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서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10
압둘라자크 구르나 지음, 황유원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난민만의 이야기가 아닌 .. 보편적 소외감을 지닌 현대인 모두가, 위로하고 위로받을 책... 나도<필경사 바틀비>처럼 안하는 편을 택하고 싶다!

그것이 고결한 충동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러니까 내 말은 내가전하고 싶어 안달할 만큼 위대한 진실을 깨달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우리가 처한 상황과 시대에 빛을 드리울 만큼 모범적인 삶을 살지도 않았다는 거다. 나는 살아왔지만, 살아버린 것이기도 하다.  - P13

.. 유럽 주인의 이름, 유럽의 가치를 알고 여러 세대에 걸쳐 그 가치에 대한 대가를 치른 사람의 이름이다. 하지만 전 세계는 이미 유럽적가치를 위해 대가를 치른 지 오래인데, 긴 시간 동안 그 대가를 치르고또 치렀음에도 그 가치를 즐기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나를 유럽이 가져간 물건들 중 하나로 생각해요 나는 이와 비슷하게 말해주고 싶었지만, 물론 그러지는 않았다. 나는 유럽에 처음온, 공항에 처음 온 하지만 심문을 받는 건 처음이 아닌 망명 신청자였다. 나는 침묵의 의미를말의 위험성을 알았다. 그래서 이런 말을 그냥 마음속으로만 생각했다.
당신은 원주민들의 투박하고 부주의한 손에 맡기기에는 너무 여리고섬세하다는 이유로 유럽으로 보내진 물건들의 끝없는 목록을 기억하나요? 나도 여리고 소중한 존재, 신성한 작품, 원주민들의 손에 맡기기에는 너무 섬세한 존재예요. 그러니 이제 나도 챙겨가는 게 좋을 거예요. 나는 우스갯소리를 한다, 우스갯소리를. - P29

"저는 오랫동안 생명의 위협을 느껴왔습니다." 내가 말했다. "지금에야 비로소 영국 여왕 폐하의 정부가 그 사실을 인지하고 제게 피난처를 제공했을 뿐이죠. 이제는 쓸모없는 목숨일 뿐이지만, 그래도 제게는아직 소중하거든요. 어쩌면 지금보다 훨씬 더 소중했던 옛날에도 똑같이 쓸모없는 목숨이었을지 모르지만." - P11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