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강아지
케르스틴 에크만 지음, 함연진 옮김 / 열아홉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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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은 강아지는 작가 케르스틴 에크만이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1986년 작이 2021년 한국어판으로 탄생되기까지


이 책이 그녀의 첫 발판이 될 것 같다.


길 잃은 강아지는 3인칭 관찰자 시점이자 강아지 관점으로 쓰인 책이다.

습지와 숲, 오두막, 새벽 그리고 빠질 수 없는 까마귀..

자연에서 어쩔 수 없이 적응해 가야 하는 엄마 잃은 강아지는 한편으로 사람을 닮았다.

아이에서 성인이 되고, 끓임 없이 선택해야 하고, 자신에게 맞는 길을 헤쳐나가야 하는 삶 .




그래서 이 책이 어른을 위한 동화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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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 개는 주인 사내를 따라 힘을 다해 내달리기 시작했다. 사내가 사냥을 가는 줄 알았던 것이다. 새끼 한 마리가 어미 개의 뒤를 쫓는다. 사내는 얼음 위에 드릴로 낚시 구멍을 낸다. 입질은 커녕, 눈보라가 잿빛 소용돌이를 일으킨다.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낫겠어"



사내는 어미 개가 따라 잡을 수 있을 만큼 천천히 눈썰매 차를 몰았다. 집으로 돌아오자, 폭설과 강한 서풍이 불어온다. 문제를 직시한 것은 그의 아내였다. 아내는 새끼 강아지 중 한 마리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짙은 잿빛 털을 가진 강아지였다. 강아지가 길을 잃었다. 눈바람과 쌓인 눈 속에서 부부는 강아지를 찾지만, 이미 영영 찾을 수 없을 거라고 단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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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강아지의 이름을 지정하지 않았다. 그냥 강아지다. 덤덤하게 강아지가 집을 찾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엄마 잃은 강아지는 비록 남은 것 이라고는 갈비뼈 위에서 썩어가는 가죽과 흩어진 뼈다귀를 먹고, 토끼 똥 몇 알을 먹을 뿐이지만, 배고픔으로 온통 가득 찬 허기를 달래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야 한다. (마치 오늘 하루 길을 잃어버린 우리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내라고 말하는 것 같다.)



강아지는 부부의 생각과 달리 자연에서 꿋꿋이 생명을 이어간다. 자연에서 먹을 것과 자는 것을 해결한다. 어리고 어리디 어린 작은 생명은 삶을 터득한다. 여우를 발견하고 여우가 남긴 고기 한 점을 얻어가는 것이나 까마귀들에게 뺏기지 않기 위해 이빨을 드러내는 것, 익숙한 그 곳(집)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나아가는 것이다.



이 처럼 어른들을 위한 동화를 표방하는 것은 문체(비유와 상징)에 있다. 또한 자연을 표현하고 설명하는 글들이 동화 속에 있는 느낌이 드는데, 대자연을 표현하는 문장들이 그렇다. 이런 문장은 자연을 아름답고, 정적이며, 평화롭다.




『 어미 개를 대신해 태양이 따스한 온기로 품어준다.

 개미들은 서로에게 달라붙어 느릿느릿 움직인다. 

식물의 잎맥과 줄기 그리고 작은 뿌리 마디마디에도 물과 빛이 차올랐다. 』






인간관계, 일, 연인 등 모든 상황에서 스트레스는 따라온다. 그럴 때마다 숲이나 자연을 찾는다. 관련 영상을 찾거나 동물을 찾는 것은 실제 과학적으로도 고통을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처럼 도움이 된다.


어릴 적 동심으로 돌아가고 싶은 이유는 시간이 흐르며 책임져야 하는 모든 것들에서 자유롭기 때문이 아닐까.


어른들을 위한 동화를 그리는 이 작품은 스웨덴의 여류 작가로 학문과 예술에 뛰어난 그녀의 글체를 확인함과 동시에 험난한 세상에서 희망과 성장 이란 의미를 생각하게 해 줄 것이다. 순간 강아지가 되는 느낌을 받았다가 멀리서 강아지를 지켜보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자연(사회)에서 집(성공)을 향해 가는 그 길(경험)들은, 길을 잃은 강아지가 말해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잔잔한 울림으로 전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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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은밀한 취향 - 왕과 왕비의 사적인 취미와 오락
곽희원 외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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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과 왕비 등 왕실 가족의 다양한 면모를 '취향' 이라는 측면에서 

새롭게 조명한 글로, 31편의 수록된 내용은 한국 일보에 연재된 글을

 글을 다듬고 추가한 것이라고 한다.




이미 신문 사설이든 신문의 한 면을 장식한 내용이고, 객관적 사실을 근거로 입증된 내용이라, 가상이 아닌 실제 왕의 취미와 취향을 엿볼수 있어 흥미로웠다.  
역사속에서 정치와 경제와 관련된 내용만을 교육하고 배워서 인간적인 느낌을 느끼기는 어려웠는데, 이 글을 통해 국정을 운영한 왕들도 왕이기에 앞서 한 인간이었다는 점을 느끼게 했다.



숙종의 아들이던 영조가 아픈 팔을 치료하는데 고양이 가죽을 쓰자는 말에 담장위로 오가는 고양이의 모습이 떠올라 못하겠다 말한 부분에서 사도세자를 죽음으로 까지 몰고간 인물이 맞을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말 못할 짐승의 죽임 조차도 동정과 연민으로 대한 영조가 그의 아들 사도세자에게도 그러한 마음으로 대했다면, 지금의 역사는 어떻게 흘러갔을까..  원숭이를 애틋하게 대했던 성종이 추위를 못견딜까 가죽옷을 지어주고자 했는데, 신하들은 그 가죽옷 가격이면 백성이 추위에 얼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였고, 이 부분은 논쟁이 된 기록도 눈에 띈다.




또한, 숙종의 경우, 예뻐한 고양이가 숙종의 음식을 뺏어 먹자, 궁궐 밖으로 내쫏았다고 하는데,  자신이 원하는 취미생활이나 애완동물하나 쉽게 기를수 없고, 일거수일투족을 간섭받아온 조선 국왕의 삶이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쟁터에 함께한 말을 유난히 아끼었던 태조 이성계의 일화에서는 아끼던 8마리의 말중 노령의 말 두말을 놓아주고, 그 새끼들을 대대로 길러, 나라안에서 가장 유명한 말들로 길러왔다는 기록도 볼수 있었다. [증보문헌비고]




조선후기에 이르기까지 국왕의 권위와 왕실의 위엄을 강조할때, 창업주 태조와 그의 8마리 말이 효과적인 정치상징으로 지속적으로 소환되었다고 하는데, 이성계의 말 사랑과 역사속에서 말의 위치를 알수 있었다.





성종 때 모란을 즐기고, 감상했는데, 유교 문화 속에서 부귀를 상징하는 모란을 감상하고 즐기는 문화는 권장되지 않아 효종대 우의정 이시백의 집에 모란꽃이  활짝 피었다는 소식에 효종이 이를 구하려 하자, 이시백이 보필하는 자가 되어 이목을 즐겁게 하는 물건으로 임금을 섬길수 없다고 나무를 베어버린 일화는 그 당시 모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보여준다.




역사 속에서 동물들이나 식물들이 어떻게 인식되어 왔는지를 짐작케 한다.  일화를 일화로 끝내지 않고, 관련 증거나 사진을 제시하여, 실화에 실증을 더하고 있다.  동물 뿐 아니라, 식물의 일화도 눈에 띄는데, 태조때 이야기가 그렇다.




왕도정치를 수행해 백성들 안위에 몰두해야하는 국왕에게 꽃 감상이라는 취미는 바람직하게 느껴지지 않았고,  태조에게 올린 상소문 중에는 화초를 완상하는 것은 사냥하고 개, 말을 기르는 것과 더불어 사람의 인성을 해치고, 방탕하게 하니 삼가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팍팍하고 갑갑한 궁궐에서, 국정을 총괄하는 자리에 있으면서도 동식물을 기르고 마음의 안위를 느끼고 싶어하는 인간적인 욕구조차도 배제되어야만 하는 삶을 산 왕들의 삶이 얼마나 갑갑했을지, 가늠하기 조차 어렵다.






역사 속에서는 인간적인 부분보다 정치와 경제에 근간한 이야기가 많은데, 이책을 통해 왕도 인간적인 취미가 있었고, 꽃과 동물을 통해 위로받고 싶어 했던 한 인간이었음을 알게 한다.   취미나 취향은 성향과 성격에 따라 다르다. 궁극적으로는 왕도 평범한 서민들처럼 취미,취향을 간섭받지 않고 누릴수 있는 행복을 느끼고 싶어한다. 





- 말 -


이성계에게는 준마가 있었다. 고대부터 말을 권력자, 특히 천자와 연관짓는 관념은 동서양에 공히 나타났다. 중국에서는 왕조 교체지게 창업주를 도와 활약한 말이 건국의 중요한 상징으로 종종 등장한다. 아버지를 도와 당나라 건국에 무공을 세운 태종의 활약속에 등장하는 말은 그 전형이다.

 여기서 말은 주인과 함께 전장을 누비며 난세를 평정하고 새로운 세상을 여는데 공적은 세운 존재로 묘사된다.







꽃이나 동물에 빠지지 않고, 나라 안팎의 안위를 우선시해야 하는 위치에 있는것이 왕임을 신하들이 일깨워 주는 부분은 어찌보면 왕의 위치에서 어쩔수 없는 처사였겠지만, 왕의 위치가 참 고달프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느낀 시간이었다.  반면, 무엇이든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는 사례로 연산군의 꽃 집착 사건을 담고 있다.






이 외, 앵두나무, 순무, 초상화, 그림등의 이야기들이 나온다.  이 책은 전반적으로 왕의 취미와 취향을 역사적 기록과 사실에 근거해 담고 있어, 권위와 권력에 집착한 왕들의 또 다른 이면을 보여준다.



왕도 인간으로써, 얼마나 절제한 삶을 살아왔는지, 어떠한 취미로 마음의 위안을 얻고자 했는지, 인간적인 부분을 느끼게 하는 책이다.  역사 속의 왕들의 또다른 단면을 잘 설명한 글이라, 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또다른 재미로 다가올것 같다.  조선 시대의 역사에 관심이 많은 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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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담은 만다라 - 안티 스트레스 컬러링북
멜포메니 하지파나요트 지음 / 프로제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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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다라는 밀교에서 발달한 상징의 형식을 그림으로 나타낸 불화라고 한다. 그리고 산스크리트어로 "원"을 뜻하는 말이기도 하다. 성스러움의 상징이자 명상수행의 방법이기도 하다. 만다라를 소재로 한 여러가지 디자인과 예술품이 많은데, 컬러링도 예외가 될 수 없는 듯하다. 본질을 소유한 것이라 정의하는 이 그림은 그 자체로 힐링이다.

자연을 소재로 한 그림들이 많아서 색을 칠하는 순간순간이 집중하는 시간이었다.



많은 그림 중에서 내가 선택한 두 점의 그림.

여러가지 색을 사용하기 보다는 한 가지 색을 주요색으로 하고 칠해나간다. 그리고 다른 도안은 여러가지 색을 강하게 쓰는 식으로 해서 칠한다. 집중하며 어떤 색이 잘 어울릴지 생각하게 하기 때문에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같은 때 좋다.



일단 두가지 도안은 컴퓨터로 칠해봤다. 이제 남은 컬러링 도안은 직접 색연필로 칠해볼 생각이다. 자연을 담은 그림은 도안스케치만 봐도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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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대의
지젤 알리미 지음, 이재형 옮김 / 안타레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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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33
노동 시장에서 많은 여성이 일하고 있으며, 선진국의 경우 전체 노동력의 44%를 차지한다. 그렇지만 일하는 부부 사이에 아이가 태어나면 부모 중 한 사람의 사회적, 경제적 통합은 이뤄질 수 없게 된다. 부모 중 누구겠는가? 바로 떠오르지 않는가? 어머니다. 아내다. 



PAGE.47
이 세계에서의 활동은 '비생산적인 것'으로 규정횐다. 게다가 자본주의의 이름으로, 경제학의 이름으로, 가정에 갇힌 여성이 힘들게 일하는 세탁, 요리 다림질, 청소 등의 노동 시간은 국민 총 생산에 포함되지도 않는다. 따라서 여성의 이눈에 보이지 않는 노동은 이자벨 라르기아가 강조했듯이 "여성의 부차적인 성적 특징" 같은 것이다. 경제학적으로 말하면 이 노동은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않는다.



가사 노동은 임금을 받지 않기 때문에 시장에서 가격이 형성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교환 가치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1972년 11월 8일 오후 1시부터 10시까지 열린 재판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있는 그대로 기록한 보고서이다. 여성의 낙태와 권리, 성평등에 대해 처음 논쟁이 된 의 사건은 여성이라면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하는 기록이자 역사적 투쟁의 산물이다.


작가이자 변호사이자 사회운동가였던, 지젤 알리미는, 페미니즘의 행동을 몸소 보여준 혁명적 인물이다. (작가로써는 버지니아 울프가 떠올랐다면, 변호사로써 혁명적 운동을 해나간 인물을 꼽으라면 단연 지젤 알리미가 아닐까 한다.)  1927년에 태어난 그녀는 당시 여성이라면 당연히 15세(10대 초중반)가 되면 결혼해야 하는 불문율을 깼다. (여성들이 해야 하는 설거지나 빨래를 하지 않고, 결혼 또한 하지 않겠다고 하며, 자신이 태어난 튀니지를 벗어나 프랑스로 가 이 불합리한 구조를 바꾸려 했다. 자신의 여동생이 25살이나 많은 남자와 결혼해 아이를 낳았지만, 지젤은 공부에 매달린다. )


고등학생도 되지 않는 어린 나이에 결혼은. 폭력이다. (1920년대는 어느 나라든 그랬다고 하지만, 그 만큼 여성들에 대한 성적 폭력과 인식이 너무 거지 같았다. 지금이라면 생각할 수조차 없는 일을  여성들은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했다. 그건 그저 문화였다.) 


"너는 여자야, 그러니 요리와 집안 살림하는 법을 배워야 해, 그리고 최대한 빨리 결혼해야 해. 재는 남자야 그러니 공부를 해야 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공부 시킬 거야, 공부해서 나중에 큰 돈을 벌어야해. "  



  장남에게 모든 기대와 투자가 쏠렸던 그 시대, 지젤 알리미는 장녀로 태어났지만 머리가 좋았다.  지젤은 일찍이 이런 부분들이 문제점이라는 것을 알아봤다. 그래서 부모의 도움 없이 공부를 한다. 1등을 하고, 장학금을 받으며, 튀니지가 아닌 프랑스로 가서 자신의 꿈을 펼친다. (될 성 부른 떡잎이라고 하지 않던가, 이미 중학생의 나이에 지젤은 자신의 미래를 결정한다. 변호사가 되기로 말이다.)


변호사가 된 지젤은 아직 20대였다. 어린 여성이었던 데다  주변에 온통 남자 뿐이었던 법조계에서   행여 재판에 승소하면 마치 여성의 매력에 넘어가지 않을 판사들이 어디 있겠냐는 상대편 변호사의 비하를 들어야 했고, 패소하면 여성이 법을 알면 얼마나 알겠냐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그러다 한 사건을 맡게 된다.  역사적인 낙태에 대한 최초이자 유일한 정치 재판이었던 "보비니 재판"이 그 것이다. 낙태를 하는 것이 불법이었고, 피고인인 여성들이 낙태에 대해 "잘못했습니다" "범죄 사실을 인정할 수 없습니다" 와 같은 말을 하지 않은 유일한 재판이었는데, 낙태 문제는 여성이 자신의 육체와 정신을 자기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권리를 소리내어 알렸던 계기이자 시발점이 되는 혁명적 역사적인 재판인 것이다.



마리클레르 재판 또한 지젤 알리미는 승소한다. 마리 클레르는 고등학생이었다. 자동차를 훔친 전력이 상당했던 다니엘이 강간해 아이를 가져버린 마리 클레르는 낙태 수술을 해야 했지만, 돈이 없었다. 그리고 고등학생인 미성년자였다. 엄마인 미셸에게 말했고. 그녀의 지인, 미슐랭 방뷔크에게 낙태 수술을 받았다. 강간을 당해 임신을 해도 낙태수술을 할 수 없었던 그 때, 많은 돈이 들었던 낙태 수술을 할 수 없어 수술 또한 안전한 방법으로 할 수 없었다. 하혈을 하고 응급실에 갔지만, 문제는 다니엘이 유치장에서 편하게 지내려면 뭐라도 흘려줘야 한다 생각해, 마리 클레르가 낙태 수술을 받았던 사실을 털어놨다는 것이다. 



그렇게 마리 클레르에게 들이닥친 경찰은 미셸과 르네 소세, 미슐랭 방뷔크를 낙태 공모혐의로 기소시킨다. 이 재판은 큰 이슈가 된다. 프랑스 혁명이래 이런 식의 시위가 벌어진 것이 처음일 정도였다. 재판은 언론에서도 크게 다루는 이슈가 된다. (그런데 참으로 불공정한 처사다. 쓴 웃음이 난다. 성폭행으로 미성년자를 임신시킨 가해자 남성의 잘못보다 강간해 임신한 아이를 낙태하는 것 조차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현실이 너무 가혹하다. 너무 불편하다. 이 것이 겨우 100년 전의 이야기라니...)








결국( 너무 당연하게도...) 마리 클레르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사는 "성폭행을 당했다면 그 즉시 경찰에 신고할 일이지 왜 신고를 하지 않았느냐, 신고하지 않은 것은 떳떳한 상황이 아니었다는 방증이라는 몰상식한 말을 했다. 여성이 성폭행을 당하면 곧장 경찰서에 갈 수 없다. 여성은 엄청난 트라우마에 사로 잡히며, 방금 당한 일을 안으로 억누르게 된다. 성폭행을 당한 여성의 대부분은 신고를 하지 못한다. 그리고 보복 또한 두려움 중 하나일 것이다. 



침묵이 법칙이었던 그 때, 불법 낙태 혐의로 재판받는 여성들은 어떤 사회 계층에 속했을까?
대개는 전통과 억압이라는 자물쇠로 저소득층 혹은 중산층이었을 것이다. (부유층은 낙태가 불법이어도 가까운 스위스로 가면 낙태를 합법으로 행할 수 있었다.) 


성관계에 대한 모든 혐의는 여성의 문제로 귀결되었다. 여성의 처사 혹은 행동이 그렇게 불러 들인 것이라는 인식 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낳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낙태는 불법으로 행함으로써 여성들의 상당 수를 죽음으로 몰고 가기도 했다. 여성이 여성 자신의 몸을 여성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리를 문제 삼는 사건에 지젤 알리미는 <선택>이라는 협회를 만들어 투쟁하기 시작한다. 일상적인 경험을 있는 그대로 말해주는 남성과 여성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같이 논쟁하는 것이다.



인식을 바꾸려면 행동해야 하고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는 것을 이미 지젤 알리미는 알고 있었다.  더구나 남성들이 포진해있는 법조계에서 한 명의 여성 변호인이 만들어 진다는 것은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그 만큼의 힘이 만들어 지는 것 같다. 지젤 알리미가 행동한 자유의 목소리는 읽는 내내 책의 날개 부분을 확인하게 했다.  낙태를 처벌하는 내용의 문제점을 꾸준하게 알렸던 그녀의 혁명적 운동은 그 밖에도 프랑스군에 체포돼 온갓 고문과 성폭행을 당한 스물 두 살 여성 자밀라 부파차의 변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 이 책에서는 자밀라 부파차의 내용은 다루지 않는다. 자세한 내용은 그녀의 책 자밀라 부파차를 확인하면 된다.) 성폭행을 향한 문제점을 중범죄로 규정할 수 있도록 한 <액상 프로방스 재판>도 그녀의 힘이 크다. 


작년 2020년 7월 그녀는 아흔 세번 째 생일이 지난 다음, 영면에 들었다고 한다. 이 사실이 너무 안타깝다. 그녀가 담담하게 써내려 간 보고서이자 기록인 여성의 대의는 그녀가 20세기 가장 위대한 페미니스트 였다는 사실을 알림과 동시에 페미니즘이 휴머니즘이라는 사실을 알려줄 것이다.



[우리 세상에는 자연적 자유가 없다. 자연은 정글의 법칙이 지배한다. 제대로 된 안전장치가 없으면 힘 있는 자들이 다른 사람들의 자유를 억압하고, 훼손하게 된다.  -PAGE. 17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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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학 선언 - 노사 현장에서 만나는 노동법 이야기
이동만 지음 / 청년정신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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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노무사 자격시험을 치르면서 2번을 낙방하고, 건설 일용직 생활을 3년 넘게 하면서, 단순 생활에 익숙해져간 과거를 회상하는 글로 시작한다. 불합격의 연속이었던 노무사 시험을 보다가 우연히 시작한 건설 일용 생활에 더 익숙해지고, 그 생활에 더 열심히 하게되는 스스로를 돌아봤을 때, 얼마나 씁쓸했을까 싶다.




신림동을 떠나 독학사 담당 강사로 2년을 보내고, 노무사 자격을 취득하여 연수 과정을 거쳐 노무사 생활을 하기까지의 저자의 메모 기록을 한대 묶어서 그동안의 생활과 노무사의 삶을 정리한 글이다.  
책을 몇장 넘기고 저자의 말처럼, 눈에 띄는 글귀가 있었다.



시간은 그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쌓이는 것이다.
일상의 가벼움조차 매일매일 쌓여서 한 개인의 역사가 되는것이다.



한시간이 모여 하루가 되고 하루가 모여 한달이 되고 한달이 모여 일년이 되듯
차곡차곡 쌓인 시간들이 모여 한 개인의 삶이 되고 역사가 된다 라는 말이
뭐 딱히 거창할 법하진 않지만, 글귀의 속을 들여다보면 깊이 공감가는 글이다.



공인 노무사가 되기까지의 과정과 되고 난 이후의 삶을 세세히 적어놓아 공인 중개사는 무슨일을 하고 어떤 환경에서 일을 하게 될까.가 궁금하던 차에 궁금증을 해결한 기분이 들었다.



메모의 습관이 1000페이지의 메모를 만들기까지 꾸준한 반복이 습관이 되어, 이 책 한권을 독자들이 받아볼수 있는 밑걸음이 되었다는 점에서, 어떤 것이든 습관의 위대함을 느끼게 한다. 우둔함이 아니다. 메모의 일상이, 삶의 정성이 값진 결과를 낳았다고 본다.



저자가 공인 노무사가 될수 있었던 힘도 결국 정리와 메모가 한 부분을 차지하지 않았나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라 생각한다.







2005년도 임금 교섭을 행하면서 고정 연장 근로 수당을 통상 임금으로 인정해 달라는 노사임금교섭 사건에 교섭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쟁의 행위를 행하는데, 쟁의 행위는 사용자의 업무 수행에 문제가 생기고 나아가 집회 시위를 할 경우는 사회 질서와 직결되기에 법령으로 까다롭게 규정하고 있어, 전제 조건이 2가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쟁의를 행하는데 여러 제약 요인이 있을 수 있으며, 법적 검토 사항이나 소송등의 사건들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간접 경험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경험자가 아니면, 이렇게 상세하게 기재할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세세해서 놀랐다.


2013년 대법원 전원 합의체로 간 소송에서 연간 상여금은 통상 임금으로 인정을 받은 사건들, 그러니까 상여금 400%를 통상 임금으로 간주하여 계산했던 300억 소송 사건에 대한 이야기도 실어 노동법에 대한 해석이 얼마나 큰 결과를 만드는지도 알게 되었다.






사람 사는 세상은 어울려서 사는 것이고,

어느 하나 자신만의 힘으로 온전히 만들어 낸 것은 드물다.

타인의 노동 덕분에 나는 살아가고 있고,

그래서 인간의 노동이 신성하다고까지 드높이

치켜세울것까지는 없을지 몰라도 의미를 폄하할수 없다.






포괄 임금제 문제를 다룬 사항에서는 한 근로자가 등장한다.  주 40시간에서 20시간이 더한 금액으로 포괄해서 받은 급여 부분이 맞는지의 문의에 해석도 포함하여,  교대 근무 시간으로 14시간은 어디로 갔는지, 3조 3교대,격일제, 주간 연속2교대제, 4조 2교대제 등.    제조업의 근무 방식은 너무 다양해서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저자는 이러한 기준에도 쉽게 해법을 작성해 놓고 있다.  
조금은 머리가 아플 내용임에도, 실제 경험담을 근거로 사례를 설명하고 있어,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다.



현재의 내가 있기까지 저자의 노고와 노력이 얼마만 했을지 가늠하기조차 어렵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 독하게, 끈기있게, 하루하루를 보낸 시간이 지금의 결과를 낳았다는 점에서 박수를 쳐주고 싶다.  시간은 그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쌓이는 것, 일상의 가벼움조차 매일매일 쌓여서 한 개인의 역사가 되는 것. ★


오늘도 노동법에 근간하여 노동자들의 삶을 대변해 줄 노무사들을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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