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의 인사 폴앤니나 소설 시리즈 8
김서령 지음 / 폴앤니나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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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의 인사』

수정이 전해주는 못다 한 이야기임과 동시에 독자들이 수정에게 건네주는 마지막 인사를 담은 이 책은 단편 [어느 떡볶이 청년의 순정에 대하여]를 경장편으로 엮은 폴앤니나의 여덟 번째 시리즈 소설이다. 그리 두껍지 않은 책이지만 담겨있는 내용이 묵직해 페이지를 넘기기가 쉽지 않았다.

"작게 난 테라스에 앉으면 연정천이 바로 눈앞에서 흐르고, 여름이면 나무들 푸른 이파리가 햇살을 받아 반짝반짝 일렁거려요. 그때가 되면 구름도 얼마나 예쁘다고요. 아주 파란 하늘에 뜬 구름은 가끔 핑크빛으로도 보인다는 거 아세요? 핑크 구름은 정말 귀여워서 흰 뭉게구름 따위 댈 게 아니랍니다."

지극히 평범했던 스물아홉의 수정은 연고지인 부산을 뒤로하고 작고 예쁜 도시 연정시로 이사 오게 되는데 울창한 숲과 잔잔히 흐르는 연정천이 인상적이어서 오밀조밀한 소품들을 좋아하는 수정의 마음을 홀리게 된다. 발이 넓은 과장님의 손에 이끌려 연정의 이곳저곳을 누비게 되고 덕분에 수정은 낯선 도시에 차츰 적응해 나가는 모습을 보이지만 평범하디 평범한 수정의 삶은 떡볶이집 사장의 순정이라 포장된 그릇된 집착 아래에 쓸쓸히 져버리고 만다.

엄연한 피해자임에도 수정을 향해 쏟아지는 시선과 가해자를 향한 동정 여론, 작별 인사조차 제대로 전하지 못한 수정을 두 번 울게 만들지만 독자의 작은 위로와 함께 비로소 수정의 인사는 마침표를 찍게 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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