 광물성 다량 영양소, 즉 칼륨과 인을 적정량으로 공급할 수도 있다. 미국지질조사LUS Geological Survey 의 조사에 따르면, 칼륨 자원은 약 70억 톤의 산화칼륨에 상응하고, 매장량은 거의 그 절반에 이른다. 따라서 현재의 속도로 생산하면 거의 9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지난 50년 동안, 인이 곧 부족해지리란 의견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며 수십 년 내에 기아 문제가 반드시 대두할 것이라 주장하는 학자도 있었다." 유한한 자원을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는 걱정은 항상 귀담아들어야 하지만, 인의 위기가 임박한 적은 없다. 국제비료개발센터 International Fertilizer Development Center에 따르면, 세계 인광석 확인 매장량은 향후 300~400년 동안의 비료수요를 충족하기에 충분하다. 미국지질조사국은 세계 인광석자원을 3,000억 톤 이상으로 추정하는데, 현재 속도로 채굴하면 1,000년 넘게 사용할 수 있다." 국제비료산업협회 InternationalFertilizer Industry Association "인의 공급이 긴급한 쟁점이라거나인광석 고갈이 임박했다는 주장을 믿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식물 영양소에 대해 정말로 걱정해야 할 것은 그 영양소들이 환경, 주로 물에 달갑지 않게 존재함으로써 야기되는 환경적이고 경제적인 영향이다. - P313

 비료에 함유된 인은 토양침식과 유거수流去水(지표면을 따라 흐르는 물)를 통해 물에 유입된다.
인은 가축과 사람의 배설물에도 존재한다." 민물이든 바닷물이든 물에는 인의 농도가 무척 낮다. 그런데 이렇게 인이 유입되면 부영양화가 일어난다. 달리 말하면, 물에 전에는 부족하던 영양소가 많아지며 조류가 과도하게 증식한다. 비료를 살포한 밭에서, 또 가축과 인간의 배설물에서 질소가 흘러들어도 부영양화는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수생 광합성은 인의 첨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일차적인 하수처리 방식(퇴적으로5~10퍼센트의 인을 제거)이나 이차적인 제거 작업(여과로 10~20퍼센트의 인을 제거)으로는 부영양화를 막을 수 없다. 그러나 응고제나 미생물 처리법을 사용하면 인을 제거할 수 있다. 이때 인은결정체로 변하고 비료로도 재사용할 수 있다. 앞에서 설명했듯 작물이 질소를 흡수하는 전 세계적 효율성은 50퍼센트 이하로 떨어졌고, 중국과 프랑스에서는 40퍼센트에도 미치지 못한다. 인과 더불어, 물에 녹는 질소화합물은 수질을 오염시키고 조류의 과도한 증식을 부추긴다. 조류는 분해될때 바닷물에 녹은 산소를 소비하며, 주변 바다를 산소 부족 상태로 만든다. 따라서 그곳에서는 어류와 갑각류가 생존할 수 없다. 이렇게 산소가 고갈된 지역은 미국의 동부와 남부 해안, 또유럽과 중국, 일본의 해안에 집중되어 있다." 비용을 들이지 않고, 이런 환경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할 손쉬운 방법은 없다. - P314

지구 대기는 단파 태양방사 solar radiation를 흡수하고, 장파를우주로 내보낸다. 대기가 없으면 지구 온도는 섭씨 영하 18 도로 내려갈 테고, 따라서 지구 표면은 영구히 얼음으로 뒤덮일 것이다. 미량 가스는 우주로 나가려는 적외선의 일부를 흡수해 지구의 방사 균형radiation balance에 변화를 주고, 지구의 표면 온도를올린다. 그 때문에 물이 존재할 수 있고, 물이 증발해 수증기가대기 중으로 들어간다. 수증기 또한 우주로 나가려는 보이지 않는 적외선파를 흡수한다. 이 모든 것이 결합해, 미량 가스와 수증기가 없는 경우보다 지구 표면이 섭씨 33도 올라간다. 그리하여 세계 평균온도가 섭씨 15도로 유지되며, 많은 형태의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 P318

지구의 자연적 온난화는 미량 가스에 영향을 받지만, 미량가스들의 농도는 주변 온도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달리 말하면, 온도가 떨어지더라도 미량 가스들은 응결되지 않는다. 그러나 미량 가스들로 인해 온난화가 진행되면 그 규모가 상대적으로작더라도 물 증발은 늘어나 대기의 수분 함유량이 올라간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추가적인 온난화가 발생한다. 자연에서 미량 가스 효과를 주도하는 기체는 예부터 언제나 이산화탄소였고 메탄과 아산화질소 그리고 오존도 일부 역할을 한다. 오존은오존층이라는 이름으로 많이 알려진 기체이다. 수천 년 전 인간이 정착해 사회를 형성하고 농업을 채택한 때부터, 가정에서 땔나무와 (나무로 만든 숯을 사용하기 시작한 때부터, 더 나아가 금속을 제련하고 벽돌과 타일을 만들기 시작한 때부터 인간 활동은 여러 미량 가스의 농도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고, 그 결과로 온실효과가 추가로 더해졌다. 숲이 농지로 바뀌면서 이산화탄소가 추가로 배출되었고, 물을 댄 논에서 쌀을 재배하기 시작하면서 메탄이 추가로 배출되었다. - P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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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흔들리고 있었다.
펄럭펄럭펄럭펄럭.
도대체 바람은 어디서 불어오는 것일까.
온갖 바람들, 그 어디선가에서 머리 풀고 일어난 바람들이 나뭇잎을 떨구고, 닫힌 창문을 흔들고 미친년 치마폭을 펄럭이다가 그래도 아직 기운이 남아서 여기저기 아직 사라지지 않은 그늘진 곳의 썩은 고인 눈을 한두 번 헤적이다가는 이윽고 한데 모여서 서커스천막의 빈틈 사이를 여지없이 짓쑤시고 있었다. - P164

한 사람씩 한 사람씩 구덩이 속을 기어내려간다. 가는 사다리가 수직으로 뻗어내려 있다. 땅으로부터 오십 미터의 깊이 발 하나 잘못 놀리면 그대로 추락해서 즉사해버린다. 종대는 순서를 기다려사다리에 몸을 싣는다. 얼핏 비 오는 산 계곡이 가득 눈에 찬다. 잠시 심호흡을 한다. 비릿한 공기가 가슴 가득히 차오른다. 물 속으로가라앉는 잠수부들이 얼핏 숨을 모아 쉬듯 종대는 온몸 구석구석에맑은 공기를 분배한다.
다시 갱을 나설 때까지 이 맑은 공기를 조금씩조금씩 아껴 쓰지않으면 안 된다. 땅 속은 공기가 희박할 뿐 아니라 더운 열기에 차있어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숨이 차오른다. 그것은 살아 있는 자를위한 공기가 아니다. 땅 밑에 묻힌 죽은 사람들, 수억 년도 전에 우리가 얼굴에 주름을 만들듯 땅이 분노로 깊은 주름을 만들 때 파묻힌 나무뿌리와 길짐승이 아직 사라지지 않은 마지막 숨을 모조리뿜어내어 만든 지하수와 같은 공기인 것이다. 그것은 산 자를 위한공기가 아니며 그것은 오직 죽은 자들의 탄식 속에 조금씩 형성되었다. 그래서 그 공기는 몸 속에 뛰노는 혈관을 서서히 죽여나간다. 살아서 조금이라도 손상되지 않은 몸으로 이 금광을 도망쳐 나가려면 힘껏 들이마신 맑은 공기로 생명을 지켜나가야 한다. - P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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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세는 한 달 전 그들이 읍내로 들어왔을 때를 분명히 기억하고있었다.
추수한 빈 들판을 가로지르며 기차역에서부터 고물 트럭 한 대가 먼지를 풍기며 나팔 불면서 붕작붕작 읍내로 들어오자, 어른이고아이들이고 한걸음에 군청 앞까지 나아가 이 요란한 풍각쟁이들을 박수로써 맞았다.
트럭 위에서 난쟁이가 흰 가루를 연방 방귀 뀌고 있었고, 원숭이 두 마리가 모자를 쓴 채 까악까악 비명 지르며 사람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들이 물 마른 냇가에 말뚝을 박고 장대를 세우고 밧줄을 연결하고 천막을 세우기까지 다른 한 떼의 풍각쟁이들은 온 읍내를 돌아다니며 나팔 불고 노래를 불렀다.
"슈산 슈산 슈산 보이, 구두를 닦으세요. 구두를 닦으세요."
아이들은 종일토록 읍내를 돌아다니는 풍각쟁이들의 뒤를 졸졸따라다니고 있었고 어른들은 벌쭉벌쭉 웃으며 그들을 구경했다.
그날밤부터 서커스는 시작되었다.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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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보수 부모의 돈으로 자랐다. 그 돈으로 학원에다녔고, 책을 사 읽었다.
손 여사는 매년 몇백 권씩 되는 책을 사줬고, 종이를 아끼지 않고 쓰고 그릴 수 있도록 해줬다.
지금도 여전히 손 여사는 내 입으로 들어가는 것을 걱정하고, 내가 어떻게 자리를 잡을 것인지를 걱정한다.
짜증을 내기도 하지만 꽤 오랫동안 나의 고양이들도 봐줬다. 어디 나가서 허풍선이가 될까 봐 언제나 확실한것만 말하라고 뼈 아픈 조언도 해준다. 그러면서도 내가 잘한 것은 잘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 덕에 나는 진보의 가치를 접했고, 진보적으로 사고하게 되었다. 다르지만 다른 모습 그대로 함께할 수 있다는 것도 잘 알게 되었다.
모두 다 손 여사 덕분이다. -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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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영혼이 영원히 지옥의 불길 속에서 타오르게 하려면 몸을 비틀며 죽어가는 도살장이거나 복개된 청계천의 하수구 밑을 걸어가야 할 것이다.
그러한 곳, 더럽고 축축한 곳, 그곳에서 나는 종대의 마지막 꿈을거둬갈 준비를 할 것이다.
그러나 종세는 되돌아 나가려는 발길을 돌리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그는 결론을 내렸다. 그의 임종을 지켜보기 위해 일상생활에서 벗어나려 한다면 그것조차 의미를 주는 행위일 것이다. 도대체 그의죽음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가.
그는 이미 태어날 때부터 죽어 있는 무(無) 그 자체였다.
그는 먼지였으며 티끌이었다. 그는 생의 빛나는 생성과 경이로운신비한 조화를 모르는 저주받은 한줌의 바람에 불과하였다. 바람이불어왔다 불어간 자리에 바람을 위해 묘비명을 새길 필요가 있을것인가. 바람은 풍장(風葬)으로만 그쳐야 할 것이다. - P50

마찬가지로 일주일 계속된 비로 도시의 벽은 민물고기의 비늘을뒤집어쓰고 있었다. 덜 마른 생선의 비린내가 모든 사물 속에 깃들어 있었다.
마시는 커피 속에도 먹는 음식 속에도 빗방울이 섞여 있고, 습기찬땅 속에서 꿈틀거리며 튀어나온 지렁이들이 주머니 속에서 만져졌다.
움직이는 모든 것들이 내부로는 어느 정도 부패해 있어 달콤하고강렬한 썩은 향내를 풍기고 있었다. 눅눅하고 어두운 곳에 갓 돋아난 독버섯이 현란한 아름다운 무늬를 가지고 있듯이, 모든 사물은그들 내부의 독을 전부 숨김없이 드러내고 적의를 보이며 함부로 부러진 시계의 날카로운 분침처럼 각(角)을 보이고 있었다.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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