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올 거야
안 에르보 지음, 이경혜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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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이 말했어. "비가 오겠어."
어른들은 말했어. "비가 올 거야."
"비가 쏟아지겠어."

벨기에 그림책 작가 안 에르보의 <비가 올 거야>
아늑하고 멋진 집에서 살고 있는 고슴도치 누르와 닐, 두 친구가 주인공이다. 정원에는 시냇물이 흐르고, 이 물은 흐르고 흘러 강에 이른다. 그 강 너머 산이 보이는 곳에서 평온한 일상을 보내던 누르와 닐에게 어른과 하늘, 바람, 구름, 시냇물, 강이 말을 한다.
"비가 올 거야."

'비가 가두기 전에' 더 높은 곳으로 떠나기로 누르와
닐은 결심한다. 그들의 용감한 도전은 먹먹하게 다가온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밖만 하염없이 바라보는, 구름이 끼듯 눈가에 그늘이 드리운 어른들을 뒤로 한 채 모험을 떠나는 누르와 닐. 그 선명한 대비가 가슴을 저릿하게 하였다. 위기 앞에서 행동하는 용기와 대범함은 누르와 닐을 더 높은 곳으로, 언덕 위 숲속 오두막으로 이끌었다.

안 에르보 작가는 언어의 유희를 자유자재로 구사해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하고 있다. 반복되는 어구, 대비되는 표현, 공감각적 단어의 구사로 '비'가 불러온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글로 그려낸 현실이 감각적인 그림으로 구현되는 과정은 더욱 놀라웠다.

그림을 하나하나 살펴보는 시간이 필요한 그림책이다. 전체적인 흐름으로 글과 그림을 함께 본 뒤, 그림 한 장 한 장 살펴보는데 앞서 놓쳤던 부분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누르와 닐이 강을 건널 때 같이 건너고 있는 작은 배, 숲속 모습, 시냇물과 강의 질감 그리고 무겁지 않은 터치로 편안함을 주면서도 색의 농도로 '비로 인한 자연'의 변화를 인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콜라주 기법이 시선을 잡아끈다.

'비'로 인한 심적 불안과 주변 환경의 변화 등 안팎의 소란을 직접 부딪쳐 앞으로 나아가는 누르와 닐의 여정은 현실을 방관하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고자 일어서는 단단한 용기를 담담히 보여주고 있다. 작디작은 두 고슴도치의 걸음이 다다른 곳에서 맛본 여유와 평온이 온몸에 스며들어 미소 짓게 만드는 이야기다. '비' 대신 다른 것들을 대입해 읽어봐도 좋을 듯싶다.

그리고 그림책 앞뒤 표지에 있는 도자기 개들을 놓치지 말기를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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