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두막집 식구들에게 더욱 집중하게 되었다. 그들의 행복은 여름이 갔어도 전혀 줄지 않았다. 그들은 서로 사랑하고 공감했다.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그들의 기쁨은 쓸쓸한 계절에 사방에서 죽어가는 생명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이런 그들을 보고 있을수록 보호와 친절을 갈구하는 내 욕망은 커져만 갔다. 내심장은 사랑스러운 이들에게 존재를 알리고 사랑받고 싶어 애가 달았다. 그 다정한 표정들이 나를 애정으로 바라보는 것이 내 궁극적 야망이 되었다. 그들이 경멸과 공포로 내게 등을 돌릴 거라는 생각은 감히 떠올릴 엄두도 내지 못했다. 가난한 사람이 그 집 문간을 찾아왔다가쫓겨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물론 내가 바라는 건 약간의 양식이나 휴식보다 훨씬 소중한 보물이었다. 내가 요구하는 것은 친절과 연민이니까. 그러나 나 자신에게 전혀 자격이 없다고는 생각지 않았다. - - P176
"말로 설득할 생각이었다. 이런 걱정은 나 자신에게 좋지 않다. 당신스스로 이런 과다한 격정의 원인이 바로 자신이라 생각지 않으니까. 그어떤 존재는 내게 선의와 호의를 베풀어준다면 백배 천배로 갚아줄 것이다. 바로 그 한 사람을 위하여 기끼이 전 인류와 화해를 맺겠다! 그렇지만 이는 실현 불가능한 꿈에 빠진 자기만족에 불과하다. 내 부탁은합리적이고 결코 지나치지 않다. 나처럼 추악한 모습을 한 이성 피조물을 요구하겠다. 만족감은 적겠지만 그 이상은 절대 얻을 수 없다면만족하겠다. 물론 우리는 세싱과 단절된 괴물들로서 살아가리라. 그러나 바로 그렇기에 우리는 서로를 더 깊이 아끼고 사랑하리라. 우리의삶이 행복하지는 않겠지만, 남을 해치지도 않을 테고 지금 내가 느끼는이런 불행도 알지 못할 것이다. 오! 창조주여, 나를 행복하게 해다오! 딱 한 가지 은혜를 베풀어 당신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해다오! 나도 내가 다른 존재의 마음에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광경을 보고 싶다! 내 청을 거절하지 말아다오!" - P195
이제 나는 또다른 존재를 창조하려 하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그 성정에 대해서는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짝보다천배 더한 아의에 불타 살해와 불행 자체를 즐길지도 몰랐다. 그는 인간의 거주지를 벗어나 사막에 몸을 숨기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녀는 약속을 하지 않았다. 어느 모로 보나 사고하고 추론하는 동물이 될 것이분명한데, 자기가 창조되기 전에 맺어진 약조를 거부할 수도 있었다. 서로를 싫어할 수도 있었다. 이미 살아 있는 피조물은 일그러진 자기형상을 증오하는데, 눈앞에 똑같은 형상이 여자의 모습으로 나타나면 더 큰 증오심을 품지 않을까? 그녀 또한 그를 혐오하며 등을 돌려 인간의 우월한 아름다움을 열망할지도 모른다. 그녀가 떠나면 그는 다시 혼자 남을 것이고, 자기와 같은 종족에게도 버림을 받는다면 이 새로운도발에 분노가 폭발할지 모른다. - P224
괴물은 내 얼굴에 떠오른 결의를 읽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분노에 차서 이를 갈았다. "모든 인간이 제 가슴에 품을 반려자를 맞고, 모든짐승이 제 짝을 찾는데, 나만 혼자여야 한단 말인가? 내게도 사랑의 감정이 있었는데, 돌아온 건 혐오와 경멸뿐이었다. 인간아! 증오해도 좋다. 하지만 조심하라! 네 시간들은 공포와 불행 속에 흘러갈 것이며, 머지않아 번개가 떨어져 네 행복을 영영 앗아갈 것이다. 나는 참담한 극한의 불행 속에서 뒹구는데, 네놈은 행복할 거라 생각하느냐? 다른 열정들은 다 짓밟힌다 해도 복수심만은 남는다. 복수, 앞으로는 복수가빛이나 양식보다 내게 더 소중한 것이 되리라! 나는 죽을 수도 있다. 그러나 먼저 당신, 나의 독재자이자 고문관인 당신이 당신의 불행을 내려다보는 태양을 저주하도록 만들어주겠다. 조심하라. 나는 두려움이 없고, 그렇기에 강력하다. 뱀의 간교함으로 지켜볼 것이며, 뱀의 맹독으로 찌를 것이다. 인간아, 내게 입힌 이 상처를 끝내 후회하고야 말 것이다." "악마, 그만둬라. 그리고 이런 악의 소리들로 공기에 독을 풀지 말라. 네놈에게 이미 내 결심을 공포했으니, 그런 말들에 의지를 굽힐 만큼 겁쟁이는 아니다. 떠나라. 나는 이미 마음을 정했다." "좋다. 나는 간다. 그러나 기억하라, 네놈의 결혼식 날 밤, 내가 함께있겠다." - P228
내가 쫓는 그의 감정이 어떠했는지는 알 길이 없다. 가끔은 나무껍질이나 돌에 글귀를 새겨 길을 안내하고 내 분노를 촉발시켰다. "나의 권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새겨져 있던 글귀들 중에서 알아볼 수있는 단어들이었다.) "살아라, 그러면 내 권능이 완벽해지리라. 나를 따르라. 나는 북극의 영원한 얼음을 쫓아갈 테니. 거기라면 나는 끄떡없어도, 너는 추위와 서리의 참담함을 느끼게 되리라. 네가 너무 게을리 따라오지만 않는다면, 북극 근처에서 죽은 토끼를 보게 될 것이다. 먹어라, 그리고 힘을 얻어라. 어서 와라, 내 원수, 우리에겐 목숨을 걸고벌여야 할 결투가 남아 있으니까. 하지만 네가 힘들고 비참한 시간들을 견더내야 그때가 올 것이다." - P278
"그러나 머지않아 나는 죽을 것이다." 그는 슬프고도 엄숙한 열정으로 부르짖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을 더이상 느끼지 않게 될 것이다. 곧 이 타오르는 아픔도 끝날 것이다. 의기양양하게 장작더미에 올라, 고문하는 불길의 고통 속에서 희열을 느끼리라. 그 화염이 잦아들면 나의 재는 바람에 휩쓸려 바다로 날아가리라. 내 영혼은 평화로이 잠들 것이고, 행여 영혼이 생각을 한다 해도 설마 이렇지야 않겠지. 이만 안녕히." 괴물은 이렇게 말하며 선실 창문에서 펄쩍 뛰어 배에 바짝 붙어 있던 얼음뗏목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순식간에 세찬 파도에 떠밀려 어둠속으로 아득히 사라져갔습니다. - P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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