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의 저유가 정책에는 한 가지 이유가 더 있었습니다. 이는 2차오일쇼크를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이기도 합니다. 사우디는 고유가로 인한 석유 수익의 급증이 사회 분열과 혼란을 야기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실제로 고유가를 주장하던 이란에서 이러한 현상이 심하게 나타났습니다. 당시 이란은 늘어난 석유 수익이 국민에게 고루 분배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오일머니가 일부 계층에 집중되면서 낭비와 타락을 조장하고 빈부 격차를 심화합니다. 자원의 풍요가 오히려 제조업 등 다른 산업의 발달을 저해하는 이른바 ‘자원의 저주Resource Curse‘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한마디로 오일머니의 홍수는 혼돈과 부패, 인플레이션 속에서 이란 경제와 사회를 파괴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팔레비 왕가에 대한 반체제 여론을 확산시킵니다. 이란 혁명은 이런 상황에서 터져 나왔고, 그것이 2차 오일쇼크의 출발점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