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그렇게나 많은 사랑을 가진 사람이라면서 왜 나를 좋아해주진 않지? 의아해하며, 하지만 전혀 지친 내색 없이, 마음만 털리고 재수도 털리고 몸은 잘 안 털리는 나날 속에서 그 이유를 어떤 날에는 내 몸 - 충분한 발기, 균형 잡힌 몸매, 매끈한 등과 종기, 튼살, 착색 없는 피부, 가 내겐 없지 - 에서 어떤 날에는 내 성격과 행동 - 지나침, 과민함, 사랑이 없어도 의미만 있다면 지속하는 맛도 멋도 없는 짓 - 에서 찾아냈는데 이러는 것도 지친다 이제는 정말 지친다, 사랑하는 건 지친다 이제 끊겠다, 하며 특별한 계기랄 것도 없이 그냥 한순간에 그만둬버렸다. 내가 사랑만 하지 않으면 얻을 것은 너무 많다 비약적으로 내 삶은 윤택해질 것이다 그러니 끊는다 끊었다 정말, 하던 시기에 나를 사랑해주는 형을 만났고 보름 만에 연락이 끊겼지. 그래서 또 끝이라고 생각했다.


<여름, 스피드> 중 ‘라스트 러브 송‘


늦여름 즈음 잡았던 책이 도통 진도가 나가지 않더니만
이 책의 찌질한 수다의 끈적함은(각각 명사로 바꿔도 될 듯 ㅋ) 차고 건조한 겨울쯤에야 견딜 수 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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