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새의 말이 들린다
스즈키 도시타카 지음, 김소연 옮김 / 오팬하우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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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나에게는 새의 말이 들린다/ 스즈키 도시타카 지음/ 오팬하우스




'인간만이 언어를 사용한다', '언어는 인간의 전유물이다'라는 상식을 시간과 노력 그리고 신선한 발상으로 뒤집은 과학자가 있다. 바로 동물언어학을 창시한 일본의 생물학자 스즈키 도시타카다. 세계 최초로 동물(박새)이 말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그는 그 놀라운 여정을 책 [나에게는 새의 말이 들린다]로 엮어냈다.







자연을 관찰하기 좋아한 소년이 자라 박새의 친구가 되어 박새와 친구들의 언어를 파악하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스즈키 본인이 밝힌 대로 '학자가 되어 평생 좋아하는 동물을 관찰하며 살' 수 있는 시대에 태어나 다행이다. 학자로서 '우물 안 개구리' 인간의 막힌 시야와 사고를 유쾌하고도 확실한 방법으로 무너뜨렸다. 견고한 철옹성 같은 학계의 이론, 의견에 대해 하나하나 본인만의 독창적인 실험을 거쳐 가설을 검증해나가는 자세가 존경스럽고 두루 본보기가 되었다.






읽는 내내 함께 살아가고 있는 자연 생태계의 다양한 종을 잊고 살아가는 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우리 인간만이 유일하게 언어를 통해 소통할 수 있다는 확신을 독창적인 방법으로 깨부쉈다. 그럴 수 있었던 바탕에는 탐조를 즐기고 새의 세계를 이해하고자 하는 순수한 호기심과 탐구심 그리고 열정이 존재했다.


좋아하는 새를 관찰하고 또 실험하여 그들이 의미를 지닌 단어를 말하고 더 나아가 문장을 구성하여 주변의 다른 새들과 소통하며 생존한다는 사실을 증명해낸다. 유레카! 이 메커니즘을 파악해나가는 일련의 과정에는 즐거움과 설렘이 가득해 일반인도 쉽고 재밌게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새의 말을 듣고 이해할 수 있다니!





저자가 대학생 졸업논문 때부터 꾸준히 연구해 온 박새의 세계를 담은 [나에게는 새의 말이 들린다]는 인간이 미처 깨닫지 못했던 자연의 경이로움을 보여준다. 본인이 발견한 앎을 널리 알려 모두의 세계를 확장시키고, 감춰진 자연의 신비를 깨닫기 위한 동료를 얻기 위한 여러 가지 작전까지 수행한다. 저자의 부단한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특별 부록으로 추가된 박새의 울음소리는 가루이자와 숲으로 우리를 이끈다. 인간 외 다른 종의 언어를 알아듣는, 이 찬란한 경험을 선사해 준 스즈키 도시타카 작가에게 진심 어린 감사를 전한다. 새가 말을 한다는 사실은 물론 즐기며 탐구하는 삶의 자세는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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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의 사계절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36
하세가와 마리루 지음, 이소담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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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의 사계절/ 하세가와 마리루 지음/ 다산책방




"왜냐하면 나는 살고 싶으니까.

남의 몸을 훔쳐서라도 더 살아보고 싶으니까."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비슷한 일들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누구나 한 번쯤 "왜 살아야 하지?"라는 질문을 자기 자신에게 해봤을 테다. 그렇다면 하세가와 마리루 작가의 소설 [단 한 번의 사계절]이 그 질문에 관한 답이 되어줄 것이다.

태어났으니 산다는 단순 간결한 답을 넘어 작가는 '삶을 동경하는' 존재가 갑자기 목숨을 잃은 열네 살 중학생 텐잔의 몸을 빌려 사계절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통해 '삶' 자체의 순수한 의미와 가치를 일깨워 주고 있다.






무엇이든 '익숙해'지면 처음에 느꼈던 감흥을 사그라들기 마련이다.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는 느꼈지만 이제는 크게 와닿지 않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여러 감정들을 다시 살아난 텐잔은 절절하게 받아들이고 반응한다. 삶을 경험하지 못한 그는 스펀지처럼 계절의 변화,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 학교생활 등을 흡수한다. 갓난아이처럼 순수한 기쁨과 환희에 차 배우고 익히는 그. 그렇게 몸의 주인 텐잔의 삶 속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게 된다.

작가는 다시 살아난 텐잔이 사는 단 한 번의 사계절을 그려내면서 '산다'의 의미를 따뜻하게 보여준다. 기억상실이라 주변을 속이며, 텐잔의 생을 대신 살아가며 다채로운 감정을 받아들이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순수한 기쁨을 느끼는 텐잔, 친구의 우울에 반응하여 생각이 깊어진 텐잔,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텐잔, 힘든 친구를 진심으로 돕고 싶어 하는 텐잔… 사계절을 보내면서 순수한 영혼은 차츰차츰 성장해나간다.





살아간다는 일은 단순히 기쁘고 즐거운 것이 아니라 고통스럽고 아픈 슬픔을 품고도 사랑하는 이와 같이 무언가를 하면서 보내는 것이라는걸. 각자 짊어진 고통의 무게가 다르겠지만 이 또한 살아있다는 생생한 증거일 테다.


"나는 모르겠어.

네가 태어난 곳은 참되고 행복한 세상이야.

왜 보장된 행복을 버리고 일부러 고통스러운 곳으로 가려고 해?"


텐잔의 몸에 들어간 '나'를 쫓는 여우의 영혼은 우리를 대변하듯 묻는다.

정말이다. 왜 굳이 평온을 버리고 고난을 취하려 하는 것일까.

하지만 '나'는 이렇게 답한다.


"왜냐하면 살고 싶으니까."

"미안해, 여우. 하지만 나는 이 세계가 좋아.

그 무엇보다도 아름답다고 생각해.

진흙에서 피는 꽃처럼 예쁘다는 걸 알아버렸어."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사는 게 아니라,

나와 너, 세상에 집중해 제대로 느끼며 살아가는 소중한 시간.

세상은 다채롭게 아름답다. 삶은 아름답다.

[단 한 번의 사계절]

망각하기 쉬운 삶의 소중한 순간을 깨우쳐 주는, 다정한 이야기다.

살아있다는 기적을 이토록 생생하고 다정하게 써 내려간 소설 덕분에

지금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왜 살아야 하지?" 고민하는 이의 손에 꼬옥 쥐여주고픈 선물 같은 책,

[단 한 번의 사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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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올라와 블루
마테오 부솔라 지음, 이현경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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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올라와 블루/ 마테오 부솔라 글·그림/ 청어람미디어




<비올라와 블루>

감각적인 표지가 시선을 머무르게 하는 책이다. 이탈리아의 만화가 이자 일러스트레이터 '마테오 부솔라' 작가가 쓰고 그린 이 책은 닫힌 틀 안의 사고에서 벗어나 유연하고 자유로운 시선을 지닐 수 있도록 이야기를 건넨다.






불과 40여 페이지의 가제본으로 미리 만나본 '비올라'의 이야기는 진지하고 중요하다. 그리고 매력적이다. 호소력 넘치는 전개로 주제에 접근하는 구성이 힘 있게 독자를 끌어당긴다. 세상에 존재하는 차별과 구분, 고정관념에 관한 의문과 허점을 정확하게 짚어낸다. 비올라는 아빠와 직접 겪었거나 목격했던 일들을 대화하면서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정리해나간다. 부녀의 대화를 통해 좀 더 확장된 사고로 세상을 바라보고 자신만의 기준을 세워나갈 수 있다.




주변의 시선이나 공동체의 기준에서 벗어나 자신의 색과 감정, 생각을 표현하는 비올라, 그래서 '까다로운 아이' 혹은 '마녀'로 불리기도 한다. 상처가 되고 혼란스럽고 답답하기도 하지만, 그를 진심으로 믿고 사랑하며 응원하는 아빠 덕분에 중심을 잃지 않는다.






왜 우리는 사회의 통념, 기준, 역할에 맞춰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 걸까? 과연 그 잣대는 항상 옳은 것일까? <비올라와 블루>는 기준에 앞서 자신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용기와 자유를 일깨워 준다. 꽃은 어느 색으로 피든 아름답듯이 우리 인간도 어떤 모습이든 아름답고 귀한 존재다.






푸른색을 좋아하냐, 분홍색을 좋아하냐, 축구를 좋아하냐, 남자냐 여자냐 등등 정형된 기준이나 분류로 역할이나 좋아할 색, 앉을 수 있는 자리, 놀이 등이 정해지는 게 아니라 자신 본인이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결정해 나가야 한다.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고 책임지는 경험이 쌓이고 쌓여 비로소 진정한 '자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비올라와 블루>는 소중한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전달하고 있다. 관습에서 벗어나 자신의 색으로 세상을 덧칠해가는 '비올라'와의 대화가 지속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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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은 안녕은 없다 텍스트T 21
김하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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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은 안녕은 없다/ 김하연 장편소설/ 위즈덤하우스




좋아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일은 힘겹다.

김하연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너무 늦은 안녕은 없다]는 '처음으로 좋아하는 사람에게 마지막 안녕'을 건네야 하는 고등학생 동찬이의 이야기다. 힘겹지만 좋아한 사람과 보낸 시간이, 또 남겨준 시간이 동찬이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동찬이는 귀신을 볼 수 있는 아이다. 심성이 바르고 다정해서 그들을 본체만체할 수 없다. 그런 동찬이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죽은 탐정사무실 소장 최영심과 조수 박상구를 만나 돕게 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된다.

영심과 상구처럼 갑작스럽게 죽은 영혼이 승천하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 있다!! 사망 후 1년 미만의 이승에 남은 다른 영혼을 찾아 마지막으로 희망하는 인물과의 만남을 10일 안에 성사시켜야지만 '천국'에 갈 수 있다. 미션 해결을 위해 두 사람은 동찬에게 도움을 요청하는데…….



[너무 늦은 안녕은 없다]를 읽으면서 우리가 살아가면서 맺게 되는 숱한 인연과 관계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다. 좋아서, 필요해서, 단순히 같은 시간에 같은 공간에 있어서 부대끼며 살아가게 되는 주변의 인연들. 선의나 혹은 호의를 가지고 대하기도 하지만, 싫어지거나 부담스러워지거나 미워지기도 한다.







다행히 대부분 적절한 거리를 유지해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며 살아가려 노력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더욱이 가족, 친구같이 가까운 이가 악의를 보인다면 더 비참하고 고통스러울 것이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에 담긴 마음이 상대방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될지, 깊은 위안이 될지 가늠하지 못하고 발산하는 게 아닌가, 되돌아보게 했다. 물론 이야기에서는 어느 정도 인지하고 악의를 내뿜는 주변 인물로 인해 여러 등장인물들이 상처받는다. 나쁜 사람은 그대로 살아가는데 왕따를 당하거나 말을 더듬게 되거나 억울하게 목숨을 잃거나 등등 정의가 사라진 억울한 상황들이 마음을 힘들게 한다.


하지만, 동찬과 상구가 고통스러웠을 죽음의 공간을 떠나지 못하는 진원을 위해 만나고 싶어 하는 인물을 찾는 시간 속에서 따뜻한 위로를 받는다. 동찬이는 영심과 상구를 돕기 위해 시작했지만 결국 돌고 돌아 자신의 상황과 마주한다. 그리고 모든 진실이 꿰맞춰지면서 좋아하는 이에게 마지막 안녕을 고하게 된다. 동찬의 성장이 먹먹하게 다가왔다.

동찬이가 믿고 실천하는, 다정하고 단단한 바른 마음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비추는 빛이라 생각한다. 보통의 사람들 대부분이 그런 선의를 품고 살아간다고 믿는다. 그 따뜻한 온기가 진원, 윤아, 상구를 무사히 잘 보내준 것처럼 남겨진 이들 또한 오늘을 살아가게 해주는 힘이 되어줄 거다.




세상에 원래 이렇게 아름다웠나.




비로소 떠나보낼 수 있는, 진정한 안녕을… 마지막 안녕을 좋아하는 친구에게 건네고 다시금 씩씩하게 살아가는 동찬이의 오늘은 역시 다정하다.

김하연 작가의 스토리텔링은 이번에도 탁월했다. 너무 늦은 안녕은 없다. 동찬이 옆에 다 알면서도 모른 척 한 엄마가, 윤아 옆에 동찬이가 있어준 것처럼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우리, 지금을 함께 하는 사랑하는 이들의 안녕을 바라며 다정한 온기로 세상을 마주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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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셋 (THE 3ET)
오준석 지음 / 황금가지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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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셋/ 오준석 장편소설/ 황금가지




활자가 눈앞에서 영상으로 재현되는, 생생한 추격전에 압도되었다. 오준석 작가가 선사하는 찌릿한 고통과 서늘한 공포와 굶주린 욕망은 강렬하다 못해 불타올랐다.

[더셋]

위트 넘치는 제목부터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향연까지 우주급 스케일에 걸맞은 환상적인 소설이다. 현실에서는 절대로 경험하지 못할 세계를 우리에게 열어준 그 담대한 상상력에 무한한 박수를 보낸다.

현상금 사냥꾼 하푼과 마쉬 그리고 그들이 쫓는 사냥감 테이저맨(테스)은 멸망 직전의 행성에 불시착하고 만다. K-4, 버려진 무법지대에서 그들은 살아남기 위해 싸워 이겨야만 한다. 환각과 환청 그리고 죽은 자들을 되살려 조종하는 괴이하고도 탐욕스러운 존재와의 처절하고 지독한 싸움을 이기고, 3인방은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오준석 작가는 인물들의 과거를 현재에 잘 녹여내어 설득력 있는 서사를 그려낸다. 배경과 형식은 광활한 우주의 버려진 행성과 SF 지만, 이야기의 주된 줄기는 세상의 탐욕으로 고통받는 이들과 그들이 나누는 우정, 사랑 그리고 희생이다. 친구와 가족, 서로를 위해 모든 것을 내어줄 수 있는 존재들이 있다는 게 척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데 얼마나 큰 힘이 되어주는지 잘 보여준다.

끔찍한 곳에서 살고자 친구들과 함께 떠났지만 혼자만 살아남았다는 자책에 시달려온 하푼(헌트)도, 풍요롭던 행성에 갑자기 닥친 위험으로 여동생을 잃은 테스도 불시착한 행성에서 뜻밖의 조우로 삶의 방향을 바로 세울 수 있었다. 상실을 메워준 짧은 만남은 환상일지라도 그들에게 삶의 온기를, 희망을 심어주었다.




"누군가는 죽지만 남은 사람은 계속 살아가야 해.

삶이란 그런 거야. … 계속 살아가줘.

우리 몫까지, 여기 희생된 다른 사람들의 몫까지."




모래 폭풍, 모래 인간, 시체… 기이하고 불가사의한 일들이 벌어지는 무법천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힘을 합칠 수밖에 없었던 하푼과 테스. 쫓고 쫓기는 관계에서 목숨을 맡기는 사이가 된 그들의 우정은 숨 가쁜 혼란 속에서 유일한 빛이었다. 그들이 새로 써 내려갈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더셋]이다.

[더셋]은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힐 수 있지만, 결국에는 믿어줬기에 살 수 있었던 착한 사람들의 아찔한 생존기다. 적당히 선을 지키며 살아가는 평범한 이들이 끔찍한 현실에서 장렬한 승리를 거두고 계속 살아가는 이야기가 주는 즐거움에 흠뻑 빠졌다. 글 자체로도 몰입감이 크기에 영상으로 만나도 재밌을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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