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세는 한 달 전 그들이 읍내로 들어왔을 때를 분명히 기억하고있었다.
추수한 빈 들판을 가로지르며 기차역에서부터 고물 트럭 한 대가 먼지를 풍기며 나팔 불면서 붕작붕작 읍내로 들어오자, 어른이고아이들이고 한걸음에 군청 앞까지 나아가 이 요란한 풍각쟁이들을 박수로써 맞았다.
트럭 위에서 난쟁이가 흰 가루를 연방 방귀 뀌고 있었고, 원숭이 두 마리가 모자를 쓴 채 까악까악 비명 지르며 사람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들이 물 마른 냇가에 말뚝을 박고 장대를 세우고 밧줄을 연결하고 천막을 세우기까지 다른 한 떼의 풍각쟁이들은 온 읍내를 돌아다니며 나팔 불고 노래를 불렀다.
"슈산 슈산 슈산 보이, 구두를 닦으세요. 구두를 닦으세요."
아이들은 종일토록 읍내를 돌아다니는 풍각쟁이들의 뒤를 졸졸따라다니고 있었고 어른들은 벌쭉벌쭉 웃으며 그들을 구경했다.
그날밤부터 서커스는 시작되었다. - P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