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무작위로 선택한 두 친자매 사이의 근친도를 생각해보자, 이번에도 어미 쪽 기여도는 0.25 이므로 우리가 고려해야 할 부분은 아비 쪽 상황이다. 보유자 딸이 아비로부터 받았을 확률은0.50이지만, 그 아비가 보유자라면 감수분열로 확률이 반감되지 않는다. 즉, 아비가 그것을 전해줄 확률은 1.00 이다. 한편, 감수분열은 특별한 형태의 세포분열이다. 감수분열시 상동염색체 쌍은 둘로 분열하여 각기 반대 방향으로 벌어지며 각각 새로운 반수체 세포가 되었다가 이내 반수체 배우자로 변한다. 본래의 모세포는 이배체 상태에서 반수체 상태로 줄어드는 감수분열을 겪는다. 하지만 아비의 몸전체 모든 세포)가 처음부터 반수체일 때는 진정한 감수분열이 불가능하며, 정자는 평범한 유사분열을 통해 생산된다(염색체 한 개가 복제된후에 새로운 반수체 세포 두 개가 서로 분리된다. 이는 모든 정자가 다른 정자뿐 아니라 수컷의 몸 속에 있는 모든 세포와 유전적으로 동일하다.
는 뜻이다. 그리고 아비의 열성 돌연변이 대립유전자(니이가 아비가 보유한 모든 대립유전자가 모든 딸에게 전달되는 것은 바로 아비의 모든정자가 동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첫 번째 딸이 아비로부터 g‘ 를 물려받을 확률은 0.50 이며, 첫째 딸이 그것을 받았을 경우에는 아비가두 번째 딸에게도 그것을 물려줄 확률은 1.00 이다. 결과적으로 어미쪽 확률(0.5×0.5 = 0,25)과 아비 쪽 확률 (0.5× 1.0 = 0.5)을 합하면075 가 된다. 그러니까 유전적 근친도의 조건에서 보면 막시목의 두친자매는 이배체의 친자매보다는 가깝고 일란성 쌍둥이보다는 먼 관계에 있다.
- P251

그렇다면 일벌의 알은 왜 거의 없는 걸까? 여왕벌은 벌집의 특별한 장소에서 알을 대량으로 낳고, 그것을 일벌이 육아실로 운반한다.
반항적인 일벌이 나르던 알을 먹어치우고 새로운 알을 낳아서 육아실로 집어넣지 않는 이유는 뭘까? 여왕벌의 화학적 신호 때문은 아닌 듯하다.
일벌의 자매, 즉 동료 일벌들이 가장 큰 방해꾼임에 틀림이 없다.
여왕벌의 이익을 반역자 일벌의 이익과 비교할 때 나는 다른 모든일벌들이 반역자의 알을 어떻게 보는지는 고려하지 않았다. 여왕벌이 정확히 세 마리의 수벌과 교미한 군집(일벌이 여왕벌의 수컷 알을 돌보는 것보다 스스로 알을 낳는 것이 약간 더 이익인 상황)을 상상해보자. 이 군집에서 여왕벌이 아닌 벌이 알을 낳는 행위는 행위자 외의 시각에서 보면 반역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일벌은 알이 여왕의 것인지 아닌지 (아마도 냄새로) 분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여왕의 알이 아니고 자기가 낳은 알도 아니라면 일벌은 그 알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다. 이 일벌과 알의 어미 (아마도 이 일벌의 친자매나 동복자매) 사이의 근친도는 평균 0.417 이며, 일벌과 알 사이의 평균 근친도는 0. 2085에 불과하다. 게다가 여왕벌이 더 많은 수벌이랑 교미하면일벌과 알(조카) 사이의 근친도는 더욱 낮아진다. 물론 일벌은 이런 수학적 계산을 전혀 할 필요가 없다. 그저 ‘이 알이 엄마(또는 나의알이 아니면 먹어치워라‘ 라는 행동법칙을 따르면 된다.
이처럼 알을 낳은 일벌의 반역죄는 자매들의 이기적 행동에 의해 처벌을 받는데, 이런 시스템을 ‘일꾼 감시 worker policing‘ 라 부른다.
일벌의 아들이 생존하는 경우가 극히 드문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 P256

일부일처제를 유지하되 부부가 미래를 공유하지 않을 때는 자연선택에 따라 각각 양육의 부담을 최대한 적게 지려고 애쓸 것이다.
상황을 달리 표현하면 배우자에게 기생하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이런 이기주의는 부부 관계를 지속하게 만드는 외부 요인(간통죄를 범한요부를 돌로 쳐서 죽이는 유대교 교리나 다른 배우자의 희소성 등)에 의해 억눌릴 수 있다. 배우자에게 뒤집어씌울 수 있는 업무량에 한계가 있는또 다른 이유는 배우자도 속으로 똑같은 궁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암것을 이용하려는 수컷의 시도에 제약을 가하는 주된 요인은 수컷을 이용하려는 암컷의 시도다.
- P272

부모의 동종포식 습성에는 또 다른 형태가 있다. 수컷 큰가시고기는 둥지를 방어하는 사이사이 몰래 외출해서 다른 수컷의 알들을훔쳐와 그것을 자기 둥지에 비치해놓는다. 이는 개개비가 뻐꾸기 알을 자기 둥지로 초대하는 것만큼이나 어리식은 행동 같다. 그러나 수컷 큰가시고기에게는 자기 등지의 알을 잡아먹는 습성이 있으므로다른 둥지에서 훔쳐온 알은 식량일지도 모른다. 또 어쩌면 알을 훔치는 주된 목적은 먹기 위해서가 아닐지도 모른다. 훔쳐온 알은 교미파트너를 추가로 끌어들이는 데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짐작했겠지만, 큰가시고기와 같은 습성을 가신 어류는 일부일처제를 유지하지않는다. 성공적인 수컷은 한 암것의 알을 돌보는 동안 두 번, 세 번아니 그 이상 암것에게 구애할 수 있다. 이때 암컷은 등지에 많은 알을 가지고 있는 수컷에게 끌린다. 짐작컨다 알이 적으면 방어력이 떨어져서 알을 많이 빼앗겼다는 증거가 되기 때문인 듯하다. 아니면,
둥지에 이미 알이 많으면 새로운 일이 포식자의 표적이 될 확률이 줄어든다는 것이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또 수컷 자신이 알 포식자일 경우에도 알이 많으면 새로운 암컷의 알이 식사거리가 될 위험이 적다.
는 이점이 있다. 물론 이 외에도 우리가 아직 생각하지 못한 다른 이유가 있을지도 모른다.
- P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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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번병은 얼굴이 빨개졌다. 그는 침대에 앉아서 머리를 두 손으로 감쌌다.
"너희 정말 내가 전쟁 원해서 너희 더러운 나라에 온다고 생각해?
나 정말로 집에 가고 싶다. 평화롭게 의자와 테이블 만들고, 우리 나라에서는 고향 포도주 마시고, 예쁜 아가씨들하고 논다. 여기, 모두들 사납다, 너희처럼, 조그만 아이들도, 너희는 나 나쁘게만 말하고,
나 어쩌란 말이야? 내가 전쟁에 안 나간다. 너희 나라에 안 간다 말하면, 총살당한다. 너희 다 가져, 자, 테이블 위에 있는 거 다 가져, 축제끝났다. 나 슬퍼, 너희는 나 너무 나쁘게 말해."
우리가 말했다.
 "우리는 이거 다는 필요 없어요, 통조림 몇 개하고 초콜릿 조금이면 돼요. 하지만 적어도 겨울 동안에는 분유랑 밀가루, 또 먹을거면 뭐든 가끔 가져다주셨으면 좋겠어요."
그가 말했다.
"좋다. 그거, 나 할 수 있다. 너희는 내일 장님 집에 나와 함께 간다.
그러나 너희는 나한테 친절해, 앞으로, 응?"
우리가 말했다.
"그럴게요."
당번병은 또 히죽거렸다. 그의 친구들이 왔고, 우리는 자리를 떴다.
우리는 밤새 그들이 노래하며 노는 소리를 들었다.
- P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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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가치관의 변혁이 일어나면 극심한 빈부격차에 대한 문제의식이 싹트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남미에 엄청난 자본을 투자하여 이윤만 긁어갈 뿐 그 나라의 사회진보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서구제국의 자본가들에 대해서 분노를 느끼고 "좋지 못한 일이다"라고 말하게 될 것입니다. 남미의 지주계층과 맺은 동맹관계에 대해서도 "옳지 못한 일이다"라고 말하게 될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려고만 할 뿐 그들에게선 아무것도 배울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서구인의 오만함은 정당하지 않습니다.
참된 가치관의 변혁이 일어나면 우리는 세계질서에 관여하여 미국이전개하는 전쟁에 대해서 "이런 분쟁 해결방식은 옳지 않다"고 말하게 될것입니다. 네이팜탄으로 인명을 살상하는 일, 수많은 가정에서 아버지와 남편을 빼앗는 일, 인도적인 국민들에게 증오심을 불어넣는 일, 사람들을 추악한 유혈의 전장에 보내어 신체적 정신적 불구로 만드는 일은사랑과 정의, 그리고 지혜와는 거리가 먼 일입니다. 해마다 사회진보 프로그램에 지출하는 자금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군사비에 지출하는 것은영적인 죽음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가장 강력한 나라이므로 이런 가치관의 변혁과정을 주도할 수 있습니다. 비극적인 죽음을 원하지 않는다면우리는 가치관을 바꾸이야 합니다.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고집을 버리고인류에 대한 사랑을 품게 될 때에야 우리는 비로소 불구의 손으로 현상유지를 완강하게 고집하는 일을 그만두게 될 것입니다.
지금은 혁명의 시대입니다. 모든 지구인들이 억압과 착취의 낡은 체계에 대항해 나서고 있으며 불구의 허약한 세계 속에서 정의와 평등의 새로운 체계가 태어나고 있습니다. 지구상의 헐벗은 자들이 전에 없는 저항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어둠 속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햇빛을 향해 전진하고 있습니다. 서구인들은 이런 혁명들에게 지원의 손길을 내밀어야 합니다.
- P464

목숨을 바칠 만큼 귀중한 것
1967년 11월 5일, 에버니저 교회에서 한 설교

자신의 목숨을 바칠 수 있을 만큼 귀중한 것을 아직 찾지 못한 사람은 대단히 고달픈인생을 살아야 합니다. 저처럼 서른여덟 먹은 사람이 있다고 합시다. 언젠가는 이 사람은 어떤 위대한 원칙이나 위대한 사만, 위대한 대의를 위해 일어서야 할 시점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 사람은 겁이 나서 혹은 좀더 오래 실고 싶어서 그런 사명을 거부함니다. 직장을 잃을까 걱정하기도 하고 남들에게서 비난을 받고 신망을 잃게 될까 걱정하기도 합니다. 칼에 찔리지나 않을까. 총에 맞지 않을까. 집이 폭파되지나 않을까 걱정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결국 대의를 포기하게 됩니다. 좋습니다. 그렇게 해서아흔 살이 되었다고 합시다. 하지만 이 사람은 나이는 아흔이지만 이미 서른여덟에죽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이 사람이 숨을 거두는 것은 벌써 오래 전에 있었던 영혼의 죽음을 뒤늦게 알리는 것에 불과합니다. 이 사람은 정의를 위해서 일어서길 거부한 그 순간에 죽은 것입니다. 진리를 위해 일어서길 거부한 순간에 죽은 것입니다. 공정을 위해 일어서길 거부한 순간에 죽은 것입니다.
혼자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필요하다면 감목에 갈 때도 있겠지만, 그곳에서도 혼자가 아닙니다. 옳은 것을 위해서 일어서십시오. 세상 사람들이 오해하고 비난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혼자는 아닙니다. 저는 "주님과 함께 하는 자는다수"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주님은 소수를 다수로 바꾸는 분입니다. 주님과 함께 걷고 주님께 의지하여 올바른 일을 하십시오, 그러면 주님은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당신 곁에 계실 것입니다. 저는 번개를 본 적이 있습니다. 천둥소리도 들었습니다. 범법자들이 위세당당하게 걸어다니면서 제 영혼을 정복하려 들 때마다 저는 계속해서 싸우라는 주님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주님은 절대로, 절대로, 저를 혼자 남겨두지 않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절대로 혼자가 아닙니다. 우리는 절대로 혼자가 아닙니다.
- P469

여러분들은 각자 신전을 하나씩 세우고 있습니다. 거기에는 항상 투쟁이 있습니다. 낙담할 때도 있고 꿈이 깨지는 순간도 있습니다. 우리들중에는 평화의 신전을 세우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우리는 전쟁반대를외지고 항의운동에 참여하지만 우리 앞에 서 있는 벽은 너무나 단단합니다. 평화의 신전을 세우려는 노력은 무의미한 것처럼 보입니다. 평화의 신전을 세우기 위해서 나설 때마다 그 사람은 외톨이가 되고 낙담하게 되며 당황하게 됩니다.
ㅍ그렇습니다. 인생은 그런 것입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그 꿈은 오들이나 내일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마음속에 꿈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은 유익한 것이다. 노력한다는 것 자체가 훌륭한 것이다"라는 목소리가 들린다는 점입니다. 여러분은 꿈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지못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꿈을 현실로 만들려는 열망을 가졌다는 것은 아주 훌륭한 일입니다. 마음속에 꿈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유익한 것입니다.
- P490

나를 군악대장(軍樂隊長)으로 부르고 싶다민 정의를 알리는 군악대장, 평화를 알리는 군악대장, 평등을 위한 군악대장이라고 불러주십시오. 나머지 사소한 것들은 아무래도 상관없습니다. 나는 죽은 뒤에 한푼도 남기지 않을 것입니다. 나는 죽은 뒤에 멋지고 화려한 재물들도 남기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나는 죽은 뒤에 헌신적인 인생을 남기고 싶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 전부입니다.
내가 지나가는 길에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면, 노래나 말로 누군가의용기를 북돋울 수 있다면, 누군가에게 옳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고 말해줄 수 있다면, 나의 삶은 헛되지 않은 것이 될 것입니다. 내가 기독교인의 의무를 다 할 수 있다면, 이 세상의 영혼을 구원할 수 있다면, 하나님의 가르침을 전할 수 있다면, 나의 삶은 헛되지 않은 것이 될 것입니다.
- P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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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붉은날개지빠귀 성체의 경우에 성선택이 수컷에게는 매우 화려한 어깨와 큰 목소리, 수컷끼리의 폭력적인 태도를 이끌어내고암컷에게는 상대적으로 별 볼일 없는 깃털을 발현시키는 것 같다. 반대로, 생존 능력과 새끼 양육 능력 등, 짝 찾기 능력을 제외한 모든형질을 형성하는 광범위한 과정인 자연선택은 붉은날개지빠귀 암컷의 외양을 위장하기에 유리한 쪽으로 치우치게 만드는 듯하다. 알을 품고 새끼를 키우는 동안 위험에 노출되면 안 되기 때문이다. 갈색과황갈색 반점이 찍힌 깃털은 트인 둥지 위로 드리운 큰고랭이와 부들개지의 얼룩진 그늘과 분간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군집이 조밀하게 들어차 있어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위장 효과가 탁월하다.
- P181

새끼들의 보채기가 의미하는 것

이런 관점을 바탕으로, 새끼들이 소리를 내고 입을 크게 벌리며 보챌 때 그 신호에는 실제로 어떤 정보가 암호화되어 있는지, 그리고 그 신호가 누구에게 유익한지 생각해볼 수 있다. 로버트 트리버즈는 부모 자식 사이의 갈등에 관한 유명한 논문에서 자연선택이 부모의 투자를 더 많이 유지하려는 행동 쪽으로 기운다고 주장했는데, 거기서 신호 문제도 함께 다루었다.
그는 새끼들이 속임수를 쓸 수 있다고 보았다. 새끼들이 생리적인 필요를 과장해도 부모는 정보가 부족해서 속아넘어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의 주장 덕분에 새끼의 정직성 문제가 최근 많은 연구의 핵심 주제가 되었다. 그리하여 새끼들의 신호를 여러 당사자가 참여하여 먹이 공급과 경쟁자의 행동 변화에 따라 전술을 조정하는,
소위 역동적 사회 활동으로 보는 근본 관점에서 시작하여 연구는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왔다.  - P203

그런데 왜 숙주는 이런 참극을 방관만 하는 것일까? 이것은 자연계의 커다란 수수께끼 중 하나다. 왜 개개비 부모는 뻐꾸기 알이 부화하기 전에 그것을 둥지 밖으로 던져버리지 않는 걸까? 알일 때는자기가 낳은 알과 구별하지 못한다 치더라도 부화한 후에는 누가 봐도 개개비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큰데 왜 그 녀석을 쫓아내서 희생을 줄이지 않는 걸까? 자연선택이 개개비 염색체에 대해서는 작용하지 않는 걸까?
뻐꾸기와 숙주의 수수께끼에 관해서는 책 한 권을 다 써도 모자라겠으나 여기서는 세 가지 간단한 답만 제시하는 수준에서 그치고자 한다. 19) 첫째, 포타이누스 개똥벌레 수컷의 딜레마처럼 모든 개개비가 뻐꾸기의 방해를 받는 것은 아닌 게 확실하다. 케임브리지셔 주위 켄펜에서 킬너가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연간 탁란율은 1~2%에서 거의 25%까지 다양하다. 이는 특정 둥지에 뻐꾸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확률이 75~99% 나 된다는 의미다. 따라서 개개비 부모로서는 기존에 해오던 방식 그대로, 둥지에 무엇이 있든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 이익일 수 있다. 개개비 둥지에는 거의 대부분의 경우 개개비 새끼만 있는 것이다. 이런 빈도의존적 입장을 다르게 표현해보면, 현재 살아 있는 모든 빼꾸기의 100%가 숙주의 양육을 받았지만 숙주 입장에서 본 확률은 잡초를 솎아내야 할 만큼 크지 않다.  - P209

숙주가 겉모양으로 알이나 새끼를 분간하는 능력에 의존하면 오히려 더 큰 문제를 일으키기 쉽다는 주장도 제기된 바 있다. 다시 말해, 개개비 부모가 첫 번째 새끼의 외양을 친자 구분의 기준으로 삶아버리면 행여 뼈꾸기 새끼가 가장 먼저 태어났을 때는 진짜 새끼를가짜로 오인해서 모두 쫓아내버리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이유야 어쨌든 숙주 부모가 부지런히 일해서 보채는 기생 새끼의 입에 먹이를 털어 넣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우리는 부모와 새끼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문제에 다시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개개비 부모가 자손의 신호 중에서 시각 요소를 받아들이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 거대한 뻐꾸기 새끼의 전체를 보지 않고 입이라는 특정 부위만 보는 것이다. 뻐꾸기 새끼의 입이 개개비 새끼보다 훨씬 크긴 하지만 아무리 입을 벌려도 개개비 새끼 네 마리를 합친 것만큼은 되지 않는다. 킬너의 연구팀은 뻐꾸기의 신호 중에서 특별히 어미를 자극하는 다른요소가 있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뻐꾸기 새끼와 크기는 같지만 생판 다른 종(이를테면 지빠귀류)의 새끼를 개개비의 둥지에 집어넣었다.
이때 개개비의 부모는 이 낯선 손님에게도 먹이를 제공했으나 뻐꾸기에게 보인 만큼의 열정은 찾아볼 수 없었다. 따라서 뻐꾸기 새끼의 청각신호가 문제의 열쇠일 가능성이 높았다. 뻐꾸기는 빠른 속도로
"지, 지, 지, 지…" 하고 우는데, 마치 ‘모든‘ 개개비 새끼들이 우는소리처럼 들린다. 실제로 부화한 지 1주일 된 뻐꾸기 새끼가 내는 울음소리는 개개비 새끼 네 마리의 소리에 맞먹으며 며칠 후에는 심지어 여덟 마리에 맞먹게 된다! 원래대로는 개개비 부모의 큰 관심을 끌지 못하는 지빠귀 새끼도 옆에서 모든 개개비 새끼 또는 뻐꾸기 새끼 한 마리에 해당하는 소리를 테이프로 틀어주었더니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의 환대를 받았다.  - P210

똑같은 의문이 생긴다. 숙주 부모는 왜 침입자의 존재를 용인할뿐더러 오히려 더 많은 먹이를 제공하는 걸까? 단순히 기생 새끼의 경쟁력이 뛰어나기 때문일까? 아니면 뭔가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
행태학의 초기(1930~1960년)에 콘라트 로렌츠 Konrad Lorenz 등은많은 동물의 행동 습성이 상한선보다 하한선(최소량의 자극만 있으면 반웅하는 습성에 쏠려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자연계에는 특정 자극이 과다하게 주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으므로 민감도가 지나치더라도 별다른 불이익이없다는 것이 표면상 이유), 이것이 ‘초자극 supernormal stimulus‘ 개념이며, 이에 관한 흥미로운 실험이 많이 행해졌다. 일부 조류가 작은 알보다 큰 알을 선호하는 현상이 그 한 예다. 이들 조류는 어처구니없게도 큰 알일수록 더욱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축구공 크기의가짜 알을 줘도 이들은 그것을 자기 둥지로 가져갈 것이다. 아마도보통은 많은 영양소를 저장할 수 있는) 큰 알이 작은 알보다 가치가 높기때문에 그런 편애 습성이 진화했을 것이다.
- P212

숙주부모가 거대한 몸집에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뻔뻔스런 새끼에게 헌신적인 관심을 기울이는 현상과 관련된 수수께끼는 이렇다.  그런 기생새끼가 숙주 부모로서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초자극인가? 그러니까숙주 부모가 유전적 친자식보다 침입자인 뻐꾸기 새끼에게 더 많은사랑을 쏟으려면 뻐꾸기 새끼에게 그만큼의 부담을 감수할 만한 특별한 장점이 한 가지 이상 있어야 얘기가 된다. 그런데 뻐꾸기는 숙주 대상을 거의 가리지 않는다는 사실 때문에 문제가 더욱 복잡해진다. 뻐꾸기는 어떻게 수많은 숙주 종에게 통할 수 있는 수준 높은생리적 무기‘를 진화시킬 수 있었을까? 과연 열쇠 하나로 모든 문을 열 수 있는 걸까?
- P213

유전적으로 각인된 유전자가 어미에게 보내는 것으로 보이는 생리적 신호는 실제로 필요한 것을 솔직하게 담은 정보가 아닌 것 같다. 개개비 둥지를 차지한 뻐꾸기 새끼의 보채기처럼 이 신호는 과장된 정보를 담고 있다. 친족에게 이타적 행동을 베풀 경우의 포괄적응도 이익이 이기주의의 불길을 잠재울 만큼 크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과장된 신호가 나타나는 것이다. - P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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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집에 가다

우리는 대도시에서 왔다. 밤새 여행한 것이다. 엄마는 눈이 빨개졌다. 엄마는 커다란 골판지 상자를 들었고, 우리는 각자 작은 옷가방을하나씩 들었다. 아버지의 대사전은 너무 무거워서 우리 둘이 번갈아가며 들었다.
우리는 한참을 걸었다. 할머니 집은 역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소도시의, 역의 반대쪽 끝에 있다. 거기에는 궤도 전차도, 버스도, 자동차도 없다. 군용 트럭들만 오갈 뿐이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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