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면 호구 되는 투자상식 - 삶의 기반을 다지고 경제 보는 안목을 키우는 최소한의 투자상식 떠먹여드림 ㅣ 모르면 호구 되는 상식 시리즈
이현우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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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모르면 호구 되는 시리즈는 아는 사람은 아는 한스미디어의 책이다. 모르면 호구되는 부동산상식, 재테크 상식, 주식 상식 등등 한스미디어의 떠먹여주는 시리즈다. [모르면 호구되는 투자상식]은 어려운 경제 용어를 최대한 쉽게 풀어서 설명한다.


요즘 유명한 ETF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펀드는 거의 모르는 상태인데, 그래서 펀드 부분부터 읽기 시작했다. 솔직히 펀드 이름은 암호 같아서 더 어렵게 느껴졌다. 미국 S&P 어쩌고, 자, H, C-E... 이런 걸 누가 읽고 가입하나 싶었는데, 하나씩 뜻을 풀어주니까 이름에도 규칙이 있다는 걸 이제서야 알게 됐다. 괜히 그동안 어려워 보인다고 (펀드로 수익을 얻었다는 사람이 없었다고) 더 피했던 것 같다.






반대로 PBR이나 PER 설명은 이미 들어본 내용인데도 다시 읽게 된다. 책마다 풀이나 해석이 다르기 때문에 읽을때마다 다르다. 확실히 PBR이 낮으면 저평가라고 하는데, 정말 그 이유 하나만으로 사도 되는 걸까? 책에서도 마지막에 다른 지표와 함께 봐야 한다고 적어놓긴 했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싼 데는 싼 이유가 있다는 말도 많이 듣는다.숫자는 참고일 뿐이라는 생각도 더 강하게 남았다.


저자가 전문가들의 예측을 너무 믿지 말라고 한 부분은 당연한 말이다. 경제 방송을 보다 보면 다들 그럴듯하게 이야기하는데 시간이 지나면 틀리는 경우도 많다.전문가 말 다 믿었다가 손해 봤다는 사람 얘기도 많이 들었지만, 그렇다고 댓글이 더 정확하다고 믿는 것도 좀 이상하지 않나 싶다. 여러 의견은 듣되 마지막 판단은 내가 해야 한다. 공부를 하고 내가 선택해 손해를 보는 것과 타인이 권하는 종목으로 투자해 손해를 보는 것은 역시나 천지차이다.





리츠와 월배당 ETF 부분은 요즘 관심이 가는 부분이다. 예전에는 건물주가 되어야 월세가 들어오는 줄만 알았는데, 리츠를 통해 소액으로도 비슷한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은 꽤 도움이 되었다. 물론 <매달 돈이 들어온다>는 말만 듣고 덜컥 투자하면 안 되겠지만. 책의 저자마다 다른 관점으로 얘기 하기 때문에 참고할 용도로는 충분하다. 월배당이라는 말이 안정적으로 느껴질 뿐이지, 결국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은 아니라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책은 보편적으로 투자 상품을 많이 다루는 편이다. 설명이 좀 넓게 퍼져 있다는 느낌이랄까. ETF, 펀드, 리츠, 채권, 미국 주식까지 한 권에 담으려다 보니 각각의 내용은 조금 얕게 끝나는 부분도 있었다. 넓고 얕게가 맞는 느낌이다. 또 사례가 조금 더 많았으면 더 이해하기 쉬웠을 것 같다는 아쉬움도 있다.


예전에는 새로운 상품이 나오면 돈이 되는 상품인가부터 생각했는데, 이제는 어떤 구조로 수익이 나는 상품인지를 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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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사람의 99%는 장누수다
강신용 지음 / 내몸사랑연구소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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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계속 든 생각인데, 이게 다 장누수 때문이라고 하니까 오히려 좀 의심이 든다. 항생제도 장누수, 진통제도 장누수, 스트레스도 장누수, 심지어 스트레스가 없다고 느껴도 그게 숨겨진 스트레스라서 장누수. 이쯤 되면 뭘 갖다 대도 장누수로 설명이 되는 것 같다. 게다가 장누수라는 단어 자체가 너무 생소하다. 이름만 들으면 장에 구멍이 나서 뭔가 새는 느낌이다.


책을 읽다 보니 내가 생각한 의미와는 전혀 달랐다. 장 점막의 미세한 틈이 느슨해져 원래는 들어오면 안 되는 물질들이 몸속으로 들어가고, 그게 염증과 여러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였다.  물론 저자가 한의사고 임상 사례를 계속 제시하니까 아예 근거 없는 소리는 아니겠지만, 







특히 진통소염제 얘기가 인상적이었다. 책에서는 COX-1과 COX-2라는 효소 얘기가 나온다. 진통소염제가 염증을 일으키는 COX-2만 억제하면 좋겠는데, 위장 점막을 보호하는 COX-1까지 같이 억제해버리면서 장벽이 얇아진다는 논리였다. 속이 쓰리면 제산제를 먹고, 몸이 아프면 진통제를 먹는 일이 나한테도 너무 익숙했다. 약은 증상을 빨리 가라앉혀 주니까 별생각 없이 먹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런 약들이 장내세균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장벽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니, 무조건 약이 나쁘다는 뜻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필요 이상으로 의존하는 습관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누수라는 병이 양방에서는 인정을 할까? 갑자기 궁금해졌다. 검색을 좀 해봤는데 내과나 소화기내과 쪽에서는 < 장 투과성 증가> 라는 현상 자체는 연구 대상으로 다루긴 하는데, <장누수 증후군>이라는 진단명으로 처방을 내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한다. 대학병원 소화기내과에서도 이 개념을 질병으로 인정하는 걸까. 찾아보니 <장 투과성 증가> 라는 현상 자체는 연구 대상으로 다루긴 하는데, <장누수증후군>이라는 진단명으로 처방을 내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그럼 이 책에서 말하는 장누수는 정식 병명이 아니라 한의학관점에서만 허용되는 별명이라고 보면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진짜 궁금했던 것 하나가 있는데, 장누수라는 게 말 그대로 새는 거라면,  나도 모르게 방귀가 나가는 것도 장누수일까?  사실 이 질문은 좀 엉뚱할 수도 있다. 책에서 설명하는 개념이 워낙 미시적이다 보니, 내가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증상이랑 연결이 잘 안 됐다.  그래서 내가 장누수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지? 라는 질문이 생긴다면, 책에서 자가진단 체크리스트가 있으니 참고해보면 된다. 


요즘 관절염 때문에 진통제를 먹고 있는데,  처음엔 편했다가 나중엔 오히려 더 위가 빵빵 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진통소염제의 경우 약제 특유의 위산 억제를 하기 때문에 위산 보호제도 같이 처방을 받는다.  특히 자주 소염진통제를 먹는 경우 장누수가 생길 수 있다는 말이 눈에 띈다. 왠지 주의해야 할 것만 같다. 






책의 강점은 약물 하나하나의 기전을 COX-1/COX-2, 트랜스글루타미나제 항체 이런 식으로 꽤 구체적으로 풀어준다는 점이다. 어려운 용어인데도 일러스트와 도표 때문에 그림이 그려지는 느낌이 든다.


근데 단점도 있다.  첫째는 위에서 말한 것처럼 논리 가 모든 게 장누수로 답을 하다 보니 반증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는 것이고, 둘째는 인용된 임상 사례들이 다 저자 본인의 진료실 경험이라 편향돼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장누수가 있는 환자들만 찾아오는 클리닉이니 당연히 사례가 그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이 책을 부정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생활습관에 대한 경각심은 남는다.  약을 너무 쉽게 찾지는 않았는지, 스트레스를 당연하게 여기며 살지는 않았는지, 장 건강을 한 번이라도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이 있었는지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모든 아픔의 99%가 장누수 때문이라는 주장에는 아직도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의학적으로 더 검증되어야 할 부분도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적어도 하나는 남는다. 장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중요한 기관이라는 것이다. 이 책 [아픈 사람의 99%는 장누수다]는 특히 진통제나 위산억제제를 별생각 없이 오래 먹는 사람들한테는 한번 읽어볼 만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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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아낼 것인가 - 안개, 절벽, 그리고 내면의 불꽃
짐 콜린스 지음, 고영훈.윤영호 옮김 / 필름(Feelm)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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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처음 제목을 봤을 때는 또 하나의 자기계발서라고 생각했다.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를 말하는 책은 워낙 많고, 대부분은 열심히 살아라, 좋아하는 일을 찾아라,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이야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이번에도 비슷한 내용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은 누군가를 응원하거나 동기부여를 하는 책이기보다,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관찰하고 비교한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저자는 비슷한 상황을 겪은 사람들을 짝지어 삶의 흐름을 분석한다. 같은 절벽을 만났는데도 누구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고, 누구는 예상하지 못한 길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아간다. 성공 스토리가 아니라 실제 삶을 따라가며 저자가 느낀 바를 담담하게 적어내려간 책이다. 그래서 생각보다 설득력이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건 <유능함의 저주(둠 루프)> 다. 잘하지 못하는 일을 억지로 하는 것도 힘들지만, 사실 더 무서운 건 잘하면서도 좋아하지 않는 일을 계속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일을 오래 하다 보면 실력도 쌓이고, 월급도 오르고, 경력도 생긴다. 그러다 보니 그 일을 계속하게 되고, 어느 순간에는 그만 둘 용기조차 없어지는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이게 꼭 직장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익숙해질수록 현재를 유지하려는 마음이 커지고, 그 익숙함이 오히려 자신을 붙잡기도 한다. 더구나 나이가 들수록 모험보다는 안정적인 걸 원하게 된다.



그런데 반면에 의문도 들었다. 저자는 돈보다 내면의 불꽃을 먼저 찾으라고 말한다. 돈은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는 것이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로버트 플랜트나 지미 페이지처럼 평생 음악을 사랑했고, 돈이 생긴 뒤에도 계속 새로운 음악을 찾아 나선 사람들의 이야기는 분명 인상 깊다.



그렇지만 현실에서는 순서를 바꾸기가 생각보다 어렵다.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사람에게 <좋아하는 일을 먼저 하라.>는 말은 조금은 현실적이지 않다. (물론 나이가 어린 20대에는 가능할 것도 같지만 말이다.) 저자도 삶은 누구에게나 같은 조건을 주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이 부분 만큼은 현실과 이상 사이의 간격이 꽤 큰 것 같다.

책에서는 <절벽> 이라는 개념을 든다. 처음에는 그 단어 자체에서 풍기는 실패나 사고를 생각하게 되는데, 책에서는 성공이나 승진, 은퇴, 자녀의 독립처럼 삶의 방향을 크게 바꾸는 모든 사건을 절벽이라고 말한다. 이 <절벽> 이 누구에게나 언젠가는, 찾아오는 삶의 전환점이라는 것이다.






특히 남편을 잃은 뒤 뜻하지 않게 정치에 들어가 자신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 카디스 콜린스와, 같은 상황을 겪었지만 정치가 아닌 오래된 웨딩드레스를 복원하는 일에서 삶의 의미를 찾은 메리언 피트먼 앨런의 이야기는 상반되는 삶을 보는 것 같아 오래 기억에 남았다. 같은 절벽을 만났다고 해서 모두 같은 방향으로 회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 인상적이었다. 오히려 사람마다 자기에게 맞는 자리가 따로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내 경험도 떠올랐다. 살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일 때문에 계획이 틀어지고, 한동안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헤맸던 시기가 있었다. 당시에는 그 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졌고,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생기는지 원망하기도 했다. 그런데 책에서는 그 시간을 < 안개> 라고 표현한다. 절벽을 지난 뒤 바로 길을 찾는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은 한동안 방향을 잃고 헤맨다는 것이다.(긴 터널을 지나야 빛을 볼 수 있다.) 그 설명을 읽는데 이상하게 위로가 되었다. 빨리 회복하지 못했다고 해서 내가 부족했던 것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다만 조금 아쉬웠던 부분은 사례가 대부분 미국 정치인이나 세계적인 운동선수, 유명 음악가처럼 규모가 큰 인물들이다 보니, 평범한 사람들이 겪는 현실적인 고민과는 다소 거리가 느껴질 것 같았다. 또 비슷한 구조의 사례를 계속 비교하다 보니 후반부로 갈수록 조금 반복된다는 인상도 받았다. 연구 결과를 충분히 설명하려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조금만 압축했더라면 더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을 것 같다.



그럼에도 이 책을 끝까지 읽게 만든 건 사람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이었다. < 절벽을 만난 사람에게 왜 아직도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했느냐고 묻는 것은 그 과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나오는 무지> 라는 말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사람마다 회복의 속도는 다르고, 어떤 사람은 예상보다 훨씬 긴 시간을 안개 속에서 보낸다. 책은 그 시간을 실패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바라본다. 이 점이 책의 특징이다.






나는 지금 무엇을 잘하는 사람인지를 고민하며 살아왔지, 무엇을 오래 하고 싶은 사람인지를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은 얼마나 있었을까. 저자의 주장에 모두 동의한 것은 아니나, 현실에서는 돈을 먼저 생각할 수밖에 없는 사람도 많고, 좋아하는 일만 하며 살아갈 수 있는 사람 또한 많지 않다. 그럼에도 < 삶은 언제든 예상하지 못한 절벽을 만나고, 그 이후의 선택이 또 다른 인생을 만든다> 는 점 만큼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 앞으로 어떤 절벽이 찾아오더라도 나는 그 이후의 삶을 어떻게 다시 만들어갈 것인가. 그 질문 하나만으로도 이 책을 읽은 의미는 충분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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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타는 미술관 - 그림과 연애하듯 살아가다, 감상X데이트코스X아트테크
김용임 지음 / 책이라는신화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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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썸타는 미술관]이라는 제목을 처음 봤을 때, 미술을 이렇게 가볍게 지어도 되나 싶었다. 그림 보는 걸 무슨 연애하듯 표현한 게 좀 낯간지럽기도 했고. 그런데 다 읽고 나니까 제목을 이렇게 지은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다. (마지막 장에 썸타는 연인들을 위한 코스가 있다.) 그리고 이 책은 그림을 설명하는 책이라기보다, 미술관이라는 공간을 어떻게 즐기고 감상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책에 더 가깝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관람 방식에 대한 부분이었다. 나도 미술관을 가면 하나라도 더 보려고 빨리 걸어 다니는 편이다. 그런데 저자는 오히려 그런 욕심을 버리라고 말한다. 대형 박물관에서는 미리 보고 싶은 작품만 정해 효율적으로 움직이고, 한 작품 앞에 오래 머무는 편이 훨씬 좋은 감상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생각해보니 나 역시 기억에 남는 건 백 점을 본 날보다 단 한 점 앞에서 오래 서 있었던 날이었다.







관람이 끝난 뒤 카페에 들르고 맛집을 가고 산책까지 이어지는 과정이 모두 감상의 연장이라는 이야기도 공감했다. 주말에 미술관을 갔다가 근처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시는 여유, 생각만 해도 흐뭇해진다.  그래서인지 책 속 미술관은 조금 이상적으로 그려진다. 


책의 후반부 에곤 실레 이야기는 미술책이라면 한 번쯤 등장하는 단골 소재다.  처음에는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읽다 보면 실레라는 사람이 그렇게 낭만적으로만 보이지 않는다. 발리는 무명 시절 그의 곁을 지키며 그림 도구를 챙기고 감옥 뒷바라지까지 했지만, 실레는 성공을 앞두고 더 안정적인 삶을 선택했다. 책에서는 이별의 비극에 더 무게를 두지만, 내 눈에는 조금 다르게 읽힌다. 사랑보다 자기 성공을 택한 인간의 현실적인 욕망 말이다. 치열하게 자리 잡아야 한다는 조바심, 남들 보기에 그럴듯한 삶을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 때문에 소중한 관계를 뒤로 미루는 지금의 내 모습이 겹쳐 보이기도 했다. 실레가 아무리 대단한 예술가라 하지만 현실적인 안정을 좇으며 자기에게 더 유리한 선택을 한 그런 사람이었다. 물론 그림을 계속 그리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기반이 가장 중요했을 수도 있긴하지만 말이다.






이상하게도 나는 그림보다 발리가 더 오래 남았다. 유명한 화가들은 대부분 알고 있었지만, 그 곁에서 이름 없이 사라진 사람들은 거의 모른다. 미술사라는 건 결국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만 남기는 역사같다. 책은 화가를 설명하고 있었는데, 내 시선은 계속 모델과 연인들에게 향했다.


〈죽음과 소녀〉는 그래서 후회의 그림이라기보다 이미 늦어버린 기록같다. 매달리는 여자를 안고도 텅 빈 눈을 하고 있는 남자. 흔히 이 작품을 떠나간 사랑으로 해석한다. 하지만 내 눈에는 욕망에 영혼을 팔아버린 사람의 공허함으로  보였다. 







다 읽고 나니 문득 미술을 보는 일이 사람을 보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작품의 첫인상만 보고 지나가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그런데 왜 이런 색을 썼는지, 왜 이런 표정을 그렸는지 궁금해지는 순간, 전혀 다른 그림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사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첫인상으로 끝나는 관계도 있고, 오래 볼수록 새롭게 보이는 관계도 있다. 나이가 들수록 그사람의 첫인상보다는 매력을 더 보게 되는 이유도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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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끝내는 제미나이 재테크 - 주식·부동산·세금·보험·연금까지 가장 쉬운 AI 금융 활용서
조성호 지음 / 한빛미디어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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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잘하는 사람보다는, 돈이 불안한데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는 사람한테 더 맞는 책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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