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
Le Voleur

"이 이야기를 해도 여러분은 믿지 못할 거요."
"그래도 해보세요."
"그러지. 하지만 내 이야기가 조금은 황당무계하게 들려도 처음부터 끝까지 사실임을 먼저 밝혀 두겠소. 사회 풍속을 묘사하는 작가들만이 놀라지 않을 거요. 또한 무척 진지한 상황에서도 장난질할 생각이 사람들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을 만큼 익살스러운 정신이 맹위를 떨치던 시대를 살았던 나이 든 사람들이라면 놀라지 않을 거요."
이렇게 말한 뒤 그 늙은 화가는 말을 타듯 의자에 걸터앉았다.
바르비종의 어느 호텔 식당 안에서 일어난 일이다.
그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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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닛: 그런데 선생은 그런 패러다임에도 일생이 있다고 하지 않았나요? 한창 잘 나가다가도 위기를 맞게 되고 새 패러다임으로교체가 된다고 하셨잖아요?
쿤 : 맞습니다. 저는 그 과정을 ‘과학혁명‘이라고 불렀죠. 우선패러다임 얘길 좀 더 해볼게요. 물리 교과서를 보세요. 처음에는 원리나 법칙이 설명되고 전형적인 예제들이 풀이와 함께 소개됩니다. 그다음은 연습문제입니다. 그런데 이걸 못 풀면 누가비난받습니까? 똑똑하지 못한 학생이 비난을 받지, 문제 자체나문제 제공자가 비난받지는 않죠. 대부분의 과학자는 평생 이런식의 연습문제만 풀다가 죽습니다.
데닛: 그게 무슨 말씀인지요? 과학자는 연습문제만 풀다가 간다는 뜻인가요?
쿤 : 연습문제의 특징이 뭡니까? 이미 답도, 그 답에 이르는 길도 있다는 거죠. 아이들의 그림 퍼즐도 마찬가지에요. 이미 원판그림(정답)이 있고 그 그림 조각들을 맞추는 방법도 정해져 있지요. 이게 바로 패러다임의 특성이에요. 즉 과학자는 자신이 받아들이고 있는 패러다임에 전적으로 의존하여 탐구 활동을 합니다. 그래서 어떤 현상이든 그것을 통해 보려하지요. 실제 경험과 이론 틀이 삐걱거리더라도 과학자는 자신의 무능을 탓할 뿐 틀자체를 의심하진 않습니다. - P58

 한 패러다임에 대한 반례들이 쌓여도 혁명은 쉽게 오지 않는다는것! 패러다임을 부여잡고 있는 과학자들은 반례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어요. 곧 해결될 거라 믿는 거죠. 그런데 반례들이 점점 쌓이고 대가들도 해결을 못하는 상황이 자주 연출되다 보면 그때서야 심리적 위기감이 몰려옵니다. 그러다 주로 변방에서 신예들이 나타나 그 반례들을 풀어내는 일이 발생합니다. 그렇게 되면 기존의 패러다임에 목을 매던 사람들이 새로운 진영으로 급격히 이동합니다. 이것이 바로 과학혁명입니다.  - P61

데닛 : 네. 고맙습니다. 요즘 ‘진화‘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광고가 많잖아요. 제 독자는 그 용어를 그렇게 막 써도 되는 거냐고 질문하고 있어요. 진화에는 방향이나 트렌드라는 게 없는 것 아니나는 거지요. 선생의 《풀하우스》가 바로 그 문제에 천착한 책아닌가요?
굴드 : 네, 맞습니다. 저는 거기서 진화는 진보가 아니며 다양성의 증가일 뿐‘이라고 했죠. 생명이 어떤 트렌드나 방향을 가지고 진화해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데요. 그것은 진화적 변화의 특징을 잘 모르고 하는 소리예요.
데닛: 틀림없이 다윈도 선생의 말에 기본적으로 동의할 것 같아요. 흔히 동물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하등‘이니 ‘고등‘이니 하는 형용사를 갖다 붙이곤 하는데, 다윈은 그것이 잘못된 언어 습관이라고 말했죠. 현재 존재하는 모든 종들은 다 나름대로 자신의 환경에서 그럭저럭 적응하고 사는 놈들일 테니까요. 동물원의 침팬지가 우리보다 ‘하‘하다고 말하고 싶은 유혹이 있겠지만, 그들과 우리가 600만 년 전쯤에 공통 조상으로부터 갈라져 나온 사촌이라는걸 알면 살짝 민망해질 걸요. - P77

굴드: 물론, 예전보다 생명이 더 다양해진 건 맞아요. 그런데 다양성이 증가한 것을 가지고 마치 생명 진화에 트렌드가 있다는것처럼 결론을 내리는 것이 잘못이라는 얘기죠. 한번 생명이 생겨나면 더 다양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왜냐하면 가장 단순한생명체, 박테리아로부터 시작했으니까요. 주가가 바닥을 치면 그다음부터는 상승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닙니까? 이런 광경을 떠올려보세요. 한 취객이 비틀거리면서 술집 문을 나섭니다. 그가인도를 따라 오른쪽으로 가다보면 도랑이 있고, 그 도랑에 빠지면 이야기는 끝입니다. 만일 술집 문을 나선 취객이 아무렇게나비틀거리면서 이동한다고 해봐요. 단 술집 쪽이나 도랑 쪽으로만 비틀거릴 수 있어요. 그 취객은 결국 어떻게 될까요?
데닛: 글쎄. 말로만 설명을 하니까 상상이 잘 안 되긴 하는데, 언젠가는 도랑에 빠지지 않을까요?
굴드 : 맞아요. 취객이 비틀거리다 술집 벽에 부딪치면 다시 도랑 쪽으로 비틀거리게 될 테고, 이런 일이 반복되면 결국 도랑에 빠지고 마는 거죠. 취객은 그저 아무렇게나 비틀거렸을 뿐인데 말이에요. 그가 도랑 쪽을 향해 간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술집이라는 왼쪽 벽이 버티고 있기 때문입니다.
데닛: 그러니까 생명의 진화가 복잡성을 증가시키는 쪽으로 진행된 듯이 보이지만 이는 왼쪽 벽에 박테리아와 같이 가장 단순한 생명체가 있기 때문이라는 말이군요.
굴드: 바로 그겁니다. 취객이 도랑을 ‘향해‘ 이동했다고 말할 수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생명이 더 높은 복잡성을 ‘향해‘ 변화했다고 말할 수 없지요. 생명은 우리 인간처럼 복잡한 종의 탄생을 ‘향해‘ 달려온 게 아닙니다. 그저 다양하고 복잡한 종들이 생겨난 것일 뿐이지요. 박쥐가 어두운 동굴에서 살기 시작하면서복잡한 시각 장치를 퇴화시킨 것을 보면, 생명의 진화가 다양성과 복잡성의 트렌드를 보인다고 할 수 없습니다. - P78

제 책은 한마디로 ‘유전자는 이기적인데 어떻게 이타적인 인간이 진화할수 있는가‘라는 문제에 대한 하나의 해답이거든요. 즉 유전자는 결국 더 많은 자기 복사본을 남기기 위해 인간을 이타적이게 만들었다는 얘기니까요.
데닛 : 인간이 유전자의 ‘운반자‘일 뿐이라는 말이 그 뜻이죠?
도킨스 : 네, 맞아요. 흔히 우리는 자기 자신이 모든 행동을 결정하는 주체이고, 또 그런 행동을 통해 가장 큰 이득을 보는 존재라고 생각들을 하지요.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프로이트이론을 보세요. ‘무의식‘이나 ‘리비도‘ 등으로 인간 행동의 원천을 설명하려 하지 않았습니까? 저는 이기적 유전자의 특성으로다른 설명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데닛: 그런데 왜 유전자의 입장에서 설명해야 하는 겁니까?
도킨스 : 진화를 통해 궁극적으로 남는 것은 유전자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개체나 집단은 그런 유전자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며 한시적 존재일 뿐이죠. 유전자는 ‘불멸의 코일‘이에요. 이기적 유전자 이론은 이타적 행동뿐만 아니라 공격 행동, 양육 행동, 부모 자식 간의 갈등, 그리고 이성 간 대립을 비롯한 동물(인간을 포함한)의 다양한 사회 행동에 대한 하나의 포괄적 설명 체계라고 할 수 있지요. - P87

데닛: 좋아요. 그런데 선생은 11장에서 ‘밈meme‘이라는 새로운개념을 도입하고 있어요. ‘문화의 전달 단위‘를 뜻하면서 ‘유전teene‘에 대구가 되도록 그런 재밌는 용어를 만들었더군요. 대체 왜 그런 개념이 필요합니까? 이기적 유전자만으로는 인간을다 이해할 수 없다는 뜻인가요?
도킨스 : 선생도 잘 아시듯이, 인간에게는 문화라는 게 있지요. 그것은 우리가 만든 것이긴 하지만 우리에게 큰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밈은 문화와 관련된 복제의 기본 단위죠. 예컨대 종이학을 접는 방법에서부터 캐치프레이즈, 댄스, 이념, 종교처럼 복제되고 변이를 일으키며 대물림되는 대상이 바로 밈입니다.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마이클 잭슨의 ‘문워크‘ 춤 기억나시나요? 얼마나 많은 젊은이들의 인생을 바꿨습니까? 자본주의, 민주주의, 종교는 또 어떻습니까? 인간이 만든 인공물이지만 다시 인간을 옥죄는 문화적 압력이죠. 자본주의 밈은 더 많은 자기 복사본을 퍼뜨리기 위해 우리를 고삐 풀린 무한 경쟁으로 내몰지요. 민주주의라는 밈을 위해 수많은 이들이 피를 흘리지 않았습니까? 유전자의 관점에서 보면 죄다 이해되지 않는 행동들이에요. 하지만 밈의 관점에서 보면 얘기가 달라져요. 밈도 유전자와 마찬가지로 복제자입니다.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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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진심보다 태도

‘약속 시간‘에 목숨 거는 나는 인터뷰 장소에 적어도 5분 전에 도착해야 안심이 된다. 하루는 한국 문단에서 떠오르는 소설가를 인터뷰하게 됐는데, 이날은 회사에서 일정이 많아 겨우 시간을 맞출 수 있을까 싶게 아슬아슬했다. 홍대 전철역에 내리자마자 예약한 카페를 향해 달렸다. 사진 기자는 이미 도착해 있다고 하니 마음이 더욱 바빠졌다. 그런데 저기 어떤 남자가 나보다 더 빠른 속도로 카페 출입구를 향해 뛰고 있었다. 오늘의 주인공이었다. 나는 그와 불과 10미터 정도 거리를 두고 있었는데 일부러 아는 체하지 않았다. 그는 나보다 더 급해 보였으니까. 쑥스러운 상황에서 첫인사를 나누고 싶지 않았으니까. ‘아, 저 사람도 약속 시간을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구나‘ 생각하며 속도를 조금 줄였다. - P9

지금까지 인터뷰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한마디를 꼽는다면, 정신과 전문의 김병수에게 들은 "성격은 생존 본능과 연결되어 있다"는 이야기다.
"성격이라는 게 대부분 생존에 이점이 있어서 발달된 것입니다. 40-50년을 한 성격으로 살아온 사람에게 성격을 바꾸라고 요구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죠. 신중하고 말수가 적은 남편에게 ‘나를 사랑한다면 적극적으로 표현도 하고, 이전과 다른 행동을 보여 달라‘고 하는 건 당신의 유전자를 바꾸라는 것과 다르지 않아요. 사람의 성격은 자신과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 주는 방향으로 형성된 게 아니라, 그 사람의 생존에 가장 적합하게 구성되었습니다." - P17

행간을 읽는 사람이 있다. 단어보다 쉼표를 눈여겨 읽는 사람이있다. 말보다 표정을 먼저 읽으려는 사람이 있다. 말하지 못하는걸 듣는 사람, 그들을 만날 때 나는 마음이 쾌청하다. 사회학자 엄기호는 "말하는 걸 듣는 건 수비만 하는 것"이라며 "고통은 침묵으로 표현될 때가 많기 때문에 말하지 못하는 것들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P19

기억에 남는 후배가 있다. 특별히 가까운 관계는 아니었는데 갑자기 상담을 해 달라고 해서 퇴근 후에 만났다.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헤어지려던 순간, 후배는 문화상품권을 불쑥 건넸다. "선배가 밥도 사고 차도 사 줄 것 같아서요. 제가 드릴 건 없고 그냥 받으세요." 이런 마음은 어디에서 배웠을까? 지금도 문화상품권을 볼 때마다 후배가 생각난다. 내겐 미역 후배, 참기름 후배가 있다. 미역을 닮은 후배, 참기름 냄새가 나는 후배가 아니라, 후배가 준선물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붙인 이름이다. 산후조리 잘하라며 고향에서 키운 기장미역을 보내 준 후배, 스쳐 지나가는 말을 기억하고선 명절 선물로 참기름을 슬쩍 책상 위에 올려놓은 후배, 그들을 좋아하는 이유는 인상적인 선물을 줬기 때문만이 아니다. 언제나 감정 표현에 있어서 인색하지 않기 때문이다. - P25

"간단하게 말해 아이를 키운다는 건 기쁜 건 더 기쁘고 슬픈 건더 슬퍼지는 일 같아요. 감정의 폭이 넓어지고 알지 못했던 감정의 선까지 보게 되죠. 감정선이 깊어지다 보니 타인의 삶과 감정에 공감하는 폭이 넓어지고요." - P41

"행복하게 잘 지냈을 것 같습니다. 행복은 장소가 만들어 주지않습니다. 본인이 만드는 것이죠. 조금 더 스트레스를 받고, 조금더 많이 공부를 해야 했을 테고, 어쩌면 조금 더 학원비가 들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행복했을 겁니다. 그 안에서 행복한 사람이 되는 방법을 찾았을 겁니다. 저는 딸에게 그런 믿음이 늘 있습니다."
"행복은 장소가 만들어 주지 않습니다." 정답이었다. 한국에 있다고 슬로베니아에 있다고 행복한 게 아니었다. 같은 장소에 있다고 모두가 행복하지 않은 것처럼. 행복은 자신이 만든다는 말. 이보다 더 확실한 표현이 있을까. 행복은 잘 누리는 사람이 승자다.
내 아들에게 가장 바라는 바는 ‘행복을 잘 느끼고 누리는 사람‘으로 크는 일이다. 낙관적인 비관론자가 되어도 좋겠지만 되도록 긍정적인, 자신의 감정을 잘 느끼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기질은 타고나는 것이라지만 나는 의지의 쓸모, 생각의 에너지를 믿는다. - P47

대개는 잘 지키지 못한다고 부끄러워했고, 작가 몇 명은 한 번도 어긴 일이 없다고 했다. 소설가 김영하도 그중 한 명이다.
"예전에 학생들을 가르칠 때, 과제를 세 번 늦으면 무조건 F학점을 줬어요. 왜냐하면 소설을 잘 쓰는 건 가르쳐 줄 수 없지만 마감을 지키는 건 가르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세상에 나가면 제때 원고를 쓰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될 텐데, 천재라면 F를 받아도 상관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마감이라도 잘 지켜야죠. 학생 중에 숙제를 완성하지 않고 넘기려는 사람이 있는데, 한 사람이 한시기에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오래고친다고 해도 나아지지 않아요. 저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하고요. 그래서 때가 되면 원고를 보내요. 내 능력의 70, 80퍼센트를 써야한다. 그런 철학을 갖고 있어요."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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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의 연인
La femme de Paul

노 젓는 남자들의 아지트인 그리용 식당이 천천히 비어 갔다. 외침과 부르는 소리들로 문 앞에 소동이 일었다. 하얀 운동복 셔츠를 입은 키크고 건장한 남자들이 어깨에 노를 멘 채 줄곧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밝은 봄 화장을 한 여자들은 조심스럽게 배에 올라타 난간에 앉아서는 드레스 자락을 정리했다. 그러는 동안 혈기 왕성하기로 유명하며 적갈색 턱수염을 기른 힘센 남자인 식당 주인이 아름다운 여인들을 위해 가냘픈 배들이 균형을 유지하도록 도와주었다. - P136

맞은편의 발레리앙 산이 뒤쪽에 화재라도 난 것처럼 갑자기 환하게밝아졌다. 어슴푸레한 빛이 차츰 하늘을 점령하더니, 창백하고 하얗고커다란 원을 그리면서 넓고 뚜렷해졌다. 그리고 붉은 빛무리가 나타나커졌다. 모루 위의 쇳덩이처럼 강렬한 붉은색이었다. 그것은 천천히 둥근 모습이 되어 갔으며, 마치 땅에서 올라오는 것 같았다. 이윽고 달이수평선에서 떨어져 나와 천천히 하늘로 올라갔다. 달이 위로 올라감에따라 붉은 색조가 약해져 노랗게 되었다. 밝고 선명한 노란색이었다. 달은 멀어지면서 작아졌다. - P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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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 printemps

화창한 봄날이 찾아와 며칠 계속되면, 땅이 잠에서 깨어나 다시 푸르러지면 포근하고 향긋한 공기가 우리를 어루만지며 가슴속으로 스며들면, 우리에게 무한한 행복에 대한 희미한 갈망이, 달리고 싶은 욕망이, 발길 닿는 대로 돌아다니며 모험하면서 봄을 만끽하고 싶은 욕망이 찾아온다.
작년 겨울은 유달리 혹독했기에, 5월이 되자 활짝 피어나고자 하는 갈망이 취기처럼 나를 사로잡아 내 온몸은 격발하는 생명력으로 넘쳐흐를 듯했다. - P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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