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동아시아의 미래에 강한 의구심을 제기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동안 2차 세계대전 이후 아시아 국가들의 평화와 번영은 미국의 패권적 지도력
때문이라는 견해를 가진 저자(미국의 견해)는 중국의 부상, 일본의 군국주의 정서 부활, 미국의 패권적 리더십, 그리고 트럼프의 고립주의 정책이
'팍스 아메리카나'의 쇠퇴를 재촉하고 중국 중심의 질서 출현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한다. 저자는 과거 역사에 대한 성찰 없이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전망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리고 그 역사는 냉혹한 현실주의에 의해 작동되어 왔다고 본다. 그렇기에 '과거사와 역사전쟁'의 과정을 따라가면서 앞으로 동아시아 패권의 향방을 유추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국제 관계에서는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적도 없고
오로지 국익만 있을 뿐이다."
저자의 말대로 '팍스아메리카나'는 분명 아시아 국가들의 폭발적 경제성장을 이끌며 눈부신 결과를 낳았지만 그 이면엔 제국주의의 이기심과 합리적 지배가 숨어있다. 그리고 그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고도 할 수 없다. 미국은 일본을 쑥대밭을 만든 국가였기에 괜히 과거사를 들쑤셨다가 자신들의 행적까지 재조명받기를 원치않아 아시아 역사를 등한시했고 수면아래로 감췄다.
결국 일본이 제대로 된 반성없이 날뛰도록 힘을 실어준 꼴이 되었다. 동아시아의 반목과 대립에 미국은 분명 큰 역할을 했다.아니 하고 있다.
일본은 자신들이 충분히 사과를 했다고 생각했고 민족주의 문제를 청산되었다고 보았지만 저자는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적나라하게 밝히고 있다.
역사문제를 해결한다고 하면서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고 역사교과서를 날조하고 피해국가가 아닌 미국에 가서 사과 하고 전범들의 묘를 다른 곳으로 옮긴다는 약속도 지키지 않고, 계속된 말바꾸기도 모자라 도발적 언행도 서슴지 않고 있다. 책을 통해 역사적 사실이 지도자들의 정치적 상황에 따라 치워지기도 부각되기도 하는 것을 보면서 답답하고 안타까움을 느낀다.
올바른 역사관을 가진 지도자의 중요성도 다시금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