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은편의 발레리앙 산이 뒤쪽에 화재라도 난 것처럼 갑자기 환하게밝아졌다. 어슴푸레한 빛이 차츰 하늘을 점령하더니, 창백하고 하얗고커다란 원을 그리면서 넓고 뚜렷해졌다. 그리고 붉은 빛무리가 나타나커졌다. 모루 위의 쇳덩이처럼 강렬한 붉은색이었다. 그것은 천천히 둥근 모습이 되어 갔으며, 마치 땅에서 올라오는 것 같았다. 이윽고 달이수평선에서 떨어져 나와 천천히 하늘로 올라갔다. 달이 위로 올라감에따라 붉은 색조가 약해져 노랗게 되었다. 밝고 선명한 노란색이었다. 달은 멀어지면서 작아졌다. - P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