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탐험가, 난파된 사람, 고립된 모험가와 같이, 음식을 익힐 수없는 야생의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생식을 해야만 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이들이 바로 인간이 날먹을거리를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는지에 판단 근거를 제공해 줄 세 번째 시금석이다. 어쩔수 없이 날것만 먹어야 하는 경우, 사람들은 맛이 없다고 투덜댈지는 몰라도 별다른 문제는 없을 거라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인간이이러한 방식으로 장기간 생존한 사례를 어디에서도 발견하지 못했다.
동물성 양식을 익히지 않고 먹으면서 생존한 사례 중 가장 오랜 기간은 몇 주에 불과하다.
- P52

대체로 자연 선택이 만들어 내는 것은 정교하고 성공적인 디자인이다. 우리의 창자처럼 중요하고 정기적으로 사용되는 기관의 경우 특히 그렇다.
그런데도 우리가 날먹을거리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능력을 잃게되었다면 그것을 보상할 만한 어떤 다른 이득이 생겼어야 한다.
진화에서 트레이드 오프(trade off, 무언가를 얻으려면 반드시 다른 것을 희생해야하는 경제 관계 - 옮긴이)는 흔한 현상이다. 일례로 우리는 침팬지만큼 나무를 잘 타지 못하는 대신 보행에 능하다. 우리가 나무에서 서투른 원인중의 일부는 다리가 길고 발바닥이 평평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다리와 발 덕분에 다른 유인원보다 더 효율적으로 걸을 수 있다. 인류가 익히지 않은 먹을거리를 소화하는 효율이 낮다는 현상도이와 유사하게 볼 수 있다. 그 원인은 소화계가 우리의 사촌인 유인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다는 데 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우리는 익힌 음식을 예외적인 고효율로 소화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 P60

지금까지 살펴본 인간의 작은 입과 치아, 소화관은 부드럽고 열량이 높으며 섬유질의 함량이 낮고 소화가 잘되는 익힌 음식의 특성에제대로 적응한 결과이다. 부드럽고 영양가 높은 음식을 씹는 데 입이나 치아가 클 필요는 없고, 줄어든 턱 근육은 익힌 음식을 먹기에 적합하도록 작은 힘을 내는 데 유리하다. 소화 기관의 크기가 줄어들면서 효율을 높이고 대사에 드는 에너지를 불필요하게 낭비하지 않을수 있게 된 것이다. 게다가 치아가 작으면 치아 손상이나 그에 따른 치아 질환이 줄어드는 이점도 있다.
형질 인류학자 레슬리 아이엘로 (Leslie Aiello)와 피터 휠러 (Peter Wheeler)는 대형 유인원과 비교할 때 인간은 장이 작아진 덕분에 하루에너지 소모량의 10 퍼센트를 절약할 수 있게 되었다고 했다. 소화기관에 조직이 많을수록 그만큼 대사 에너지가 더 소모되게 마련이다.
익힌 음식 덕분에 대형 유인원이 주식으로 하는 섬유질이 많은 음식이 우리에게는 더 이상 유용하지 않게 되었으니 인간의 소화계에 일어난 이러한 일련의 변화는 지극히 합리적인 것으로 보인다.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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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탐험가, 난파된 사람, 고립된 모험가와 같이, 음식을 익힐 수없는 야생의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생식을 해야만 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이들이 바로 인간이 날먹을거리를 얼마나 잘활용할 수 있는지에 판단 근거를 제공해 줄 세 번째 시금석이다. 어쩔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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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생명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변이의 하나인 호모속(屬, 종(種) 바로 위의 분류 단계 옮긴이)을 탄생시켰는가? 이 책은 새로운 답을 제시한다. 전환의 계기를 제공한 것은 불의 사용과 익힌 음식의 등장이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불로 요리하기‘는 우리가 먹는 양식의 가치를 높이고 우리의 몸과 두뇌, 시간 사용 방법, 사회생활 방식에 변화를가져왔다. 이 때문에 우리는 외부 에너지 소비자가 되었고 그럼으로써 땔감에 의존하며 자연과 새로운 관계를 맺는 유기체가 되었다.
- P14

지금까지 기술된 수렵 채집 문화의 종류는 수백 가지에 달하는데,
이들 모두 영양 섭취의 상당 부분을 육류로 해결했다. 섭취 열량의 절반이나 그 이상을 육류에 의존한 경우도 흔하다. 고고학적 증거가 시사하는 바에 따르면 200만 년도 더 된 도살자 하빌리스로 거슬러 올라가는 기간 내내 육식은 항상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하빌리스의 선조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육식 양상은 침팬지와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침팬지는 기회가 있으면 원숭이, 새끼 돼지, 작은 영양 등을 기꺼이 잡아먹지만 몇 주나 몇 달간 육류를전혀 섭취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에 비해 인류는 확고한 육식 동물이라는 점, 그리고 큰 동물들의 사체에서 고기를 얻는다는 점에서 영장류 중 유일한 종이다 (영장류란 척추동물문(門) 포유강(綱) 영장목(目)에 속하는 170종의 동물을 아울러 일컫는 이름이다. 유인원이란 영장목 사람상과(上科) 동물의 총칭으로 꼬리가 없는 게 특징이다. 사람상과는 다시 긴팔원숭이과와 사람과로 나뉘는데, 인간과 더불어 침팬지, 보노보, 고릴라, 오랑우탄 등이 사람과에 속한다. ‘비인간 유인원‘ 이란 사람과에서 인간을 제외한 나머지 유인원과 긴팔원숭이를 아우르는 표현이다. - 옮긴이) - P19

하지만 사냥꾼 인간 가설은 불완전하다. 채집한 양식이 제공하는경제적 지원 없이 어떻게 사냥이 가능했는지를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수렵 채집 사회에서 채집은 주로 여성들의 몫이며 채집 식량이그 공동체에 공급되는 전체 열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경우도 흔하다.
채집은 사냥만큼이나 중요할 수도 있다. 수렵에 나선 남자들이 빈손으로 돌아오기라도 하는 날에는 가족 전체가 채집 식량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채집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능력, 예컨대 커다란양식 꾸러미를 운반하는 능력 등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게는 없는것으로 간주된다. 그렇다면 채집은 언제, 그리고 왜 시작되었을까? 모종의 획기적인 기술 덕분에 여성들이 채집을 할 수 있게 되었을까? 아니면 하빌리스는 교환 경제(채집식량과의) 없이도 고기를 구할 수 있었을까? - P21

그러자면 먼저 우리는 불로 익히는 것이 어떤 일을 하는지를 알아야만 한다. 음식을 익히면 음식이 더 안전해지고 맛이 더 진하고 좋아지며 변질이 덜 된다. 그뿐만 아니라 질긴 음식도 속을 드러내고 자르고 으깨기 쉬운 상태로 변한다. 하지만 이 모든 장점은 여태껏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다음의 측면에 비하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음식을 익히면 우리가 그로부터 얻는 에너지의 양이 늘어난다."
최초로 음식을 익혀 먹은 사람들은 이처럼 추가된 에너지 때문에생물학적으로 매우 유리해졌다. 생존율과 번식률이 높아져 유전자를더 널리 퍼뜨릴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들의 신체는 익힌 음식에 생물학적으로 적응했고, 새로운 식단을 최대로 이용하려는 자연 선택의 힘에 의해 형태를 갖추어 나갔다. 이어서 해부학적 구조, 생리 작용, 생태, 생활사, 심리, 사회에 변화가 일어났다. 화석 증거에 따르면 익힌 음식에 이처럼 의존하는 현상은 수만 년 전이나 심지어 20만~10만 년전에 일어난 것이 아니다. 그 시기는 지구에 인류가 출현해 진화를 시작한 바로 그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나중에 직립 원인으로 진화한 하빌리스로부터 시작되었던 것이다. 우리가 불로 자연을 길들였다고 한 브리야사바랭과 시먼스의 말은 옳았다. 우리 인간성의 책임은 실제로 요리사에게 지워야 한다.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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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택 사람들은 습관대로 천천히 확실하게 잠을 깼다. 먼저 외로운 멧돼지 창과 검이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붉어졌다. 아침 햇빛을 받아 벌겋게 달궈지는 것 같았다. 그때쯤 문과 창문들이 활짝 열리고 마구간의 말들은 어깨 너머로 햇빛을 찾아 두리번거렸으며, 신선한 공기가 문을 통해 집 안으로 흘러 들어왔고,
살랑살랑 흔들리고 반짝거리는 나뭇잎들이 철창 처진 창문을 두들겼고 개들은 목줄을 풀어달라고 성급하게 몸부림을 쳤다.
이런 사소한 일들은 모두 일상이었고 아침마다 되풀이됐다.
하지만 대저택의 가장 큰 종이 울린다든가 사람들이 중종걸음으로 계단을 오르내린다거나 테라스를 급히 오간다거나 여기저기 어디서든 성큼성큼 쿵쿵 뛰어다니고 말들에게 안장을 얹자마자 어디론가 내달려 가는 모습은 틀림없이 늘 볼 수 있는 광경은 아니지 않을까?
- P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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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밖으로 불빛이 반짝거렸다. 이윽고 그 창문마저 컴컴해지고더 많은 별이 얼굴을 내밀자 불빛은 꺼진 게 아니라 밤하늘로 올라간 것처럼 보였다.
- 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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