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파리, 브뤼셀, 리스본 같은 대제국의 수도로 돌아온 유럽인들은 아프리카의 대략적인 등고선이 그려진 지도를 펼쳐놓고 그 위에 제멋대로 선(국경선)들을 그려 넣었다. 아니, 그곳에 대한 보다 공격적인 접근을 위해 선들을 그곳에 놓아두었다고 해야겠다. 그들은 이 선들 사이에 중앙콩고라든지 오트볼타 같은 지명을 적어 넣고 이곳을 나라들이라 불렀다. 이 선들에는 정작 그 선들 사이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스스로가 느끼는 것, 또는 그들 스스로가 만들고자 했던 것들보다는 강대국의 탐험가들, 군대, 사업가들이 얼마나 더 멀리 나아갔는지가 담겼을 뿐이었다. 오늘날에도 많은 아프리카인들은 유럽인들이만들어 놓은 지정학과 자연이 남겨준 발전을 가로막는 천연 장벽에 얼마간은 발목이 잡혀 있는 형편이다. - P228

수단, 소말리아, 케냐, 앙골라, 콩고민주공화국, 나이지리아, 말리말고도 여러 곳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민족 갈등은 유럽인의 지리에대한 생각이 아프리카의 인구학적 현실과 딱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는점을 반증하고 있다. 아프리카에는 늘 분쟁이 있어 왔다. 예컨대 줄루족과 호사족은 유럽인들을 처음 구경하기 훨씬 이전부터 서로 어울리지 않았다. 그런데 식민주의는 이 차이를 인위적인 틀 안에서 해결하도록 강요했다. 다시 말해 민족 국가라는 유럽인의 개념으로 그들을 무조건 한 국가의 국민으로 몰아놓으려 한 것이다. 오늘날 목격되는 내전의 양상은 부분적으로 서로 다른 민족들을 한 국가 안에서억지로 단일 민족으로 묶으려던 식민주의자들과 그들이 쫓겨난 뒤에새로 부상하여 모든 것을 지배하려 한 신진 지배 세력, 그리고 그에수반된 폭력의 결과물이다.
- P229

오늘날의 이집트는 미국의 군사 원조 덕에 아랍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방력을 갖춘 국가가 되었다. 하지만 이집트의 군사력은 사막과 바다 그리고 이스라엘과 맺은 평화 조약의 제약을 받고 있는 형편이다. 특히 시나이 반도에서 툭하면 터지는 이슬람 봉기를 상대하고,
(매일 전 세계 교역량의 8퍼센트가 드나드는 수에즈 운하를 지키면서 8천4백만 명에 달하는 인구를 날마다 먹여 살리느라 고군분투하는것만으로도 이집트는 여전히 뉴스거리임에 분명하다. 전 세계 석유의 2.5퍼센트가 매일 이 수에즈 운하 길을 통과한다. 혹시라도 이 운하가 폐쇄된다면 유럽은 15일, 미국은 10일의 수송 시간을 더 잡아야한다.
- P236

에티오피아에서 시작되는 청나일Blue Nile 강과 백나일 White Nile 강은 누비아 사막을 거쳐 이집트 내부를 흐르다가 수단의 수도인 카르툼에서 만난다. 중요한 것은 물의 대부분이 청나일 강에서 흘러온다는 점이다.
고지대라는 위치와 더불어 고지대에서 내리는 비를 이용해서 20개가 넘는 댐을 보유하고 있는 에티오피아는 때로 아프리카의 급수탑)으로 불리기도 한다. 2011년 에티오피아 정부는 수단 국경과 인접한 청나일 강에 중국과 합작으로 거대한 수력 발전용 댐을 건설한다는계획을 발표했다. 그랜드 에티오피아 르네상스 댐으로 불리는 이 사업은 2020년에 이르면 완공될 예정인데, 일단 이 댐은 전기를 생산하는 용도로 쓰일 예정이어서 이집트로 흐르는 물이 끊길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론상으로만 보면 댐에 일년치의 물을 저장할수 있어서 댐 건설이 완료되고 에티오피아가 자국민만 쓸 수 있는 물을 보유하려 한다면 이집트로 흘러가는 수량이 급격히 줄어들 가능성 또한 도사리고 있다.(그랜드 에티오피아 르네상스댐)
- P237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여타의 아프리카 국가들에 비해 훨씬 빠른 발전을 이룬 데는 대륙의 최남단에 위치하여 양 대양으로 (대서양, 인도양) 진출하기 수월한 위치도 한몫했다. 또 금과 은, 석탄의 매장량이 풍부하며 대규모 식량생산이 가능한 기후와 토양을 지닌 덕도 있다.
대륙의 맨 끝단에 위치한데다 연안 평지가 가파르게 높아지는 바람에 모기가 번식하기 힘든 조건이 돼준 것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말라리아의 저주에서 고통받지 않는 몇 안 되는 아프리카 국가 가운데하나가 된 이유였다. 이 조건 덕분에 유럽 식민주의자들은 말라리아가 맹위를 떨치는 열대 지역보다 훨씬 멀리 빠르게 내륙 깊숙한 곳에정착해 소규모 산업 활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이 산업이 모태가 되어오늘날 남아프리카공화국 경제의 주요 부문들을 성장시켰다.
- P248

쿠르디스탄(Kurdistan, 쿠르드족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 터키 남동부, 이란, 이라크, 시리아 접경지대를 총칭)은 주권을 인정받는 국가는 아니지만 그에 걸맞은 특성들을 제법 갖고 있다. 그리고 현재 중동에서 진행되는 양상은 국제법의 틀 안에서 쿠르디스탄에게 정식 명칭을 부여할 가능성을 더해주고 있다. 단, 여기에는 문제가 있다. 쿠르디스탄은 과연 어떤 형태를띨 것인가? 또한 쿠르드족 거주지가 신생 국가의 일부로 편입되고 지중해로 진출해서 쿠르디스탄을 탄생시키려소 한다면 인접국들인 시리아, 터키, 이란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 P265

20세기에 들어와서 팔레스타인에 대한 영국의 위임 통치가 시작되면서 당시는 소수에 불과했던 유대교도들에 가세하는 유대인 운동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동유럽의 포그롬(pogrom, 19세기에서 20세기 초반에 걸쳐 제정 러시아와 동유럽에서 벌어진 유대인 등에 대한 조직적 약탈과 학살)으로 촉발된 유대인의 이주가 점점 늘어나면서 더 많은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에 정착하기 시작했다. 영국은 팔레스타인 땅에?<유대인의 나라>가 세워지는 것을 긍정적으로 여겨 유대인들의 이주는 물론 아랍인들로부터 땅을 사들이는 것도 허락했다. 제2차 세계대전과 홀로코스트를 겪고 난 뒤 이전보다 훨씬 많은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으로 몰려왔다. 그러자 유대인과 비유대인 간의 긴장은 정점으로 치달았고 골치가 아파진 영국은 1948년 이 문제를 유엔에 넘겨버렸다. 결국 이 지역을 두 개의 나라로 분리하는 투표가 실시됐다.
하지만 유대인은 찬성했지만 아랍인은 반대했다. 그 결과는 곧장 전쟁으로 이어졌다. 결국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처음으로 그 땅을 탈출했고 유대인 난민의 파도가 중동을 넘어 이 지역으로 밀려들었다. - P281

마지막으로는 이란이 갖고 있는 비장의 카드인데, 바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는 판매량에따라 날마다 전 세계 석유 수요의 약 20퍼센트가 통과하는 길목을 봉쇄한다는 뜻이다. 전략적으로 지구상에서 손꼽는 요충지인 이 해협의 가장 짧은 폭은 겨우 34킬로미터에 지나지 않는다. 호르무즈 해협이 몇 달간만 봉쇄된다 해도 연쇄적으로 불러올 석유 가격 상승에 산업국들은 패닉에 빠질 것이다.
- P290

터키 국토의 5퍼센트 미만만이 유럽에 속해 있다. 대다수 지리학자들은 터키 국토의 아주 작은 면적, 즉 보스포루스 해협의 서쪽만을 유럽으로 보고 나머지, 즉 보스포루스의 남쪽과 남동쪽은 넓은의미에서 중동으로 보고 있다.
이것도 터키가 이제껏 유럽연합에서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이유가된다. 그 외 다른 이유들로는 인권 문제, 특히 쿠르드족과의 문제가 한편에 있고 다른 쪽에는 경제 문제가 있다. 유럽은 터키가 유럽연합회원국이 되는 순간 경제적 불평등 상태에 놓여 있는 7천5백만 명의 터키 인구가 유럽 국가들로 우르르 밀려들어올 것을 두려워한다. 물론 이것 말고도 유럽연합 내에서 대놓고 얘기 못하는 한 가지 이유가있다. 바로 터키가 인구 98퍼센트가 무슬림인 대형 무슬림 국가라는 것이다. - P293

우리가 별에 도착했을 때 우리보다 한 발 앞서 온 도전들이 우리 앞을 가로막을 것이다. 그때가 되면 그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서로 힘을모아야 한다. 러시아나 미국, 중국인의 자격으로가 아니라 인류의 대표로서 우주를 방문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는 중력이라는 족쇄만을 겨우 풀었다. 게다가 우리는 여전히 우리의 마음속에 같혀 있다. 타인에 대한 의심과 자원을 탐하는 원초적 경쟁이 형성한 틀속에 말이다. 우리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 P36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들은 감정을 다스리는 데 실패하고, 집착을 억제하는 데 실패하고, 잘못된 판단을 바로잡는 데 실패하고, 기회가 남아 있을 때조차 제대로 행동하는 데 실패한 사람들이다. 그들의 실패를 그냥 보아넘겨서는 안 된다. 뉴스는 문학이나 역사학처럼 인생의 시뮬레이터‘로 기능할 수 있다. 일상의 경험을 훨씬 뛰어넘는 다양한 상황 속으로 우리를 안내함으로써, 여유가 있을 때 그런 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대처 방안을 미리 생각해보도록 돕는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뉴스는 비참한 동료 인간들의 경험에서 우리가 뭔가를 배우는 데 도통 협조하지 않는다. - P22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가 숫자 뒤에 감춰진 세상을 볼 수 있도록, 자본주의를 시각적이고 감각적인 현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오싹할 정도로 질서정연한 사무실과 제조 시설의 살균된 아름다움을 탐구할 수 있도록 기자들은 우리를 안내해야 한다.  - P169

그들은 성실함과 전략적 사고를 통해 특별한 위업을 이룬 보통 사람들이다. 우리는 이 사람에게서 무엇을 보고 배울 수 있을까?‘라는기본적인 질문을 염두에 두고 그들을 사례연구 대상으로 삼아 자세히 뜯어보고 엄밀히 분석해야 한다. 셀러브리티의 옷이나 식단 같은사소한 것에만 들러붙어 있는 현재의 관심은 성장을 위한 기획으로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미래의 이상적인 뉴스 서비스에서는 셀러브리티에 대한 모든 이야기가 진정한 교육의 일환이 될 것이다. 그것은존경하는 인물에게서 좀더 나은 사람이 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자리로의 초대일 것이다. - P190

뉴스는 우리의 이런 기분을 달래주어야 한다. 인간 종족 중에서 가장 활력 넘치고 창의적인 부류가 이룬 성취의 증거들을 대중에게 계속해서 보여주는 건 당연한데, 그 때문에 사람들이 살짝 돌아버릴줄은 미처 몰랐다는 식으로 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동년배나같은 성별인 사람이 유력자들과 어울려 다니고 수백만 명의 관심을 끌면서 사업체를 사고파는 기사를 읽고 나서 이를 관대하게 받아들이고 잔잔한 기쁨을 느낄 사람은 심각하게 상상력이 빈곤한 이들뿐이라는 걸 인정해야 한다. 뉴스는 아무 의심 없이 무방비 상태로 있는 소비자들에게 주기적으로 질투심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우리가 질투라는 감정을 이해하고 해석하면서 이 감정과 더불어 살아가는데 시급한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할 만큼의 도량을 뉴스는 갖춰야 한다.
- P196

문명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우리는 이 모든 경우에 확고히 아니라고 자연스럽게 대답해야 한다. 뉴스의 진지한 임무가 여기에 있다. 끔찍한 사건에 대한 보도는, 인간의 혼란스러운 일면으로 인해 (극단적인 상황에서라면) 저질러버릴 수 있는 일들을 우리가 저지르지 않도록 최대한 격려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는 아이를 만나는날이 끝나갈 무렵 결코 아이를 다리 밖으로 내던지거나 다툼을 벌이다 연인을 총으로 쏴 죽이지는 않을 테지만, 가끔은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 감정적인 공간에 놓인다. 비극은 사람들이 자신을 통제하지 않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스스로를 강하게 제어해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 P22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러한 다양한 인구구성의 기원은 1494년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맺은 토르데시야스 조약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이 조약이야말로 유럽 식민주의자들이거의 알지 못하는 -물론 이 경우에는 아예 몰랐지만- 머나먼 곳에 임의로 선을 그은 초기 사례 가운데 하나라 할 수 있다. 그들은 대양을 탐험하려고 서쪽을 향해 출발했고 유럽의 두 거대 해양 세력인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유럽 밖에서 땅을 발견하는 경우 서로 나누기로 약속했다. 여기에 교황도 동의했다. 나머지는 이 땅에 살았던 대다수 원주민들에게는 대단히 불행한 이야기다. 현재 남아메리카라 부르는 지역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렸으니 말이다.
- P193

1장에서 봤듯이 중국은 초강대국이 되려는 구상을 갖고 있다. 그리고 이 목표를 이루려면 무엇보다 자국의 상품과 해군이 편하게 드나들 수 있되 지속적으로 열려 있는 해상로가 필요하다. 파나마 운하는 중립적인 통로일지는 모르나 따지고 보면 결국은 미국의 호의에 기대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니카라과에다 운하를 직접 건설해 보는게 어떨까? 한창 커가는 초강대국이 5백억 달러쯤 쓴다고 해서 무슨대수겠는가.
니카라과 대운하 사업에 자금을 댄 인물은 왕 징이라는 홍콩 사업가인데 전기통신 사업으로 많은 돈을 벌었지만 건설 분야 경험은 없는 이 인물이 인류 역사상 가장 원대한 건설 사업의 지휘를 맡은 것이다. 왕징은 중국 정부가 이 사업에 대놓고 간섭하지 못하도록하는 단호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기업 문화나 삶의 전 영역에 걸쳐 정부가 개입하는 중국의 특성으로 볼 때 이는 흔치 않은 경우다.(2020 완공예정)
- P203

건설 사업에 지투자하는 것만큼이나 중국은 라틴아메리카 정부들에도 막대한 양의 돈을 빌려주고 있다. 특히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에콰도르가 주요 고객이다. 대신 중국은 대만을 포함한 영토 분쟁의 경우 유엔에서 이들 나라들이 자기편을 들어주길 기대할 것이다.
중국은 또한 사들이고도 있다. 미국은 유럽연합과는 지역 전체를대상으로 하는 상호 무역 힙상을 선호했으면서도 라틴 아메리카 나라들과는 개별적으로 무역 협정을 맺고 있다. 중국 역시 그렇게 하지만 적어도 대안을 제시한다는 점에서는 다르다. 그러면서 중국은 이지역 국가들이 미국은 물론 미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조금씩 줄여나가게 하고 있다. 그 한 예가 중국이 미국을 대신해서 최대 교역 상대국의 지위를 차지한 브라질 시장이다. 그리고 이런 판세는 조만간 다른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에서도 목격될 것이다.
- P20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런 전략들은 충분히 논리적인 듯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실제로 뉴스 수용자를 괴롭히는 질환이 언론기관이 진단한 것과는 살짝 다르다는 사실이다. 대중은 사실 무지보다는 무관심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이제 외국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진짜 문제는 우리가 어떻게 하면 무언가에 진지한 관심을 갖게 될 수있느냐다. 기사가 전하는 것이라고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게릴라의 공격으로 사망했는지, 얼마나 많은 이가 홍수로 생명을 잃었는지,
얼마나 많은 국민이 비뚤어진 대통령 때문에 모든 것을 잃었는지 같은 내용들이다. 사실 이런 보도는 기술적이고 행정적인 어려움이 따르는 것들이어서, 기자에게는 인내, 용기, 그리고 고된 일에 대한 열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아주 드물게 고려되곤 하는 지점인데) 독자나 시청자를 그런 사건들에 신경쓰도록 설득하는 건 완전히 다른 임무다. 이 임무에 요구되는 기술은 언론기관의 해외 뉴스 데스크가 거의 항상 간과하는 영역에 속해 있다.
- P96

이런 철학이 지닌 문제는, 만약 우리가 특정 지역에서 일상적인 것으로 통하는 게 뭔지에 대해 감을 잡지 못한다면 비일상적 상태를측정하거나 그에 대해 신경을 쓰는 게 무척이나 어렵다는 점이다. 우리는 어떤 지역이 기본적으로 안정된 상태에 놓여 있었다는 걸 알고있어야만, 또한 그곳 거주민들의 일상생활, 일과, 그들이 품고 있는소박한 희망을 충분히 알고 있어야만 거기서 벌어진 슬프고 폭력적인 사태에 대해 적절하게 우려를 표할 수 있다.
•••••
미래의 이상적인 언론은, 이례적인 일들에 대한 관심이 보통의 삶에 대한 사전 지식에 좌우된다는 걸 인식하면서 특정한 공감을 이끌어내는 기사를 항상 주문하게 될 것이다. 지구촌에서 가장 외지고 황폐한 장소에서조차도 변함없이 존재하는 인간 본성의 양상을 포함하는 기사 말이다. 아디스아바바의 거리 파티, 페루에서의 사랑,
몽골에서의 인척관계에 대해 알게 된다면, 대중은 언젠가 닥칠 파괴적인 태풍이나 폭력적인 쿠데타를 맞닥뜨렸을 때 그에 대해 좀 더 관심을 보이려 할 것이다.
- P98

이는 사진이 기사를 뒷받침하는 데 더이상 쓸모없다는 소리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이미지들이 우리가 소비하는 기사에 삽입된다. 문제는 그것들을 제작하고 보여주는 데어떤 의지가 결여되어 있다는 점이다. 사진은 여전히 사용되지만, 사진을 찍고 확인하고 가장 잘 나온 사진에 가격을 지불하는 과정에서의 논쟁은 생략된 듯 보인다. 매체에 실리는 사진들 대다수가 지나치게 압축적이고 밋밋하며 반복적인데다 상투적이고 부수적이라서, 단색으로 죽 이어지는 본문의 흐름을 끊어주는 색깔 덩어리 이상으로 보이지 않는 게 당연하다.
- P13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