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퇴마사, 경성의 사라진 아이들 오늘의 청소년 문학 46
한정영 지음 / 다른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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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소녀 퇴마사, 경성의 사라진 아이들/ 한정영 소설/ 다른




헉!




광복 80주년 올해, 서늘하고 오싹한 기운으로 무더위를 뚫는 [소녀 퇴마사, 경성의 사라진 아이들]을 만났다. 가제본으로 만난 터라 결말까지 알 수 없어서 안달이 났다. 정말 채령이처럼 짧은 숨만 내쉴 수밖에 없었다. 

일제강점기 식민지 조선, 그 가혹한 시대 경성에서 벌어진 '아이 실종사건'을 다루고 있는  [소녀 퇴마사, 경성의 사라진 아이들]은 빠른 호흡으로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만들었다. 







갑자기 엄마가 당최 알 수 없는 말과 행동을 하고는 사라졌다. 절대 움직이지 말라고는 소리만 남긴 채. 아무것도 모르는 채령이를 따라 하나둘 알아가고 그 사실을 바탕으로 추측해나가면서 이야기 빈 곳을 채워나갔다. '퇴마사'를 소재로 하는 오컬트물로, 여러 감각들을 자극하는 묘사는 활자에서 형상으로, 냄새로, 기운으로 생생하게 전달되었다. 심장을 옥죄는 듯한 무서운 데도 호기심에 눈을 다 가리지 못하고 바라봤던 호러물처럼 공포를 뛰어넘는 모험과 궁금증이 채령을 내려놓지 못하게 꼭 붙들었다. 




"영혼이 맑고 귀한 사람에게서는

따뜻한 기운이 느껴진단다. 그에게서 나는

향기가 사악한 기운마저 누그러뜨리지."





일제강점기 경성 곳곳을 누비고 다니는 채령과 고아 친구들 그리고 고양이 로사의 분투기는 열두 세 살 남짓의 아이들이 겪기에는 너무 끔찍하다. 아니 어른이라 할지라도 감당하기 버거울 정도다. 일제의 탄압을 '귀'로 형상화하여 표현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 영화 '파묘'를 보면서 느꼈던 분노, 참담함, 서글픔이 두려움 뒤에 파도처럼 몰아쳤다. 




"이제부터 넌 엄마가 느끼는 것, 엄마가 볼 수 있는 것을

빠짐없이 다 느끼고 볼 수 있을 거야. 

엄마가 할 수 있는 모든 것…."





사라진 아이를 찾고자 했던 순수한 마음이 괴기스럽고 불가사의한 사건을 마주하게 되고, 자신의 능력을 천천히 각성해나가는 채령의 이야기는 손을 힘껏 움켜쥐고 마음을 다해 읽어나가게 한다. 채령을 지키고자 하는 엄마와 이모 그리고 래호를 구하고자 하는 채령이가 서늘하고 섬뜩한 기운에 지지 않도록 영험한 우리네 전통신앙과 물건들이 맹활약을 펼쳤으면 좋겠다. 








가혹한 시대를 살아가는 채령과 친구들이 앞으로 겪을 파란만장한 이야기는 이제 막 시작이다. 퇴마사와 구마사제, 퇴마사 언니와 고양이 점술사 동생, 동서양을 아우르는 오컬트 장르물로, 소재부터 풀고자 하는 메시지까지 범상치 않은 [소녀 퇴마사, 경성의 사라진 아이들]이다. 인간의 탐욕과 이를 이용하는 악귀를 상대로 답을 구하고자  기꺼이 맞서는 소녀 퇴마사 채령과 고양이 로사를 만나러 갈 시간이다. 

무더위에 지친 우리에게 무섭고 서늘하고 섬뜩한 기운으로 아찔한 공포와 긴장을 선사하고, 그 두려움을 퇴치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 소녀 퇴마사의 성장 이야기 [소녀 퇴마사, 경성의 사라진 아이들]가 찾아왔다!!! 어찌 기쁘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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