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굉장히 신선한 책이다. 무례한 친구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해 보여주고 있는데, 대부분의 어린이를 위한 책과는 다르다. 일반적으로는 그 친구가 나에게 무례하게 대하는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 여기고 그것이 무엇인지 찾으려 노력하고 관계의 개선을 위해 애써야함을 얘기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 자신이 아닌 그 친구의 마음과 기분을 읽는 것에 집중한다.
그런데 이 책은 다르다.
무례하게 행동하는 친구에게서 나 자신을 지켜야 함을 말해준다. 즉 나 자신의 소중함을 강조하고 나의 자존감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무례한 친구에게 나 역시 무례하게 대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무례함을 참지 말고 경계를 지키며, 필요할 때는 어른들께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이 있다는 것도 얘기해준다. 그러면서도 친구들과 친해지고 싶다면 내가 받고 싶은대로 친구들을 대하라고 조언해주고 진정한 친구관계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좋은 친구가 되기 위해서 노력해야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례하게 행동하는 친구가 있다면 그런 친구를 위해 에너지를 쏟지않아도 된다는 것을,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 스스로를 지킬 줄 알아야한다는 것을 말해줌으로써 건강한 친구관계를 일깨워준다.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너는 그렇게 하지마라, 혹은 너만 잘하면된다, 너가 좋은 아이가 되면 모두가 너를 좋아할거야 라는 식의 가르침이 착하고 순해서 참기만 하는 아이들에게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때론 학교도, 어른도, 아이를 지켜줄 수 없다. 그렇기에 스스로 자신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가르침이 필요한 것이다. 나 역시 무례한 친구, 말도 안되는 시비를 거는 친구, 먼저 건드리는 친구에겐 참지 말라고 얘기해준다. 그 친구와 똑같이 하라는 것이 아니다. 경계를 넘지 않도록 확실히 일러두고, 내 선을 침범하지 않도록 말하고 행동할 수 있으며, 도움이 필요할 땐 어른들께 도움을 요청하며 부모가 지켜볼 수 없는 상황에서 스스로 지킬 수 있는 힘과 단단한 내면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요즘 시대에 꼭 필요한 교육법이 아닐까 싶다. 이러한 변화된 교육이 어린이 그림책에 적용이 되었다는 사실이 참으로 반갑다.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라는 아이들의 작은 사회생활 속에서 올바르고 행복한 관계, 건강한 친구관계를 위해 꼭 필요한 내용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