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 공지영의 섬진 산책
공지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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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는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이 있어.

이 둘을 구별하고 나면 인생은 엄청 달라져.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나 자신을 살피고 나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 외에는 없어." /p.253


공지영 작가의 책은 처음이다. 소설을 즐겨읽지 않아서이기도 하지만 왠지 나와는 결이 다를 것 같아서가 그 이유다. 그러다가 단순한 호기심에 읽은 신간 에세이<그럼에도 불구하고>는 이런 나의 생각이 잘못됐음을 단박에 알게 해주었다. 역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작가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힘든 시기를 겪었고, 지금도 겪고 있는 그녀의 글은 깊고 날카로우며 단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도시를 떠나 섬진강 근처에서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작가 공지영이 들려주는 '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에 대한 이야기다. 해결하기 어려운 삶의 문제들 속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해야 생각을 바꿔 지금의 나를 받아들일 수 있는지, 진심으로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길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을 들려준다. 책 속에 담긴 모든 에피소드들은 내가 한 번쯤 마음에 품었거나 지금도 고민 중인 이야기들이다. 작가는 차분하면서 단호하게 노련한 필력으로 늘 같은 생각들을 반복하고, 나만의 관념에 붙들려 있는 나를 선명한 시선으로 직면하게 하고, 망설임 없이 행동하게끔 돕는다. 정말 오랜만에 귀한 책을 만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보는 것이다

책에는 작가 공지영이 진정으로 행복해지기 위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봤던 많은 일들이 담겨있다.

'지금, 여기 그리고 나 자신.' 그녀는 이 세 가지의 행복해지는 비결들을 깨닫고 우선 쉽게 되는 일부터 시도했다. 자신에게 좋은 옷을 입히고, 집 안 청소와 정돈을 하기 시작했다. 먹는 것도 바꿔나갔다. 힘겨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매 순간 '이건 나 자신을 위해서인가' 묻고 행동했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존심은 잠시 미루어 두고, 남의 시선은 접어두고, 나에게 좋은 일을 해야 하니까.' 그런 노력 덕분에 그녀는 '나는 나 자신으로 아름다울 뿐이다'라고 생각하게 됐고, 그러자 모든 것이 변했다고 말한다. 나 역시 그녀처럼 다르게 살기 위해 노력 중인데 왠지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는 것 같다. 특히나 '나 자신을 사랑하기'란 정말 정말 어렵다. 거울 속 나를 바라보며 '난 참 매력적이야, 멋져'라고 말해보지만 그냥 말뿐이지 속마음은 전혀 다르다. 본심은 점점 나이 드는 얼굴이 싫고, 마음에 안 든다. 물론 하루아침에 마인드가 바뀌지는 않겠지만 겉 따로 속 따로인 게 무슨 도움이 될까 싶어 그만두고 만다. 하지만 작가는 그렇지 않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봐야 한다며 이렇게 조언한다. "마음은 빨리 바꾸지 못하고 내 마음대로 되지 않지만 억지로라도 내뱉는 말은 우선 내 맘대로 할 수 있다. 그러니 되는 일부터 해보는 것이다." 모든 일에는 연습이 필요한데 하물며 평생을 해온 습관을 바꾸는 일은 당연히 오래 걸리고 힘들 수밖에 없다. 그러니 작가 말대로 일단 해보는 거다. 예쁜 척, 쿨한 척, 나 자신을 사랑하는 척. 그런 척 말하고 행동하다 보면 정말로 그렇게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보는 것이다!"

우리는 안다. 가끔 과거가 현재의 나를 밀어붙이다 못해 미래까지 멱살을 잡는다는 것을, 그때 우리는 되돌릴 수 없는 과거의 웅덩이에 다시 빠져서 허우적거리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순간에도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을 용서하는 것은 유용하고도 필요한 일이다. 그렇게 되어야만 우리는 마치 거센 조류를 거스르는 배처럼 끊임없이 과거로 떠밀려 가면서도 앞으로 계속 나아가는 것이다. /p.278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나, 인간관계, 나이 듦' 같은 삶의 근원적인 문제들에 대해 담담하면서도 날카롭게 풀어내어 현재의 삶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해준다. 작가는 이제 인생의 고통들에 감사하고 다시금 다가오는 고통들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그렇다. 분명 고통 없이는 성장할 수 없고, 그 고통을 기쁘게 맞이할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으로 의미를 부여해볼 수는 있다.

한 번뿐인 내 인생, 성장하느냐 아니면 그냥 늙어버리느냐는 내 선택에 달려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을 다스리고 할 수 있는 것을 실천해나간다면 나에게도 분명 다른 세상이 열릴 것이다.

생은 기필코 우리를 절벽으로 민다. 그때 우리는 선택할 것이다.

추락할 것인지 날아오를 것인지를. /p.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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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의 디테일 - 위대한 변화를 만드는 사소한 행동 설계
BJ 포그 지음, 김미정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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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에 관한 몇 권의 책들을 읽었지만, 나는 여전히 나쁜 습관을 버리지도 좋은 습관을 만들지도 못하고 있다. '아는 것'이 삶을 변화시키지 못한 것이다. 그렇다고 후회와 반성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올해도 역시나'로 끝내지 않으려면 지금의 목표와 일상, 환경을 재설계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읽은 <습관의 디테일>은 현재 내 모습과 내가 되고 싶은 모습 사이의 격차를 줄일 수 있도록 행동을 바꾸는 과학적이면서 실용적인 방법들이 담긴 책이다. 저자는 변화에 실패하는 원인은 '내 탓'이 아닌 '접근 방식'에 있다고 말하면서 행동 과학과 저자 본인의 경험을 결합한 '행동설계 7단계'를 제안한다. 또한 기존의 책들의 잘못된 해석과 처방전들과는 다른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자연스럽게 변화를 이끌어낼 것을 자신한다.

<행동 설계 7단계 >

1. 열망을 명확히 한다(ex: 마음챙기기 X -> 생활 속 스트레스 줄이기O)

2. 1을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들을 탐색한다(산책, 독서, 명상, 일기쓰기, 뉴스시청 줄이기..)

3.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구체적인 행동을 찾는다

* 효과적이고(영향력), 하고 싶으면서 할 수 있는(실행 가능성): 가장 쉬운 행동, 가장 동기부여 되는 행동

4. 아주 작게 쪼개고, 나눠라​(동기에 의존하지 않도록, 지속가능하도록)

(ex: 명상 20분하기 X -> 3회 호흡 할 동안 명상하기)

5. 적절한 자극을 준다

(좋은 습관과 짝을 이룰 일상의 자극을 찾자 ex: 나는 (양치질) 후에 (거울보며 긍정확언하기) 할 것이다)

6. 성공을 축하한다 ​(긍정적 경험은 새로운 행동이 습관이 되도록 돕는다)

(ex: 아이가 첫걸음을 뗄 때 부모가 박수를 보내며 응원하면 아기는 걸음마를 더 빨리 배우게 된다)

7. 반복하고 확대한다.

위 내용의 핵심은 이것이다. "변화할 수 있는 최소한의 행동에서 시작하라. 성공했다고 느낄수 있게 하라. 그런 다음 절차를 믿어라. " 이 과정에서 꼭 기억해야 할 두 가지가 있다. 그 중 하나는 "동기, 의지, 노력을 믿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나는 동기야말로 습관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니다.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동기는 변덕스럽기 때문이다.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동기가 하나 이상일 수 있고, 시간이 지나면서 동기가 달라질 수도 있다.(예 : 저금을 하고 싶기도 예쁜 옷을 사고 싶기도 하다 / 피아노를 배우고 싶었는데 시간이 흐른 뒤 그 열망이 사라졌다) 따라서 오직 동기에만 초점을 맞추면 단기간에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 변화에는 도움이 안되기 때문에 동기나 노력같은 추상적인 것에 의지하지말고 명확하고 구체적인 설계를 따라 실천해야 한다.

그리고 "감정이 습관을 만든다"는 것도 꼭 기억하자! 우리는 매번 사소한 실패 후 자신을 탓한다. 이런 '내 탓하기'는 좌절감으로 이어져 습관 만들기에 방해만 되기 때문에 이제는 실패하더라도 탓하기는 절대 하지 않는 걸로. 대신 작은 성공 직후 스스로에게 격한 칭찬을 건네자. 억지로라도 말이다. 그 이유를 저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효과적인 축하는 뇌의 보상회로를 활성화한다. 적절한 순간 기분이 좋으면 뇌는 행동 순서를 인식하고 부호화한다. 이런 뇌의 작용 원리를 응용하면 습관을 더 효과적으로 정착시킬 수 있다." 그렇다. 습관을 만드는 것은 반복도 빈도도 아닌 감정이다. 자기에게 맞는 축하방법을 선택해 표현하고, 충분히 뿌듯함을 느끼자. 그래야 성공의 느낌과 자신감이 자라서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무엇이 이 행동을 어렵게 만드는가?(문제) - ​습관을 만들때 이 질문으로 시작하자.

- 접근법 : 시간, 돈이 충분한가?, 신체적 노력, 정신적 노력이 필요한가?, 일상생활에 잘 맞는가?

무엇이 이 행동을 하기 쉽게 만들 수 있는가?(해결) 더 쉽고 단순하게!

- 접근법 : 기술 향상할 방법을 찾는다(조사, 조언, 반복, 강습), 도구와 자원을 확보한다, 작은 행동

이 책<습관의 디테일>은 행동 변화가 기술이라는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습관을 다루고 있다. 자전거를 타거나 컴퓨터를 배울 때처럼 기술을 익히면 습관만들기가 가능하다는 말이다. 습관만들기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하고 싶은 행동을 정해서 작게 쪼개고,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끼워 넣을 곳을 찾고, 그것을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다.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단순함이 핵심이다. 그래야 금방 습관을 기를 수 있고, 당장 시작할 수 있고, 부담이 적으니까.

이제 의지가 전부인 양 스스로를 볶아대는 일은 멈추고, 이 책이 알려준 적절한 동기부여, 능력향상, 자극 설계, 축하 기법을 활용해 원하는 습관을 설계하고 실천하여 인생을 발전시켜 나가자. 습관은 설계다.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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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 세계명작산책 2 - 죽음의 미학, 개정판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2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외 지음, 이문열 엮음, 김석희 외 옮김 / 무블출판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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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한 삶이 반복될 때, 삶이 하찮게 느껴질 때 '죽음'이라는 진지한 주제는 느슨해진 마음을 고쳐먹게 하는 특효약으로 작용한다. 우리는 어느 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망각하며 살아간다. 물론 매일 죽음만 생각하고 사는 것도 그다지 즐거운 일은 아니겠지만 마음을 새롭게 하고 싶을 때 죽음에 대한 각성은 삶을 더욱 소중하게 여기게 만들고 오늘을 정성스럽게 살아가게 하는 삶의 태도를 갖게 해준다.


이 책<이문열의 세계명작산책>은 작가 이문열에게 강한 울림을 준 세계의 명작들을 각 주제별로 엮은 10편의 시리즈 중 <죽음의 미학>편이다. 작가 이문열은 이 책이 창작자들에게는 마음속에 다양하면서도 잘 정리된 전범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소설 연구자들에게는 우리 삶의 다양한 주제들이 세계의 거장들에 의해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지를 비교하며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 독자에게는 더욱 수준 높은 교양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용 가치가 높은 책이라 소개한다. 개인적으로는 톨스토이, 프루스트, 헤밍웨이라는 세계적 문호의 작품들이 한 권에 담겨있는 것만으로도 소장할 가치가 있고, 선정된 책 모두 처음 읽어보는 것이라 좋았다. 다만, 각 작품에 대한 이 문열 작가의 해설이 기대했던 만큼의 분량이 아니라서 살짝 아쉽기는 하다.

죽음은 삶을 삶답게 하는 전제가 된다.

삶은 죽음 때문에 유한성에 갇히게 되지만,

또한 그 죽음 때문에 무한과도 견줄만한 의미를 얻게 된다.(p.19)


이 책<죽음의 미학> 편에는 래프 톨스토이의<이반 일리치의 죽음>, 스티븐 크레인의 <구명정>, 마르셀 프루스트의 <발다사르 실방드의 죽음>, 헤르만 헤세<크놀프>,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킬리만자로의 눈>등 총 9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각각의 작품들은 누구에게나 어김없이 닥쳐오는 죽음을 어떻게 맞이하고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대해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반 일리치의 인생은 너무나 단순하고 평범했으며, 그래서 너무나 끔찍했다.

/ 래프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중에서



소개된 책들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한 깊은 성찰을 이끌어내는 고전적인 명작이다. 이반 일리치가 맞이하는 죽음은 우리 대부분이 겪게 될 죽음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는 모든 것이 평범 아니 준수했다. 예의 바른 성품, 판사라는 직업, 안정된 가정. 하지만 그의 처지는 겉치레로 만들어진, 남들에게 외적으로 고상하고 부자로 보이고 싶어 애써 이루어낸 삶이다. 진정한 사랑이나 직업적인 소명의식은 그에게 중요하지 않았고, 높은 위치의 화려하고 인정받는 삶을 원했다. 그는 이런 자신의 삶에 만족했다. 어느 날 죽음이 찾아오기 전까지는.


그는 죽음 앞에서 오로지 혼자였다. 어느 누구에게도 진심 어린 위로나 동정을 받을 수 없었다. 이는 인생에서 중요하고 본질적인 문제를 밀쳐놓은 댓가다. 자신이 살아온 삶이 잘못됐다는 것을 죽음이 코앞에 닥친 후에야 그는 깨닫게 된 것이다. 아마도 죽음이 아니었다면 계속 그런 삶을 이어갔으리라.


나 역시 이반 일리치와 별반 다르지 않아서인지 책을 읽고 나의 삶과 죽음에 대해 깊이 성찰하는 시간을 갖을 수 있었다. 삶의 끝에서 처절하게 외롭지 않으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지금 내가 추구하는 가치들이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인가? 회한 없는 죽음을 맞으려면 어떤 의미를 추구해야 하나? 사실 나는 이미 답을 알고 있다. 단지 언제나 살 것처럼 미루고 있을 뿐.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자!' 그리고 삶의 소중한 것들을 놓치지 말고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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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발견의 힘 - 나를 괴롭히는 감정과 생각에서 벗어나 평온과 행복을 찾는 여정
게일 브레너 지음, 공경희 옮김 / 소소의책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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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발견의 힘>은 우리의 본모습을 발견하게 도와주고 지금 여기에서 있는 그대로 수행하는 방법을 제안해 주는 책이다.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오랜 시간 노력해왔던 저자는 뭔가를 꿈꾸고 노력해야 행복할 수 있다는 '자기계발'이 실제로는 우리의 행복에 전혀 도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자신의 존재를 깨달으면 지금 여기에서 온전한 행복을 누릴 수 있음을 조목조목 알려주고 이해시킨다. 일반적인 심리서와는 달리 영성의 가르침이 주된 내용이고, 일반 심리문제와 연결시켜 고통에 대한 조언을 들려주는 점이 새롭게 다가온다.

나를 발견한다는 것

책은 우리가 '나'라고 믿고 있는 '별개의 분리된 존재'라는 잘못된 관념을 바로잡아야 불행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의 본모습이 이름, 육체, 과거, 감정, 자신과 세상에 대한 믿음을 가진 개인이 아니라 '자각하는 존재'임을 깨달을 때 세상에 집착하지 않고, 통제하지 않고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내적 비판을 자주 한다, 과거에 얽매인다. 초조하고 두렵다. 타인에게 인정받으려 애쓴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습관 속에 살아가고 있다. 이는 생각이 '나' 자신이라고, 머릿속 이야기가 '나'라고 굳게 믿고 있다는 증거다. 이런 잘못된 믿음에 사로잡혀 있으면 우리는 죽는 날까지 불안과 두려움을 달고 살 수밖에 없다.

두려움은 'No'라고 말한다

두려움은 모든 것에 문제를 일으킨다. 평소 불안과 두려움이 많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것이 내 삶을 집어삼키고 있다는 것은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인지하게 됐다. 나는 새로운 경험과 만날 때마다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할 때마다 'no'라고 말한다.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 애쓰는 것이지만 이는 두려움이 나를 지배하는 것이다. 나 자신을 열지 않고 통제함으로써 스스로 자유가 없는, 한계가 있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책은 이렇게 싫은 것은 피하고 좋은 것만 받아들이면 두려움이 바탕에 깔린 삶을 살게 된다고 말하면서 거부했던 것들에도 문을 활짝 열고 받아들이면, 있는 그대로 수용하면 어떤 것에도 두렵거나 불안하지 않고 언제라도 평온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나에게 새롭게 다시 태어날 것을 요구한다.

하루에 서너 차례 이상 멈추고 자각하자.

행동, 계획 세우기, 분석, 걱정, 일을 벌이기를 멈추자.

그런 다음 순간의 경험을 자각하자.

최대한 자주 멈추고 자각하고 신체적인 감각을 환영하자. /p.102

인생에서 'Yes'하기

열어둠 : '난 아무것도 몰라. 난 있는 그대로의 상황에 열려 있어.'

호기심 : 무엇도 당연시하지 않고 질문한다. '지금 내가 경험하는 게 뭐지?'

수용 : '나는 피하거나 방어하거나 통제하려 하지 않고 수용해. 내가 피하거나 방어하거나 통제하면 그것 역시 수용해.'

전념 : '난 습관화의 와중에서 평온과 행복을 발견하려고 전념해'

연민 : '난 자신에게 무한히 친절해'

겸허 : '내가 통제하고 상황을 원하는 대로 만들려는 욕구를 포기해'

하지만 '자각하는 존재', '순수 존재'가 '나'라는 개념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제껏 알던 철학, 신념 체계, 사고 과정을 넘어서야 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해했다 손 치더라도 그것이 계속 생생하게 내 안에 살아있게 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단단히 습관화된 패턴이 풀려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모든 것을 내려놓으려 하고 수용하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만 한다.

책은 그러기 위한 방법으로 거부감이 들 때마다 위의 내용이 내면에 존재하는지 살펴보고, 실천에 옮겨보기를 조언한다. 물론 강력한 습관 때문에 끊임없이 노력해도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테지만 계속 씻어내고 반복해서 그토록 바라는 무한히 평온한 자유로움을 맞이하자.

책은 불행에서 벗어나는 길은 아주 간단하다고 말한다. 고통스러울 때마다 관심을 감정에서 자신에게로 돌리면 된다고.그렇다. 이제 책의 조언대로 관심을 생각에서 몸으로, 자각 자체로 옮기자. 내가 그동안 믿고 있던 나는 없다. 지금 여기, 순수한 평온만이 존재한다!

<자기발견의 힘>은 두려움에서 생긴 감정이 내가 아님을 일깨워 명료한 시각으로 생각에 동요되지 않고 평안하게 여기 머물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자기 계발서의 한계를 인식하고 있다면, 삶과 본성의 조화를 이루고 싶다면 읽어보기를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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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과 별이 만날 때
글렌디 벤더라 지음, 한원희 옮김 / 걷는나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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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간에 대한 아름다운 이야기. 우리는 때때로 삶에 빛을 비춰줄 별을 바라봐야 한다." / 뉴욕 저널 오브 북스. 추천사 중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해 주고 공감해 주며 감정을 회복해나가는 이야기 <숲과 별이 만날 때>.

'아마존 작가 랭킹 1위, 해리 포터 시리즈의 조앤 롤링을 제친 무서운 신인의 등장'이라는 현란한 소개 글에 이끌려 읽게 된 책이지만,

기대 이상의 감동과 따뜻한 공감을 느낄 수 있었던 후회 없는 힐링 독서였다.

"다섯 개의 기적을 보기 전까지 지구에 머물러야 해."

"어떤 기적?"

"어떤 거든 상관없어." "언니도 기적이고 저 강아지도 기적이야, 난 지금 새로운 세상에 왔어." /p.15

책은 도입부부터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주인공 '조'는 암으로 엄마를 잃고 자신 역시 암에 걸려 힘든 시간을 보낸 후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조류연구를 위해 숲에서 지내게 되는데 어느 날 집 앞에서 한 소녀를 만난다. 소녀는 자신이 외계인이라 말하며 지구에서 '5개의 기적'을 찾으면 자기 별로 돌아가겠다는 도무지 믿기 힘든 이야기를 하며 조가 부모를 찾아주려 하는 것을 완강히 거부한다. 조는 소녀의 몸에 난 상처와 현실적이지 않은 외계 이야기를 하는 소녀의 태도를 보고 분명 학대 가정에서 도망쳐 나온 거라 추측하고 당분간은 아이를 돌보기로 한다. 조의 이웃인 '게이브'는 우울증으로 세상에 나오지 않고 노모와 함께 농장에서 살고 있는 청년이다. 갑자기 나타난 소녀로 인해 조와 소통하게 되면서 마음의 문을 열고 연인사이로까지 발전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조의 집에 괴한들이 소녀를 죽이러 들이닥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소녀가 왜 집에서 나와 홀로 살게 되었는지, 왜 그토록 자신의 이야기를 숨기려 했는지 하나씩 밝혀지게 된다.

좋은 일이 일어나기 위해서 가끔 나쁜 일도 벌어지는 거야 / p.156

소설은 초반에 외계인이라 말하는 소녀의 등장으로 판타지 장르인 듯 보이지만, 사실은 전혀 다르다. 이 책은 각각의 아픔을 겪은 이들이 서로를 받아들이며 위로하는 연대와 치유의 이야기이다. 암으로 가슴과 난소를 잃게 된 상실감과 암 환자라는 사람들의 편견, 그리고 재발의 위험 등을 겪고 있는 '조', 어머니의 외도로 태어나 가족 간의 갈등으로 힘들어하는 '게이브', 미숙한 부모 사이에 태어나 불행한 사건에 휘말려 도망쳐 나온 아이 '얼사'. 주인공들에게 서로는 병든 몸과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는, 서로를 위해 맞서싸워주는, 세상에서 받은 상처를 치유받을 수 있는 유일한 안식처였다. 소설은 서로가 받은 상처들을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주인공들을 통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아픔을 어떻게 공감 받고 회복해야 할지 생각해보게 해준다.

21세기를 사는 우리들은 누구나 외롭다. 이 외로움에서 벗어나려면 누군가가 필요하다. 비난하지도, 섣불리 충고하지도 않는 누군가가. 그런 누군가가 나부터 되어야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을 편견 없이 바라볼 수 있어야 하고, 깊이 공감할 수 있는 힘을 키워야 하는 이유다.

<숲과 별이 만날 때>는 우리가 가진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선명하게 들려준다. 좋은 사람이 돼서 좋은 사람을 곁에 두었으면 하는 바람을 꿈꾸게 하는 아름다운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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