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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라디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 까치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주위의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하는 이들 중을 살펴보면 두개의 그룹으로 나눠지는 것을 알았다. 그의 단편/에세이를 좋아하는 이와 그의 장편소설을 좋아하는 이로 말이다. 나같은 경우엔 처음엔 그의 발랄하고 특이한 단편이나 에세이를 주로 읽고 좋아했으나 지금의 기호는 장편소설이다. 상실의 시대, 태엽 감는 새, 세상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등을 줄곧 몇 번씩 읽어 왔다. 그러다가 오랜만에 그의 단편 모음집-정확히 말하자면 잡지에 매주 일주일에 한 번 일년동안 기고한 글들이다-을 기회가 닿아 읽게 되었다.
성향이 완전히 장편쪽으로 넘어갔는지 그리 재밌다고 여겨지지는 않았다. 적어도 나에겐 어떤 책을 읽기 전 '아 이제 책을 읽는구나, 그럼 어디 한 번 읽어볼까' 하는 준비의식이란게 존재해 왔다. 하지만 이 책은 그렇지가 않았다. 꼭 맥주 마실 때 옆에 놓고 먹는 '프링글스' 만큼의 존재감이어서 그런 크게 한숨 들이마시면서 행하는 준비의식이란 게 생기지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이 단편들 속에서 푸른 지중해를 헤엄쳐 나가는 돌고래같은 발랄함과 유쾌함을 보여 주고 있다.-결론은 이 책은 나 같은 이의 혹평을 받을만한 책이 아니라는 것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