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타자
엠마누엘 레비나스 지음, 강영안 옮김 / 문예출판사 / 199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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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레비나스가 이야기하는 ‘타자‘는 공감 능력이나 피해자와의 연대 따위가 아니다. 물론 그런 것도 중요하지만 레비나스는 그보다 더 심층으로 들어간다. 내 앞에 다른 존재의 시간이 현전하는 기적을 이야기한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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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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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강 소설 중에서 이 정도면 태작이다. 역사적 비극을 다뤘다는 것 때문에, 그 사건에 대해 정치적으로 올곧은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과대평가된 면이 크다. 유의미하긴 하나, 문학의 정치적 발언에서 새 지평을 연 수준은 못 되어 아쉽다. 전처럼 더 질기고 더 미적으로 쓰는 한강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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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뢰딩거의 아이들
최의택 지음 / 아작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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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포함해 문화와 예술에서 도덕적 선은 병폐에 가까우리만치 어려운 한계선이다. 사회적으로 있어선 안 될 범죄를 옹호해야 한다는 것도 아니고, 도덕을 가르치기 위한 교과서처럼 쓰여야 한다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도덕적 선을 사용하는 건 일종의 답정너 같은 결과를 불러일으킨다. 그것 하나로 다른 요소들에 관해서는 현격히 나태해지고 불성실해지는 경우 특히 그렇다. 올바른 얘기를 꺼냈으니 장땡이라는 식의 함정, 자가당착에 빠지니까.
이 소설은 장애를 소재로 가상공간에서의 청소년 활극에 가까운 이야기를 담았다. 규모는 소박하지만 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못해 노골적이다. 심지어 교과서적으로 계도하려는 태도가 너무 드러나서 고루하다는 아쉬움이 있다. 정치적으로 올바르기 때문에 문제라는 게 아니다. 그걸 게으른 방식으로, 무책임하게 방만한 결과로 성취하려 했기 때문에 문제라는 거다. 정치적 올바름이 소설 속에, 문학 속에 들어올 때, 그것은 더 이상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게 된다. 오히려 정치적 올바름을 모욕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작품이 장애를 다루었다고, 정치적으로 올바른 주제를 담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좋다고 찬양되는 건 어불성설이다. 문학은 언어예술인 만큼 문장이 기본적인 토대여야 한다. 서사는 단지 이야기를 늘어놓기 위해서가 아니라 구성적으로 실현되어야 한다. 미적으로, 하다못해 오락적으로라도 성취해야 한다. 이 소설은 둘 다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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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 일러스트 특별판 - 반지 원정대 + 두 개의 탑 + 왕의 귀환 톨킨 문학선
존 로날드 로웰 톨킨 지음, 김보원 외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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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는 반가움, 만족스러운 질, 채워지는 행복감. 다소간의 아쉬움은 언제나 있으니 주어진 것을 누리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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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데거, 제자들 그리고 나치 - 아렌트, 뢰비트, 요나스, 마르쿠제가 바라본 하이데거
리처드 월린 지음, 서영화 옮김 /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경희대학교출판부)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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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데거가 나치에 참여했으니 철학사에서 지워야 한다는 충동적인 선동이 얼마나 폭력적인지를 잘 보여준다. 즉, 하이데거의 철학을 연구하면서, 동시에 그의 생애 모순과 잘잘못들을 전부 들여다 봐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하이데거를 옹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비판적으로 수용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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