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책을 구입한 건 신혼때를 제외하면 한 번도 없다. 그만큼 요리엔 관심도 없고
재주도 없다. 중년이 된 이후에도 요리는 내 생활에 작은 부분일 뿐 큰 의미가 없었다.
그러다가 '나'에게 관심을 갖게 되면서 요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하루가 소중해지면서 무엇을 먹을지, 어떤 요리를 할지가 자꾸 궁금해진다.
쉬우면서도 멋있고 맛있는 요리를 만들고 싶다. 요리시간이 더 즐거워지고 요리 자체에
흥미를 가질 수 있는 '내게 맞는 레시피'가 필요하다.
<초의 데일리쿡>은 혼자 사는 요리 크리에이터 초의 먹고사는 이야기를 담은 감성 에세이다.
감각적이면서 세련된 사진들과 글이 함께 실려 있고 간단하면서도 멋스러운 가정식 레시피가 담겨있다. 저자는 소리까지 맛있는 쿠킹 ASMR 영상으로 유명한 유튜버로 마음에 드는 요리를 구하기 쉬운 재료로 만드는 법을 내놓아 이 책에 실린 레시피는 이색적이면서도 익숙하고 만들기 쉬운 것이 특징이다.
책은 아침의 맛, 점심의 맛, 저녁의 맛, 달콤한 맛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침은 간단한 스프링 어니언 토스트, 브레드 푸딩, 참치 매실 장아찌 주먹밥 등의
레시피들로 건강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아침식사를 소개한다.
그 중 오코빵(오코노미야키빵)은 길거리 토스트의 고급 버전이랄까.
두툼하게 썰은 식빵위에 참치와 슬라이스 한 양파, 양배추를 올리고 마요네즈, 케첩,
오코노미야키 소스등을 뿌린 후 구워주면 끝이다.
늘 잼에 발라먹고 계란으로만 토스트를 해먹는 지루함에서 탈출해보자.
점심은 텐신항(달걀덮밥), 쟈가토르(돼지고기볶음과 으깬 감자),버섯 오일 파스타,
시금치 카레 등 처음 들어본 이름이지만 알고보면 익숙한 요리들을 선보인다.
그리고 피클 만드는 법도 알려주는데 특히 파인애플 피클은 샐러드에도 좋고
고기의 느끼함도 잡아주는 데에도 좋아 꼭 도전해보고 싶다.
저녁은 토마토 닭볶음탕, 레몬 치킨 스테이크, 쑥 크림 파스타, 유린기 등 실력은 없어도
그럴싸해 보이는 멋진 요리들이다.물론 맛이 문제겠지만 똑같이만 따라한다면 괜찮은 맛을 기대해봐도 좋지 않을까. 연근튀김은 당장이라도 해보고 싶은 메뉴다.
달콤한 맛으로 소개된 경단이나 쿠키, 살라미 등은 내겐 버거운 메뉴지만
이 책에 있는 메뉴들을 마스터한다면 도전할 용기가 생길지도.
요리책을 읽는다고 바로 요리 실력이 늘지는 않겠지만 내가 따라 할 수 있는 레시피에
도전해보면서 그 과정을 즐길 수 있다면 그것이 행복한 일상을 사는 방법이 아닐까?
이 책을 시작으로 종종 요리책을 볼 생각이다.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읽으며 나를 알아가고 인생의 풍요로움을 느끼며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