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사람들은 자신을 속이는 데 더 능숙하다. 연구에 따르면 지능은 ‘헛소리‘ 능력과 관련이 있으며, 똑똑한 사람은 거짓말을 할 가능성이 더 크고,
창의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은 자신이 하는 일을 정당화하는 데 능하므로 사기를 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 등이 밝혀졌다. 

사람들은 살면서 자신이 도달하고 싶은 결론에 도달하지만, 똑똑한 사람은 그에 대한 명분을 잘 찾아낸다.

과학적 두뇌 신뢰자정치 철학자이자 홀로코스트 생존자이며 전체주의의 기원 The Origins of Totalitarianism』이라는 책을 쓴 한나 아렌트 Hannah Arendr는 지식인들을 불신했다. 
그녀는 홀로코스트 기간 동안 지적능력이 뛰어난 많은 친구가 자신의 가담을 합리화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아렌트는 사실을 이론에 맞게 조정해서 현실과 단절된 삶을 살 수 있는 지적 능력을 인식하게 되었다. 
그녀는 "정부 평의회에서 과학적 사고력을 지닌 두뇌를 신뢰하는

운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들은 항상 진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생일도 알려주지 않는다. 플랫폼이 자신을 정해진 상자 안에 집어넣는 걸 어렵게 만들려고 한다."

사회공학 전문가인 제니 래드클리프 Jommy Raddlife에게 
조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물어보자 분명하게 이렇게 답했다. 

"자기 삶의 모든 부분을 온라인상에 공유해서는 안 된다! 온라인에서 해당 게시물을 볼 수 있는 대상을 선택하자. 사기꾼은 누군가의 안경이나 와인 잔에 반사된 정보를 이용할 수도 있다. 매년 9월이면 사람들은 교복을 입은 아이들이 학교 밖에서 찍은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곤 한다. 그럼 나는 당신 아이가 다니는 학교와 당신이 사는 곳이 어딘지 알게 된다. 근처 가게도 알 수 있다. 이런 모든 정보가 친숙하고 개인적인 접근을 가능하게 하며, 이로 인해 우리는 사기꾼에게 속아 넘어갈 가능성이 훨씬 커진다."

계정을 여러 개 만들라는 조언을 따르는 건 그 자체로도흥미로운 활동이지만, 개인 계정과 업무 계정을 따로 만들어 소셜 미디어 활동을 관리하면 플랫폼의 예측 능력보다 한발 앞서 나갈 수 있다.

이 책을 쓰기 위해 조사를 진행하는 동안 인스타그램에서 어떤 데이트 전문가를 팔로우했다(순수하게 조사 목적이었음을 다시말해둔다). 그러자 우리 활동을 알아차린 플랫폼이 다른 데이트전문가 계정을 제안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수염이 까칠하게 자

은 항상 쉽지만은 않지만 이것은 심각한 문제다. 전체 트위터계정의 9-15퍼센트가 꽃인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에 진행된 ‘중국 정부가 논쟁에 개입하지 않고 전략적인 주의 분산을 위해 소셜 미디어 게시물을 조작하는 방법‘
연구에 따르면 25만~200만 명에 달하는 중국인이 정부에 고용되어 1년에 약 4억 4,800만 개의 ‘가짜‘ 소셜 미디어 게시물을 올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비밀리에 활동하는 이 친정부 논객들이 일반 시민인 척하면서 중국 공산당을 위한 방향으로 대화를 이끌어 나간다. 이들은 게시물 하나당 50위안을 받는 것으로알려져 있어 ‘50위안 군대‘라고도 불린다.

프로퍼블리카 Propublica가 트위터 가짜 계정과 해킹당한 계정을 분석한 결과 홍콩에 대한 프로파간다를 추진하는 가짜 계정을 1만 개 이상 발견했다. 이후 이 계정들은 홍콩 문제에서 코로나19로 초점을 전환했다. 트위터는 만리방화벽 Great Firewall에 의해 차단되어 있기 때문에 이 트윗은 중국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을 겨냥한 게 아니다. 일부 트윗은 해외에 거주하는 화교를 겨냥해 중국어로 작성되었지만, 대부분은 영어로 작성되어 있다. 이것은 우리를 겨냥한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지지하는 비공식 홍보 캠페인을 벌였다.

학계에서는 10년 넘게 봇을 연구해 왔지만, 봇은 소셜 미디어의 재앙 중 하나다.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시도가 이 플랫폼의 봇 계정 수에 대한 분쟁 때문에 보류되기도 했다. 봇

"사람들에게 최면을 걸어 지적인 구경꾼으로 만든다." 그 효과는 정말 최면에 가깝다. 같은 기사에 등장하는 신경외과 의사 애덤 립먼Adam Lipman은 텔레비전이 뇌에 알파파 상태를 유도해서 헛된 공상이 늘고 비판적 사고가 감소한다는 사실이 EEG (뇌파검사) 연구를 통해 증명되었다고 설명했다.

아마 이것은 텔레비전 시청자들이 그렇게 잘 속아 넘어가는 이유를 부분적으로나마 설명할 것이다. 
1957년 만우절에BBC 시사 프로그램인 「파노라마 Panorama」는 나무에서 스파게티가 자란다는 거짓 영상을 방송했다. 
그 후 일부 시청자들이 BBC에 전화를 걸어 스파게티를 직접 재배하는 방법을 물어봤다고 한다. 

1992년에 BBC는 마이클 파킨슨 Michael Parkinson 이라는신뢰도 높은 방송인이 진행하는 「고스트워치 Ghostwatch」라는 ‘실시간‘ 유령 사냥 프로그램을 방송했는데, 이 프로그램은 허구적인 상황을 실제처럼 보이도록 만든 모큐멘터리 mockumentary 였다." 하지만 이를 본 많은 시청자가 그것이 진짜라고 믿었고,
한 심약한 청년은 두려움에 자살까지 했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이 그 프로그램 때문에 "최면에 걸린 듯 집착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누구나 텔레비전에 사로잡힐 수 있지만 아마 가장 취약한사람은 어린아이들일 것이다. 「텔레토비 Telerubbies」는 어린이용텔레비전 프로그램의 매력과 성공을 대표한다. 전 세계로 수출된 이 프로그램은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한 영국의 이동용

점점 더 정교해지고 널리 실행되어 현대 사회의 일부로 받아들여지는 데 기여했다. 복잡한 미디어 생태계와 시청자의 세분화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여전히 텔레비전을 권위 있는 정보소스이자 엔터테인먼트의 원천으로 여긴다. 

오프킴 Ofcom (영국 방송과 통신을 통합한 규제 기구)에 따르면 텔레비전은 여전히 영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뉴스 원천이다.

텔레비전은 정권이 ‘부드러운 독재‘를 이용해 통치를 강화할 수 있게 한다. 마약처럼 엔터테인먼트 매체도 교양미를 무너뜨리고 선전에 더 취약하게 만든다. 다시 말해, 텔레비전과 엔터테인먼트 매체의 출현으로 독재 정권은 회복력을 유지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강압적인 접근 방식을 피할 수 있게 되었다. 

중국 청중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엔터테인먼트 매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 증가는 현 정권에 대한 만족도와 서방에 대한 적개심이 모두 증가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전 및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노팅엄트렌트 대학의 정치 커뮤니케이션 부교수인 콜린 알렉산더 Colin Alexander 박사는이 상황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좋아하는 프로그램만 골라서 보면 마음이 편해진다. 그렇게 마음이 편해진 사람은 프로그래밍하기가 더 쉽다. 

어떤 의사소통이든 항상 전달자의 목적이 무엇인지 고려하자. 
콘텐츠를 만들려면 시간.

레비전은 ‘시간 낭비이고 지나치게 자극적이기 때문이다. 그는 과도한 텔레비전 시청은 ‘즐겁고 재미있고 흥미로운 대안적 존재‘를 제시하여 현재에 대한 주의력을 약화한다고 생각한다.

직자인 그는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만 신을 만날 수 있기"
문에 과도한 텔레비전 시청으로 신앙심이 줄어드는 것을 우려하지만, 한편으로 세속적인 등가물을 생각해 보면 우리 자신도 지금 이 순간에만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조언은 간단하다.

저항해야 한다. 
즐거움을 원한다는 이유로 텔레비전을 보는 걸 거부해야 한다. 
자기 삶에 더 주의를 기울이려면 텔레비전을 너무 많이 보지 않는 게 좋다. 
항상 텔레비전을 보거나 항상 트위터를 사용이용하고 있으면 다른 사람의 생각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자기 인생의 올바른 행동 방침에 대한 분별력을 느끼기 어렵다. 
다른 이들의 생각에 폭격당하는 걸 피하려면 텔레비전과 휴대폰을 꺼야 한다. 

콜린신부의 예리한 관찰 내용은 축복이면서 동시에 저주다. 드라마, 예술, 다큐멘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서 비롯되고 스토리텔링은 언어 자체만큼이나 오래되었다. 이야기꾼은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싶어 한다. 이번 장에서 설명했듯이, 때로 그들은

만들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힘을 합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한나라로 만들 것입니다."
이는 예전의 정치가들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죽도록 즐기기는 1850년대에 대통령 후보였던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과 스티븐 A. 더글라스Stephen A. Douglas 사이의 논쟁을 예시로 보여준다. 

한 번은 더글라스가 3시간짜리 연설을 한 적이 있다. 링컨이 이에 응할 시간이 되자, 그는 청중들에게 이미 오후 5시인데 자기가 연설하는 데 3시간쯤 걸릴 테고 더글러스도 이에 반박할 예정이라는 걸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청중들에게 집에 가서 좀 쉬었다가 다시 돌아와서 4시간 동안 토론하자고 제안했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대화 자체도 역설, 은유, 세밀한 세부 묘사 같은 복잡한 수사적 기법을 사용했고 글을 쓸 때와 유사한 형식의 구분도 등장했다. 

이성이 아닌 감정에 호소하는 긴 사제했다.

 더글라스는 이렇게 말했다. "친구 여러분,
이런 문제를 토론할 때는 박수보다 침묵이 더 적합할 것입니다. 여러분의 열성이나 열광이 아니라 판단력과 이해력, 양심에 호소하고 싶습니다."
덕 영상을 볼 때도 "끝까지 시청하세요!"라고 말해야 하는 2020년대 시민의 심중력이 이런 산문체 토론을 7시간 동안 견딜 수 있을까? 1850년대의 청중은 오늘날의 청중에 비해 추론 능력이 탁월했던 게 분명하다. 실제로 일부 연구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수학 점수, 언어 능력, 독해력이 떨어지고 있다."

따라서 이미지를 통한 세뇌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빠르게 진행되는 시각적 콘텐츠가 합리적 사고를 방해하는 건 아닐까? 올더스 헉슬리가 다시 찾아본 멋진 신세계에서 말한 것처럼, "텔레비전과 라디오에 익숙해진 청중은 주의가 산만한 상태가 일상화되어서 집중하라거나 장시간 지적인 노력을 기울이라는 요청을 받는 걸 좋아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 여러분도 개인적으로 긴 형식의 콘텐츠에 집중하거나 생각의 흐름을 유지하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가?
다양한 유형의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어린이의 실행 기능에 미치는 즉각적인 영향 연구에서 연구진은 빠르게 진행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4세 어린이의 집중 및 충동 억제 능력(실행 기능‘이라고 하는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아이들은 9분 동안 크레용을 가지고 놀거나, 평균 34초마다 한 번씩 장면이 바뀌는 공영 방송 다큐멘터리를 보거나, 11초마다 한 번씩 장면이 바뀌는 ‘바다 밑에 사는 움직이는 스폰지에 대한 매우인기 있고 환상적인 만화를 시청했다. 빠르게 진행되는 만화는 크레용이나 다큐멘터리에 비해 실행 기능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 연구에서는 단기적인 영향만 조사했지만, 다른 연구에서는 어린아이의 텔레비전 시청과 실행 기능 결함 및 언어 지연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했다. 

"다시 말해, 주의 집중 시간이줄어들 수 있다. 화면에 다양한 이벤트가 빠르게 표시되면 감

사진이 ‘나무‘의 원래 본질이 아닌 겉모습만 포착할 수 있는 것처럼 이미지는 ‘신‘과 같은 추상적인 개념을 포착할 수 없다.
이미지의 얄팍한 특성과 다르게 독서에는 더 깊은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독서는 내면의 생각과 감정의 세계와 깊이 연관되어 있다. 지속적인 집중, 충동 억제, 방해 요소를 무시하는 힘이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이 우리의 실행 기능을 강화한다. 
다시 말해 독서는 우리를 더 사려 깊고 합리적인 존재로 만든다.
이미지와 다르게 독서는 속도가 느리다. 

그래서 숨을 쉬며 정보를 소화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심리학자들은 ‘샤워 효과‘의 힘을 입증했다. 즉 휴식을 취하면 무의식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생겨서 결과적으로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다. 

속사포 같은 콘텐츠를 접하면 우리의 의식적인 뇌가 텔레비전 세트처럼 변해서 매 순간 들어오는 신호를 포착하기는 하지만 이를 심층적으로 처리하거나 장기 기억에 저장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금세 사라지고 다음 것으로 대체된다. 

반면 독서는 장기 기억에 통합될 수 있는 작지만 꾸준한 정보를 제공한다.
우리는 강렬한 이미지를 접하면 감정에 영향을 미치지만,
시간을 들여 그와 관련된 뉘앙스나 맥락을 깊이 고려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예를 들어, 사담 후세인 Saddam Hussein의 군인들이 인큐베이터에서 아기를 꺼내 죽게 했다는 이야기가 불러일으킨 충격적인 정신적 이미지가 없었다면 우리가 그렇게 쉽게

1차 걸프전에 참전했을까?" (이것은 나중에 홍보 회사 힐 앤드 놀튼HillKnowlton에서 중폭시켜 퍼뜨린 날조된 이야기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아니면 실제로 발견된 적도 없는 대량 살상무기를 시연하기 위해 콜린 파월 Colin Powell이 UN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탄저균 약병을들고 있는 사진이 없었다면 우리가 그렇게 쉽게 2차 걸프전에 끌려들어 갔을까? 아마 아닐 것이다.

규칙■ 지나치게 자극적인 콘텐츠는 집중력을 저하하고 합리성을 감소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 독서 습관을 기르면 비판적 사고력이 강화되고 정보를 소화할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 이미지나 정신적 이미지를 조작해서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어떤 이야기를 시각화하는 게 매우 쉽다면 그 뒤에 어떤 의도가 숨어 있을 수 있다.

전쟁, 자연재해, 사회적 격변(예: 구소련 붕괴, 현재 붕괴한 시리아나 소말리아 국가 등)은 가족과 공동체의 유대를 약화시켜서 사회적 분열과 고림이 증가할 수 있다. 이웃 간의 유대가 적고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져 있는 현대의 선진국에 산다는 것은 곧 우리 대부분이 점점 더 취약해지는 사회적 네트워크 안에서 살고 있음을 뜻한다.
사회가 전쟁, 전염병, 경제 붕괴 같은 충격을 받거나 브렉시트 같은 규제 완화 지진으로 힘들어지면 전보다 외부의 영향을 잘 받게 된다. 나오미 클라인은 동명의 책에서 이를 ‘쇼크 독트린‘이라고 불렀다.
처음에 발생한 재난(쿠데타, 테러 공격, 시장 붕괴, 전쟁, 쓰나미, 허리케인)은 전 국민을 집단 충격 상태에 빠뜨린다. 
고문실의 시끄러운 음악과 타격이 죄수들을 약화시키는 것처럼 떨어지는 폭탄, 사방에서 터지는 공포, 세찬 바람이 사회 전체를 약화시킨다. 공포에 질린 수감자가 동지의 이름을 말하고 자기 신앙을 포기하는 것처럼, 충격을 받은 사회는 평소 같으면 맹렬히 보호했을 것들을 포기하곤 한다.

이라크 전쟁이 좋은 예다. 클라인은 미군이 이라크를 변화시키고 착취하기 위해 ‘충격과 공포‘ 기술을 사용했다고 말한다. 전직 CIA 요원의 말에 따르면, "공포와 무질서가 진정한 가능성을 제공했다." 그가 설립한 사설 보안 회사는 1억 달러 규

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클라인은 "공포와 무질서는 새로운 도약을 위한 촉매제"라고 설명한다.

네 번째 전환기 이것이 우리를 현재로 데려왔다. 현대의 생활은 세분화되고 외로우며 무엇보다도 혼란스럽다. 
기술과 미디어는 감각,
감정, 정보를 통해 매일 우리를 압도한다. 

풀팩트의 팩트 체크담당자인 윌 모이는 "우리는 허위 정보 캠페인의 목표 중 하나가 어떤 행위자 또는 행위자 집단이 허위 정보를 사용해서 혼란을 야기하고 확산시키는 것임을 알고 있다. 사람들에게 사실이 아닌 것을 납득시키는 게 목표가 아니라 혼란을 일으키는 게 목표인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몇 년은 충격적인 사건과 혼란으로 얼룩졌다. 학술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코로나19 기간에 거짓말, 사기, 피싱에 더 취약했는데, 이는 공포가 비판적 사고를 약화시켰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우리가 휘말린 허리케인은 코로나19 사태뿐만이 아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경제 불황 등도 있다.

세상의 고난을 상징적으로 홍수로 여길 수도 있다. 홍수는 주변을 황폐화시키지만, 한편으로는 낡은 것을 쓸어버리고 토

양을 비옥하게 만들어 새로운 것이 자랄 수 있게 한다. 파블로프에게 기존에 조건화된 행동 패턴이 뇌에서 깨끗이 지워질 수도 있다는 깨달음을 안겨준 것은 레닌그라드 홍수였다. 
예전부터 많은 학자가 사회가 죽음과 재탄생의 주기를 거치는 동안 새로운 것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낡은 삶의 방식을 없애는 파괴적인 위기 지점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닐 하우 Nell Howe와 윌리엄 스트라우스 William Strauss는 자신들의 책 네번째 전환기 The Fourth Turning에서 이 이론에 세부사항을 추가했다." 그들의 가설은 사회가 80~100년(인간의 평균 수명)마다 계절이 바뀌듯이 4단계 주기를 거친다는 것이다. 사회가 ‘겨울‘에 도달하면 기존 가치관과 습관이 붕괴되어 새로운 패러다임이 자리 잡기 전까지 무질서해지는 게 특징이다. 
경제, 제도에 대한믿음, 공동체의 결속력 등 여러 지점에 압박이 가해지다가 결국 혼돈에 빠지게 된다.
이 이론에 따르면 마지막 ‘겨울‘은 약 80~100년 전으로, 세계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금융 붕괴, 독감 유행을 겪었다. 나치가 등장하기 전 바이마르 독일의 상황(초인플레이션, 생계비 위기,
전염병, 산업혁명, 부도덕, 집단 간 갈등, 정치인과 언론에 대한 신뢰 붕괴 등)도 이상할 정도로 비슷하다. 혁명 발발 전의 프랑스나 로마가멸망하기 직전에도 이와 비슷한 상황을 찾아볼 수 있다.
순환론이 사실이든 아니든, 서구 문명이 현재 위기를 겪고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정치인, 언론, 기타 제도에 대한 신

뢰가 무너지고 있다. "많은 국가가 말 그대로 에너지 위기와더불어 심리적인 에너지 위기도 겪고 있다. 연이은 충격으로 인해 사람들의 결의가 약화된 것이다. 

유고브는 현재 영국인 8명 중 1명이 상시적으로 피로를 느낀다고 보고했다. 많은 국가의 경제 상황이 악화되었고, 영국의 푸드뱅크와 미국의 푸드팬트리 같은 식품 지원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굶주림, 스트레스, 탈진은 낡은 사고방식이 해체되고 새로운 생각이 자리 잡을 수 있는 완벽한 조건이다. 이들 전체주의 정권이 새로운 이데올로기를 구현하기 위해 조성한 조건이다.

중국의 ‘대약진 운동‘ 농업 개혁은 (고의든 아니든) 수백만 명을 굶어 죽게 만들었다. 이 정권은 4가지 낡은 것, 즉 낡은 사상, 낡은 문화, 낡은 관습, 낡은 습관을 파괴하려고 했다. 크메르루주의 혁명적인 농업 개혁도 사회를 재설정하려는 ‘영년 Year Zero‘ 시도로 수백만 명의 캄보디아인이 굶주렸다.

오늘날 서구 지도자들은 이런 혼란스러운 상태를 그레이트리셋 The Great Reser과 넷제로의 기치 아래 새로운 행동과 이상을 심을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으며, 이것이 ‘쇼크 독트린‘의 유력한 후보다. 또 디지털 ID,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 각종 환경및 사회적 의제가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일단 멈추자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는 정부 관료, 메일함의 피싱 사기메일, 소셜 미디어 피드에 등장한 허위 정보 봇 팜 등 요즘처럼 혼란스러운 환경에서는 누구나 세뇌, 조작, 다크 넛지의 대상이 되기 쉽다. 
심지어 상황이 괜찮을 때에도 영업사원과 광고주가 여러분을 속여서 자신들의 말을 따르게 할 수 있다. 
혼자힘으로 사회적 주기를 바꿀 수는 없지만 본인의 심리적 회복력을 높일 수는 있다. 일단, 멈춰야 한다 HALT.

알코올 중독자 갱생회는 분별력을 유지하고 유혹을 물리치는 데 전문가들이다. 우리도 물론 광고주나 동료의 조작을피하려고 노력하지만, 중독에서 회복 중인 사람들은 등에 업힌 원숭이가 술 한 잔, 담배 한개피, 내기 한 번만 하자고 꼬드겨도 넘어가지 않도록 끊임없이 경계해야 한다. 

이때 필요한 기술은 자신이 유혹에 약해질 수 있는 심리적 상태에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4가지 유발 요인이 있는데, 바로 배고픔Hungry, 분노 Angry(또는 불안), 외로움 Lonely, 피곤함 Tired이다. 
그머리글자를 합쳐서 HALT라고 한다. 

다음에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는 잠시 멈추고 지금이결정을 내리기에 최선의 상태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장거리 비행을 막 마쳤거나, 비행기 기내식만 먹었거나, 다음 목적지로 가는게 걱정된다면 지금은 렌터카 회사와 거래하기에 좋

은 때가 아닐 수도 있다. 그보다는 먼저 뭔가를 먹거나 낮잠을 자는 게 나을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인생이 혼란스러울 때는 중요한 결정을 내리지 말아야 한다. 
최근에 이혼했다면 비싼 자기계발 강좌를 듣는 건 나중에 다시 생각해 보는 게 나을 수도 있다.

또 여러분을 속이거나 압박감을 주기 위해 고안된 기술을 조심해야 한다. 

FBI 인질 협상가로 일했던 게리 노스너는 "내가쓴 책 중에 『시간 끌기 stalling for Time」가 있다. 누군가 여러분에게 압력을 가하려고 하면 속도를 늦춰야 한다. 왜 그 일을 지금 당장해야 하는지 이해시켜 달라고 요청하자. 그렇게 하면 적어도 문제를 해결할 시간이 생길 것이다."

결국 ‘흥분‘을 가라앉히고 ‘냉정한‘ 상태에서 결정하려고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 즉 압력을 제거하고 천천히 마음을 가라앉혀야 한다.

 소셜 미디어 기업이 사용자에게 정말 그 내용을 게시하고 싶은지 물어볼 때도 이런 효과가 생긴다. 
행동과학컨설팅 회사인 이레이셔닐 랩스Irrational Labs는 이런 프롬프트(말 이 동영상을 공유하시겠습니까? 이 동영상은 검증되지 않은 콘텐츠로 신고되었습니다)를 도입함으로써 틱톡에서 공유되는 문제성 콘텐츠수를 24퍼센트나 줄였다." 
이 업체 보고서에는 "틱독은 사용자가 종종 흥분한 상태에서 행동하는 패스트 플랫폼이다. 우리는 사람들이 행동하는 속도를 늦추면 압도적인 감정의 힘을 줄일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고 적혀 있다.

「매트릭스 The Matrix」의 주인공 네오N는 자기 의지로 빨간약을 골랐을 때만 가상현실에서 나갈 수 있었다. 나중에 네오는 시뮬레이션 세계의 설계자를 만났는데 설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모든 피험자에게 선택권을 주면, 거의 무의식적인 상태에서 선택권을 인식했음에도 99퍼센트가 프로그램을 받아들인다."
여기서 중요한 원칙은 ‘통제의 환상‘이다. 

즉 사람들은 세계와 자신의 결정에 대해 어느 정도 주체성을 갖고 있다고 믿을 때만 행복하다는 얘기다. 
이런 자율성이 없으면 정신이 괴롭다. 

탈출할 수 없는 우리 안에 갇혀서 전기 충격을 받는 개를 상상해 보자.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개를 탈출 가능한 우리로 옮겨도 이미 무기력함을 학습한 탓에 계속 누워서 전기 충격을 받아들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반면, 심리학 연구에서는 통제감을 소득 증가부터 수명 연장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긍정적인 삶의 결과와 지속적으로 연결했다.
하지만 통제의 환상은 실제로 환상일 뿐임을 시사하는 중거가 많이 있다(이론의 여지가 있긴 하지만). 우리가 의식적인 선택이라고 믿는 것이 사실은 사후 합리화에 불과할 수도 있다. 
이 착각은 너무 중요해서 사람들은 자유 의지를 박탈당했다고 느끼면 반항적이 되어 소위 ‘반발심‘을 드러낸다. 
이는 뭔가를 강요당했다고 느낄 때 고의적으로 순종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

이다. 담배를 피우지 말라는 꾸지람을 들은 십대 청소년이 "엄마 아빠, 이미 늦었어요. 난 지금 내가 구할 수 있는 가장 큰 쿠바산 시기를 피우고 있다고요!"라고 말할 때 벌어지는 일이다.
사실 금연 메시지에는 ‘아이러니한 과정‘이 존재할 수 있다. 사람들이 담배를 끊게 하려고 겁을 주거나 수치심을 느끼게 하면, 그들은 자신에게 자유 의지가 있다는 걸 느끼기 위해담배를 더 많이 피울 수도 있다. 그들은 광고, 특히 감정적으로 조작된 광고의 지시를 받고 싶어 하지 않는다.

「광고 저널에 발표된 한 실험에서 밝혀진 것처럼 우버 Ultr의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탈 수 없습니다" 캠페인이 역효과를냈을지도 모르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연구에 따르면 이캠페인은 사람들의 자유의식을 위협했고 실제로 순응의 가능성을 낮췄다. 또 우버라는 브랜드에 대한 태도도 악화되었다.

조작자는 우리가 스스로 선택하고 있다는 느낌을 줌으로써 이익을 얻는다. 그들은 우리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일을 꾸미면서도 결국 그것이 우리가 선택해서 받아들인 일처럼 느끼게 한다. 
42개 연구를 종합한 한 메타 분석에서는 "마음대로 하세요" 순응 기법("선택은 여러분이 하는 겁니다" 또는 "본인이 원하는 경우에반" 같은 문구로 요청을 종료하는 것)을 사용할 경우 순응하는 사람이 2배나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FBI 인질 협상가인 게리 노스너는 이 순웅 기법을 상대방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만드는 핵심 원칙으로

꼽았다.

상대방에게 뭔가를 강요하려고 하지 말고 인내심을 갖고 시간을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 세게 밀어붙일수록 상대가 저항할 확률이높아진다. 그러면 사람들은 마음을 닫는다. 우리는 중고차 판매원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고정관념(고객을 심하게 압박해서 현장에서 거래를 끝내려고 하고 사람을 꼼짝달싹하지 못하게 만드는)에 대한 농담을 자주 한다. 하지만 그것은 뭔가를 판매할 때 좋은 방법이 아니다. 난 "여기저기 둘러보면서 천천히 고르세요"라고 말하는 직원을 원한다.

노새처럼 사람도 완고하다는 평판을 듣곤 한다. 그들을 잘 이끌면 원하는 방향으로 데리고 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뒤로 돌아서서 노새를 밀려고 하면 노새의 작은 뇌는 자기가 지금 강요당하고 있다고 느낄 것이다. 

솔직히 사람도 다르지 않다. 사람들은 자신을 너무 세게 몰아간다고 느끼면 여러분을 따르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말 조련사인 몬티 로버츠 Monty Roberts가 쓴 『인간을위한 상식 Horse Sense for People」이라는 책의 핵심이다." 

야생마는 힘으로는 길들일 수 없다. 억지로 쫓아가면 도망가지만 그냥 왔던 길을 되돌아가면 말은 발길을 멈추고 위협받지 않는 상태에서 호기심을 품고 멀리서 따라오기 시작할 것이다.
우리도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고 느끼면 겁을 먹을 수 있다. 따라서 세뇌자는 우리에게 여전히 통제권이 있다는 착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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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시스 그리피스는 1985년 인터뷰에서 요정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에 놀랐다고 말했다. "그냥 엘시와 함께 약간 장난을 쳤을 뿐인데, 왜 그걸 진짜라고 받아들였는지 지금도 이해할 수 없어요. 아마 그렇게 믿고 싶었나 봅니다.
심리적으로 채워야 하는 욕구가 깊었던 코난 도일은 속고 싶어 했다. 그의 뛰어난 지성은 그 이유를 제공했을 뿐이다. 이성적인 뇌는 합리화를 시도한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의식적인 뇌가 우리를 위해 모든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대통령 집무실 같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광고 전문가 로리 서덜랜드 RorySutherland의 말처럼 오늘날 심리학계에서는 정서적인 뇌가 결정을 내리는 집무실 역할을 하고, 의식적인 뇌는 사후에 설명을내놓는 공보실과 더 유사하다고 말한다. ‘

이 사실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심리학자 라르스 할Lars Hall과 페터 요한슨Petter Johansson은 참가자들에게 도덕적 문제에 대한 동의 여부를 표시하는 설문지를 작성하게 했다." 참가자들은 클립보드에 첨부된 종이에 설문 답변을 작성했다. 그들은 페이지를 넘기면 클립보드 뒷면에 다른 내용의 진술이 적힌종이가 붙어 있다는 걸 알지 못했다. 결국 그들이 본 내용은 정반대되는 진술로 교체되었다. 예를 들어, ‘성매매는 도덕적으로옹호 가능하다‘라는 진술이 ‘성매매는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일이다‘로 바뀌었는데, 참가자의 답변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그런다음 참가자들은 그들이 작성한 것처럼 보이는 답변을 설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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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자가 비밀 유지에 집착하는 이유도 설명할 수 있다.
우리가 그들이 사용하는 기술을 파악하면 그들은 아마 제대로기능하지 못할 것이다. 
스컬 앤드 본즈 클럽 Skull and Bones Club 같은 비밀 결사 단체가 비밀을 유지하려는 이유, 
사기꾼들이 비밀 요원인 척하는 이유, 
전체주의 정권이 언론의 자유를 강력하게 단속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토머스 제퍼슨ThomasJefferson이 말한 것처럼, "국민을 모두 계몽시키면 그들의 몸과 마음을 억누르는 폭정과 억압이 새벽빛을 받은 악령처럼 사라질것이다."

마술사들은 오래전부터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다. 매직 서클Magic Circle 회원들은 비밀 유지를 맹세하는데 이를 어길 경우 제명당한다. 

심리학 교수이자 매직 서클 회원인 구스타프 쿤이렇게 고백했다.
보는 사람이 트릭이 작동하는 방식을 몰라야 마술이 성공할 수 있다. 트릭을 알면 마법은 더 이상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래서 마술사들은 비밀을 보호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 사실 속임수를 눈으로 확인하는 것뿐만 아니라 의심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 힘을 발휘한다. 
그 의심이 옳은지 그른지는 상관없다. 
마술사가 소매에서 토끼를 꺼냈다고 생각한다면, 실은 그렇지 않더라도 마술의 힘은 사라져 버린다.

여기 포함된 9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다.

‘메신저 Massenger, 우리는 권위 있는 인물이나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들의 영향을 받는다.‘ 
‘보상 Incentive, 우리는 즐거움을 주거나 고통을 피할 수 있게 해주는 일을 하는 경향이 있다. 
‘‘표준 Norm, 해당 작업이 인기 있는 것처럼 보이면 요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더 크다.‘ 
‘기본값Default, 우리는 가장 쉬운 일을 하고현상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 
‘현저성 Salience, 우리는 눈에 보이거나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에 따라 행동한다.‘ 
‘기제 Priming, 우리의 행동은 미묘한 신호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영향Affect, 우리는 감정에 따라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약속Commitment, 우리는 의무를 다하면서 습관과 일치하려고 노력한다.‘ 
‘자아go, 우리는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키고 정체성을 키울 수 있는 일을 한다.‘

NHS는 2020년 12월에 1차 백신 접종 최적화 - 모든 메시지와 문서, 가장 폭넓은 의미의 ‘커뮤니케이션‘과 관련해서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제목의 내부 문서를 통해 드러난 것처럼 마인드스페이스 모델을 이용해서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높였다.

 일례로 이 지침은 젊은이들에게 백신이
‘일상생활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하면서 ‘보상‘
원칙을 사용했다. 
"백신을 맞지 않고 나중에 ‘사랑하는 사람들을 감염시키게 될 경우 얼마나 후회가 될지 생각해 보라"면서
‘영향‘ 넛지도 사용했다. 

우리는 매우 정교한 권위주의 시대에 살고 있는데, 자신에게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깨닫지 못하면 우리 인권은 점점 줄어들 것이다. 

세뇌는 공중 보건 위기다. 그 해악을 기록하려면 역학 조사가필요하다. 사람들에게 항상 많은 심리작전이 있다는 사실을 교육해야 한다.

하산은 이렇게 설명한다. "그것에 이름을 붙이고 널리 알려야 한다. 자신에게 사용될 수 있는 설득 기술을 알면 그 기술은 힘을 잃는다." 즉 그림자에 가려져 있던 마술사의 속임수를 빛으로 끌어내어 마술사의 힘을 빼앗는 것이다.

규칙■ 경계심을 갖고 자신이 언제 조작 상황에 처하는지 알아야 한다.
냉소적이고 회의적인 태도를 취하는 걸 두려워하지 말고 비판적인 사고능력을 활용하자.
■ 설득과 선전에 관한 고전을 읽으면서 미리 공부해 두자.
■ 사회적 증거, 희소성, 권위, 선호도, 호혜성, 개입, 일관성을 비롯해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일반적인 기술을 찾아보자.

프랜시스 그리피스는 1985년 인터뷰에서 요정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에 놀랐다고 말했다. "그냥 엘시와 함께 약간 장난을 쳤을 뿐인데, 왜 그걸 진짜라고 받아들였는지 지금도 이해할 수 없어요. 아마 그렇게 믿고 싶었나 봅니다. 
심리적으로 채워야 하는 욕구가 깊었던 코난 도일은 속고싶어 했다. 그의 뛰어난 지성은 그 이유를 제공했을 뿐이다. 

이성적인 뇌는 합리화를 시도한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의식적인 뇌가 우리를 위해 모든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대통령 집무실 같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광고 전문가 로리 서덜랜드 RorySutherland의 말처럼 

오늘날 심리학계에서는 정서적인 뇌가 결정을 내리는 집무실 역할을 하고, 의식적인 뇌는 사후에 설명을내놓는 공보실과 더 유사하다고 말한다. 
이 사실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심리학자 라르스 할Lars Hall과 페터 요한슨 Petter Johansson은 참가자들에게 도덕적 문제에 대한 동의 여부를 표시하는 설문지를 작성하게 했다." 참가자들은 클립보드에 첨부된 종이에 설문 답변을 작성했다. 그들은 페이지를 넘기면 클립보드 뒷면에 다른 내용의 진술이 적힌종이가 붙어 있다는 걸 알지 못했다.

 결국 그들이 본 내용은 정반대되는 진술로 교체되었다. 예를 들어, ‘성매매는 도덕적으로옹호 가능하다‘라는 진술이 ‘성매매는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일이다‘로 바뀌었는데, 참가자의 답변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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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다고 생각했다 They Thought They Were Free: The Germans, 1933-1945는 책에서 다음과 같이 생생하게 설명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살아가다 보면 그것을 전혀 알아차릴 수 없게 된다. ・・・ 각 단계가 너무 사소하고, 너무 하찮고, 너무 잘 설명되거나 때로는 ‘유감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처음부터 원칙적으로 모든걸 이해하지 못한다면, 어떤 ‘애국적인 독일인‘도 분개할 수 없는이 모든 ‘사소한 조치‘가 훗날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이해하지 못한다면, 농부가 자기 밭의 옥수수가 하루하루 자라는 걸 깨닫지 못하는 것처럼 그 일이 진행되는 과정을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다. 어느 날 문득 정신을 차려 보면 옥수수가 머리 위까지 자라 있을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심리학자 스탠리 밀그램 StanleyMilgram은 권위에 대한 유명한 실험을 수행했다. 이 실험을 통해 사람들은 단지 흰색 실험실 가운을 입은 과학자가 지시했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사람에게 치명적인 전기 충격을 가한다는걸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런 결과는 단순히 권위적인 신호 때문만은 아니었다. 참가자들은 낮은 전압에서 시작해 점진적으로 전압을 높이도록 요청받았다. 그 작업의 점진적인 특성이말 그대로 충격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심리학자 필립 짐바르도Philip Zimbardo는 "모든 악은 15볼트에서 시작된다"라고 말했다.


일례로 ‘알코올 중독자 갱생회 Alcoholics Anonymous‘는 저항 문제에 있어서 전문가들이다. 그들은 날마다 중독과 전쟁을 벌인다. 

이발소 주변을 어슬렁거리다 보면 조만간 머리카락을 자르게 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이발소에서 벗어나거나 거리를 두면 큰 힘이 생긴다. 

정치적 저항을 위해서는 체제에 맞서 싸우는 게 아니라 그 체제에서 완전히 벗어나 새로운 체제를 만들어야 하는 것과 같다. 

체코의 반체제 인사인 바츨라프 하벨Wadar Haved은 이를 평행 폴리스 parallel polis 라고 했다. 28프랑스의 정치 이론가 에티엔 드라 보에티Érienne de La Bottie는 자발적 노예에 대한 담론 The Discourse on Voluntary Servitude』에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요구하는 건 폭군을 직접 밀어서 쓰러뜨리라는 게 아니라 더 이상 그를 지지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러면 받침대가 떨어져 나간 거대한 거상처럼 자신의 무게를 못 이기고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날 것이다. 

"29세뇌에 관한 고전인 정신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 Battle for theMind에는 마지막 몇 페이지에 세뇌에 저항하는 방법이 나오는데, 그 내용은 강력하다. 

저자인 윌리엄 사건트는 조건화하기 가장 어려운 동물은 실험자와 관계를 맺지 않는 동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개가 훈련을 할 때 제시되는 섬광등이나 음식 신호에 관심을 보이는 걸 거부하면 그 개의 뇌는 아무런 영향도받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때 광고를 제시하고, 혼란스러운 정보를 담아 정신없게 만들며, 보증처럼 안심이 되는 내용을 포함시킬 것을 권장한다.

마지막으로 임파워먼트(권한위임) 전략은 소비자들이 이전에 거둔 성공을 상기시켜 자존감을 높이거나 ‘반심리학‘을 이용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다. 결국 조작자와 그들의 표적 사이에서는 군비 경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으므로 최신 정보를 꾸준히습득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핵심은 설득의 메커니즘뿐만 아니라 설득 가능성까지 모두 염두에 두는 것이다. 
영국 은행들이 최근 온라인 뱅킹과 관련해 새로운 조치를 도입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송금하려고 하면 정말 송금할 것인지 물어보는 메시지가 나오고 주의해야하는 사기 단서들을 제공한다. 
행동과학 기관인 비헤이비럴리스트The Behaviouralist가 이런 인앱 경고문을 테스트해 본 결과 사기에 걸려들 확률이 22퍼센트에서 10퍼센트로 줄었다고 한다.‘
사기꾼의 수법에 주의를 기울이면 그들의 힘이 꺾인다. 속담에도 있지만 무엇이든 밝은 빛으로 드러내는 게 최고의 소독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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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에 대한 오해

서양에서 생겨난 ‘개인주의(individualism)‘라는 말이 이 땅에 들어온 지 한참의 세월이 흘렀지만 오늘날에도 그 의미를 명확히 아는 사람은 드문 것 같다. 여전히 개인주의는 이기주의와 동급으로 취급받는 경우가 많으며, ‘개인주의자‘라고 하면 차갑고 냉정한, 자기밖에 모르는, 피도 눈물도 없는 계산적인 사람, 공동체와는 무관하게 개인의 권리와 이득만을 중시하는 사람을 지칭한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는 듯하다. 앞선 사례에서 ‘요즘 아이들이 개인주의가 강해서 그렇다‘는 지적만 봐도 그러하다. 그러나, 다시한번 말하지만 개인주의는 그런 것이 아니다.
개인주의의 사전적 의미는 이러하다. 개인의 존재와 가치가국가나 사회 등의 집단보다 우선이라 생각하며, 개인을 중심에*두고 모든 것을 규정하고 판단하는 사상, 사고방식, 가치관, 신념, 태도, 기질을 말한다. 간단히 말해 개인주의는 전체주의나집단주의와 대립되는 사상이다. 개인의 자기결정권을 중시하며,
개인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그 무엇보다 존중하는 태도이다. 한편으로는 그렇기 때문에 개인주의는 이기주의와 비슷하기는커녕완전히 반대되는 개념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기주의가 오로지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는 것이라면, 

개인주의는 다른 사람들 역시 자신과 동등한 존재, 똑같은 욕구를 지니고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는 한 명의 인간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받아들인다. 

그러한 까닭으로 개인주의자는 많은 이들의 오해와는 다르게 오히려 공동체를 소중히 여긴다. 공동체를 개인의 대립항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개인을 오롯이 개인인 상태로 머물게 하는 일종의 보호막으로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공동체는 집단과는 다르며, 개인주의자는 연대의 중요성을 안다. 
집단의 규칙이기에 억지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한 명의 개인으로서다른 개인과 연대한다. 타인도 자신처럼 소중한 존재로 인식하고, 타인의 욕구와 감정 또한 자신의 것만큼 중요시 여긴다. 자신의 권리가 소중하기에 그만큼 타인의 권리도 존중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개인주의를 이기주의와 자주 혼동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개인주의자를 부정적으로 여기는 이유는 또 무엇일까? 
개인주의자가 자신의 의사를 명확히 표명하기 때문에? 단체의 규칙에 따르지 않기 때문에? 획일화와 집단주의를 거부하기때문에?

 나는 개인주의에 대한 사회 일반의 경계와 거부감은 역설적으로 우리 사회가 얼마나 집단주의에 물들어 있는가를 보여주는 징표라고 생각한다. 

사회 전반적으로 단체와 집단주의에 너무나도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개인을 개인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스스로를 개인주의자라 표방하는 사람들 또한

개인주의의 개념을 정확히 아는 경우가 드물다. 그리고 그 결과가 바로 개인주의가 이기주의와 자주 혼용되는 지금의 상황인 것이다.


집단주의가 낳은 인류의 비극

몇 년 전 페이스북의 한 셀럽이 모 대학 익명 게시판에 올라온 게시물을 퍼 와 해당 대학의 교표와 함께 자신의 담벼락에 게재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것 좀 보십시오 여러분 어떻게 대학생들이이런 저급한 발언을 한단 말입니까. 졸업생이나 선배들은 대체무엇을 하고 있단 말입니까. 후배가 이런 발언을 한다면 뺨이라도 때리고 호통이라도 지지 않고 그저 바라만 보고 있단 말입니까. 이 학생들을 혼내주기 위해서라도 많은 공유 바랍니다." 

해당게시물은 수천 건의 ‘좋아요‘와 수백 건의 공유를 기록했다.
당시 우연히 그 광경을 보게 된 나는 그대로 지나치지 못하고 그에게 물었다. 

익명 게시판에 올라온 글 하나로 해당 학교 학생들 모두에게 책임을 묻는 게 맞느냐고. 편견과 선입견에 누구보다 저항하는 목소리를 내며, 차별에 반대하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아닌 모양이라고, 

•프롤로그_우리는 모두 개인주의자가 되어야 한다
포함과 배제를 넘어 
개인으로서기분홍색이 좋을 수도 있잖아
여대는 ‘그러라고‘ 있는 곳이 아니다
정치하는 여성들
너 몇살이야?
검열하는 삶
티 내지 말라는 말
칭찬의 기술
명예남성을 위한 변명
그럼에도 여성에 대해 더 많이 말해야 한다
출산율을 높이고 싶으신가요?
김지영은 모든 여성의 대변인이 아니다
신문에 칼럼을 쓰는 저는 주부입니다
삶의 온도 차
버닝썬에 간 그녀는 위험한 일탈을 꿈꿨을까
‘괴물‘은 없다
우리에게는 새로운 성교육이 필요하다
존재하지 않는 완벽한 피해자
먹고사니즘의 이중잣대
낙태의 ‘남용‘이 가능해?
남성적인 작가, 여성적인 작가
누가 ‘책 읽는 여성‘에게 돌을 던지나
농담과 권력

혼자인 채로 함께 사는 법
어느 ‘악질‘ 택배기사와의 추억
헤밍웨이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플랫폼, 시스템, 그리고 개인
외면할 수 없는 지금 여기의 막장
삶이 지옥이 될 때
노키즈존을 말하기 전에 생각해야 할 것
학교에 가고 싶은 아이들
살아남은 아이들을 지켜주세요
방치된 아이들은 어머니 한 명만의 잘못인가어떤 위로는 더 큰 상처가 된다
그때도 틀렸고 지금도 틀렸다
아주 작은 배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개인주의 연습
그들은 왜 사이비 종교에 빠졌나
열정은 어떻게 착취의 원료가 되는가
우리는 왜 자꾸 흑백논리에 끌리는가
불행 배틀을 넘어서
그러니 위선자라‘도‘ 되어야 한다
가짜 뉴스 전성시대
내 안의 하이드
혐오의 자화상
•감사의 글_


일하는 여성으로서 힘든 세월을 겪어낸 이가 후배 여성들에게 육아휴직을 내지 못하도록 닦달을 하거나, 고된 시집살이를 겪었던 이가 훗날 더 혹독한 시집살이를 시키는 것은 모두 같은 사고방에서 출발한다. 기성 권력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그 안의 논리를 자신도 모르게 체화한 것이다.

‘성공하려면 포기해야 하는 것이 많은 거야.‘
‘여자가 성공하려면 남자보다 두 배는 노력해야 해.‘
‘아이도, 일도 포기 못하면서 성공하겠다고? 왜 그렇게 욕심이 많아?
‘시집살이가 힘들다고? 며느리로서 해야 할 ‘도리‘를 모르는구만!‘
‘여자의 삶은 불공평한 거야. 우리도 다 그렇게 살았어.‘
‘난 했는데 왜 넌 못해?‘

고통을 대물림하지 않겠다는마음이 이룬 변화

물론 언제나 그렇듯이 이해할 수 있다고 하여 인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힘들게 고생하고 참았다고 굳이 남들까지 그 힘든 길을 걸어가야 할 필요성은 아무리 고민해도 찾기 어렵다. 내가 아이를 키우면서 외로움과 불편을 겪었다고 하여, 남들까지 그런 경험을 해야 할 필요는 전혀 없다. 아이랑 집 안에 갇혀 지내다시피 하던 날들이 괴로웠으면, 그것을 남들에게도 똑같이 강요할것이 아니라 그를 타개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더 우선이다. 여성 문제에 있어서도 해법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 때문인지, 요즘 들어서는 ‘고통의 대물림‘이 아닌
‘고통의 단절‘에 집중하는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그리고살다 보면 가끔이지만 그런 사람들을 본다. 자신이 겪은 고통을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 잘못된 전통은 과감히 끊어낼 수 있는 사람들을 말이다.

이쯤에서 나의 시어머니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불편한 고부관계로 고민하는 이들이 많아 다소 면구스럽기는 하지만 나는 결혼한 지 10년 가까이 되도록 이렇다 할 시집살이 혹은 불편한 경험을 한 적이 거의 없다. 시부모님은 늘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다정하고 편안하게 대해주신다. 평소에는 물론이고 명절에도 나는 이렇다 할 음식을 하거나 전을 부치느라 힘들었던 적이 없다.

최근 한국이 세계 최저의 출산율을 기록한 것을 두고 여기저기서 말이 많다. 심지어 몇 해 전 한 국회의원은 인사청문회 자리에선 여성 후보자에게 "아직 결혼 안 했냐"고 물으면서 "본인의 출세도 좋지만 국가 발전에 기여하길 바란다"는 이야기를 던지기도했다. 

이런 사람들은 임신과 출산이 여성의 인생에서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갖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듯싶다. 
어떤 사람들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아이를 낳으면 돈을 많이 주자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물론 출산율에 경제적인 문제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할 수는 없으나 이 역시 본질과는 거리가 있는 이야기다.

임신과 출산은 경제적인 문제보다 아이를 낳은 이후 두 사람의 삶에 얼마나 큰 변화가 일어나는지와 관계가 깊다. 

대한민국에서 임신과 출산을 겪은 뒤 여성의 삶은 그 전과 완전하게 달라진다. 

남성 역시 변화를 겪지만 여성만큼은 아니다. 
양육의 부담은 여전히 여성이 더 많이 짊어지고 있고 경력을 구축해 나가는것 또한 쉽지 않다. 

물론 출산 이후 성공적으로 경력을 이어가는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이들 역시 친정어머니나 시어머니의 영혼을 갈아 넣으면서 혹은 본인 스스로를 갈아 넣어 그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다.
나는 내가 낳은 두 아이를 아주 사랑한다. 결혼 후 지금까지의 선택에 후회가 없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남편이 적극적으로 육아와 가사를 분담하고, 내 입장을 배려해준 덕분이다. 지원해주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여러모로 어려웠을 것이다. 

언젠가 남성 지인이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페미니즘과관련하여 이런저런 말들이 많지만 본인은 하나도 공감이 가질 않는다고. 여성의 권익 신장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요즘은 ‘안전‘ 문제 빼고는 대부분 동등해지지 않았냐고. 그렇기 때문에 자신은 페미니즘 이슈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하지만 ‘안전‘ 문제가 때로는 모든 것일 수도 있다. 
활동 시간과 지역에 ‘안전‘을 고려해야 하는 것, ‘안전‘ 때문에 행동에 늘 제약이 생긴다는 것, 하다못해 택시를 탈 때조차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 공중화장실조차 마음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것.
노래방 화장실에서 한 사람이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모르는남성의 손에 죽은 것이 그리 오래 전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 이후에도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하루 걸러 하루 꼴로, 아니 요즘같아선 거의 매일 벌어지고 있다. 얼마 전에는 스토커 남성에 의해 세 모녀가 무참하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렇게 온갖 사건 사고를 접하다 보면 여성으로서 오늘날까지 죽거나 다치지 않고 멀쩡하게 지낼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운이 좋았기때문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성비를 맞춘다는 함정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는 여성의 안전 문제를 어디까지나 부차

는 여성의 욕망만을 금기시한다. 욕망을 공공연하게 드러내는 여성은 극단적인 위험까지도 감수한 것으로 간주한다. 
무슨 일을 당해도 자업자득이라는 태도를 보인다.

그러나 섹스상대를 찾고 싶다는 것이 강간 당해도 좋다는 뜻은 아니다. 원나잇을 하고 싶다는 것이 의식을 잃고, 강간을 당하고 사진이 찍혀도 좋다는 뜻은 아니다. 결국 버닝썬 사건은 초반에만 조금 이슈가 되다가 유야무야 묻히고 말았다. 
클럽을 운영하던 연예인은 군에 입대했고, 클럽은 이름을 바꿔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이 사건을 잊어버렸다.

지난해 봄, 코로나의 시작과 함께 수없이 공유되던 N번방 사건 관련기사를 읽는 동안 자연스럽게 버닝썬 사건이 겹쳐졌다.
처음에 사건의 피해자를 동정하던 이들, 가해자들을 극형에 처하라고 목소리를 높이던 이들은 피해자 대부분이 트위터에서 ‘일탈계‘로 통칭되는 계정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알고 돌연 태도를 바꾼 경우가 많았다. 
참고로 ‘일탈계‘는 다소 노출 수위가 높은 사진(가슴골, 다리 등)을 올리며 성적 관심을 표현하는 계정을 뜻한다.

사람들은 이야기했다. 애초에 왜 표적이 될 만한 행동을 하느냐고, 피해자들에게도 잘못이 있다고. 그러나 버닝썬 피해자들이 클럽에 갔다고 해서 강간을 당해도 좋다는 뜻이 아니었던 것처럼, 일탈계를 사용하던 N번방 사건의 피해자들 또한 그러한 일을당해도 좋다는 의미는 아니었을 것이다.

나는 일탈계를 통해 표적이 된 피해자들의 최초의 동기는 알

지 못한다. 그 동기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 계정 이름처럼 ‘일탈‘
그 자체가 목적이었을 수도 있고, 
낯선 것에 대한 관심, 금기된 것에 대한 욕망, 타인에 대한 갈망, 정서적·육체적 친밀함에 대한욕구 등이 뒤섞여 있었을 수도 있다. 

성욕, 호기심, 일탈과 모험과 도전에의 충동. 어쩌면 ‘욕망 당하고 싶은 욕망‘ 그 자체.

문제는 여성에게 있어 이와 같은 ‘일탈‘의 대가가 지나치게 크다는 것이다. 

똑같은 ‘일탈‘을 남성이 행했을 때와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가 너무도 많다는 것이다. ‘박사‘를 비롯한 N번방 운영자대부분은 일탈계 사용자들에게 피싱 링크를 보내 개인 정보를 빼냈고, 그것으로 그들을 협박하여 ‘성 노예‘로 만들었다고 한다.
시키는 대로 말을 듣지 않으면 개인 정보를 모두 유출시켜 버리겠다고. 가족들에게, 지인들에게, 친구들에게, 네가 트위터에서이런 사진 올리고 다녔다는 것, 남자들과 야한 이야기 나눈 것 모두 공개해버리겠다고. 

여성의 욕망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에서 피해자들 대부분은 욕망을 품었다는 사실이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너무도 무력하게 덫에 걸려들었을 것이다.

나 역시 클럽에 가본 경험이 있고, 중학생 때 피시통신에 접속하여 낯선 이들과 대화를 나누며 즐거워했던 경험이 있다. 만약중학생 때의 내가 거기에서 아주 조금만 더 호기심을 느껴서에게 접근하는 사람들을 실제로 만났다면, 혹은 사진이라도 찍어올렸다면, 나의 신상정보를 노출하는 일이 생겼다면, 그때 나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클럽에 갔을 때 운이 나빠 약물이 든

술잔을 받아 마시는 일이 생겼더라면 어땠을까. 어쩌면 나 역시 이름은 달랐겠지만 N번방의 피해자, 혹은 버닝썬의 희생자가 될수 있었다. 

내가 원했던 것은 그저 작은 일탈, 낯선 이의 친절과관심, 그리고 누구나 가질 수 있는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것뿐이었는데.

‘괴물‘은 없다

지난해 수면 위로 드러난 N번방 사건을 두고 자녀가 있는 많은이들이 말했다. 이런 세상에서 딸 키우기 무섭다고.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속으로 생각한다. 딸 키우는 것은 별로 무섭지 않다고.
딸들은 지금의 젊은 여성들처럼 키우면 된다. 좋은 것은 좋다고, 싫은 것은 싫다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여성이라는 이름에 따라오는 부당한 압력에 순응하지 않도록, 욕망을 드러내는 것을두려워하지 않도록. 설사 성폭력을 겪더라도 그것을 자신의 잘못이라 여기며 수치스러워하지 않도록. 누군가 밀쳐서 넘어지면 울지만 말고 일어나서 싸우도록.

딸과 아들 모두를 키우고 있는 내가 정작 무서워하고 있는 것은 아들을 어떻게 길러야 할지에 대한 부분이다. 
가끔 아이들을 데리고 아파트 놀이터에 가보면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 되는 남자아이들이 한두 명씩 있다. 
올해 아홉 살로 한창 또래 친구를 찾는 아들은 형아들이랑 놀 수 있게 해달라고 매번 조르는데 솔직히 말해 별로 탐탁스럽지 않다. 

큰 아이들이랑 어울릴 때마다 아들이 이상한 것을 배워 오기 때문이다. 그것은 때로 욕설일 때도 있고, 가끔은 이상한 ‘장난‘일 때도 있다.
일전에 아들보다 서너 살 많은 남자아이가 아들에게 바지를 벗고 성기를 보여주는 ‘장난‘을 알려주었다고 한다. 집에 온 아들이 갑자기 그런 모습을 보여 대체 왜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놀이터에서 만난 형아가 알려주었다고 답해 깜짝 놀랐다. 아이에게서 아이에게로 전수되는 또래 문화의 무서움을 그때 알았다.

그날 바로 아들에게 그래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한참 동안해주었지만 밤에 잠이 잘 오지 않았다. 정작 아들에게 그 ‘장난‘
을 알려준 그애에게는 누가 그런 이야기를 해줄 것인지, 살면서 아들은 그런 ‘형아들‘을 얼마나 많이 만나게 될 것인지, 그 아이들은 자라서 어떤 어른이 될 것인지를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졌다. 

과연 부모의 개입으로 아이들의 문화를 바꾸는 것이 기능은 할까. 부모가 알았을 때는 이미 모든 것이 늦어버린 시점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다 보면 두렵기까지 하다.

다는 것을 알게 되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르는 일이다. "내자식이어도 성범죄는 용서 없다!" "내 자식은 N번방 같은 것과는 전혀 거리가 믿어요!"라는 지금의 단호한 마음이 정작 내가 아는사람이 실제 성범죄에 연루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다짐이란 그런 것이다. 분노란 그런 것이다. 마음과말은 그만큼 나약한 것이다. 인간이란 그런 것이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좋은 점

가해자가 ‘괴물‘이라고 생각할 때 솟아오르던 분노가 정작 가해자가 ‘괴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이후 오히려 피해자를 향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은 그 때문인지도 모른다. 성범죄가 밝혀진 후 "남자애들 다 그렇지 뭐" 혹은 "우리도 다 그러고 자랐어" 하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역시 그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야만 한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성폭력은 뿔 달린 괴물만이 아니라 아무나 저지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한다. 성폭력은 ‘괴물‘만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 착한 내 아이도 저지를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누구나 쉽게 저지를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받아들일 때에야 더욱 강력한 책임이 따라오도록 만들 수 있다. 

그렇게 해야만 우리의 소중한 아이들이 ‘실수‘한 위험을 조금이라도 더

줄일 수 있다.

우리는 음주운전을 하다 사람을 다치게 하면 어떤 일이 닥칠지 안다. 물론 강력한 규제가 있어도 잘못된 판단으로, 호기심으로, 혹은 한순간의 충동을 억누르지 못해 음주운전을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런 경우 법에 의해 감옥에 가고, 도덕적으로 지탄을 받고 손해 배상을 해야 하고, 직장을 잃거나 인생이 망가질 위험에 처하는 등 강한 책임을 지게 된다. 음주운전을 ‘실수‘라고 하여 받아주는 경우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설사 음주운전을 할수 있는 기회가 있거나 그럴 만한 충동이 들더라도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자제하면서 산다.

성폭력에 대해서도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누구나 저지를 수 있다는, 우리 모두와의 거리가 그다지 멀지 않다는 사실을 인지한 후 거기 따르는 강력한 책임을 지도록 만들어야 한다. 

행동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설사 그럴 만한 ‘기회‘가 오더라도 한순간의 호기심이나 충동으로 ‘실수‘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그렇게 우리는 우리의 아이들이 가해자가 되지 않도록 보호해야만 한다.

지난해 화제가 된 한 칼럼만 봐도 그렇다. 김민식 전 문화방송피디는 <한겨레>에 
‘지식인의 책무‘란 글을 게재하면서 부모님의일화를 가져다 썼다. 어릴 적 어머니를 때렸던 아버지의 이야기로 글을 시작한 그는 책을 전혀 안 읽는 사람과 너무 많이 읽는 사람이 같이 살면 너무 많이 읽는 사람이 더 불행하다며, 아마도 책 너무 많이 읽은 어머니가 사사건건 문제 제기를 하다 보니 그것이 아버지의 열등감을 건드렸고, 그로 인해 둘의 사이가 더욱 나빠졌을 것이라 추측했다. 

그러면서 지식인은 지적 우월감을 느끼며 상대를 계도의 대상으로 보는 대신 존중하는 것이 먼저라고 마무리했다.

이 칼럼은 결국 가정폭력을 옹호한다는 가열찬 비판 끝에 본문이 삭제되고 필자와 편집부의 사과문이 게재되는 유례없는 결말을 맞이했다. 칼럼이 삭제된 이후에도 비판은 쉬이 사그러들지 않았는데, 어떤 이들은 이러한 상황을 두고 지나친 처사라고 비록 가정폭력이라는 잘못된 예시를 끌어오긴 했으나 본문의 주제는 ‘지식인에 대한 비판‘이라며, 가정폭력을 소재로 들었다는 이유로 비판을 지속하는 것은 달이 아닌 손가락을 보는 행위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나 역시 작성자가 어떤 악의적인 의도를 가지고 칼럼을 썼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는 말 그대로 무의식적으로 그런 사례를 가져다 썼을 것이다. 진짜로 말하고자 했던 바는 지식인이 가져야 마땅한 겸양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해당 칼럼을 옹

 그것은 오히려 나의 정체성을 연약하게 만들고 입지를 점점 더 좁히는 행동일 뿐이었다. 

재미없는 농담에 대응하는 방법은 오로지 웃지 않는 것뿐이라는 사실을 뒤늦게야 알게 되었다.
그때부터 나는 함부로 웃지 않는다. 

모욕적인 말, 재미없는 농담, 천박하고 저열하며 약자를 공격하는 모든 농담에 정색한다.
재미없다고 대꾸한다. 이런 나를 두고 사람들은 농담도 이해 못하는 꽉 막힌 사람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남을 공격하는 유머는옳지도 않을뿐더러 결정적으로 웃기지도 않다. 그 뒤로 웃을 일은 줄어들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세상이 훨씬 재미있어졌다. 나는 더 자유로워졌다.

하지만 세상은 내가 자유로워지는 것만으로 달라지진 않았다.

몇 해 전에는 페이스북 친구였던 한 남성이 밸런타인데이라며
"초코렛 안 주시나요?" 하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처음에는 실수인 줄 알았다. 비록 ‘페친‘이기는 했지만 이름과 프로필 사진을제외하고선 아무것도 모르는 사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느닷없이 초콜릿을 달라니. 평소에 별다른 교류도 없었고, 신상정보도모르고, 내가 어떠한 호감이나 친근감을 표현한 기억도 없는 사람인데, 대체 왜? 제가 왜 초콜릿을 드려야 하냐고 되묻자 그는대답했다. "친구니까요." 우리는 페이스북 친구일 뿐 ‘정식‘ 친구가 아니며, 이런 메시지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답하자 그는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그저 오늘이 초코렛 날이라 농담 한번 해 다정한

봤어요."
이런 이야기를 하자 주변에서는 뭐 그런 경우가 다 있냐고, 세상에는 참 이상한 사람도 많다고 놀랐지만, 

사실 SNS를 하는 여성에게는 그다지 드물지 않은 일이다. 친근함을 빙자한 불쾌한 접근과 아무 말 대잔치, 어김없이 따라붙는 농담이었다는 변명까지. 온갖 황당한 사례를 듣다 보면 이게 과연 ‘일부‘의 특수한 경우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오래전 주기적으로 메시지를 보내던 남성은 노동운동과 진보적 가치에 목소리를 높이던 이였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였다는 말이다. 
아이가 자꾸 엄마를 때려서 고민이라며, 댁의 아이는 어떠십니까로 시작된 메시지는 어느 틈에 정말 미인이시라는 둥,
선생님은 보기만 해도 즐겁다는 둥의 이야기로 넘어갔다. 이때는 불쾌함을 표현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내가 너무 과민한가? 나한테 왜 이러지? 상대는 아무런 의도가 없는데 나 혼자 오버하는 것이면 어쩌지? 나를 공주병으로 여기는 건 아닐까? 

결국 그런일이 몇 번 반복된 후에야 고민 끝에 의사표현을 했고,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불편하셨다니 죄송합니다만 농담이었어요." 이쯤되면 일종의 패턴이다.

설령 정말로 ‘농담‘이었다고 할지라도, 이 일방적이기 짝이 없는 대화는 일종의 권력 지형도를 보여준다. 
군대의 고참이나 직장상사에게 아무렇지 않게 농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들은 조심스럽고 어려운 상대이다. 우스갯소리 하나를 하더라

도 상대의 기분과 취향을 면밀히 고려해야만 한다. 
반면 SNS를 떠도는 이 수많은 ‘농담‘들은 어떠한가. 
왜 말하는 사람은 아무렇지 않은데 
듣는 이는 불편함을 표현하는 것조차 어려워하는가.

눈치는 약자의 언어라고 한다. 
본인들도 인지하지 못했겠지만, 그토록 무신경하면서 무례하기 짝이 없는 용감한 시도를 할수 있는 이유는 그렇게 해도 되기 때문이다. 
줄곧 그렇게 지내왔기 때문에 그렇게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그러나 듣는 입장에서는 자신이 너무 예민한 것은 아닌가 하는 검열에 시달리며 제대로 된 대응을 하는 것조차 힘들다. 

또한 불편함을 표현하는 순간마저 침착함과 상냥함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가 어떤 해코지를 할지 몰라 두려우니까.

나 역시 위에서 언급한 메시지를 받고 불쾌함과 황당함 이전에 가장 먼저 느꼈던 감정은 공포였다. 
내가 무언가 ‘여지‘를 준것은 아닐까? 상대방을 오해하도록 만든 것은 아닐까? 너무 친절했던 것은 아닌가? 뭔가 실수를 한 것 아닐까?

당연한 말이지만 농담에도 권력의 힘이 작동한다. 부장님의 개그에 직원들이 뒤집어지게 웃는다고 그게 재미있다는 뜻은 아닐 것이다. 

약자는 농담을 던질 때에도, 그에 대응할 때에도 스스로를 검열할 수밖에 없다. 

불균형한 힘 앞에 "왜 더 강하게 거부하지 않았어?", "당신이 그렇게 싫어하는 줄 몰랐어", "농담이었어"와 같은 말은 공허하다.

위악보다는 위선이 낫다

나 역시 위선자의 진실이 밝혀졌을 때 분노한 경험이 있기에 이러한 반응에 심정적으로는 공감한다.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동의할 수 없다. 
위선에 더욱 분노하게 되는 자연스러운 심경과는 별개로, 
위악보다 위선에 ‘더‘ 분노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여긴다. 
그럴 경우 향후 위선자로 판명될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선을 추구하려는 이들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 결과만을 놓고 따지자면 위악보다는 위선이 훨씬 더 공동체에 좋은 영향을 미치기때문이다. 

위악을 추구하는 사람보다 위선을 추구하는 사람이 많은 사회가 훨씬 더 건강하고 살기 좋은 곳이기 때문이다.

위선은 그 속내가 거짓일지언정 적어도 무엇이 옳은가에 대한 기준은 공유하고 있다. 

약자와 소수자를 보호해야 하고, 부의 균등한 분배를 추구하고,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인간뿐만 아니라이 세상 모든 생명체가 소중하다는, 설령 진심이 아닌 허울뿐인 ‘말‘들일망정, 무엇이 공동체를 위해 더 나은가에 대해 고민한다. 인간의 본성에 악한 면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지언정, 그것을 완벽히 다스리는 것이 불가능할망정, 적어도 그를 위한 노력을 촉구한다. 본성을 억누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다.

반면 위악은 그렇지 않다. 위악은 인간의 본성, 내재해 있는 이기심과 폭력성을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여기고 적극적으로 추구한다. 
애초 출발 단계에서부터 ‘선‘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한다. 결

우리는 모두개인주의자가 되어야 한다!

혼자인 채로 함께더 나은 세상으로 가기 위해 필요한 삶의 태도
"나는 한승혜 작가의 글에서 늘 어떤 안정감을 느끼는데, 그것은 내가 그의 글에 동의하든 하지 않든 그와 존중과 배려가 깃든 대화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서 기인한다. 
그의 글이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도 그 때문이리라. 책을읽고 보니 그러한 안정감이 그의 다정한 개인주의에서 비롯되었음을 알겠다."
(김겨울, <책의 말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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