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알리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안에 또 다른 자기가 있다고 믿는다.
그는 당신이 전혀 모르는 사람일 수도, 음모가일 수도, 교활한 사람일 수도 있다. -스티븐 킹
얼굴을 훑고 지나는 세찬 바람, 나뭇잎들이 바람에 떨리며 서적게리는 소리, 조금 떨어진 곳에서 흐르는 시냇물 소리, 재잘거리는 새들의 지저귐 소리, 감긴 눈꺼풀 위에 와 닿는 새벽 첫 햇살이 볼을 터치하는 소리,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소리와 물기 머금은 흙냄새, 썩어가는 낙엽 냄새, 바위에 붙은 이끼들이 발산하는 숲 냄새가 아련하고 몽환적인 불협화음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 P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청춘은 푸르지 않다.
우울증 앓는 청년들

청춘은 아름다워라~. 나의 20대 무렵, 시대가 참 엄혹했음에도 이 비슷한 청춘 예찬론이 넘쳐 났다. "참 좋은 때다", "구르는 돌만 봐도 웃음이 나지?" 등등, 물론 그다음에 꼭 이렇게 덧붙였다. "근데 너는 왜 그 모양이냐? 좀꾸미고 다녀!" 그래서 생각했다. 청춘은 아름답고 멋진데 나만 이렇게 삭았구나. 왜 나만?
- P24

왜 그동안 수많은 혁명을 거쳤지만 여전히 인간은 투기자본에 열광하는가? 고도의 압축 성장을 했음에도 우리는 늘 경제는 어렵고 살기가 팍팍하다는 푸념을 그치지않는가? 대체 이 푸념은 언제 끝나는가? 정치경제학은 거기에 답할 수 없다. 이제 필요한 척도는 생명 주권이다.
화폐는 투기든 생명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생명력의 핵심은 소통과 순환이다. 내가 벌고 쓰는 화폐가 그 원칙에 조응하는가 아닌가를 본격적으로 탐구해야 한다.
- P65

우리 시대 청년들이 우울한 건 단지 백수라서가 아니다.
백수라는 상황에 지레 겁을 먹고 자신을 꽁꽁 가두어버린탓이다. 진솔하게 자신을 내보이지도 못하고 타자와 제대로 마주치지도 못한다. 한편으론 세상을 두려워하고, 한편으론 세상을 경멸한다. 노동의 소외, 화폐의 망상이 만들어낸 질곡이다. 이제 과감하게 거기에서 탈주해야 한다.
- P7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당신이 누군가의 삶을 구하려 자기 삶을 버린 데 아직 화가 나 있었다. 잠시라도, 정말이지 아주 잠깐만이라도 우리 생각은 안 했을까. 내 생각은 안났을까. 떠난 사람 마음을 자르고 저울질했다. 그런데 거기 내 앞에 놓인 말들과 마주하자니 그날 그곳에서 제자를 발견했을 당신모습이 떠올랐다. 놀란 눈으로 하나의 삶이 다른 삶을 바라보는얼굴이 그려졌다. 그 순간 남편이 무얼 할 수 있었을까....… 어쩌면 그날, 그 시간, 그곳에선 ‘삶‘이 ‘죽음‘에 뛰어든 게 아니라, ‘삶‘
이 ‘삶‘에 뛰어든 게 아니었을까. 당신을 보낸 뒤 처음 드는 생각이었다. 편지를 식탁 위에 내려놓고 두 손으로 식탁 모서리를 잡았다. 어딘가 기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혼자 남은 그 아이야말로 밥은 먹었을까. 얼마나 안 먹었으면 동생이 꿈에까지 나타나 부탁했을까. 참으려고 했는데 굵은 눈물방울이 편지지 위로 투둑 떨어졌다. 허물이 덮였다 벗어졌다 다시 돋은 내 반점 위로, 도무지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얼룩 위로 투두둑 퍼져나갔다.
당신이 보고 싶었다.
- P26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도 여러 논쟁거리가 있습니다. 어떤 논쟁은 엄청나게 뜨거워요. 입장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고 이념이 다른 사람 사이에 살벌한 말들이 오가지요. 그런데 한번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게 그만큼의 에너지를 쏟을 정도로 우선순위에 있는 일인지 말이죠. 과연 100년 뒤 우리의 후손이 이 대립을 꼭 필요한 과정이었다고 평가할 것인지, 혹시 우리가 예송을 싸늘하게 바라보듯 우리의 쟁점도 쓴웃음 짓게 만드는 문제는 아닌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송이 그랬던 것처럼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갈등은 당연한 것이고 뜨거움도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우리의 뜨거움이 혹시 빗나간 열정은 아닌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합니다.
- P267

「대한민국 헌법 전문」을 읽어본 적 있나요? 전문이란 헌법조문 앞에 있는 공포문인데요, 헌법의 기본 원리를 담고 있는 글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 글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이 문장에서 무엇이 눈에 들어오나요? 저는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 계승‘ 이라는 말이특히 눈에 띕니다. 이 말은 3·1운동의 결과로 대한민국임시정부가 건립되었고, 현재 대한민국이 1919년 4월 11일에 수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는 말이죠. 대한민국, 즉 민주공화국의 역사는 이렇게 1919년 3월 1일부터 시작됩니다.
•••••
3·1운동은 시대를 구분 짓는 중요한 역사적 사건입니다. 우리는 3·1운동으로 굉장한 성과를 얻었어요. 무엇이냐면 바로
‘민주주의‘ 입니다. 1919년 3월 1일 이전은 대한제국의 시대였습니다. 대한제국의 주권자는 누구일까요? 바로 황제입니다. 모든 권력은 황제로부터 나오는 것이죠. 그러나 1919년 3월 1일 이후는 다릅니다. 이때부터는 대한 민국의 시대입니다. 말 그대로 민의 나라가 탄생한 것입니다.
- P271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우리는 늘 불안해합니다. 이 시대는 어디로 가고 있는것일까? 그 속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역사를 공부한사람은 이 질문에 긍정적으로 답할 것입니다. 과거보다 현재가 나아졌듯이 미래는 더 밝을 거라고, 나 보다 ‘우리‘의 힘을 믿으며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면 된다고, 역사를 통해 혼란속에서도 세상과 사람을 믿고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역사를 다시 공부하려는 사람들에게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공부하는 건 역사지만 결국은 사람을, 인생을 공부하는 것이라고,
- P29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선 남성 심상은 이상하외다.
자기는 정조관념이 없으면서 처에게나
일반 여성에게 정조를 요구하고
또 남의 정조를 빼앗으려고 합니다.
(중략)
조선의 남성들아, 그대들은 인형을 원하는가,
늙지도 않고 화내지도 않고
당신들이 원할 때만 안아주어도 항상 방긋방긋
웃기만 하는 인형 말이오.
나는 그대들의 노리개를 거부하오.
내 몸이 불꽃으로 타올라 한 줌 재가 될지언정
언젠가 먼 훗날 나의 피와 외침이 이 땅에 뿌려져
우리 후손 여성들은 좀 더 인간다운 삶을 살면서
내 이름을 기억할 것이리라.
그러니 소녀들이여 깨어나 내 뒤를 따라오라 일어나 힘을 발하라.
-나혜석 「이혼고백서」 중에서 - P25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