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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김정현 지음 / 문이당 / 200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나라에 5월 8일에 어버이날이라고 하는 기념일이 있다. 이 날에 많은 효행자와 훌륭한 어버이을 표창을 받는다. 현대인의 효사상이 점차 그 명맥을 잃어 가는 가운데 조금 이나마 전통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고 할수 있겠다.
어버이날은 1973년에 지정되었다. 그런데 한가지 생각해 보고 싶은것이 있다. 왜 그전에는 어머니만을 위한 기념일로만 지정된 것일까?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1956년에 어머니날이 처음으로 지정되었다.
시대를 보니 이유를 깨닳았다. 1956년이라면 6.25전쟁의 휴전이 맺어진지 3년 이후이다. 이 시대 우리나라의 어느 가정이나 할 것 없이 어려웠다. 추위, 배고픔등의 열약한 환경 조건 속에서 아이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부모들은 정말 쉬지 않고 뛰었다.
많은 사람의 인식에 아버지는 원래 안 가정의 가장으로서 그 가정을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그렇지만 이 시대에는 아버지의 힘으로만은 이러한 큰 걸림돌을 비켜갈수는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어머니도 밖으로 나설수 밖에 없었다.
어머니들은 무엇이든 부딪치는 대로 한다.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다. 배고프면 입 벌리고 추우면 춥다고 하는 떼어 놀수 없는 자식들 때문이다. 참 혈육의 정은 떼어 놓기가 힘든것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같이 죽고 같이 살자'는 식의 방식이었다. 이러한 현상을 만든 사회적 모순을 자신의 희생으로 한 가정을 이끌어 가는 어머니의 모습은 우리를 눈물 겹게 한다.
이런 어머니의 희생과 사랑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게 한 작품이 <어머니>라는 작품이다. 그렇지만 작품의 전개과정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예상되는대로 흘러간다. '어머니'라는 소재가 정말 가깝지만 소설화 되기는 어려울것 같은 이유는 너무나 뻔한 이야기만 나올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뻔한 이야기 속에서 얻는 또 다른 감동은 막상 예상했던것 과는 다른 감동을 자아내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이 글에 서희와 준영이라는 인물에 의해서 어머니와 은수와의 관계가 가까워 지는것 같은 느낌이다. 동생을 데리고 오는것도 서희의 도움으로 인해서 해결되고 아침마다 포장마차도 서희와 준영이가 돕는다. 은수가 빨리 어머니에게 다가서지 못하고 제3자에 의해서 어머니와 다가서는것은 왠지 모르게 아쉬움이 남는다. 능동적으로 다가서지 못하고 누군가에 의해 끌려간듯한 모습은 우리 시대의 청소년의 한계를 제시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끔 한다. 성냥개비탑을 한번 생각해 보았다. 성냥개비라는 작은 것으로 쌓아서 탑을 만들었다. 그것이 바로 가족이다. 작은것이 쌓여서 가족이 이루어 진다. 그런데 성냥개비 하나가 부서진다고 해서 탑이 무너지는것이 아니다. 그런데 몇개씩 더 부서지면 결국은 탑 전체가 무너진다.
가족도 마찬가지 인것 같다. 가족이 하는 기능도 성냥개비의 탑을 세우는 성냥개비 만큼 많다. 그러나 이러한 기능이 하나 하나 무너지기 시작하면 결국 가족이 붕괴된다. 탑이 무너 진다면 성냥개비 탑의 어떠한 장식도 그 가치를 얻을수 없다. 가족도 그렇다. 가족이 무너지면 개개인이 무너진다. 정체성을 상실한 방황의 매개체 밖에 될수 없다. 이 소설의 주인공의 은수와 같은 인물이다.
이 소설에서 붕괴된 가족의 과정을 제시하면서 탑의 하나 하나씩의 성냥개비 세우듯이 문제들을 해결해 가면서 아버지와의 재회를 통해 다시 재생된 성냥개비 탑이 탄생한다.
그런데 마지막에 세워진 성냥개비 탑은 처음의 탑과는 다르다.
처음의 탑은 바람이 불면 넘어 갈수 있는 위태로운 탑이지만 마지막의 탑은 단단한 접착제가 붙어졌다. 바로 가족관의 유대관계가 형성된것이다. '비 온뒤에 땅이 굳어 진다' 라는 말이 있듯이 어려움 뒤에 그들은 하나를 이루었다.
나는 현재 고3이고 이 책을 고2 말쯤에 친구에게 빌려봤다. 평소에 소설을 싫어 하던 나였지만 얼마전 나는 이 책을 사서 내 책장에 꼽았다. 충분한 가치가 있고 정말로 눈이 부신 책이었다.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