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빛나는 순간
파울로 코엘료 지음, 윤예지 그림, 박태옥 옮김 / 자음과모음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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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작가 파울로 코엘료의 신작 에세이 <내가 빛나는 순간>.

'연금술사'를 읽고 그의 주옥같은 문장들과 감동적인 메시지에 푹 빠졌던지라 무조건 읽고 싶었다.

역시 이번 책에도 코엘료가 전하는 지혜의 문장들, 치유의 문장들이 가득하다. '나의 가치를 인정하고 사랑하자'는 그의 메시지가 짧지만 쉽게 잊혀지지 않을 문장들로 채워져있고, 여기에 일러스트 작가 윤예지의 따뜻하고 아름다운 그림들이 더해져 감동의 여운을 더욱 확장시켜준다.

가능성

"안 될 이유만 따지다 보면 될 일도 안됩니다." /p.45

소중한 것을 다루는 방법

"무엇이든 잃어버릴까봐 전전긍긍하면 대개는 잃어버립니다." /p.48

그가 전하는 지혜는 단순하지만 강하다. 어려운 말들로 힘빠지게 하지 않는다.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라고, 겁내지 말고, 좌절하지 말고, 느긋하게 가다보면 원하는 것에 다다를 수 있다고 긍정의 말들로 북돋운다. "나를 알면 알수록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꿈을 포기하면 아주 잠깐은 평화로울 것입니다. 그러나 곧 몸과 마음은 병들게 됩니다.

주위 사람에게 독하게 굴다가 끝내는 스스로를 파괴해버리겠죠.

'질까 봐, 좌절할까봐' 같은 비겁한 마음 때문에 '멋진 싸움'을 피한다면 결과는 참혹할 뿐입니다.

p.83

코엘료는 '꿈을 죽이는 세 가지 변명'에 대해 이야기한다.

첫번째 변명은 "시간이 부족해". 늘 하루가 짧다고 시간이 없다고 말하지만, 실은 두려워서 마주하지 않고 피하는 것이라고. 두번째 변명은 "지금도 괜찮아". 자신의 선택이 더 현명하고 옳다고 생각하지만, 그렇기에 승패를 떠난 과정이 주는 기쁨과 즐거움을 알 수가 없다고. 세번째 변명은 "평화로워". 꿈 같은 건 필요없다고 철부지가 아니라고 하지만, 사실은 꿈을 포기한 것이라고. 이 글을 읽는데 내 속마음을 들킨 양 부끄러웠다. 점점 줄어드는 용기와 점점 늘어나는 두려움때문에 '지금 이대로가 좋아'하면서 살고 있는 내게 하는 말 같았다. 이제는 현실에 무뎌져 꿈을 꾸는 것도 쉽지만은 않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 해보고 싶은 일에는 지금보다 조금 더 용기를 내보고 싶다.

'이젠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구나', ' 더 이상 시간이 없구나' 할 때가 곧 올테니까. 지금, 하고 싶었던 것을 해야 한다!

용기

용기란, 스스로 다짐하는 것입니다.

용기 있게 글을 쓰자고

용기 있게 사랑하자고

용기 있게 비판을 대하자고

용기 있게 내 뜻대로 살자고

용기 있게 내 꿈대로 살자고.

p.154

마음에 드는 문장들이 많아 읽는내내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의 순한 언어들이 읽으면 읽을수록 빛나는 말들이 온 마음을 다해 세상과 부딪쳐보자고 마음을 바꿔먹게 해준다. 언제나 제자리인 것 같지만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고 스스로를 믿고 다시 한 걸음 내어본다.

"지금 바로 실천하세요. '앞으로 변하겠다'고 떠벌이기만 하는 사람치고 변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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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척도
마르코 말발디 지음, 김지원 옮김 / 그린하우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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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다만 그 실수의 과정을 이해하고, 어떻게 고쳐나갈지 방법을 알아내는 것,

쓰러지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갖는 것이야말로 바로 '인간의 척도'이다. /p.308


웬만해선 광고 문구에 홀리지는 않는데 이 책은 예외다.

"다 빈치 사후 500주년 기념작", "전세계 17개국 출간 화제작"이라니, 유혹당할 수 밖에.

<인간의 척도>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역사소설이자 미스테리소설이다.

제목이 다소 무겁게 느껴졌지만 이야기는 예상했던 것보다 어렵지 않았다. 오히려 복병은 등장인물들의 이름이었다. 너무 길고 비슷비슷하다보니 절반쯤 읽을 때까지도 맨 앞장에 나와있는 '등장인물 소개'를 계속 들춰봐야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기대보다 전개가 빠르지 않아 다소 긴장감이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그렇더라도 이 책은 다 빈치의 존재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고, 뒤로 갈수록 내용이 풍부해지고, 스릴러를 위트있게 풀어내고 있어 읽어볼 만하다.

이야기는 르네상스 시대, 밀라노에서 시작된다. 레오나르도는 이곳 궁정의 기술자로 군주인 일 모로에게 기마상을 제작해주기로 되어있다. 합법적으로 군주가 된 게 아닌 일 모로에게 이 동상은 자신의 권력을 널리 알리는 큰 의미가 있기 때문에 하루빨리 완성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던 어느 새벽 궁정 앞에 남자 시체가 발견된다. 군주는 점술사가 하는 말을 믿고 자살로 결론지으려 하지만 인간 해부 능력을 가진 레오나르도는

타살임을 확신하고 조사를 시작한다. 사건의 실마리를 밝혀나가는 과정에서 다빈치의 천재성과 기이함, 역사적 사실과 과학, 그리고 미스터리가 잘 어우러져 흥미롭게 펼쳐진다.

다시 제목으로 돌아가 보면, '인간의 척도'는 무엇일까? 다시 말해, 인간의 가치를 판단하려면 어떤 기준점이 필요한 걸까?

무언가의 가치를 판단하려면 기준점이 필요하다.

우리가 가치를 측정하는 것에 대고 잴 만한 자가 필요하다 /p.309

천재 레오나르도도 실수를 한다. 그는 말의 점토상을 완성시키고 보니 이를 청동상으로 만들면 부서질 거라는 오류를 발견하게 된다. 즉, 자신의 계산이 틀렸음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이것은 유용한 오류였다. 실수를 통해 좋은 결과를 얻게 되었으니 말이다. 레오나르도는 청동의 용해와 냉각을 계산하면서 대포를 만드는 방법의 비밀을 알아낸다. 그렇다. 누구나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만이 예외일 것이다. 만약 실수가 없다면, 그리고 실수를 통해 얻은 지식이 없다면 사람은 경험에서 아무것도 배울 수 없다.

매번 실수를 저지르고 그 사실을 인정할 때 그것을 고치고 개선할 수 있는 법이다.

이 책이 말하는자 하는 핵심은 이렇다.

"우리는 미완성으로 태어난 존재이기에 사람과 자연을 척도로 삼아 자신을 비교하며, 자신의 실수에서 깨달음을 얻으며 건전하게 성장해야 한다."

오로지 돈만을 척도로 삼는 사람도 있고, 신만을 진정한 가치로 바라보는 사람도 있다. 그것을 무조건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바라는 자유와 평온을 위해서라면 인간의 기준은 존중과 믿음이 될 수 밖에 없고, 그러려면 잘 배워야 한다. 모르는 것이 너무나 많고 할 수 없는 것이 너무나 많기에 자신의 실수를 통해 지성과 판단력을 키워야 사람들 속에서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인간적인 면, 주변 인물들, 비밀 수첩에 관한 이야기들이 궁금하다면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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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방 새움 세계문학
버지니아 울프 지음, 여지희 옮김 / 새움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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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무엇보다 자기 자신이 되는 것, 오직 그것만 생각하세요.”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은 페미니즘의 교과서라 불리는 명저로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여성과 픽션’을 주제로 강연한 두 개의 연설문을 바탕으로 출간된 비평서이자 에세이이다.

쉽지 않을거라 예상했지만 그 이상이었다. 1장을 읽어내는 동안 답답하고 어질한 느낌에 몇 번이나 포기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내 독서력의 한계를 실감했다. 그래도 2장부터는 한결 나아졌다. 아니 제대로 읽어낼 수 있었다. 작가의 의식흐름속에 천천히 빠져들며 그동안 외면해왔던 나의 의식들을 소환하고, 책이 전하는 메시지를 충실히 받아들였다.

책은 버지니아 울프가 '여성과 픽션'이라는 주제에 대해 강연하는 형식으로 쓰여있다.

울프는 '여성과 픽션'을 여성과 여성에 관해 쓰인 픽션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한 가지 주장을 내놓는다.

"여자가 픽션을 쓰려면 돈과 자기만의 방이 있어야 한다"

책은 그녀가 이런 결론에 도달하도록 이끈 사고의 흐름을 따라 여성과 남성의 불평등한 현실, 가난이 창작에 미치는 영향, 창작을 위한 마음 상태, 역사에서 배제된 여성, 여성의 글쓰기가 갖는 의미, 여성 작가들에 대한 비평 등을 다루며 매혹적이고 설득력 있게 전개해나간다.

여자들은 수 세기 내내, 남자의 모습을 실제 크기의 두 배로 비춰 주는 달콤한 마술의 힘을 지닌 거울 역할을 수행해 왔습니다. 거울은 모든 폭력적이고 영웅적인 행위에 필수적인 것입니다. 그것이 나폴레옹과 무솔리니 둘 다 그토록 강조해서 여성의 열등함을 주장했던 이유입니다. 만약 여자들이 열등하지 않으면 자기네 남성들을 확대시키는 걸 멈출 테니까요. 이것은 남자들한테 왜 여자가 그토록 자주 필요한 것인지를 설명해 줍니다.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은 활력을 충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극도로 중요한 것입니다.

p.58

"왜 언제나 남성들만이 부와 권력을 가질까"

울프는 남성이 남성으로서 존재하기 위해 택한 방법이 여성에 대한 무시와 우월감이라고 주장한다.

여성을 열등한 존재로 여김으로써 그 우월감으로 남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가부장제나 많은 차별들이 만들어졌고, 그 결과로 여성은 고등교육의 혜택에서 제외되었고, 아이들 말고는 가질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이런 환경에서 작가의 대부분은 남성이었고, 문학은 남성의 전유물이었다.

"정말 여성은 열등한 존재일까"

울프는 이 물음의 답을 찾기 위해 대영박물관을 찾지만 그곳에는 "여성이 아니라는 사실 이외에는 아무런 자격도 없는" 남성들의 책들만 있다는 사실만 발견했다. 그리고 여성들이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 자기만의 방이 있었는지, 아이를 낳는 것 말고 자신의 자질을 획득하는 일을 했는지에 대한 기록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만약 여성에게도 글을 쓸 수 있도록 기회를 주었다면, 남성들과 대등하게 대우받았다면 지금 우리는 남성중심의 세상이 아닌 양성이 조화를 이룬 인간적인 세상을 경험할 수 있었을 것이다. 누구보다 우월해 어떤 영향을 끼치려는 것이 아닌 다름을 인정받고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는 세상말이다.

"자기만의 방을 만들자"

페미니즘은 여성의 주체성을 확장과 기회의 평등을 주장하는 이론 및 운동을 의미한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이를 다르게 받아들여 여성우월주의로 인식하고 여성혐오같은 거부감을 드러낸다. 아니면 무관심하거나 외면하거나.

책을 읽기전까지는 나는 내가 페미니스트라 생각했다. 앞장서서 주장하지는 않았지만 의식만큼은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나는 그냥 세상이 말하는 대로 별 생각없이 순응하면서 살고 있었다. 남성의 우월성을 어느정도는 당연시 받아들이면서. 순응하고 사는게 편하니까. 다른 생각은 행동을 요구하니까. 책은 이런 나의 무지와 안일함을 자각하게 하고, 성 고정관념의 편견을 깨부순다.

그리고 '여성이 글을 쓴다는 것'. 이 진지한 주제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 더 당당해지고 정신적으로 더욱 깊어져야 한다고 일깨운다.

“서두를 필요가 없습니다. 재치를 번뜩일 필요도 없지요.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되려고 할 필요도 없고요.”

온전히 나 자신으로, 자유로운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선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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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명상을 하면 좋겠어요 - 고통으로 얼룩진 세상에서도 인간다움을 잃지 않는 법
팀 데스몬드 지음, 허윤정 옮김 / 한문화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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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적 영성에 대한 주옥같은 정보로 가득한 책" / 타라 브랙, <받아들임>의 저자

"현실적이고 현명하다" / 잭 콘필드, <처음 만나는 명상>의 저자


내가 매일 독서를 하는 이유는 책을 통해 '나'를 들여다보고, 편협한 사고와 신념을 바로잡아 새로운 관점과 대처방법을 알기 위해서다. 책을 읽다 보면 미처 깨닫지 못했던 나의 생각들이 저자의 지혜로운 사고의 힘을 빌려 정리된다. 그 과정에서 누리는 희열은 느껴본 자만이 알 수 있는 영역일 것이다. 특히 큰 기대없이 읽은 책이 마음속으로 훅 들어올 때는 말할 것도 없다. 이 책<당신이 명상을 하면 좋겠어요>가 바로 그런 책이었다.

책은 고통과 절망에 압도되지 않고 인생의 시련을 뚫고 나아갈 수 있도록 일상에 적용하는 마음챙김에 대한 이야기다. 신뢰받는 불교 철학자인 저자는 명상 스승인 틱낫한 스님에게 배우고 공부해온 여정과 암투병을 하는 아내를 지켜보며 고통에 흔들리는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그런 상황에서도 인간다움을 잃지 않는 노력, 어떤 조건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삶의 아름다움, 지금 여기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을 놓치지 않으려 했던 수련하는 삶을 고스란히 녹여 냈다.

그는 부단한 마음챙김 수련과 연구를 통해 깨달음을 얻었다.

"매 순간 더 고요하고 평화롭게 존재하기 위해서는 마음챙김, 자기연민, 감사, 희망이 필요하다"는 것을.

마음챙김은 엉망진창인 상황에서 인간답게 살아가게 해주는, 정확히 말하면 열린 마음으로 세상속에서 관계를 맺고 살아가게 만들어준다.

한 마디로, 마음챙김을 통해 온전히 '지금, 여기'에 머무르는 능력을 키워야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것들을 편안하고 익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책은 고통과 두려움은 사실 내 머릿속 생각이 쓴 존재하지 않는, 꾸며낸 이야기 일 뿐이라는 것을 이해시키고, 자신을 괴롭히는 과거의 기억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통제할 수 없는 일들로 인한 괴로움에서 어떻게 벗어날 지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법을 제시해 준다.

어떤 치명적인 선택을 했더라고 그것을 이해하는 방법이 있다.

그래서 그 기억은 수치심과 죄책감에서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들어 주는 것으로 전환된다.

그때 했던 행동이 실수든, 고의적으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었든 간에

그 선택을 아주 선명하게 볼 수 있다면 자신과 타인에게 더 연민을 느끼게 되고, 나아가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p.72

책은 우리가 지난날에 했던 잘못된 선택은 불완전할 수 밖에 없는 선택이었다고 이야기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고통을 최소화하고 더 많이 행복하게 하는 선택을 하고 싶지만 대게 그 방법을 알지 못하므로 과거의 경험과 세상에 대한 모형을 근거로 최선을 다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나는 나와 내 주변 사람들 모두들 위해 그렇게 선택한 것이다. 물론 결과가 만족스럽지도 완벽하지도 않지만 '불완전한 최선'을 다한 것이다. 그러니 이제 더 이상 마음 아파하지 말고, 나의 불완전함을 그대로 인정하고, 편안하게 현실을 마주하자.

고통에 말 거는 방법을 간단히 요약한다.

1.고통이 느껴지면 몸의 감각에 주의를 집중한다.

피하지 말고 용기를 내어 '이 순간에 뭘 느끼든 다 괜찮아'라고 말한다.

2.내 안에서 달아나고 싶어하고 무시하고 싶어하는 저항의 소리가 들리면

'나도 네가 편안하고 안전하면 좋겠어. 널 도와주고 싶어'라고 말한다.

3.내 안에 나의 관심과 보살핌이 필요한 고통이 있음을 인정하고

'네가 사랑하는 이들이 상처받지 않게 보호할 수 있길 바라는구나. 그럴 능력이 없는데 그러고 싶으니 마음이 아프겠구나. 네 안의 사랑이 다 보여.' 라고 고통을 연민으로 감싸 안는다.

이렇게 고통 속에 존재하는 아름다움을 인식하며 고통이 전환된다.

우리가 겪는 숱한 고통은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결과를 놓고 번민하는 데서 나온다.

나는 어떤 일에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사건'이라고 이름 붙이면 그 일이 무서워진다.

그럼에도 바로 그 순간, 나는 두려워하는 바로 그 일이 실제로 최상의 결과가 나올 지, 안 나올지 알 도리가 없다는 점을 떠올린다. p.129

대부분의 사람들은 삶이 잘 흘러갈 때에는 감사할 줄 모르고 문제가 생기면 자신을 비난하면서 고통을 심화시킨다. 통제 불가능한 것을 통제하려다 그 속에 빠져버리는 것이다.

책은 이 문제에 대해 고통을 몸의 감각으로 느끼고, 자신의 머릿속 이야기를 놓아버리고, 고통을 연민으로 껴안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오늘은 끔찍해 보이는 일이 내일 일어날 멋진 일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면서 고통 그 자체로 가치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떠올리라고 조언한다.

두려움 없애는 방법을 간단히 요약한다.

1. 이미 일어났거나 실제로 일어날까 봐 걱정하는 일이 있을 때 그 장면으로 쑤욱 들어가서,

몸에서 일어나는 감각들을 받아들이자.

2. 따뜻하고 부드럽게 애정 어린 관심으로 이 느낌들을 품어보자.

몸에서 나타나는 부정적인 반응을 그대로 두자.

3.'인정할 수 없음'이라는 딱지를 붙인 장면에 계속 집중하면서 연민으로 경험을 껴안자.

그러면 뇌에 보살핌 회로가 작동해서 감정이 조절된다.

4. 진정으로 두려움이 없는 상태는 마음속에서 생겨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열어두는 데서 나온다.

'그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허용하라.

우리의 뇌는 상상 가능한 최악의 경우조차 생각만큼 나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고, 그런 상황에도 사랑은 가능하다는 것을 인지하게 된다.

"지금 이 순간 우리가 폭풍의 한가운데에 앉아 있어도 온전히 존재할 수 있기를"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단순히 명상방법들이 나열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 수련을 하면서 겪게되는 심리적 저항과 혼란한 생각들에 대한 대처방법들이 상세히 설명되어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명상을 시작한 지 반 년이 지났는데도 집중하는 데에 어려움을 느끼고, 습관으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는 내게 꼭 필요한 책이다. 한 번만 읽고 보내기가 너무 아쉬워 기꺼운 마음으로 다시 처음부터 읽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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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섹트를 위한 고급지식 - 트레이너, 운동지도자를 레벨업시키는 고오급 지식
정일규 지음 / 대경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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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자신의 정체성이 머리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머리가 곧 자신이며, 머리를 제외한 몸의 나머지 부위를 하부 구조로 인식한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인간의 정체성은 몸에 있다.

뇌에 의해 몸이 조절되지만, 반대로 몸에 의해 두뇌가 조절된다. / p.17


책 표지에 '뇌가 섹시한 트레이너를 위한 고급지식'이라 표현되어 있지만, 꼭 전문 지도자만을 위한 무겁고 깊은 책은 아니다.그보다는 운동에 관심 있고 올바른 정보를 찾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운동지식과 방법들을 다양하게 소개한 책이라 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한마디로 이 책을 소개하자면 몸을 이해하고 체력향상과 역량 강화를 위해 필요한 과학적 지식을 효과적으로 설명해주는 책이다.

이 책은 스포츠의학을 주제로 신문 등에 기고하였던 내용들을 정리하고 수정하여 엮은 것이다.

총 6개의 주제로 나누어져있는데 1장은 운동학습과 신경, 2장은 근골격계의 문제와 조절, 3장은 근력운동과 근육의 발달,4장은 심폐순환운기능과 운동, 5장은 체중조절과 다이어트, 그리고 마지막 6장은 만성퇴행성 질환과 운동에 대한 내용이다. 제목들은 거창하지만 그 안에 작은 목차들은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건강을 위한 두 가지 숨쉬기 방법, 뇌를 훈련하면 다이어트가 쉬워진다, 물살과 지방살, 무엇이 다를까, 세균이 침입했을 때 체온을 올리는 방법, 염증반응을 낮추는 방법들, 운동이 코로나19감염에 미치는 영향' 등.

이밖에도 그동안 잘못알고 있던 운동상식들과 꼭 알아야 하는 기초, 고급지식들을 배울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다.


"만성피로증후군의 특효약은 운동이다"

하루 종일 직장에서 일을 하고 피곤한데도 운동을 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큰 병에 걸렸는데도 운동을 해도 될까? 책은 이 궁금증에 대한 답을 명확하게 밝혀준다. 운동을 할 때 느끼는 피로와 업무 피로는 원인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 운동 피로는 에너지가 일시적으로 고갈되거나 피로물질이 근육이나 혈액에 축적되어 일시적으로 나타난다. 반면 직장 피로는 긴장과 같은 자세를 장시간 유지하는데 따른 근육의 긴장과 순환 장애로 초래된다. 따라서 운동 시의 피로감은 일회적 현상이어서 운동량과 빈도만 조절되면 피로가 누적되지 않지만 업무 피로는 누적된 채로 방치되면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결론은 "운동으로 피로를 극복해야 한다"

그리고 암 환자들도 심각하고 만성적인 피로를 겪는 데 많이 쉰다고 해서 나아지는 게 아니다. 오직 신체운동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유산소운동과 무산소운동은 운동종목으로는 구분되지 않는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걷기, 달리기, 수영은 유산소운동, 웨이트는 무산소운동으로 알고 있었다. 잘못된 개념이다. "유, 무산소운동 여부를 결정짓는 것은 운동종목이 아니라 그 운동을 얼마만큼의 강도로 행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운동을 행하고 있는 사람의 체력 수준이다." 즉 유, 무산소운동은 서로 반대적 개념이 아니라 유산소 운동은 심폐순환계에 자극을 주는 비교적 낮은 강도의 운동을 지칭하고, 무산소운동은 심폐순환계에 자극을 주는 높은 강도의 전신적 운동을 지칭할 때 사용해야 한다. 예를 들면 시속 5km로 아주 가볍게 조깅하는 것은 유산소 운동이다. 그런데 속도를 올려 시속 8km로 달리면 무산소운동이 된다.

그리고 가벼운 덤벨들기로 국부적인 자극을 준다고 무산소운동이라고 해서는 안된다. 이제 수영, 달리기는 심폐기능운동, 웨이트는 '근력운동' 으로 바로 알자. 정확한 개념을 이해하고 적절한 운동을 병행해야 운동효과를 증폭시킬 수 있다.

"흉식호흡과 구강호흡은 비정상적인 호흡이다"

책에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씌여있다.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 중 1/3은 바른 호흡을 하고 있지 않다고. 내 이야기일수도 있으니 자세히 읽어본다. 잘못된 호흡의 원인은 보통 잘못된 자세로 오래 앉아 있거나, 말을 너무 많이 할 때, 스트레스를 받을 때 등이고, 대표적인 잘못된 숨쉬기는 구강호흡과 흉식호흡이다. 특히 구강호흡은 공기가 기관과 기관지로 바로 들어오므로 공기중의 이물질이 청소작용없이 그대로 들어가게 되어 감염위험과 천식 발생위험이 높아진다. 그럼 정상적인, 건강을 위한 호흡법은? 바로 복식호흡이다. 얕고 빠른 가슴호흡이 아닌, 횡격막을 최대로 활용하는 느리고 깊은 호흡을 말한다. 요가나 명상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호흡이라 익숙하지만 특별한 시간에만 한다고만 생각했었지 평소 호흡을 복식으로 해야한다는 생각까지는 못했다. 정신건강뿐만 아니라 척추와 골반의 안정성을 높이는 자세와 통증도 잡아준다니 더욱 신경써서 호흡 습관을 체크해봐야겠다.

책은 '고급지식'답게 술술 읽어지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약간의 운동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다면, 조금만 집중한다면 충분히 읽어낼 수 있는 내용이다.

특히 많은 정보속에서 올바른 답을 찾아 헤매는 운동애호가라면 꼭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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