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구독해줘 폴앤니나 소설 시리즈 7
김하율 지음 / 폴앤니나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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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구독해줘』

화려한 네온사인과 관광객들의 발걸음으로 분주했었던 쇼핑의 메카 명동, 팬데믹의 영향으로 나날이 공실이 늘어가고 발 디딜 틈 없던 거리엔 정적만이 감돌고 있지만 한때 명동은 쇼핑의 성지로 불릴 만큼 큰 사랑을 받아왔던 공간이다. 새롭게 도약할 날을 기다리고 있는 명동을 배경으로 한 "나를 구독해줘"는 달콤 씁쓸한 청춘의 단면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야만 하는 청년들의 삶을 고스란히 녹여낸 작품이다.

명동의 거리가 눈앞에 있는 듯 생생하게 느껴지는 것이 특징인데 책 마지막장에 있는 작가의 말을 읽어보니 실제 저자의 로드숍 근무 경험 덕분에 그토록 몰입감이 엄청났나 보다. 임대료가 가장 비싼 금싸라기 땅, 명동 코스메로드 속으로 독자분들을 초대한다.

주 고객층이 외국인이다 보니 환영합니다라는 뜻의 "환인꽝린"이라는 인사를 하루를 여는 소민은 페이스페이스 명동 1호점에 근무하고 있는 신입 직원이다. 의지할 곳이 마땅치 않아 오로지 혼자만의 힘으로 삶을 지탱해 가고 있지만 틈틈이 작업 노트도 작성하고 판매왕을 노리며 최선을 다하는 인물이다. 그러던 중 오랜 친구인 하오의 집에 얹혀살게 되고 그의 집에서 발견된 화장품 용기에 이 묘한 동거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는데..

"샤넬의 메이크업 크리에이터들은 샤넬만의 특별한 레드를 찾아 세계 방방곡곡을 다녔다. 그런 탐험은 세계 각 지역 사람들의 생활상을 보고 영감을 받는 계기가 되었다. 샤넬의 메이크업 크리에이터 도미니크 몽크투와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한국을 방문해 서울을 물들였던 붉은 악마의 물결에 큰 감동을 받았다. 그러고는 파리로 돌아와 태극기의 레드컬러와 같은 레드 립스틱을 한정 상품으로 출시했다. 이게 바로 샤넬의 '루즈 드 서울'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나를구독해줘 #김하율 #폴앤니나 #몽실서평단 #몽실북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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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의 인사 폴앤니나 소설 시리즈 8
김서령 지음 / 폴앤니나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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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의 인사』

수정이 전해주는 못다 한 이야기임과 동시에 독자들이 수정에게 건네주는 마지막 인사를 담은 이 책은 단편 [어느 떡볶이 청년의 순정에 대하여]를 경장편으로 엮은 폴앤니나의 여덟 번째 시리즈 소설이다. 그리 두껍지 않은 책이지만 담겨있는 내용이 묵직해 페이지를 넘기기가 쉽지 않았다.

"작게 난 테라스에 앉으면 연정천이 바로 눈앞에서 흐르고, 여름이면 나무들 푸른 이파리가 햇살을 받아 반짝반짝 일렁거려요. 그때가 되면 구름도 얼마나 예쁘다고요. 아주 파란 하늘에 뜬 구름은 가끔 핑크빛으로도 보인다는 거 아세요? 핑크 구름은 정말 귀여워서 흰 뭉게구름 따위 댈 게 아니랍니다."

지극히 평범했던 스물아홉의 수정은 연고지인 부산을 뒤로하고 작고 예쁜 도시 연정시로 이사 오게 되는데 울창한 숲과 잔잔히 흐르는 연정천이 인상적이어서 오밀조밀한 소품들을 좋아하는 수정의 마음을 홀리게 된다. 발이 넓은 과장님의 손에 이끌려 연정의 이곳저곳을 누비게 되고 덕분에 수정은 낯선 도시에 차츰 적응해 나가는 모습을 보이지만 평범하디 평범한 수정의 삶은 떡볶이집 사장의 순정이라 포장된 그릇된 집착 아래에 쓸쓸히 져버리고 만다.

엄연한 피해자임에도 수정을 향해 쏟아지는 시선과 가해자를 향한 동정 여론, 작별 인사조차 제대로 전하지 못한 수정을 두 번 울게 만들지만 독자의 작은 위로와 함께 비로소 수정의 인사는 마침표를 찍게 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수정의인사 #김서령 #폴앤니나 #몽실서평단 #몽실북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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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이렇게 죽을 것이다 - 언젠가는 떠나야 할, 인생의 마지막 여행이 될 죽음에 대한 첫 안내서
백승철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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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이렇게 죽을 것이다.』

"네가 태어날 때 너는 울었고 세상은 기뻐했다.
네가 죽을 때 세상은 울고 너는 기뻐할 수 있는 삶을 살아라.
- 나바호 인디언의 메멘토 모리 中"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코끝이 시큰해져오지만 생의 짧은 여행을 끝마치고 우리는 모두 언젠가 세상과의 이별을 해야 하는 순간이 반드시 찾아오기에 마냥 두려운 존재로 인식해 쉬쉬하는 것이 아닌, 죽음이란 존재를 오롯이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만 한다. 인간은 겪어보지 않은 미지의 세계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지니기에 이 같은 공포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데 웰다잉을 준비하는 첫 번째 단계로 "당신은 이렇게 죽을 것이다" 책과 함께 사유의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빛이 있기에 어둠이 존재하듯 삶과 죽음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어쩌면 영면 그 이후의 공허함은 오로지 산사람들의 몫으로 되돌아갈 수도 있지만 예고 없이 찾아온 이별은 양쪽을 모두 혼란스럽게 만들기에 그러한 당혹감을 줄여보고자 이 같은 정의를 재정립하고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풀어내 조금 더 평온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해 보자는 것이다.

"주사를 맞기 전에 두려움에 떨며 울던 아이가 바늘로 찔리는 주사가 아니라 입에 사탕을 넣어주는 것이라면 울지 않아도 됐을 것입니다. 죽음의 순간은 이제껏 먹어보지 못한 가장 달콤한 사탕을 입에 무는 순간일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 몸은 울면서 태어나서 웃으면서 죽을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을지 모릅니다."

여러 가지 생각도 겹치고 프롤로그를 펼친 순간부터 왠지 모를 눈물이 퐁퐁 흘러 페이지를 넘기기 쉽지 않았지만 끝끝내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 든 생각은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해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죽음을 이야기하는 책에 든 생각이 오롯한 삶에 대한 정의라니. 참으로 역설적이지만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한꺼풀 벗겨냈으니 인생의 마지막 여정을 향해 나아가는 이 길에 후회가 남지 않게 온 마음을 쏟아내 보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당신은이렇게죽을것이다 #백승철 #쌤앤파커스 #죽음에대하여 #책추천 #인문서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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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터 아이 - A child born with algorithms=Test Ⅰ
김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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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테스터 아이』

그리움의 존재를 증강현실로나마 다시 만날 수 있다면 그 애틋함은 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엄마를 닮은 붉고 긴 머리칼과 주인공인 동성을 빼닮은 길쭉한 팔다리를 지녔던 아이, 그의 실수로 아이를 떠나보내야만 했지만 친구 규석의 부탁으로 테스트를 실행하던 중 42인치 모니터 속에 담긴 AI 프로그램으로 실현된 "아이"를 만나게 되고, 처음 만난 동성을 스스럼없이 아빠라고 부르는 아이에게 그는 마음을 열어가게 된다.

동성과 에이미의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새롭게 태어난 존재로 보이는 아이는 동성을 혼란스럽게 하지만 줄곧 꿈속에서만 그려왔던 그의 아이를 쏙 빼닮은 I의 모습은 그를 뭉클하게 만드는데 하나의 시뮬레이션이었을 뿐이었던 아이의 데이터가 전부 삭제될 위기에 처하게 되고 두 번의 이별을 겪고 싶지 않은 동성은 결단을 내리게 된다.

"동성은 미소 지었다. 동성이 자신의 가장 깊은 곳에 숨겨놨던 감정을 아이가 저 하늘 멀리 풀어버렸기 때문이었다. 아이는 이번엔 그저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가상 좌표로 모든 데이터와 리소스 또 코드들을 이동시켜, 프로그램적인 실재로서 동성의 감정을 날아다녔다."

재잘대는 목소리로 아빠의 세계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프로그램 아이의 모습은 인간과 로봇의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는 이론을 입증이라도 하듯 뭉클함을 더해주었다. SF 소설이지만 감동과 부성애가 곁들여져 사랑에 대한 정의를 재정립하게 만들어주는 이 책 "테스터 아이"는 저자의 젊은 감각으로 쓰여져 신선함을 뽐내고 있다. 가깝고도 먼 미래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상상해 볼 수 있어 즐거움이 가득한 책이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테스터아이 #김윤 #팩토리나인 #쌤앤파커스 #SF소설 #소설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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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3 : 송 과장 편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3
송희구 지음 / 서삼독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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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김부장이야기3

재밌다고 입소문 난 바로 그 책
커뮤니티 조회수만 1000만에 빛나는 화제의 베스트셀러
실화를 바탕으로 해 소설임에도 생동감이 느껴지는 이야기
경제적 자유를 꿈꾸는 이들에게 귀감이 되어줄 자기계발서

경쟁에 치이고 투자에 눈물짓지만 극복해 내고 마는 조금은 꼰대끼가 넘치는 김 부장의 이야기를 담은 1권 "김 부장 편"을 시작으로 MZ 세대의 현실판 미생과 내 집 마련의 꿈 이야기를 담은 2권 "정 대리, 권 사원 편"까지 폭발적인 사랑을 받은 김 부장 이야기는 베일에 싸여 있던 투자의 신 송 과장의 이야기 3권 "송과장 편"을 마무리로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된다.

이른 아침 잠에서 깨어난 송 과장은 시리얼 그릇에 우유를 붓고 뉴스란을 제일 먼저 확인한다. 부지런한 생활습관이 몸에 배 지하철 첫차는 그의 일상이 되었고 일기장에 하루의 계획을 적어본다. 직장인들의 공통된 관심사는 연애와 결혼, 그리고 투자. 일찍이 가정을 꾸린 송 과장은 과거를 회상하며 정 대리의 결혼식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송 과장님은 뭐든 처음부터 다 알고 계신 거 같아서요. 헤헤" 후배의 한마디에 머쓱해진 송 과장은 응어리져있는 기억 하나를 되살려내는데 자존감이 바닥을 쳤던 그 시절 날선 말들에 상처받고 어떤 것 하나 제대로 해내는 게 없다고 생각이 들었던 그때, 송 과장은 자살시도를 하게 된다. 청천벽력같은 소식에 아버지와 함께 정신과로 향하고 뜻밖의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그가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즉, ADHD를 겪고 있었다는 것.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처럼 아버지의 친구가 토지보상으로 60억을 받게 된다는 소식을 들은 그는 속이 쓰려온다. 그리고 그는 목표를 재정립한다. 본인도 60억 보상을 받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부동산 코너에 달려가 고른 책 여덟 권을 다음날 중고책으로 구해와 포스트잇에 용어들을 정리해가며 60억 모으기 구체적 방안을 모색한다.

이직 후 시세 확인차 들른 부동산에서 보상받을만한 땅을 찾고 있다고 패기 넘치는 태도로 부동산 아저씨를 놀라게 만드는 그, 이 사람 뭐하는 사람인가 싶었겠지만 잦은 방문에 중개인의 마음을 열게 되고 언뜻 보이는 명함 너머로 박 사장이라는 직함을 지닌 그분은 식사 자리에서 돼지고기가 잔뜩 깔린 김치찌개는 남다른 풍미를 내듯 남다른 투자가치가 있는 황금 땅이 있다는 소식을 건네오게 되는데..

이토록 간결하고 흡입력 있는 극사실주의 소설을 만나본 게 얼마 만인지 작가님으로 불리기 부끄러워하는 저자이지만 그의 직장 생활을 책 속에 적절히 녹여내 많은 이들의 찬사를 받기에 충분한 책으로 보였다. 픽션과 사실을 넘나드는 이 책은 저자의 이야기, 그리고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 것이다. 소중한 것은 가까이 있다는 저자의 메시지를 꼭 기억하도록 하자.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서울자가에대기업다니는김부장이야기3 #송희구 #서삼독 #쌤앤파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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