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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윤영 옮김 / 다온북스 / 2025년 10월
평점 :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
어린시절 필독서였던 어린왕자. 책을 싫어하는 아이든, 책을 좋아하는 아이든, 내가 아는 친구들 누구나 이 책을 읽었고, 이 책을 좋아했다. 나 역시도 책을 즐기던 아이는 아니었으나 이 책만큼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 글자도 빼놓지 않고 읽었기에 기억에 남는 책이다. 책 속의 유명한 대사를 우리 모두가 함께 읊을 수 있을 정도인 이 책을 성인이 되어 다시 읽게 되니 또 다른 새로운 느낌이 든다.
길들인다는 게 무슨 뜻이야?
-관계를 맺는다는 뜻이야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곱씹었던 구절들이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사실 이 책의 첫 장을 펼쳐들었을 때 어린왕자의 시작이 이랬던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이내 적응을 하며 어렸을 적 읽었던 그 내용과 맞물리며 읽게 되긴 했지만, 여전히 이 책의 후반부가 강렬한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어른들은 이상해" 라는 그 의미가 단순히 어렸을 땐 어린이로서의 공감이었다면 커서 읽어 낸 이 구절이 주는 의미는 다르게 다가왔다. 순수함을 잃어버린, 그저 어른들이 이미 아는 지식 선에서 보고 듣고싶어하는 것들로만 채워진다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아이들의 순수함을 절대 읽어낼 수 없고 그래서 더 추가적인 설명을 해줘야만 이해하는, 아니 어쩌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해하지 못했음에도 이해하는 척만하는 어른들을 이해 할 수 없다는 의미로 보여진다.
소행성을 돌아다니며 만나게 되는 이들이 보여주는 모습이, 그야말로 아이들에겐 이상한 어른들의 모습이리라. 나는 이 중 어떤 어른에 속할까.
어쩌면 이들의 일부 모습들이 우리 어른들에겐 모두 있을지도 모른다.
어린왕자가 여우를 만났을 때, 여우가 길들인다는 것의 의미를 말해준다. 서로를 필요로 하고, 단 하나뿐인 존재가 되는 것, 이것이 바로 길들인다는 것이고 곧 관계를 맺는다는 의미라고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서로에게 길들여진 소중한 존재들을 너무나 쉽게 잊고 산다. 길들인다는게 무슨뜻이나 묻는 어린왕자에게 했던 첫의미로 여우 역시 다들 너무 자주 잊고 사는 것이라고 말했듯이 말이다. 이것은 사람들 사이에 있어도 외롭긴 마찬가지라고 한 뱀의 말과도 연관이 있다.
우리는 쓸데없는데 집중하느라 너무나 소중한 것들을 잊고 산다. 곁에 있는 소중함이 얼마나 소중한 것들인지 모른채 시간을 흘려보내고, 그렇게 각자 외롭게 지내다 떠난 후에야 비로소 소중한 것을 잃었노라고 슬퍼하진 않을지.. 이 책을 다시 읽으니 어른으로 살면서 놓쳤던 것들이 무엇인지 들여다보게 된다. 그리고 이런 어른의 잣대로 아이들을 바라보았던 것 역시 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도 든다. 어쩌면 우리는 우리가 살아온 그 길만이 옳은 길이라 여기고 그 길을 바르게 닦아 아이들에게 걸어오라고 했는지도 모른다. 아주 많은 새로운 길이 있고, 또 아이들은 그 새로운 길에 또 다른 새로운 길을 내어 걸어갈 수 있는 존재인 줄 모르고 말이다.
어른이 되어 읽은 어린왕자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다. 내가 얻게 되는 것도 다르고, 생각했던 의미도 또 다르게 다가온다. 어른이 된 모두가 어린왕자를 다시 읽어보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