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말하기 영단어 1000 - 20일 만에 네이티브와 수다 떨 수 있는, 개정판
이시원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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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그렇게 닳도록 외우고 공부했던 문법들은 이미 기억에서 사라진 지 오래고, 갱년기가 시작되면서부터는 그나마 기억하고 있던 단어들조차 가물가물하다. 나름 영어사전도 구입해보고, 따라해볼만 한 영어 어플도 받아봤지만, 작심삼일을 넘기지 못해 이젠 더 이상의 도전이 무의미하게 느껴져 시도조차 하지 않게 되었다.


이런 시점에 만난 이 책은 나같이 영어에 자신이 없는, 영어의 기초가 약한, 영어 실력이 제자리걸음인 사람들이 용기를 내 볼 만해 보인다. 야!나두 할 수 있을 것 같은 '이시원'저자의 책이라 일단 믿음이 가고, 영어를 공부할 때 큰 벽처럼 느껴지는 문법에 대한 내용이 없이 실제로 원어민들이 사용하는 단어와 표현만을 담은 책이라 말그대로 왕초보라도 영어 대화가 가능할 수도 있을 것만 같다.

책은 작지만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 20일동안 공부하는 과정으로 되어 있고,QR을 통해 무료,유료 버전을 골라 강의를 들을 수 있으며 단어와 예문들의 발음도 들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일상생활 핵심문장 200개가 실려 있어 이것만 확실하게 내 것으로 만들면 말문이 트이게 되고, 자신감은 덤으로 주어지니 지속적인 영어 공부가 가능해진다. 여기에 한 주 마다 실력을 확인해볼 수 있도록 주간고사를 제공하고, 기본 동사 100개의 현재, 과거, 과거분사형이 한 눈에 보기 쉽도록 표로 만들어져 있어 기본적으로 필요한 단어들은 다 정리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책의 첫 페이지의 단어는 'talk', 그 다음은 'say'. 처음엔 '너무 기초 아닌가?', '이렇게 쉬운 걸 봐도 원어민과 대화할 수 있을까?'같은 의구심이 들기도 했지만 몇 장 넘어가자 기우였음을 바로 깨달았다. 쉬운 단어가 합해져 문장을 이루면 바로 헤매고 마니 나에겐 이 책이 안성맞춤인 것이다. 기본 단어를 이해하고 핵심문장으로 개념을 잡는 방식이라 제대로 알고 넘어갈 수 있고, 자연스럽게 내 것으로 소화될 것 같은 잘 정리된 영어 교재라 생각된다.


영어공부를 가볍게 시작해보고 싶다면, 용기가 저절로 생기는 이 책을 추천드린다. 가볍지만 여러번 반복하면 분명 내 것이 될 수 있을 것이니 새롭게 시작해보길 바란다.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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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 알베르 카뮈 소설 전집 2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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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는 1940년대 알제리의 평범한 해안도시 오랑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 별다를 것 없는 도시에 전염병인 페스트가 발생하고, 점점 더 창궐하는 가운데 도시는 폐쇄된다. 이 과정에서 소설의 주인공인 리유와 여러 등장인물들은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드러낸다. 이처럼 줄거리는 단순하지만, 카뮈의 실존주의 철학은 그 안에 구체적이고 분명하게 드러나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자유롭다고 믿고 있었지만

재앙이 존재하는 한

그 누구도 결코 자유로울 수는 없는 것이다.

<페스트> p062



책에는 여러 인물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페스트와 맞서 싸운다. 주인공 리유는 의사로서, 자기가 맡은 직분을 성실히 완수한다. 재앙과 싸우는 가장 일반적이면서도 최선이라 할 수 있는 선택이다. 우연히 도시에 들어온 이방인 랑베르 기자는 연인에게도 돌아가려고 한다. 이 재앙이 자신과는 무관하다고 확신하기 때문에 행복을 찾아 도피를 선택한다. 또 다른 이방인 타루는 자신의 신념인 선을 위해 보건대를 만들어 재앙에 반항한다. 이밖에도 신이 행하는 일에 맞서지 않겠다며 침묵을 택하는 파늘루 신부, 재앙을 이용해 이득을 보고 재앙이 끝나지 않길 바라는 코타루 등 재앙에 대응하는 각기 다른 방식들이 제시된다.



나는 늘 이 도시와 남이고 여러분과는 아무 상관도 없다고 생각해왔어요.

그러나 이제 볼 대로 다 보고 나니,

내가 원하건 원하지 않건 간에 나도 이곳 사람이라는 것을 알겠어요.

이 사건은 우리 모두에게 관련된 것입니다.

<페스트> p304



하지만 재앙이 절정에 달하면서 등장인물 중 행복을 찾아 도피를 선택한 랑베르 기자는 그 행복의 실현이 바로 눈앞에 다가왔을 때 돌연 태도를 바꾼다. '혼자만 행복하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재앙은 모든 사람에게 다 관계가 있기 때문에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는 인식은 잘못된 것임을 알게된 것이다. 이렇게 책은 인간은 부조리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수용자이지만, 인간으로서 존재가치를 잃지 않으려면 행동해야만 한다고 말하고 있다. 개인적인 고통이 있더라도 자기 자리를 지키면서 치열하게 살아내야 한다고 말이다.



알베르 카뮈는 이 작품에서 인간은 너무나 취약하기에 이해할 수 없는 재앙 앞에서 '왜?'라는 질문에 답할 수 없고, 어떻게 실존을 유지해야 할까?에 답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의 삶은 예측할 수 없고, 통제가능하지 않는, '부조리'한 삶이다. 따라서 '왜 이런 일이 나에게?'같은 질문은 맞지 않는 것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실존 그 자체를 받아들이는 것, 그리고 성실하게 삶을 살아내는 것이다.

<페스트>는 우리에게 부정속에도 희망이 있음을 알려주는, 지금을 어떻게 살아내야 하는지 생각해보게 하는 꼭 읽어봐야 하는 고전중의 고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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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 - 카를로 로벨리의 기묘하고 아름다운 양자 물리학
카를로 로벨리 지음, 김정훈 옮김, 이중원 감수 / 쌤앤파커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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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망설임없이 양자 물리학에 관한 책을 선택한 이유는 과학에 대한 호기심이나 관심 때문이 아니라 심리적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함이다. '나'라는 존재가 무상하다는, 절대적이지 않다는 깨달음이 위안의 방편이 아닌 과학적으로 입증된 이론임을 분명히 하고 싶어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불교철학이 말하는 공사상을, 이 세계가 환영이라는 사실과 공명한다. 양자 세계를 통해 존재의 부재를, 궁극적 실재의 공함을 보여주고 있다. 과학에 익숙하지 않은 내가 어느정도 납득할 수 있을 만큼 양자역학을 쉽게 설명하고 있고, 나의 본질, 세상의 본질에 대하여 그 어느책보다 친절하게 이해시킨다. 세상은 고전 물리학이 설명하던 그런 게 아니었다. 개념적 명료함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세계는 불연속적인 사건들과 상호작용이 드문드문 흩어져 있는, 미래가 현재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 불확정성의 세계인 것이다.



양자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양자에 대한 추상적인 설명만이 있을 뿐이다.

물리학의 임무가 자연이 어떠한지 기술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물리학은 자연에 대해 우리가 무엇을 말할 수 있는지를 다룰 뿐이다.

<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 p055



책은 이 세계가 정해진 실재가 없다는, 무엇이 있는지 알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우리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 우리가 하는 모든 경험들, 그리고 의식의 본질까지 실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오직 '관찰'할 때에만 이야기가 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관찰하는 '나'도 관찰될 수 있는, 그저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도 명료하게 밝힌다. 좀 더 풀어 말하면 나무, 돌, 꽃, 가족, 학교, 나라.. 즉, 대상은 개별적 속성을 가지지 않는다. 두 대상과의 상호작용속에서만 존재한다. 이것이 우리의 세상을 설명하는 최선이라고 책은 말한다. 대상이 상호작용을 하지 않을 때에도 속성을 갖는다는 믿음은 틀린 것이다. 한마디로 모든 대상은 관계적이라는 것! 이 세상에 절대적인 속성을 지닌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양자론이 말하는 사실을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인지하지 못한다. 세상은 늘 확정된 모습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흔들리고 요동치는 양자 세계의 무수히 많은 불연속적인 변수들은 연속적이고 잘 정의되어 매끈하게 보여진다. 그렇기에 양자적 세계와 일상적 경험은 양립할 수 있는 것이다. 아무튼 이 책을 통해 우리 머릿속의 세상과 실재 사이에는 엄청난 간극이 있음이 확실해졌다. '나'라는 존재도 자연의 일부일 뿐, 서로 연결된 현상들의 집합일 뿐, '나'라는 독립적인 존재는 없다.



실재의 모습에 대한 우리의 편견은 경험의 결과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경험은 제한되어 있죠.

과거에 우리가 해왔던 일반화를 절대적 진리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p163



<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은 절대적인 세상같은 건 없다고, 우리가 사는 세상에 사실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맞다. 이 세상은 환영이다. 내가 관찰할 때, 개입하고 상호작용할 때 세상은 만들어진다. 때문에 지금껏 믿어 왔던 세계관과 작별을 고해야 한다. 그래야 가볍게, 소중하게 지금을 살아갈 수 있다. 내가 보고 경험하는 모든 것들은 일시적인 이미지일 뿐, 그 너머에 아무것도 없기에.

정말 탁월한 책이다. 오랜만에 곁에 두고 읽고 싶은 책을 만났다. 과학과 철학을 함께 아우르는 존재의 사유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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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스쿨 기초영어법 - 18년 노하우를 담아낸 시원스쿨 영어 완결판 시원스쿨 기초 영어법
이시원.시원스쿨어학연구소 지음 / 에스제이더블유인터내셔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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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한 영어는 아니더라도 기초적인 의사소통은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는 오랜 바람일 뿐 실현되지는 않았다. 변명을 하자면 막상 배운다고 해도 써먹지 않아 내 것이 되지 못하고 휘발될 것 같았고, 써먹을 기회가 있어도 워낙 수줍어하는 성격이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할 것 같다보니 영어공부는 희망사항일 뿐 실천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다시한번 용기를 내 볼 기회가 생겼다. <시원스쿨 기초영어법>이란 책을 만난 것이다. 영어를 잘하면 세상이 달라진다고 자신하는 이 책은 영어가 안되는 이유가 매일 쓰는 단어, 영어의 기본 골조를 모르기 때문이며 기초를 대충하고 넘어갔기 때문이라고 말하면서 이 책 한 권으로 시작한다면 분명 가능하다고 단언한다. 정말 그럴까?하는 호기심과 기대를 안고 책을 펼쳤다.





 

영어공부를 했던 게 까마득한 과거인 내가 보기에도 책은 기초적인 내용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 7주동안 단계별로 공부할 수 있도록 짜여 있으며 배운 것을 반복, 활용할 수 있도록 확인 기회도 제공되어 있어 저절로 뇌가 기억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나 같은 왕초보도 용기내어 볼 만한 교재인 것 같아 내가 바라는 기초적인 의사소통은 어쩌면 가능하지 않을까하는 희망도 슬그머니 가져보게 된다.




 

이 책을 활용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영어학습의 효율성을 극대화되도록 짜여 있어서 7주간 차근차근 따라하기만 하면 된다. 주제에 따라 핵심내용을 배우고 꼭 필요한 단어를 익히며 예문을 통해 익숙해지면 연습문제로 확인 후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코스다. 하지만 아무리 잘 만들어진 교재도 따라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그동안 쭉 그랬듯이. 이번엔 마스터하겠다는 거창한 계획이 아닌 한번은 따라해보겠다는 각오로 꾸준히 따라가볼 생각이다. 또한번의 후회와 아쉬움을 남기지 않기위해 다짐으로 끝나지 않기를.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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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섬세함 - 이석원 에세이
이석원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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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선택하는 기준이 달라졌다. 전에는 남들이 많이 읽는 책, 필독도서라든가 베스트셀러들을 주로 읽었다. 지금은 그 경험을 통해 책에 대한 나만의 취향이 생겼고, 나아가 나를 부르는, 꼭 읽어달라고 말하는 책을 발견할 수 있게 됐다. <어떤 섬세함>은 그런 끌림으로 읽게 된 책이다.


<보통의 존재>로 유명한 이석원 작가에 대하여 달리 아는 바가 없다. 그래도 책은 전혀 낯설지가 않았고 스스럼없이 다가왔다. 그가 들려주는 일상의 경험담과 사색들은 무척이나 현실감있게 느껴졌고, 어떤 에피소드는 내 마음을 꿰뚫는 것 같기도 했다. 섬세한 태도로 '너만 그런 거 아니야'라고 조용히 이해해 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읽는 내내 따뜻했다.


남의 하소연을 함부로 징징댐으로 치부하지 않는 태도를 갖는 것.

남들과 대화할 때는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골고루 시선을 주는 것.

누군가 아파 쓰러지면 무작정 일으켜 세울 게 아니라

그 사람의 상태를 봐가면서 그에게 필요한 도움을 주는 것.

<어떤 섬세함> p097


이 에세이의 주된 내용은 '타인을 바라보는 태도'에 관한 것이다. 요즘 세상은 저마다 자기 목소리만 높일 뿐 남의 말은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나만 억울하고, 나만 힘들고, 나만 잘 돼야 한다. 그뿐 아니다. 진지함을 폄하하고, 앞서간 사람은 쉽게 꼰대라 치부되고, 존중없는 직설화법을 쿨하다고 하며 이에 서운해하면 소심한 사람으로 간주된다. 한마디로 상대를 이해하려는 마음없이 오로지 자기의 존재만 드러내니 소통은 없고 주장만 있다.


책은 타인을 함부로 규정하지 않고 이면을 바라볼 줄 아는 시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세상에 착하기만 하거나 나쁘기만 한 사람은 없기에 한쪽면을 본 것으로 누군가의 성품을 단정짓는 건 어리석은 짓이라고 일상의 경험담과 함께 들려준다. 하지만 사람이 입체적인 존재라는 것을 알면서도, 나 역시 단정적으로 평가되고 싶지 않으면서도, 타인에 대해서는 즉각 편견과 선입견이 작동한다. 그래서 나와 결이 다르거나 내 기준에 용납되지 않으면 가차없이 '손절'처리하고 만다. 차라리 홀로 섬에 살지언정 다른 사람을 참아내는 건 내겐 견디기 힘든 일이기 때문에.


저자는 이런 나와 비슷한 면을 갖고 있지만 조금은 다른 태도로 세상을 보려고 한다. 따뜻하고 사려 깊은 시선으로 타인을 보려고 애쓴다. 타인을 미워하고 경계할수록 나만 힘드니 마음이 편해지려면 너그러운 태도로 타인을 바라봐야 한다고. 결국 누굴 이해한다는 건 상대를 위한 게 아니라 나를 위한 일이기에. 하긴 오늘도 나는 어떤 무례한 사람때문에 종일 마음이 불편했다. 존중과 배려없이 자기중심적인 사람은 정말 참기가 힘들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 사람의 언어습관이 그런 것일 뿐, 나를 기분 나쁘게 하려는 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니 조금은 마음이 편해진다. 이게 작가가 말하는 '이해의 위력'이겠지.


서로의 온도 차를 없앨 순 없지만 줄여나갈 수는 있을 것이다. 상대를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살기 위해, 아주 작은 구석이라도 이해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좀 더 세상을 잘 버틸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다. 차분하고 섬세한 위로가 필요한 독자들에게 일독을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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