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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하게 돈 공부 - 10년 뒤 미래를 바꾸는 유일한 방법
박소연 지음 / 메이븐 / 2026년 7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월급은 오르는 듯 마는 듯한데, 옆에서는 누구 아파트가 얼마 뛰었네 누구 주식이 몇 배가 됐네 하는 소리만 들려온다. 나만 제자리에서 걷고 있는 느낌이다. 그런 조급함 속에서 집어 든 책이 [독하게 돈 공부]다.
읽다 보면 문득 의문이 드는 문장이 있다. “1970년대 이후 태어난 사람들은 최대 140세까지 산다”는 조지아대 교수의 말이 그렇다. 기대수명이 늘어나는 건 맞지만 140세는 좀 과장 아닌가 싶었다. 그런데 저자는 그 숫자를 근거로 종신연금에 20%를 넣으라고 한다. 평균이 아니라 최대치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뜻이다.
종신연금 자체에는 동의한다. 예전에 같이 일했던 언니가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받아서 주식하다가 반토막 난 걸 옆에서 본 적이 있다. 현금으로 바로 못 쓰는 자산은 노후가 아니다라는 저자 말이 그래서 더 와닿았다.
다만 디폴트 옵션이나 IRP 세제혜택 부분은 조금 다르게 읽혔다. 아는 후배 하나가 회사 퇴직연금 디폴트 옵션이 채권 비중 높은 쪽으로 잡혀서 몇 년째 수익률이 처참하다고 했다. 저자가 적극적 운용을 강조하는 건 좋지만, 실제로는 상품 구성이 어떤지, 수수료가 얼마인지, 그런 걸 하나하나 뜯어봐야 한다.
책 중반부 존 보글 챕터에서는 카지노 이야기가 제일 흥미로웠다. 카지노는 딱 1~2%만 이겨도 결국 돈을 번다는 식의 설명이 나온다. 그러니까 확실한 10%를 계속 반복하는 쪽이 한 방을 노리는 것보다 낫다는 논리다. 그래서 10%씩 100번 복리로 굴리면 원금이 13,780배가 된다고 한다. 복리의 중요성이 카지노 이야기와 연결되니까 더 또렷하게 들어왔다.

그다음 헤겔 이야기로 넘어가면서부터는 조금 헷갈리기 시작했다. 앞에서는 시장이 흔들려도 신경 쓰지 말고 그냥 버텨라고 해놓고, 뒤에서는 시대가 바뀌는 신호를 잘 캐치해야 한다고 말한다. 가만히 버티라는 말이랑, 흐름을 읽고 움직이라는 말이 같이 나오니까 읽는 동안 좀 혼란스러웠다. 게다가 그 신호라는 것도 부엉이는 어두워져야 날개를 편다는 식으로 말해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보인다는 말처럼 들렸다. 그럼 그 전까지는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아는 동생이 7년쯤 전에 처음 ETF를 월 20만 원씩 사 모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이게 뭐가 되겠나 싶었다고 한다. 그런데 5년쯤 지나니까 원금의 거의 두 배가 됐다. 코로나 때 30% 넘게 빠졌을 때는 팔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는데 그냥 놔뒀다고 했다. 지금 와서 보면 그게 제일 잘한 결정이었다고 말하는데, 그 얘길 듣고는 조금 배가 아프더라. 저자가 말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견디는 일이 왜 제일 어려운지 그때 실감했다.

읽다 보니 이 책은 돈 이야기라기보다, 돈을 잃을까 봐 불안한 사람 마음을 다루는 책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140세까지 살지도 모른다는 말에서 시작해서, 퇴직금을 날릴까 봐 걱정하는 마음, 남들은 돈을 버는데 나만 기회를 놓치는 것 같은 조급함까지, 전부 그 불안과 이어져 있었다.
저자가 하고 싶은 말도 불안을 없애라는 게 아니라, 불안해질 때 괜히 딴짓하지 않도록 연금이든 투자 원칙이든 먼저 틀을 짜두라는 뜻이 아닐까.
처음에는 오래 가져가겠다고 마음먹어도 원금 손실이 날 것 같으면 흔들리고, 갑자기 목돈이 필요해지면 제일 먼저 매도부터 생각하게 된다. 오르면 또 더 넣어야 하나 싶어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한다.
존 보글이 말한 항로를 유지하라는 말이 그래서 생각보다 더 어렵다. 나는 그냥 인덱스를 사고, 개인연금에도 일부 넣고, 현금흐름을 만드는 쪽으로 가기로 했다. 추천하는 작가 헤겔은 나중에 시간 될 때 다시 읽어볼까 싶다.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이 저물어야 난다고 하니, 뭐 지금은 낮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