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
여는 말.5
1 일상은 소중하다11
누구도 나에게 이 길을 가라 하지 않았다 착한 사람을 위한 법무죄 판결납골당을 다녀와서 판결 선고 후 협상의 법칙, 조정의 법칙 사법도 감동을창조할 수 있다 스위스 법원 기행 형사 재판 잘 받는 방법들 중 판사의 일1화이트칼라 범죄 양형 기준 좋은 변호사 죄인을 다스리는 방법  말 대신계약서 증인 출석판사 한기택 민사 재판 잘 받는 법 상속 포기  40대 I조정과 우산 녹차 한 잔의 힘] 김창완 명분과 실리를 나누는 화해조삼모사선순환의 공동체 작은 세상이 대안이다 이삭의집에서 만난 소년부끄러운대학 생활 자작나무 하모니를 보고 나이 먹는 일의 기쁨과 슬픔책을읽는 이유 세 가지 블로그 방문객 10만 명을 기록하며 취미 세 가지 정겨운세상 만들기 병원에서 절감한 비폭력 대화법책을 고르는 기준 추도식에다녀와서홋카이도를 다녀와서 왕후박나무망진산을 오르며 시외버스를탈 때 주의할 사항 우포늪 반딧불  지리산의 일출 영축산의 평안안치환주간코리아를 보고 목련 생강나무 느티나무 배롱나무 구상나무I그 소나무 주목 증거 재판주의 17번 방의 선물을 보고 편백나무 막말을자제하는 법 조정에 임하는 자세 판사는 무엇으로 사는가공무원 생활을시작할 때 유의할 점  모과나무 소원을 보고 은행나무 고로쇠나무  녹나무전나무 프라하의 48시간 박태기나무 칠엽수 - P-1

2일독을 권한다231
나무야 나무야를 다시 읽고 공부의 즐거움을 읽고 법의 정신을 다시 읽고 1변신과 시골 의사를 읽고 팡세를 읽고 도덕경을 다시 읽고차라투스트라는이렇게 말했다를 읽고 감시와 처벌을 읽고 파리의 노트르담을 읽고호밀밭의 파수꾼을 읽고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고 자유론을 읽고 25시를읽고 에밀을 읽고 손자병법을 읽고 피로사회를 읽고 의무론을 읽고마담 보바리를 읽고 난중일기를 읽고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읽고 안나카레니나를 읽고 여자의 일생을 읽고 재판관의 고민을 읽고 베니스의상인을 읽고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읽고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읽고주홍글자를 읽고 문학 속의 재판, 재판 속의 문학페스트를 다시 읽고부활을 다시 읽고 카라마조프 형제들을 다시 읽고 죄와 벌을 또다시 읽고▮레 미제라블을 다시 읽고 전쟁과 평화를 다시 읽고 적과 흑을 다시 읽고열린 사회와 그 적들을 읽고

3 사회에 바란다341
형사 사건 재배당과 양형 기준제공판중심주의와 그 적들 변화의 시대에판사로 사는 방법 독립되어 있지 아니하면 사법이 아닙니다 솔로몬왕의판결 진주지원장 취임사조정위원 위촉식 인사말 진주지원장 이임사부산고등법원 이임사 부산가정법원장 취임사 부산여성변호사대회 기조강연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 말씀 헌법재판소 재판관 취임사 헌법재판소재판관 퇴임사 - P-1

기다리는 사람에게 시간은 너무 더디고
두려워하는 사람에게 시간은 너무 빠르고
슬픈 사람에게 시간은 너무 길고
기쁜 사람에게 시간은 너무 짧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시간은 아무것도 아니다 - P-1


나의 행복이 남의 불행에 관계한다면 나는 기다릴 것이다. 그가 행복할 때까지. 
나의 행복이 남의 행복과 무관하다면 나는 기다릴 것이다, 우리가 연결될 때까지. 
나의 행복이 남의 행복으로 이어진다면 나는 맘껏 누릴 것이다.

(며칠 후 아침에 망진산 정상을 다녀왔다. 여전히 벚꽃과 백목련 중어느 것이 더 아름다운지는 말할 수 없었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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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개가 신이 난 듯 정신없이 뛰어다니다 눈밭 위를뒹구는 장면이다. 그들 앞에 있는 검은 개는 "온몸으로 뛰어오르는 생명력"을 남김 없이 분출하고 있었다. 
개는, "어떤 끔찍한 일이 있었지만 그것은 이제 다 아물었으므로 괜찮다는 듯 남아 있는 세 다리로 그렇게 꼬리를 흔들며 눈밭을 뒹굴었다"(p.141). 
딸은 남자가 저기 좀 보라고 말하기 이전에 벌써 그들의 장면을 본다. 그러고는 아빠에게도 보라고 손짓한다. 

두 사람이 똑같이 봤던 건 뭘까.

지난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다. 서로를 할퀴었던 상처도 사라지지 않는다. 개의 다리가 보여주듯 상처가 없었던 지난 시간은 결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두 사람이 그 개의 활기를 보고 환해졌던 것은, 되돌아가지 않아도 괜찮아질 수 있게 하는 사랑의 힘을 봤기 때문이다. 

회복이란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는 과거 지향이 아니라 상처를 안고 새로운 상태로 나아가는 현재 지향이다. 검은 개의 셋뿐인 다리는 매일같이 함께 산책하는 부부의 사랑 속에서 더 튼튼해졌을 것이다. 세 개의 다리는 없는 한 개의 다리를 보여주는 빈자리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사랑을 증명하는 충만한 자리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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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놀리면 혼내주고 수두 자국이 있어도 예쁘다고 그녀에게 말해준 유일한사람이었다. 달을 봐봐, 옥미야. 달도 겉이 움푹 패어 있지만 저렇게 빛나고 아름답잖니. 춘식이 삼촌은 여름에 친구들과 무등산에 놀러 갔다가 급류에 휩쓸려 죽었다.

앵무새와 같이 천변을 따라 걷다 보면 이상하게 가마득히 잊고 있던 옛 기억들이 자꾸만 그녀를 찾아왔다. 이튿날 산책할 때는 중학교 시절 친구였던 점선이 생각이 났다. 얼굴이 까맣고 보조개가 귀여웠던 점선이, 말린 낙엽 뒤에 편지를 써서 건네주던 점선이. 점선이는 하숙집 딸이라 그 집에 놀러 가면 언제나 대학생 오빠들이 있었다. 그녀와 점선이를 난생처음 동대문에 생긴 실내 아이스링크에 데려간 것도 그 오빠들이었다. 

가슴이 벅차오를 만큼 넓고 웅장했던 아이스링크. 그곳에서는 모두가 추위 따윈 아랑곳 않은 채 얼음 위를 미끄러지고 또 미끄러졌다. 넘어져도 몇 번이고 다시 일어서던 몸들. 땀에 젖은 채 겁 없이 내달리던 젊음. 영원할 것 같던 그 시절도 결국엔 다 사라졌다.

딸 또래의 여자가 열 살 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의 손을 잡고 조심조심 징검다리를 건너는 모습이 보였다. 인서가 초등학교 5학년인가 6학년이었을 때의 일이 떠올랐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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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나는 추워 덜덜 떨고 있었지만 마음은 녹듯이포근해졌다. 
일면 슬퍼지기도 했는데 너무 순정한 것, 아름다운 것, 들끓는 자아 따위와는 무관한 자연 자체의 풍경과 맞닥뜨릴 때 느끼는 기이한 상실감 같은 것이었다.

남극이 좋아지면 좋아질수록 나는 실제 내 삶은 이곳과 얼마나 다른가를 동시에 감각했다. 적어도 지금의 내게는 남극이 인간이 인간처럼 살 수 있고 해표가 해표처럼 살 수 있는 지구상에서 가장 안정적인 공간이었다.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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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 패거리를 본질로 하는 우리 학계는 도저히 인정하지 못한다. 대학의 자치라하는 헌법적 가치를 조금이라도 수용한다.
지성이라는 이름 아래 소수자에 대한 관용을 인정했어야 하거늘 그렇지 못했기에 권력이 나선 것이다. 그러나 사회적 상식의 기준조차 거부하는 것이 지금 우리 대학의 모습이다.

나는 나의 가족이나 친족 나아가 초중고대 학교에서어떤 동창회에도 나가지 않았다. 사회나 지역사회에서도 이단이다. 여기서 이단이라는 표현은 소수자라는 것으로 남에게 어떤 피해도 끼치지 않는다른 의견의 소유자라는 것에 불과하다.

나는 이 글에서 20세기에 대한 통찰을 할 생각도 여유도 능력도 없다. 제발 우리 사회가우리 대학이 소수자의 인권보호라고 하는 민주주의의 기본적 원리라도 제대로 지킬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그래서 다시는 김민수 교수 같은 희생자가 나오지 않고, 데모를 했다는 이유 - P-1

로 임용 자체를 거부당하는 젊은 학자들의 희생이 더 이상 없으며,
대학·사회·가족이 패거리 막가파의 횡포와 획일주의로부터 벗어나기를 바랄 뿐이다.

우리의 20세기의 특징은 한 마디로 천박함이다. 

여유 있고 세련된 고상함은 야유 받고 원시적인 적대감의 천박함만이 지배한다. 관용과 교양은 멸시되며 매도와 전문이 예찬된다. 사회 어느구석에나 전문가 바보만이 우글거리고, 그 전문가 바보들은 사교단체를 이익집단으로 만들어 서로 죽고 죽이는 힘겨루기의 밑천으로삼아 생존경쟁의 정글 법칙에 순응한다.

한때 권력에 대항하는 인민이나 민중으로 숭상된 대중의 일부는 이제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신민이나 우민으로 타락했다. 교수까지 포함하는 그들은 처음부터 천민이자 우중이었는지 모른다.
그들에 의해 유지된 군사독재가 사라지자 끝없이 그것에 대한 향수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바로 우리 시대의 천박함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민주주의가 그 우중(다시 강조하지만 여기에는 나와 같은 교수들이 포함된다)의 다수결로 타락하는 역사를 끝없이 지켜보면서도 그우중이란 군사독재의 조작일 뿐 실체는 성스러운 민중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우중은 여전히 조금도 변함 없이 존재한다. 나 자신 그렇고, 나의 부모가 그렇고, 나의 형제가 그렇고, 나의 동료가 - P-1

그렇다. 대학 교수들도 예외가 아니다.


남한과 북한은 가장 단순하게 제도화된, 니체와 마르크스로부터 비롯된 전체주의임에도 적과 동지의 관계로 형성되었다. 

그러나 사실은 그들만큼 반전체주의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사상가들도 없었다. 

마르크스와 니체는 각각 근대 천민자본주의의 경제적 문화적 천박함에 분노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에 있는 마르크스와 니체는 죽고 죽이는 적대관계의 공산주의자와 엘리트 전체주의자로서 우리의 분단을 결정짓고 있다. 

신채호의 말처럼 한반도에 들어오면 모든 것은 도그마로 왜곡되는 것인가?
그러나 문제는 간단하다. 소수자에 대한 관용이라는 인권의 기본상식, 인간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라는 민주주의의 기본원리를 지킨다면 김민수 교수 사건은 처음부터 없었다. 
아니 학문이 권위에 대한 비판에서 비롯된다는 대학의 기본 원칙이라도 있었다면 그런 사건은 없었다. 상식과 원리와 원칙의 확립이 너무나도 시급하고, 그것만이 답이다.
물론 나는 나름의 비전으로 앞에서 말한 자유. 자치 • 자연에대한 믿음을 지금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여전히 꿈이고,
아마도 21세기에 더욱더 열심히 고민해야 할 과제가 되리라. 그래서 20세기도 나에게는 이제 그 고민의 터전이 되어야 하리라. - P-1


실용 인간의 발견

MIT에서 얻은 배움을 나는 세 가지로 정리한다. 어느 누가 특별히 가르쳐 준 것도 아니지만, 배우고 일하고 토론하고 당하고 깨지고 도전하고 실패하고 성공했던 수많은 프로젝트 과정 속에서스스로 깨달은 것들이다.

첫째는 문제 창조 마인드problem-creating. 많은 사람들이 문제해결 능력을 강조하지만 문제를 잘 설정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문제 자체에 해결책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문제를 창의적으로풀 수 있도록 독창적으로 문제를 창조하는 능력이야말로 핵심 마인드다.

둘째는 현장 감각grounding 또는 down to earth. 
땅에 뿌리를 내리지 않으면 어떤 나무가 자랄 수 있으랴. MIT는 현장의 문제로부터 출발하는 사고에서 많은 실천적 이론들을 잉태했다. 모든 강의는항상 현실에 근거했고 모든 프로젝트는 현장의 문제에서 출발했다.

셋째는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 
아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무언가 구체적으로 만들어서 인간과 사회에 유익함을 돌려주는 실천정신이다. 유난히 벤처와 프로젝트들이 많던 MIT. 조용한 가운데 - P-1

끊임없이 뭔가 만들어내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이 세 가지 정신의 뿌리는 ‘실천 일 것이다. 이는 내게 어떤 지식 이상으로 중요한 깨달음이었다. 우리 사회에서 이런 정신을 꽂피우는 대학이 성장하기를 나는 정말 바란다. 정식 교육계에 종사하지 않더라도 내가 자라기‘를 아주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자 인간의 발견

MIT와 미국이라는 사회에 살면서 얻은 소득 중의 하나는 내가 여자라는 것을 별로 의식하지 못하고 살았다는 것이다. 
차별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여자라는 이유로 내 머리를 누르거나 뒷다리를 잡지는 않았다. 그것은 ‘여자 인간‘으로 제대로 서 보는 경험이었다.

이는 물론 경쟁이 심한 미국 사회에서 ‘프로‘로 객관화되었던경험 덕택일 것이다.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들고 가능성이 별로없는 일자리를 구하면서 거절당해본 것은 좋은 경험이었다. 프로란 남이 판단하는 나이다. 세상은 나의 쓸모를 항상 알아봐 주지않는다. 타이밍도 중요하고 역할도 중요하다. 실패는 인생의 당연한 한 부분이다." 내가 담담하게 ‘프로론‘을 말하게 된 것은 그런경험 덕분이다. 장학금 기회가 별로 없는 건축도시 전공에서 연구 - P-1

ㅏ 강의를 따내는 것도 만만찮았다. 운이 따르기도 했겠지만 일 잘하는 프로로 성공하기 위한 노력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었다. 경쟁과 승복은 중요하다. 공정하게 경쟁한다면 깨끗하게 승복할 수있다.

한 가지 지금도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은 ‘학자금 융자‘에 대한미국의 시스템이다. 졸업 후에 감되 본인이 죽거나 일을 못할 정도로 병이 걸리면 갚지 않아도 된다. 즉 연대책임이 아니라 독립책임제도다. 참으로 합당하지 않은가.
 나는 유학 중 상당한 학자금을 빌렸고 졸업 후 7년 만에 다 갚았다. 
그때 나는 드디어 경제적 독랩‘을 이루었다며 하늘로 날아갈 듯 좋아했다. 우리 사회에도 이런시스템이 필요하다.
 부모에게 부담을 줄 것이 아니라 자신의 미래를 담보로 당당하게 공부할 수 있는 시스템 말이다.
37살 독립의 보혈유학에서 돌아온 34살-42살, 8년여는 일을 통해서 나의 기질을 밀도 있게 발견한 시간이다. 상당한 시간을 외국에서 썼으니 더일해야 한다는 동기도 작용했을 것이다. 젊은 시절의 온갖 계획과구상을 되새김질한 것도 이때다.
첫 3년은 대한주택공사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했다. 실무와 이론, 정책과 사업, 연구와 개발 과제가 이어졌다. 우리 사회의 비 - P-1

학이 계속되는지라 피곤한 일이 적잖았다. 멀티 인간의 멀티 활동의 시간 싸움도 만만찮았다. 실용 인간인 나는 어떤 자리에서도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로 곧장 내닫는지라 우리 사회의 느려터진 관행과 곧잘 부딪치기도 했다. 그러나 보람은 컸다.
매일 매일이 깨달음이고 프로젝트다. 안정보다 모험, 안착보다 개척, 안주보다 변화를 택한 과정에서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이라면,
내가 말릴 수 없는 워커홀릭이라는 사실이다. 일중독은 나의 불치병이다.

예측하지 못한 사건은 일어난다

내 인생에서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유일한 사건이 있다. 1994년말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서 ‘차세대 글로벌 리더 100인‘에 한국인으로서 나를 유일하게 꼽았던 것이다. 언론에 무척 시달리게했을 뿐 아니라 그 후에도 나의 삶을 복잡다단하게 만든 사건이다.
나는 갑자기 ‘사회적 기대‘ 를 받는 사람이 되었다. 그것은 전문가 세계 안에서의 주목과는 성격이 달랐다. 내가 여성의 성장 과정을 몇 가지 고개로 묘사한 말이 있다. "첫째, 어릴 때 싹이 보이면자르려 들며, 둘째, 자랄 때 기대를 해주지 않아 재미가 덜하며, 셋쩨, 어느 정도 자라면 너무 띄우려 들어 자칫 빛 좋은 개살구가 되기 십상이며, 넷째, 재목으로 크면 흠집을 내려 든다." 많은 여성들 - P-1

이 이 말에 공감을 표하는데, 나는 아주 험한 고개에 직면한 셈이다. 

세상은 성공이라는 말로 나를 띄우려 들었고 후광을 씌우리 들있다. 
이런 세태를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도대체 성공의 잣대가 뭘까? ‘일의 성공‘은 있어도 ‘사람의 성공‘ 이란 말은 가당치 않다는 것이 나의 고집스런 소신이다.

이런 기대와 후광 효과에 질식하지 않고 일할 수 있을까? <타임)의 기사는 ‘공적 인간‘ 으로서 운신의 폭을 넓혀 주었지만 짐은 훨씬 더 무겁게 만들었다. 

건축도시 분야는 사회적으로 별로 신망을 받는 분야가 아니라서 나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어깨에 얹혀졌고, 또렷또렷한 눈망울로 나를 보는 후배 여성들의 기대가 커졌으며, 리더십의 역할을 기대하는 사람들의 의미심장한 시선을 받게되었다.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 하는 일이 더 많아졌고 시간 싸움도 더해졌다. 
세상은 나를 강한 인간이라 여기고 더 무거운 짐을지기를 요청한다. 사람들이 나를 잘 나가는 사람이라고 지레 생각하는 편견은 가장 곤혹스러운 것이 되었다. 나의 엄마가 되었던 말을 되새길 필요가 있었다. "짐은 질 수 있는 사람에게 온단다."

내놓을 만한 실패를 인정받다

드디어 내놓을 만한 실패가 생겼다. 17대 총선에서 지역구 출마를 했다가 낙마한 것이다. 정치권에 들어가자마자 출마를 한다니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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