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라디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 까치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주위의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하는 이들 중을 살펴보면 두개의 그룹으로 나눠지는 것을 알았다. 그의 단편/에세이를 좋아하는 이와 그의 장편소설을 좋아하는 이로 말이다. 나같은 경우엔 처음엔 그의 발랄하고 특이한 단편이나 에세이를 주로 읽고 좋아했으나 지금의 기호는 장편소설이다. 상실의 시대, 태엽 감는 새, 세상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등을 줄곧 몇 번씩 읽어 왔다. 그러다가 오랜만에 그의 단편 모음집-정확히 말하자면 잡지에 매주 일주일에 한 번 일년동안 기고한 글들이다-을 기회가 닿아 읽게 되었다.

성향이 완전히 장편쪽으로 넘어갔는지 그리 재밌다고 여겨지지는 않았다. 적어도 나에겐 어떤 책을 읽기 전 '아 이제 책을 읽는구나, 그럼 어디 한 번 읽어볼까' 하는 준비의식이란게 존재해 왔다. 하지만 이 책은 그렇지가 않았다. 꼭 맥주 마실 때 옆에 놓고 먹는 '프링글스' 만큼의 존재감이어서 그런 크게 한숨 들이마시면서 행하는 준비의식이란 게 생기지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이 단편들 속에서 푸른 지중해를 헤엄쳐 나가는 돌고래같은 발랄함과 유쾌함을 보여 주고 있다.-결론은 이 책은 나 같은 이의 혹평을 받을만한 책이 아니라는 것에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래된 정원 - 상
황석영 지음 / 창비 / 200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차 창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약간은 눅눅한 공기가 맴도는 무궁화호 일반석에서 나는 이 책을 읽었더랬다.- 상,하권 두권짜리 책인데 기차에 올라탈 때 가방 속에는 상권 밖에 없었다. 결국 꽉 막힌 기차 속에서 하권을 읽지 못해 애간장이 탈 정도였다.- 자신있게 단언하건데 이 소설을 읽는 준비된 최고의 장소는 비오는날 기차 안이 아닌가 싶다. 지독히도 절절한 사랑이야기에 너무나도 가슴이 아프고 속이 시린 이야기이기에 비오는날이라면 더욱 더 몰입할 수가 있다. 게다가 그 가슴시림에 더 이상 책을 읽어나가지 못할 정도가 되면 고개를 들어 창 너머로 비가 내리고 있는 풍경을 보라.

현우-남자 주인공-가 교도소에서 오랜 형을 마치고 출감하는 내용부터 이 소설을 시작한다. 그리고 과거를 회상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상권은 주로 '현우'의 이야기이고 하권은 여자주인공-이름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의 이야기이다. 같은 제목을 달고 있는 소설이지만 상권이 나은 거 같다. 좀 더 개인적인 생각을 말한다면 상권만으로 마무리를 지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하권은 상권의 감동을 좀 덜게 만든다-

하지만 이 소설은 내가 읽은 최고의 소설이다. 가슴 저미는 사랑도 이야기도 있고 그리고 황석영님의 다른 소설에서도 볼 수 있는 특유의 사회비판적 요소도 있다. 암튼 이 책을 읽고 나는 황석영님의 팬이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7막 7장
홍정욱 지음 / 삼성 / 199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참 오래전에 이 책을 읽었다. 그리고 큰 충격을 받았던 거 같다. 그렇게 나이차가 많이 나는 것도 아닌 한 사람은 미국에서 초슈퍼엘리트의 길을 걸어가고 있고 나는 이 좁다란 땅덩이 안에서 이리 부대끼고 저리 부대끼고 시간을 소모해가고 있으니말이다. 하지만 이런 자괴감 뒤에 찾아온 것은 나도 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조그만 희망과 나라고 못할게 뭐가 있냐는 식이 오기였다.-물론 지금 달라진 것 하나도 없지만 말이다-

라이언-주인공인 홍정욱씨-이 미국에 유학간 초창기에 남들이 다들 잠든 새벽 1시까지 화장실 변기에 쪼그려 공부했다는 사실이 기억에 남는다.-그 노력과 집념은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니지 않는가?- 어린 나이에 미국으로 건너가 세계의 엘리트들과 경쟁하며 성공한 홍정욱씨의 이야기를 읽은 대부분의 독자들 역시 나처럼 희망과 오기를 가지지 않았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타는 여인 -상
김성종 지음 / 추리문학사 / 199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한국추리소설을 처음 읽어 보았다. 셜록 홈즈, 대쉴 해미트, 레이먼드 챈들러 등은 약간 읽어보았지만 한국작가는 처음인 것이다. 이 책 <불타는 여인>의 작가 김성종님의 이름은 많이 들어 보았다. 아마도 애거사 크리스티나 시드니 셀던처럼 다작의 작가가 아닌가 싶다.-그의 이름으로 검색해보면 엄청 많이 나온다-

암튼 짧지 않은 분량에서 어느정도 재미는 보장해주고 있다. AIDS 란 무서운 질병을 소재로 끝까지 쉽게 찾아낼수 없는 범인과 그리고 숨겨진 음모와 모략, 또한 필립 말로우나 샘 스페이드같은 주인공 마형사와 남형사가 사건을 조금씩 조금씩 헤쳐 나간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이 책의 주인공인 두 형사의 캐릭터 생명력이 조금 떨어진다는 점에 있다. 셜록 홈즈, 필립 말로우, 샘 스페이드, 루 아처 등 외국추리소설의 주인공들에 비해 캐릭터가 너무 평범하지 않은가 싶다. 음 그런데 처음으로 읽은 우리나라 추리소설인데 흡사 '경찰청 사람들'을 보는듯한 기분이 드는 것은 왜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마인 이야기 2 - 한니발 전쟁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2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199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금까지 10권까지 나온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중 가장 재미있게 본 책을 꼽으라면 주저없이 2권 '한니발 전쟁'을 선택하고 싶다.-1권(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도 강추-

이 책을 읽기 전엔 로마와 카르타고의 전쟁에 관한 사전지식으로는 학교 세계사 수업시간에 들었던 게 전부였다. 그런데 이 책은 거의 한권 통째로를 로마와 카르타의 지중해 패권 싸움-그리고 한니발 전쟁-에 설명해주고 있다.

내내 책을 읽는 동안 그리고 다 읽고 난 다음에도 줄곧 가진 생각은 한니발이 전쟁에서 승리했더라면 이였다.-물론 절대 변할수 없는 역사이고 만약에 그랬더라도 지금의 역사는 많이 변했겠지만서도- 아마도 책에서 묘사된 한니발의 캐릭터 때문이 아니었는가 싶다.

그리고 이책을 읽고 나서 놀란 게 있는데 한니발 전쟁이 단기간에 일어난 전쟁이 아니라 아주 오랫동안 일어났던 전쟁이라는 거다.-그리고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고대와 중세의 전쟁은 현대전과 달리 오랫동안 전쟁을 치루어왔다는 걸(백년전쟁이 그러하듯),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서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