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 소년 야구단 숨 쉬는 역사 16
정명섭 지음, 불키드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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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 

1987 소년 야구단/ 정명섭 글 ㆍ불키드 그림/ 청어람주니어



격동의 현대사는 1980년대를 제하고는 말할 수 없죠. 정부 주도의 산업화로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룬 우리나라의 어두운 이면은 독재와 인권 탄압이 있었습니다. 특히 '413 호헌 조치'로 대통령 직선제를 향한 국민들 대다수 염원을 외면했죠. 박종철 열사에서 이한열 열사로 이어진 희생은 학생들뿐 아니라 넥타이 부대 등 평범한 국민들을 거리로 향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요동치는 1987년을 민주화, 구로공단 그리고 프로 야구를 소재로 하여 재현한 청소년 역사소설이 청어람주니어 출판사에서 출간되었어요. 바로 [1987 소년 야구단]입니다.


역사를 좋아하여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하여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야기꾼 정명섭 작가의 따끈따끈한 신작입니다. 주인공 초등학교 5학년 정상욱 어린이와 비슷한 연배라 추억여행처럼 느껴졌답니다. 그 시절 서울을 생생하게 글로 담아낸 정명섭 작가 덕분에 시간 여행을 즐길 수 있어요.






상욱이네는 아버지의 사업 때문에 갑자기 대전에서 서울로 이사하게 됩니다. 낯선 서울에 대한 두려움이 컸던 상욱이는 좋아하는 야구 덕분에 친구들을 사귀게 되죠. 프로야구를 향한 뜨거운 관심과 인기는 상욱이와 아버지, 상욱이와 친구들의 대화에 잘 드러나고 있어요. 프로야구의 창단에 관한 이야기들은 잠시 묻어두고, 바쁘게 열심히 살아가던 우리네 소시민들에게 즐거운 오락이 되어준 야구장의 힘찬 함성에 젖어들었습니다.







한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위치와 상황을 고려하여 제각기 선택을 하게 됩니다. 정명섭 작가는 공장 주인 상욱이 아버지, 중개인 김 사장, 지하실 하숙생 옥란 누나, 형사 등등 여러 등장인물들을 내세워 1987년 그 시절을 소환하고 각자의 생각과 입장을 들려줍니다. 처음에는 오늘 청소년들에게는 낯설고 생경한 이야기로 다가올지 모르겠지만, 상욱이의 시선을 따라 주변을 둘러보다 보면 이해의 깊이가 달라질 거예요.


"세상에는 승자도 있고, 패자도 있어.

패했다고 좌절하고 슬퍼할 이유는 없어.

내일 다시 도전해서 이기면 되니까."






어른들의 세계와 아이들의 세계, 두 이야기가 펼쳐지지만 아이들은 어른들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큰 의미를 두고 받아들입니다. 아버지의 공장에서, 옥란 누나의 일터인 구로 공단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자신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어린 상욱이도, 민정이도 아는 거겠죠. 최루탄, 시위, 공산주의 등 정치ㆍ사회적 상황뿐 아니라 빠진 이 지붕에 던지기, 짬뽕, 홈런콘, 요술공주 밍키, 공포의 외인구단, 분홍 소시지 등 문화ㆍ사회적 모습을 그려내어 읽는 누구라도 1987년을 생생하게 체감할 수 있는 [1987 소년 야구단]입니다.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주저 없이 소중한 것을 걸 수 있는 용감한 이들이 펼치는 가슴 뜨거운 승부를 지켜보면서 코 끝이 저릿해졌어요. 옥란 누나도, 상욱이와 공포의 외인구단 친구들도 어제의 실패에 슬퍼하기보다는 오늘의 도전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깊은 여운으로 다가왔어요.







1987년 그 시절 열기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아요. 옹골찬 친구들과 야구도 즐기고, 오늘날 민주공화국을 바로 세운 역사의 현장을 체험해 볼 수 있어요. 생각하는 힘을 키워주는 <활동지>를 청어람주니어 출판사 블로그에서 제공하고 있다는 기쁜 소식을 알려드립니다. 독서 전ㆍ중ㆍ후 활동들로 알차게 구성된 만큼 [1987 소년 야구단] 제대로 읽어보기가 가능하답니다.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야.

도전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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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와 친구가 되고 싶은 오로르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안 스파르 그림,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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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와 친구가 되고 싶은 오로르/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밝은세상



언제 만나도 기분 좋고 사랑스러운 '오로르'와 떠나는 두 번째 모험 이야기 [모두와 친구가 되고 싶은 오로르]

산뜻한 레몬색의 표지로 돌아온 '오로르'는 여전히 특별한 아이였다. 다정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오로르가 학교에 다니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 사고 이야기가 펼쳐진다.





오로르는 조지안느 선생님과 공부하다 드디어 학교에 다니게 되었다. 또래와 어울려 배우고 성장하게 되어 기쁘면서도 조지안느 선생님과의 이별이 마냥 슬픈 오로르다. 모두와 친구가 되고 싶다는 오로르가 사랑스러우면서도 세상의 짓궂음을 아는 조지안느 선생님은 걱정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

사랑과 배려로 편안한 울타리가 되어준 '가정'에서 한발 내디뎌 낯선 사회 속 '학교'라는 공간으로 들어가 적응을 시작하는 오로르는 두려움을 모르는 당찬 아이다. 소리 내어 말하지는 않지만, 마음을 읽는 능력과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하고 다정한 시선은 '오로르'를 특별하게 만든다. 어린이가 주인공이지만, 담고 있는 메시지와 글의 무게는 모든 세대에게 닿을 수 있는 힘 있는 이야기다.







태블릿으로 말하는 오로르, 힘든 세상에서 지칠 때 떠나는 참깨 세상 속 친구 오브, 친절과 정의가 세상에서 제일 중요하다는 걸 알려준 조지안느 선생님, 이혼했지만 에밀리와 오로르 자매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사랑하고 배려하는 엄마와 아빠, 어린이라고 함부로 대하지 않고 존중하고 인정해 주는 교수님 멜빌 형사 등등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이야기를 더욱더 풍성하게 해주고 있다. 오로르와 다른 등장인물들의 관계와 대화는 흑백의 이분법으로 정확하게 구분되는 세상이 아니라 회색의 영역이 존재하는 복잡다단한 세상을 보여주고 있다. 명확하게 경계 지을 수 없는 복잡한 현실에서 지켜야 할, 소중히 여겨야 할 가치와 의미가 무엇인지 그려내고 있다.








현실에서 접할 수 있는 사건에 상상력과 모험을 더해 부모, 자식, 형제자매, 친구, 사제, 연인, 직장 동료, 어른과 아이 등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 위에서 맺을 수 있는 다양한 관계를 면밀히 되돌아보게 한다. '혼자' 힘들어하지 말고 '주변'을 둘러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여유가, 힘들어하는 이를 외면하지 않고 살피는 친절이, 그리고 거짓이 아닌 진실되게 상대방을 대하는 마음이 얼마나 중요하고 필요한지 오로르의 모험을 통해 느낄 수 있다.






마음을 읽는 오로르가 읽어낸 '비밀'이 열쇠가 되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흐름이 흥미진진하다. 또 부관으로서 경찰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친구를 위해 위험을 불사르는 용감한 행동으로 우리를 깜짝 놀라게 만든다.


"저는 제 자신에 대해서는 불안하거나 겁먹지 않아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위험에 처하거나

다른 사람 때문에 상처받을 때에만 불안하거나 겁먹어요. "



오로르가 어여쁜 마음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의 상처와 아픔, 슬픔을 해결해나가는 [모두와 친구가 되고 싶은 오로르], 어서 만나보길 권한다. 행복한 미소가 떠나지 않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끝 그리고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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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어린이들
이영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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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어린이들/ 이영은 지음/ 을유출판사




찬란하면서도 굴곡진 한반도 역사에서 가장 가슴 아린 시대는 '일제강점기'가 아닐까. 나라가 사라진 백성들은 일본의 식민지 통치하에서 혹독한 시간을 견뎌내야만 했다. 독립을 갈망했으나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갔고, 참혹한 현실 속에서 우리 민족들은 생활을 이어나갔다. 이번에 을유출판사에서 출간된 [제국의 어린이들]은 이영은 작가가 '글짓기 경연대회 수상작'들을 엮어서 낸 책으로, 일제 강점기 조선 반도의 어린이들이 직접 쓴 삶의 풍경을 담고 있다. 특히 80주년을 맞이한 8월 15일 광복절에 발행되어 더 뜻깊다.  








1938년부터 1944년까지 총 7회에 걸쳐 개최되었지만, <총독상 모범 문집>으로 출간된 1,2회 우수작들 외에는 확인이 불가하여 안타깝다. 이영은 작가는 크게 '비전쟁 - 전쟁'으로 구분하고, 비전쟁 주제 안에서 자연, 가족, 동물, 놀이, 일상, 학교로 분류하여 엮었다.


일본은 중일전쟁 발발 후 내선일체를 더 강조하며 일본어를 국어로 하는 상용화 정책을 펼치면서 조선어 교육을 폐지하는 등 전쟁에 조선인을 동원하는 데 힘을 기울였다. 그 시기에 쓰인 어린이들의 글을 통해 재조 일본인 어린이와 조선인 어린이의 일상을 두루 살펴볼 수 있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지만, 서로 확연하게 다를 수밖에 없는 그들의 현실은 행간 사이사이에 스며들어 있었다. 그 당시의 어둠은 '전쟁'을 앞면에 내세운 채 조선인을 향한 차별과 억압을 그림자로 뒤덮고 있었다. 참혹한 시대를 견디는 조선인 어린이들의 목소리가 수많은 생각을 들게 했다. 몸과 마음이 단단하기 그지없으면서도 아이 특유의 순수함을 잃지 않는 글들이 한 장 한 장 쌓여 일제 강점기 혹한기를 눈앞에 그려나가는 데 마음 한편이 한없이 무겁고 슬퍼 가라앉다가 울분이 솟아올라 손을 한껏 움켜쥐었다. 







일제의 정책에 따라 휩쓸릴 수밖에 없었던 조선인들이 직접 들려주는 일상의 이야기들은 재조 일본인들의 일상과는 다른 결을 띤다. 직접적인 표현보다 단어나 문장으로 사회경제적 지위의 차이를 감지할 수 있었다. 동물 편에서
 일본인 어린이들 글 대부분은 고양이, 강아지 등 반려동물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조선인 어린이들은 돼지, 송아지 등 가축에 관한 글을 썼다. 놀이에 관한 글들 또한 확연한 차이가 드러났다. 일본어로 글을 써서 교육의 효과를 선보이려는 대회의 우수작들을 찬찬히 들여다 봄으로써 오히려 일본인과 조선인에 대한 차별과 일본의 숨겨진 의도를 읽어낼 수 있었다. 








제1회 학무국장상을 수상한 <수업료>가 한국영화사 최초의 아동 영화로 제작되어 조선에서 큰 흥행을 거둔 점이 인상적이다. 우수영 군의 글을 읽는 내내 그와 함께 20여 킬로미터를 걷고 있었다. 편찮은 할머니와 소식 없는 부모님에 대한 걱정과 수업료에 대한 부담과 내지 못하는 송구함 등등 글쓴이의 여러 생각과 감정이 잘 전해졌다. 그리고 학우들의 고운 마음 씀씀이까지 더해져 훈훈하기 그지없었다. 그렇지만 식민지 조선의 어린이로서 수업료를 내야지만 학교를 다닐 수 있었던 그가 만들어낸 뭉클한 감동 한편에는 분명 시대의 상흔이 또렷하게 새겨져 있었다. 







재조 일본인 가정에서 일하는 조선인 가정부, 신단에 제사를 올리는 조선인 어린이와 가족, 학교에서 일본어 국어를 배워 아들과 국어로 대화하는 어머니, 마을에 만들어진 신사를 참배하여 강하고 올바른 황국 신민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는 조선인 어린이, 어린 거지와 일자리를 찾아 지인 집에 왔으나 이사가 어찌할지 모르겠는 가난한 부자 등등 이 글들이 쓰인 시대를 가늠케하는 일상들이 커다란 슬픔과 고통으로 다가왔다. 전쟁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병사들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재조 일본인 어린이들에게도 시선이 머물렀다. 우리 인간의 성장에 환경과 문화가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실감하며 두 나라 어린이들이 써 내려간 문장의 그림자를 씁쓸하고도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이영은 작가는 주제별로 역사적 배경과 상황, 정책을 정리하여 '글짓기 경연대회 수상작'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그의 글 덕분에 더 깊이 있는 책 읽기가 가능했다. 일본어로 쓴 어린이의 글을 한글로 번역하여 '어린이'가 겪은 일제 강점기를 오늘날 우리가 감각할 수 있도록 수고한 시간에 감사를 전한다. 이영은 작가가 정리해 준 그 시대의 정책과 교육을 덧입혀 되짚어보면 수상작들의 문장 뒤에 감춰진, 의도된 의미들이 고개를 내민다. 일제 강점기를 어린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특별한 창이 되어준 [제국의 어린이들]이었다. 



'어린이'라는 단어를 만들고, 어린이날을 제정한 아동문학가이자 아동인권 운동가 방정환 선생님께서 조선 최초로 번안한 동화집 서문이 깊은 여운을 남긴다. 



학대받고, 짓밟히고, 채이고, 어둠 속에서

우리처럼, 또,  자라는, 불쌍한 어린 영들을 위하여, 

그윽히, 동정하고 아끼는, 사랑의 첫 선물로

나는 이 책을 짰습니다.

- 신유년 말에 일본 동경 하쿠산 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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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올 거야
안 에르보 지음, 이경혜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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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이 말했어. "비가 오겠어."
어른들은 말했어. "비가 올 거야."
"비가 쏟아지겠어."

벨기에 그림책 작가 안 에르보의 <비가 올 거야>
아늑하고 멋진 집에서 살고 있는 고슴도치 누르와 닐, 두 친구가 주인공이다. 정원에는 시냇물이 흐르고, 이 물은 흐르고 흘러 강에 이른다. 그 강 너머 산이 보이는 곳에서 평온한 일상을 보내던 누르와 닐에게 어른과 하늘, 바람, 구름, 시냇물, 강이 말을 한다.
"비가 올 거야."

'비가 가두기 전에' 더 높은 곳으로 떠나기로 누르와
닐은 결심한다. 그들의 용감한 도전은 먹먹하게 다가온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밖만 하염없이 바라보는, 구름이 끼듯 눈가에 그늘이 드리운 어른들을 뒤로 한 채 모험을 떠나는 누르와 닐. 그 선명한 대비가 가슴을 저릿하게 하였다. 위기 앞에서 행동하는 용기와 대범함은 누르와 닐을 더 높은 곳으로, 언덕 위 숲속 오두막으로 이끌었다.

안 에르보 작가는 언어의 유희를 자유자재로 구사해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하고 있다. 반복되는 어구, 대비되는 표현, 공감각적 단어의 구사로 '비'가 불러온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글로 그려낸 현실이 감각적인 그림으로 구현되는 과정은 더욱 놀라웠다.

그림을 하나하나 살펴보는 시간이 필요한 그림책이다. 전체적인 흐름으로 글과 그림을 함께 본 뒤, 그림 한 장 한 장 살펴보는데 앞서 놓쳤던 부분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누르와 닐이 강을 건널 때 같이 건너고 있는 작은 배, 숲속 모습, 시냇물과 강의 질감 그리고 무겁지 않은 터치로 편안함을 주면서도 색의 농도로 '비로 인한 자연'의 변화를 인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콜라주 기법이 시선을 잡아끈다.

'비'로 인한 심적 불안과 주변 환경의 변화 등 안팎의 소란을 직접 부딪쳐 앞으로 나아가는 누르와 닐의 여정은 현실을 방관하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고자 일어서는 단단한 용기를 담담히 보여주고 있다. 작디작은 두 고슴도치의 걸음이 다다른 곳에서 맛본 여유와 평온이 온몸에 스며들어 미소 짓게 만드는 이야기다. '비' 대신 다른 것들을 대입해 읽어봐도 좋을 듯싶다.

그리고 그림책 앞뒤 표지에 있는 도자기 개들을 놓치지 말기를 당부드린다.

비가올거야 #어린이도서연구회 #여름방학추천도서 #안에르보 #그림책 #한울림어린이 #도서출판한울림 #많관부🙏 #도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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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퇴마사, 경성의 사라진 아이들 오늘의 청소년 문학 46
한정영 지음 / 다른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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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퇴마사, 경성의 사라진 아이들/ 한정영 소설/ 다른




헉!




광복 80주년 올해, 서늘하고 오싹한 기운으로 무더위를 뚫는 [소녀 퇴마사, 경성의 사라진 아이들]을 만났다. 가제본으로 만난 터라 결말까지 알 수 없어서 안달이 났다. 정말 채령이처럼 짧은 숨만 내쉴 수밖에 없었다. 

일제강점기 식민지 조선, 그 가혹한 시대 경성에서 벌어진 '아이 실종사건'을 다루고 있는  [소녀 퇴마사, 경성의 사라진 아이들]은 빠른 호흡으로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만들었다. 







갑자기 엄마가 당최 알 수 없는 말과 행동을 하고는 사라졌다. 절대 움직이지 말라고는 소리만 남긴 채. 아무것도 모르는 채령이를 따라 하나둘 알아가고 그 사실을 바탕으로 추측해나가면서 이야기 빈 곳을 채워나갔다. '퇴마사'를 소재로 하는 오컬트물로, 여러 감각들을 자극하는 묘사는 활자에서 형상으로, 냄새로, 기운으로 생생하게 전달되었다. 심장을 옥죄는 듯한 무서운 데도 호기심에 눈을 다 가리지 못하고 바라봤던 호러물처럼 공포를 뛰어넘는 모험과 궁금증이 채령을 내려놓지 못하게 꼭 붙들었다. 




"영혼이 맑고 귀한 사람에게서는

따뜻한 기운이 느껴진단다. 그에게서 나는

향기가 사악한 기운마저 누그러뜨리지."





일제강점기 경성 곳곳을 누비고 다니는 채령과 고아 친구들 그리고 고양이 로사의 분투기는 열두 세 살 남짓의 아이들이 겪기에는 너무 끔찍하다. 아니 어른이라 할지라도 감당하기 버거울 정도다. 일제의 탄압을 '귀'로 형상화하여 표현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 영화 '파묘'를 보면서 느꼈던 분노, 참담함, 서글픔이 두려움 뒤에 파도처럼 몰아쳤다. 




"이제부터 넌 엄마가 느끼는 것, 엄마가 볼 수 있는 것을

빠짐없이 다 느끼고 볼 수 있을 거야. 

엄마가 할 수 있는 모든 것…."





사라진 아이를 찾고자 했던 순수한 마음이 괴기스럽고 불가사의한 사건을 마주하게 되고, 자신의 능력을 천천히 각성해나가는 채령의 이야기는 손을 힘껏 움켜쥐고 마음을 다해 읽어나가게 한다. 채령을 지키고자 하는 엄마와 이모 그리고 래호를 구하고자 하는 채령이가 서늘하고 섬뜩한 기운에 지지 않도록 영험한 우리네 전통신앙과 물건들이 맹활약을 펼쳤으면 좋겠다. 








가혹한 시대를 살아가는 채령과 친구들이 앞으로 겪을 파란만장한 이야기는 이제 막 시작이다. 퇴마사와 구마사제, 퇴마사 언니와 고양이 점술사 동생, 동서양을 아우르는 오컬트 장르물로, 소재부터 풀고자 하는 메시지까지 범상치 않은 [소녀 퇴마사, 경성의 사라진 아이들]이다. 인간의 탐욕과 이를 이용하는 악귀를 상대로 답을 구하고자  기꺼이 맞서는 소녀 퇴마사 채령과 고양이 로사를 만나러 갈 시간이다. 

무더위에 지친 우리에게 무섭고 서늘하고 섬뜩한 기운으로 아찔한 공포와 긴장을 선사하고, 그 두려움을 퇴치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 소녀 퇴마사의 성장 이야기 [소녀 퇴마사, 경성의 사라진 아이들]가 찾아왔다!!! 어찌 기쁘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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