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토요일
이희우 지음 / 잔(도서출판)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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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설 : 길 위의 토요일



 

  이 책 '길 위의 토요일'은 저자의 자전적인 성장 소설이다. 불행했던 유년 시절의 기억, 그리고 어느 날 보게 된 환영과 환각들, 알게 된 어머니 쪽의 병력, 그리고 저자인 자신의 경험들. 그림을 그렸다던 저자는 이번엔 글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불운한 정신을 지니고 태어나 정상과 비정상 사이에서 방황하는 남자의 고백이라는 문구가 눈길을 끌었다. 책은 누군가에게 고백을 하는 듯한 어조로 조곤조곤 자신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있다.


간혹 조용한 밤을 보낼 수 있을 때조차 좀처럼 잠을 잘 수 없었습니다. 그저 습관대로 잠을 자는 척 누워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밤이 주는 고요함에 숨을 죽인 채 뜬눈으로 새벽을 맞이하곤 했지요. 모두가 잠든 시간 홀로 맞이할 수 있는 새벽, 아버지가 내지르는 소리도 어머니의 다급한 외침도 없는 완전한 혼자로서 누릴 수 있는 그 조용한 새벽은 제게 처음으로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가져다주었습니다. 당시에는 그 외로움이 제게 어떠한 의미인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잠들지 못해 괴로움에 떠는 제게 외로움이라는 감정이 잠시나마 위안이 될 수 있다는 사실만은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 p. 123


  화자는 자신이 예전에 '미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정신병자'. 그리고 '정신병자'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실제로 가지고 있었던 사연을 알리며 자신이 어떤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밝히고, 청자가 처음부터 편견을 가지고 시작하지 않도록 자신이 정신병력을 가지고 정신병원에 입원했다는 것을 뒤늦게 밝힌다. 독자 또한 편견을 갖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설상가상으로 어느 날부턴가 제 몸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이유 없이 킁킁거리는 심장과 잦은 두통, 어지럼증이 그 증상이었지요. 처음에는 이 사실을 숨겼습니다. 어머니에게 저까지 짐이 될 수는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단순한 증상이었던 두근거림이 점차 심해져 심장 부위를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으로 이어지면서 결국 들통 나고 말았습니다. 심한 경우에는 누군가 기다란 창으로 제 가슴을 후벼 파는 듯한 극심한 통증 때문에 가슴을 움켜쥐고 주저 앉기도 했습니다. - p. 127


  눈을 떠보니 정신병원...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서 방황하며 이를 구분하는 잣대에 의문을 제기한다는 점이 참 흥미로웠다. 도입부에서 갑작스러운 주사로 인한 약물 투여로 몽롱해져 정신병원에 수감되는 묘사가 나온다. 예전에 정신병원 수감자들의 이야기들 중 합법적 납치에 관한 글을 본 적이 있는데 그 글이 떠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술집을 드나들며 보내는 밤은 가장 중요한 일과로 자리해 갔습니다. 마치 잠에서 깼을 때 밀려오는 오랜 숙취처럼 삶을 헛되이 흘려보내고 있었지요. 하지만 학교 안에서만큼은 학교 밖 생활과 철저히 구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수업도 게을리하지 않았고요. 하지만 제가 노력하면 할수록, 철저하게 구분 지어 놓고자 했던 삶들로 인하여 취하는 날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외로운 나비들을 외면하고 홀로 날려 보내는 날들이 많아질수록, 저 자신은 여러 조각으로 분리되어 갔습니다. 집 안에서의 나, 학교 안에서의 나, 학교 밖에서의 나, 이상 속에서의 나, 현실 속에서의 나, 태양이 떠 있을 때의 나, 태양이 지고 났을 때의 나...저 자신이 각기 다른 형태로 분리되어 어느 것이 진짜인지 도무지 알 수 없어졌습니다. 그 무렵, 그 정신없는 와중에 제 또래 아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제게도 처음으로, 비록 몇 개월도 안 되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제게도 사랑이 찾아왔습니다. - p. 144


  아주 어렸을 때부터 성인이 된 현재까지의 상황을 현실로 또는 과거로 돌아가며 서술하고 있는 이 작품은 저자가 매일 쓴 일기와 편지, 병원에서 한 치료 프로그램을 통해 쓴 명상록과 자서전을 바탕으로 집필한 저서라고 한다. 때문에 정신병원에서의 생활이나 감정도 상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정신병자라고 분류된 그들은 자신의 눈으로 봤을 때 어떤 사람들이었는지, 자신에게 고독과 외로움이 어떤 느낌이고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었는지에 관한 내용 등을 보여준다.


그때 즈음부터였을 것입니다. 캄캄한 밤이 주는 매력에 사로잡히게 된 것은 말입니다. 학원을 마치고 독서실에서 공부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기껏해야 걸어서 30분 정도 밖에 안 되는 짧은 거리였지만, 제게 유일하게 허락된 혼자인 시간이었습니다. 밤의 어둠이 주는 적막 그리고 찾아오는 외로움. 그것은 달과 같아서 홀로 빛나도 쓸쓸하지 않은 유일한 것이자 어둠이 있기에 더욱 빛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 속에서 저는 온전한 정신으로 숨 쉴 수 있었고, 세상은 참으로 온전한 것이 아닐 수 없었지요. 들리지 않았던 고요함이 제 귓가에서 노래 불렀고, 만질 수 없었던 평온함을 가득 품을 수 있었습니다. 멀리 반짝이는 우주를 내다볼 수 있는 두 눈을 가진 듯했습니다. 그러자 왜 더 일찍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괴로워했던걸까. 어째서 진정한 외로움은 이제야 나를 찾아온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너무도 헛되이 보낸 시간들이 후회가 되더군요. 그래도 아무 상관 없었습니다. 더 이상은 그럴 일이 없을 것이기에 괜찮았습니다. 밤이 계속되는 한 저는 영원히 자유로울 수 있었으니까요.  - p. 166


  책은 자신의 감정과 상황에 대해 자세하게 말하고 있지만 이 안에서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지는 모호하다. 다만 화자는 끊임없이 위안을 찾아 헤멘다. 언제는 사랑이었고 언제는 고요함이었고 언젠가는 밤이었던 위안은 끝부분에는 '그녀'라는 존재로 또 변모한다. 유일하게 그를 인정해주는 희망이자 사랑으로. 자전소설임이 놀라울 정도로 절절한 고백이고 그래서 읽기 힘든 이야기. 다 읽고나자 정상과 비정상이 무엇인가 하고 생각해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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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스토어
그래디 헨드릭스 지음, 신윤경 옮김 / 문학수첩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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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 공포 소설 : 호러스토어  



  여름철에 스릴러와 함께 철장사를 하는 장르가 있다. 바로 공포 호러 장르! 시각적인 측면에 약해서 영화는 잘 못 보는 편이지만 무서워하면서도 책은 침 꼴깍 삼키며 재미있게 보는 편인데, 이번에 정말정말 기발한 공포 소설이 나왔다. 바로 그래디 헨드릭스의 '호러스토어'. 무려 카탈로그 형식의 공포소설이라고 하는데 안에도 상품 설명같이 되어있을지 궁금하고, 이 책의 장르가 소설이라는 점이 또 무척 흥미로웠다.


  책을 열면 배송서비스 신청서, 쇼룸안내도, 채용정보, 직원평가서 등등 정말 하나의 큰 카탈로그처럼 꾸며져 있는 책. 각 목차 또한 한쪽 면에 상품 일러스트와 함께한 상품설명으로 시작되어 눈길을 끈다. 이 작품은 이케아 같은 유명 가구 쇼핑몰이라고 설정된 '오르스크'라는 쇼핑몰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다. 물론 모두 가상의 설정이다.


열심히 일함으로써 우리는 가족이 되고, 열심히 일함으로써 우리는 자유로워진다. - p. 48


  대형 가구 판매점 오르스크에서 매장의 10% 가량의 손실이 발생한다. 매일 밤 조명이 꺼지고 나서 보안카메라에 암흑만 찍히게 되고 나면 감쪽같이 가구들이 손상되는 것이다. 누군가가 몰래 침입해 일부러 매장 안의 물건들을 손상시키고 있다는 결론에 다다른 오르스크의 지점장과 부지점장은 밤 중에 직원을 남겨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기로 결정한다.


"직장이 아니면 뭔데요?" "이죠." "그게 그 말이잖아요." 에이미가 말했다. "아뇨, 그렇지 않아요. 주유소 아르바이트생한테도 직장은 있어요. 하지만 오르스크에서 일하는 우리에게는 일이 있죠. 소명 같은 거예요. 자기 자신보다 더 큰 어떤 것에 대한 책임감 말이죠. 일이 있는 사람에게는 삶의 목표가 생겨요. 그래서 자기가 죽은 뒤에도 세상에 남을 뭔가를 쌓아 올릴 수 있는 거예요. 일은 단순히 돈을 버는 게 아니에요. 그 이상의 가치가 있죠." - p. 51


  여기서 주인공이 등장! 매장 직원 에이미는 오르스크에서 근무하는 것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불성실한 직원이다. 그런 그녀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부지점장 베이즐 덕분에 잔소리를 어마무시하게 듣고 있고, 그 때문에 다른 지점으로 전근을 가고 싶어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렇게 베이즐을 피해다니던 어느 날 애사심이 있는 직원 루스 앤과 함께 밤샘 근무를 하면 전근 승인을 내주겠다고 베이즐이 말한다. 추가 수당도 2배로 지급한다는 말을 듣고 에이미는 추가 근무를 수락하게 된다.


회사가 먼저 직원을 부유하게 하면, 직원도 회사를 부유하게 한다. - p. 121


  맨 처음 페이지를 펼치자마자 좀비들이 나와서 좀비물인가 싶었는데, 회사 얘기로 빠져서 마음이 맞지 않는 동료, 의무감으로 다니는 회사, 그리고 피할 수 없는 추가근무, 미로같아 나가는 길을 찾지 못해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어 그만큼 충동구매를 유도하는 공간 등등 흔히 농담으로 하는 '귀신보다 현실이 더 무서워' 류의 호러 소설인 줄 알았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제대로 호러를 말하고 있는 작품이었다.


에이미는 마음을 다잡았다. 오르스크는 애초에 방향을 잃도록 설계된 곳이었다. 이곳에 들어선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을 잊고 이미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 바로 이 건물의 목표였다. - p. 215


  영업시간이 끝나고 매장 안에 아무도 없어야하는 상황에서 이상한 사람을 발견하게 되고, 그 형체가 '귀신'이 아닌 '사람'임이 밝혀지고 나서 살짝 맥이 빠졌었는데, 그러기 무섭게 이 소설을 통틀어 가장 놀랄만한 상황이 발생한다. 그렇게 그들은 미로같은 공간에서 빠져나가지 못한 채 갇혀 악몽과도 같은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저는 알아요. 옛날 이 자리에는 감옥이 있었어요. 그리고 사람들은 그 페허 위에 또 다른 감옥을 지었죠. 그러자 오래전 그 죄수들이 이곳으로 돌아온 거예요." - p. 288


  점점 광기어린 공간이 되어가는 상황에서 에이미는 점점 성장하게 된다. 그런 면에서는 성장소설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뒷 장으로 갈수록 각 장의 첫 페이지의 이미지와 상품설명은 점차 괴상한 걸 설명해주고 있고, 시크하게 현대 직장생활을 직장인 블랙유머로 공감하게 만들던 책은 점점 그로테스크하고 끔찍한 공포를 보여준다. 웃음과 공포가 공존하는 기발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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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 되면 그녀는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영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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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설 : 4월이 되면 그녀는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이라는 영화와 소설로 유명한 가와무라 겐키의 신작 소설이 나왔다. 무려 2년만에 나온 신작 소설 '4월이 되면 그녀는'이라는 작품은 연애가 사라져가는 세계 속에서 사랑을 찾아가는 남녀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라고 한다. 죽음과 돈에 대해 다룬 작가가 사랑을 어떻게 그려냈을지 무척 기대가 되었다.


"저는 비 냄새나 거리의 열기, 슬픈 음악이나 기쁜 듯한 목소리,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 같은 걸 찍고 싶어요." "분명 찍히지 않는 것들이긴 하네." "네. 그렇지만 확실하게 거기 있는 것들이죠.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이유는 찍히지는 않지만 아름답다고 여겨지는 것들과 만나고 싶기 때문이에요. 그때 내가 이곳에 있으면서 느꼈던 뭔가를 남기기 위해 셔터를 누르죠." - p. 21


  이야기는 4월에서 시작되어 3월로 마무리가 되는데,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리고 그 매개에는 9년만에 온 첫사랑의 편지가 있었다. 좋아하는 것이 중첩된 느낌의 사진을 좋아하던 하루. 대학 3학년 때 사진부 동아리에서 만났던 하루와 후지시로. 그들은 일식과 같던 찰나의 순간 서로에게 잠식되고 강렬한 감정을 나눈다. 나보다 상대가 소중한 감정. 옅은 색감의 사진을 찍어내던 하루의 풍부한 감성과 빛이 쏟아내려오는 듯한 찬란한 감정 속에서 그들은 애타게 사랑을 나눈다.


4월에 찾아온 그녀를 나는 사랑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차츰 멀어지고, 마침내 떠나간다. 그런데도 나는 그때의 감정을 잊지 못한다. - p. 86


  그리고 이야기는 현재로 돌아온다. 후지시로는 정신과 의사가 되었고, 수의사인 약혼녀가 있다. 2년 동안 섹스리스로 사귀고 있는 둘. 그녀와 사랑을 하고 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결혼을 준비중이다. 약혼자 야요이에게는 여동생 준이 있다. 준은 이미 결혼을 한 상태이지만 남편과 4년동안 섹스리스로 지내고 있다고 그에게 상의한다. 그리고 둘은 그런 상황 속에서 묘한 줄타기를 하게 되고, 동료 의사 나나와 우연히 알게된 태스크에게 상담을 하게 된다.


살아 있다는 실감은 죽음에 가까워짐으로써 선명해진다. 이 절대적인 모순이 일상 속에서 형태를 갖춘 것이 사랑의 정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인간은 연애 감정 속에서 한순간이나마 지금 살아있다고 느낄 수 있다. - p. 227


  그 중간중간 우유니, 프라하, 아이슬란드에서 보내지는 9년 전 첫사랑 하루의 편지들. 그 편지들은 당시의 소중한 순간들을 추억하게 만들고 그때의 감정을 떠올리게 했다. 그렇게 야요이와의 관계를 생각해보게 되는데, 어느 날 야요이가 사라져 나타나지 않는다. 소극적으로 기다리기만 하던 중 그녀의 방에 들어가 편지를 발견하고, 이제 그는 스스로를 변화시켜보고자 하게 된다.


달과 태양이 겹쳐지는 한순간의 기적. 사랑하는 마음이 겹쳐진, 일식 같은 순간이 되살아났다. 나는 사랑했을 때 비로소 사랑받았다. 살아 있는 한, 사랑은 떠나간다. 피할 수 없이 그 순간은 찾아온다. 그렇지만 그 사랑의 순간이 지금 살아 있는 생에 윤곽을 부여해준다. 서로를 알 수 없는 두 사람이 함께 있다. 그 손을 잡고 끌어안으려 한다. 잃어버린 것을 되찾을 수는 없다. 그렇지만 아직 두 사람 사이에 남아 있다고 믿을 수 있는 것, 그 파편을 하나하나 주워 모은다. - p. 267


  결혼 후 생활이 완전히 뒤바뀌게 되는 불안감과 생활에 찌들어 상대방에게 더 할애할 수 없는 시간 등을 이유로 나이가 들어갈 수록 이전의 순수하고 열정 가득한 사랑을 지속시키는 것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은 그러한 후사랑과 첫사랑을 비교하는 것은 아니고, 점점 더 '혼자 놀 수 있는 법'에 대해 궁리하고 점점 더 자기애가 강해지는 현대 사회에서 찰나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에 윤곽을 줄 수 있는 것이 사랑임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감독이라서 그런지 영상이 펼쳐지는 것 같이 묘사가 참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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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 - 유수연의 영어 사고법 세팅 노하우
유수연 지음 / 서울문화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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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공부 : 리셋_유수연의 영어사고법 세팅 노하우



  이 책의 저자인 유수연은 영단기 토익 대표 인기 강사로 영어에 관련된 많은 이력을 가지고 있는 스타 강사라고 한다. 그런 저자가 말하는 나의 영어에 대한 알고리즘을 리셋하는 법을 엑기스만 뽑아 압축시켜놓은 이 책은 번역 영어에 가까운 우리 영어 사고법을 아예 잊어버리고 새로 영어를 배우는 데 최적화된 방식으로 머릿속을 바꾸자고 말하고 있다.


영어는 '컴퓨터 명령어처럼 입력하고 출력해내는 체계적인 사고방식'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다. '영어단어들을 빅데이터big data로 저장하는 방법' 그리고 '처리과정과 각 명령어'들을 단계별로 머릿속에 세우게 하여 영어를 공식처럼 이해하고 말할 수 있다면 누구나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 p. 24


  무작정 단어를 많이 외워라, 많이 봐라, 혹은 내가 알려주는 것만 보면 이 점수는 보장한다는 식의 책을 수두룩하게 봤으나 아예 사고법을 바꾸자는 이야기는 처음 접한 것 같다. 이 책을 보고 있으니 토익 강사들이 주로 찍어주는 무슨 단어와 무슨 단어가 함께 나오면 무조건 어느 단어가 정답이다 라는 식의 쪽집게 강의가 어떤 원리로 성립이 되는지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예를 들어, 우리는 like를 알고 있다. 아니 알고 있다고 믿는다. 문제는 많이 본 것과 아는 것을 혼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like를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 단어를 많이 봐서 익숙해진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그 많은 단어를 외웠어도 실상 제대로 쓸 수 있게 알고 있는 것이 아니다. - p. 80


  저자는 우리가 이미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는 단어가 많으니 그것을 활용하는 법을 배우자고 한다. 영어는 영어로 접하고 그것을 한국어로 번역하지 말자며 자신은 왜 이것도 해석하면 말이 되고 저것도 해석하면 말이 된다는 말을 하는지 답답하다고 말한다. 죽어라 배운 번역 영어를 버리고 실용 차원에서 접근하자는 것이다.


  영어는 굉장히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단어마다 단일 의미를 가진 우리 말과 다르다. 위치만 바꿔도, 함께하는 단어 조합만 달리해도 다양한 의도를 가지게 되고, 또 미묘한 의도를 품게 된다. 한 단어를 가지고 여러 전문 직종에서는 다른 의미를 가지게 되고, 그렇기 때문에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 수도 있고 그걸 파악해야 세련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영어를 사용하는 비즈니스 미팅에서는 더더욱 이러한 '눈치'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이제 영어공부는 그만하고input 이미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영어의 지식들을 되살리고 분류하고 소환하는 방법output을 익히는 것이 더 생산적이다. 제발 공부는 그만하고 앉아서 생각이라는 것을 차분히 해보자. 영어를 어떻게 저장하고 어떻게 분류하고 어떻게 써먹을 것인가 하는 분석력, 그것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다. - p. 87


  단순히 같은 뜻인 단어가 아니라 어느 단어와 함께, 또 어느 단어를 언제 어떻게 사용하는지 생각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그렇기에 요즘 몇 가지 문장 패턴을 가지고 단어만 바꿔 연습하는 문장 조합법이 실용 영어 측면에서 굉장히 유익하다고 말한다. 필요한 단어를 분류해 저장하고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묶음으로 만드는 의미망과 단어를 문장으로 조합하기 위한 패턴, 공식을 말하는 알고리즘이 그래서 중요한 두 축을 담당한다.


영어를 4단계로 생각하는 훈련 1. 8개 품사로 사고하기 'just'가 뭐지라고 물어봤을 때 '단지'라고 대답하지 마라. '부사'라는 품사라고 해야 한다. 내 몸 안의 피가 품사로 돈다는 느낌이 들 때까지 영어체질을 만들려고 노력해라. 2. 8품사에 대한 관련 변수(분류코드) 생각하기 명사 : 사람vs사물, 가산vs불가산 동사 : 동작vs상태, 자동사vs타동사 부사 : 형용사 수식 vs 동사 수식 이런식으로 품사마다 같이 떠올려야 하는 변수들을 훈련시킨다. 3. very는 형용사/부사만 수식한다. 동사는 수식하지 못한다. well은 동사를 수식하며 형용사를 수식하지 못한다. 주어와 목적어가 같으면 재귀대명사, 주어와 목적어가 다르면 목적격대명사 등등 이런 영어의 패턴을 문장 안에서 응용하는 능력을 묻는 것이 시험 영어의 태생적 한계다. 4. 어휘,누구와 언제 쓰임 선택하기 여기서 어휘란 단어의 뜻이 아니다. 어휘는 언제, 누구와 쓰이는지 그 쓰임새가 중요한 것이다. 이렇게 쓰임새를 알아야 하는 단어는 1,200개다. - p. 297 - 298


  그래서 유수연은 4단계로 생각하는 훈련을 처음에 제시한다고 한다. 영어를 영어로 받아들일 수 있게 사고를 달리하는 시작점인 셈이다. 이 4단계 훈련법이 익숙해지면 영어식 사고가 가능해져 실력이 늘어난다고 말한다. 이제 시대가 참 좋아져 간단한 번역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이용해 누구나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기에 더더욱 전문적인 영어 실력이 필요하다. 영어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일어나 양극화 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제 닥치는대로 많이 외워야 했던 수능식 영어 공부로는 한계가 있다. 더더욱 자신의 경쟁력을 갈고닦기 위해서는 그만큼 전문적인 영어실력이 필요하다. 자신만의 영어경쟁력이 필요한 사람에게 노하우를 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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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립 - 2022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 에프 영 어덜트 컬렉션
웬들린 밴 드라닌 지음, 김율희 옮김 / F(에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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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 로맨스 소설 : 플립 Flipped



 

  두 소년 소녀의 풋풋하지만 아름다운 첫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플립'. 2010년 영화로 제작되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2017년에 드디어 정식으로 개봉되었다. 그리고 뒤이어 원작 도서가 한국에도 발간되게 되었다. 정식 도서 발간일은 8월 30일. 이 이야기는 웬들린 밴 드라닌의 저서로 1999년에 '새미 키스와 호텔 도둑'으로 에드거 앨런 포 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저서로는 70여편의 작품이 있을 정도로 굉장한 다작 작가라고 한다.


  발랄하고 어딘지 막무가내인 듯한 줄리아나와 매끈한 외모를 가지고 있는 브라이스는 이웃에 살고 있다. 7살에 브라이스가 이사오게 되면서 인연이 이어지게 되었는데, 줄리는 브라이스에게 한 눈에 반해 그에게 다가가지만 브라이스에게 줄리는 자신의 말을 듣지 않고 제 감정만 부딪혀오는 피하고 싶은 여자애일 뿐.


울지 않고 그림을 볼 수 있게 되자 그 속에서 나무 이상의 것이 보였다. 나뭇가지에 앉아 있던 시간이 나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도 깨닫게 되었다. 그 날 이후로 주변을 바라보는 내 시선이 바뀌기 시작했다. - p. 60


  그러다가 둘의 사이에 플라타너스 나무 소동, 줄리의 달걀 선물, 뜰 단장 사건, 줄리의 삼촌 이야기, 부스턴 도시락 소년 등의 추억이 쌓이며 겉모습만 보고 줄리를 피하던 브라이스는 줄리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고, 반대로 겉모습만 보고 브라이스에게 호감을 느끼던 줄리는 점차 마음을 정리하고 그를 피하게 된다.


누구나 일생에서 단 한 번 무지개 빛깔을 내는 사람을 만난단다. 그런 사람을 발견하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게 되지. - p. 128


  그런 그 둘 사이의 감정을 바꾸게 해준 인물로는 브라이스의 외할아버지인 쳇과 브라이스의 아버지, 또 줄리의 아버지와 줄리의 삼촌이 있었는데 그들이 점차 커갈수록 그들의 가치관을 바꿀 수 있게 해주는 교훈적인 말도 눈여겨 볼만하다. 이야기는 같은 사건을 줄리의 시점과 브라이스의 시점을 교차편집해 한 사건을 두 시선으로 보게 만들어놨는데 덕분에 두 아이의 시선으로 본 서로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다.


땅에서 높이 올라가 뺨을 스치는 바람을 느낄 때면 아름다움이 내 심장에 입을 맞추는 기분이에요. - p. 130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하던가. 이 이야기는 둘이 어떻게 되는지까지는 알려주지 않고 줄리가 브라이스를 만나 대화를 해봐야겠다고 마무리가 된다. 그로 인한 여운이 더욱 남는다. 철없고 외면에 사로잡혀 편견을 가지고 있던 브라이스가 변화해가는 과정과 줄리 또한 외면으로만 호감을 느끼던 것에서 벗어나 내면을 생각해보게 되는데, 그런 두 사람의 성장 과정이 참 납득되고 그 시절 풋풋한 자신 또한 생각해보게 된다. 첫사랑의 바이블이라고 까지 입소문이 자자하던데 자극적인 사건 없이 보는 내내 미소가 지어지던 사랑스러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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