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동백꽃 - 한국문학 3, 김유정 단편집
김유정 글, 박철민 그림 / 글송이 / 2001년 2월
평점 :
절판
소작인의 아들과 마름의 딸은 쉽게 어울릴 수 없다는 소극적인 생각을 가진 '나'는 아직 성적으로 미숙하다. 반면에, 점순이는 남녀의 애정에 일찍 눈을 떠서 '나'에게 관심을 보인다. 이들의 갈등은 닭싸움을 매개로 하여 점진적으로 고조되어 가다가 점순이의 닭이 죽음으로써 절정을 맞게 되고, 이 사건을 계기로 대립적 관계에 있던 두 사람은 화해하게 된다. 이러한 두 사춘기 남녀의 대비적 성격이 맞부딪혀서갈등을 자아내고 희극적 분위기를 연출하게 된다. 이를테면, 닭싸움은 '나'와 '점순이'의 심리적 관계를드러내는 구성적 장치이다.
닭싸움을 통한 두 남녀의 대립은 자못 긴장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닭의 죽음에서 보여 주는 나의 순박함과 점순이의 영악함의 대비(對比), 그에 이어지는 관능적인 행위들에 의해 긴장감은 해소되고 독자들은 오히려 희극적인 해방감을 맛보게 된다. <동백꽃>은 나에게 시골이라는 곳은 참 정겹구나라는 느낌을 다시금 새기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점순이와 나로 인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