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판형이라 쉬이 들고 다니며 훅 읽긴 했다만 남은 찝찝함은 묵직하다.

쫓겨온 자, 남은 자, 떠난 자, 남겨진 자 각자의 비릿한 인생사가 텅 빈 도시에 떠돌고 그들의 죄책감과 분노는 옆 사람에게 쉽사리 전가된다.

‘나‘를 옹호하고 감싸고 위로하는 비겁한 자기변명들에 욕지기를 느끼지만, 내가 무엇이 다른가.
내가 느끼는 이 혐오가 그들이 남에게서 본 혐오, 실은 나 자신에 대한 혐오와 꼭 같은걸.

단지 꾸역꾸역 사람이 너무 많은 도시에 살아 남아 있다는 것이 다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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