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빌스 - 금융시장을 뒤흔드는 악마들
구이도 마리아 브레라 지음, 김운찬 옮김 / 그린하우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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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모는 유럽에서 중요한 금융 운용 책임자 다섯 명 중 하나다. 확률을 계산하고, 거기에 내기하면서 보낸 세월이 20여 년 가까이 된다. 마시모는 자식이 둘인데, 로베르트와 이제 열 네살이 된 딸 인디아가 있다. 24시간 전, 딸이 케이크의 촛불을 끄는 동안, 단숨에 1,400만을 잃었다. (막내딸 인디아의 14번째 생일 파티, 열네 번째 촛불, 열네 살, 단숨에 날아간 1,400만) 마시모는 10억 달러 어치 미국 국채를 공매도로 팔 계획이다. 공매도 직전에 연방공개시장 위원회의 공식 설명서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팀원인 폴과 카림도 두려워 말고 끝까지 가보자고 말했다. 폴은  채권의 금리가 높아질 거라고 예상했다.  연준에서는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말하고 있었지만, 이번 게임은 은행에 대항해 하고 있는 것이니, 공격에 실패하면 모두를 잃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마시모는 연준의 발표가 과대평가 되었을거라 보고, 두 배로 투자를 늘리기로 한다. "최대 예상 손실액"을 다시 계산하고 금융운용자들의 음속 장벽을 뛰어넘어야 한다. 마시모는 아무도 깨닫지 못하게 10억을 공매도해야 한다. 트레이드들의 트레이드, 폴과 마시모는 게임을 시작한다.



*최대 예상 손실액 : 포지션을 늘리는 것, 각 트레이더가 활용할 수 있는 위험의 가장 극단적인 한계를 고정하는 수치에 손을 댄다는 것을 의미함.



page.  124
"미약한 회복 신호에도 불구하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지도부는 미국 경제의 일시적이지 않은 구조적 안정화를 뒷받침하는 통화정책을 실시하려고 합니다. 연준은 자산 매입을 줄이기 전에 그 이상의 긍정적 신호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연방공개 시장위원회 대변인은 그렇게 주장하며 금융조건의 강화가 성장완화를 유발할 수 있을 거라고 강조합니다.



*공매도 :: 다른 곳에서 빌린 채권을 파는 것.



[데빌스]는 이탈리아 작가가 쓴 작품으로 금융 운용자산가 마시모가 팀원들과 함께 공매도, 도그마를 이용해 자산을 불리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5년 만기 프랑스 국채금리, 달러 환율, 부채 보고서, 시장 조작, 미국 채권 거래, 주문결정, 최대예상손실액, 도그마 등등 금융 관련 용어가 초반에 쏟아지는 통에 머리가 좀 아프다. 그래서 초반에는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용어를 옮긴이가 설명하거나 바로 다음 문장으로 이어 말하고는 있지만, 증권, 금융 등 투자의 흐름이나 용어를 알고 있는 것이 책을 훨씬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방법일 것 같다.  



마시모는 소설과 다르게 영국 드라마(데빌스)에서는 부대표 승진을 바라보는 2인 자로 나온다. 영국 드라마에서 라이벌로 등장하는 "에드 스튜어트"와 갈등을 빗으며, 후에는 "에드"의 살인범으로 몰리기까지 한다.  드라마의 화려함과는 달리 소설에서는 등장인물들이 많지 않다. 하지만, 소설이든 영화든 투자 시스템을 움직여 이득을 보는 사람들을 꼬집고 있기는 하다. 보들레르의 말에서 "악마의 가장 멋진 속임수는 자신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득하는 것이다." 라는 말이 있다. 국채들의 공매도 뿐만 아니라. 머천트 뱅크, 그리고 수학통계에 기반해 투자 모델을 만들거나 금융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퀀트 같은 전문용어도 확인할 수 있다. 소설 속 금융시스템의 이야기를 소설로 풀어냈다는 것에 적잖히 신선한 책이다.  책을 읽다보면 "공매도"와 "도그마"에 대해서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데, 그 점 또한 새로운 느낌을 준다. 만약 소설과 영화(영국 드라마 데빌스)를 고민 중에 있다면, 조금은 더 화려하고 갈등 상황이 많은 영화를 추천한다. (데빌스는 웨이브에서 독점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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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장이 돼도 오히려 좋아 - 시바견 곰이탱이여우 집사일기
쏭이님 지음, 곰이탱이여우 감수 / 다독임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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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를 보면 꼭 잊지 않고 보는 동영상이 있다. 시바견 곰이 탱이 여우 삼 시바의 이야기이다. 유튜브의 알고리즘에 따라 나타난 곰이탱이여우 영상은 첫 영상을 보자 마자 나를 구독자로 만들어 버렸다. 곰이는 쪼꼼이다. 삼 시바 중 가장 작다. 탱이는 어엿한 대학생 느낌이 나는 수컷으로 점잖다. 여우는 가장 늦게 합류(?)한 백 시바로 먹을 탐이 쎄다. 보면 볼 수록 쪼꼼이의 미모와 여우의 애교에 눈 녹듯 마음이 녹아내린다. 이렇게 곰 탱 여우의 이야기는 강아지를 기르고 싶지만, 여건이 되지 않는 나와 같은 이들에게 적잖이 힐링이 될 영상이었다.







랜선 이모 중 하나인 나에게 쏭이님의 책 발간 소식은 너무 기다려지는 이벤트였는데, 온라인 서점 속 탱이 여우 곰 이의 작은 스티커(진짜 스티커는 아니고, 종이 인형이다. 그리고 작은 엽서까지 함께 들어있어 색다른 느낌이다.) 유튜브로 곰이 탱이 여우의 영상을 보면, 너무 예쁜 미모에(?) "어쩜 삼 시바들 모두 다 이렇게 예쁘게 생길 수가 있지?" 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데, 처음에는 나 혼자 영상을 보다가, 동생에게 채널을 알려준 이후로 오히려 동생이 더 열심히 보고 있다.







목욕할 때마다 하울링을 하고 귀가 먹먹하게 만드는 대단한 울림통의 소유견 곰이와 내가 볼 때는 집사와 특히 공감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생각되는 여우(송편님:작가의 남편님이 침대 위에서 땅을 파는 행동을 취하면 곰이와 여우는 무덤덤 혹은 이상하게 보는 반면, 여우는 같이 땅을 파준다, 그것도 아주 신나게, 여우는 공감을 할 줄 아는 흰색 뚱보 또라이가 맞다. ㅋㅋ), 그리고 두 자매의 싸움을 말리는 의젓한 탱이까지. (솔직히 책의 사진 중 절반은 내가 영상으로 이미 봤던 터라 사진도 사진이지만, 글에 더 집중하며 읽었다.) 송이님은 강아지 적금으로 아이들(곰이와 여우) 중성화 수술을 했다. 아이들의 병원비가 많이 나올 것을 대비해 미리 적금을 불입한 것인데, 이런 내용은 병원비를 걱정하는 모든 반려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이기도 하다. 그리고 유박 비료는 강아지들이 좋아하는 향이 나는, 사료 모양의 비료인데, 먹으면 사망에 이를 정도로 위험하다는 정보, 또한 알아두면 좋을 것이다. 반려견 에세이 책을 보면, 빠지지 않는 강아지 레시피도 있다.  시바들을 위한 타코야끼 만들어주는 방법은 저자 송이님만의 레시피 비법이라 참고하기 좋다.  송이 집사의 일기(텅장이 돼도 오히려 좋아)에서도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라 메모하면 좋을 부분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쉬웠던 점은 있었는데, 표지를 보면 누구나 강아지 사진을 넘치도록 보겠구나. 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그런데, 강아지들을 위한 이야기에서 솜솜이(송이님의 딸)의 내용이 생각보다 많았다는 점이다. 강아지를 좋아하지만, 아기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로써는 이 책의 표지처럼 강아지들의 사진과 내용을 더 많이 볼 수 있겠다는 기대감과는 다르게, 아기 사진이 내용의 3분의 1을 차지한다는 것은 좀 처럼 만족스럽지 않다. (난 곰이 탱이 여우가 더 많은 내용을 차지하는 게 좋다구~) 








어쨋든 항상 영상으로 삼시바를 보며 힐링하는 랜선 이모 중 하나인 나에게 곰이 탱이 여우의 사랑스러운 사진은 집사 일기를 읽는 내내 미소를 짓게 했다. 지금처럼 곰이와 여우 탱이를 계속해서 유튜브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책도 좋지만, 유튜브에서 영상으로 보는 것이 훨씬 재미있다. 특히 곰이의 꾸꾸꾸 영상과 여우의 침대 파기 영상은 당장이라도 강아지를 키우고 싶게 만들게 분명하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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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IT 프론트엔드 개발을 시작하려고 해 : 입문편 - HTML, CSS, JS 기본기부터 Git을 활용한 버전 관리와 클론 코딩까지, 2022년 세종도서 학술부문 선정도서 HIT 시리즈 1
박영웅 지음 / 패스트캠퍼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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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ML과 CSS, JS 기본기부터 다져주는 [프론트엔드 개발을 시작하려고 해], 이 책은 엑셀 1급을 준비하면서 visual basic을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마음에 선택하게 된 책이다. 물론 각 툴의 성질은 조금 다르지만, HTML과 visual basic의 코드 형식이 비슷하기 때문에 공부하면 적잖이 도움이 될 것 같았다.




HTML :: 하이퍼텍스트(참조를 통해 현재 페이지에서 다른 페이지로 즉시 이동할 수 있는 텍스트)를 만들어낼 수 있는 언어입니다. 페이지의 제목, 문단, 표, 이미지, 동영상 같은 핵심적인 구조를 담당합니다. HTML은 화면을 예쁘게 꾸미는 용도가 아닙니다. 여러분은 이 것으로 온전히 튼튼한 구조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CSS  :: 실제 화면에 표시되는 방법(색상, 크기, 폰트, 레이아웃 등)을 지정해 구조를 꾸며주는 시각적인 표현을 담당합니다. CSS의 핵심은 스타일입니다. 즉, 예쁘게 만드는 것에만 집중합니다.


JS  :: 내용을 변경하고 움직이는 등 페이지의 동적인 처리를 담당합니다. HTML이나 CSS보다 매우 많은 것을 제어할 수 있으며, 이것을 다루기 위해서는 컴퓨팅 사고력이 필요합니다.








책에서는 커피 전문점 웹사이트를 기본으로 한 클론 코딩을 설명해주고 있다.  또한 책에는 입문자로써 처음 접하는 프로그램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자세한 설명과 예시 그리고 도표가 많다. 실습 방법이 많으면, 자신이 이해하는 부분에 대해 더 정확하게 알 수 있는데, 실습 문제를 두고, 꼭 알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과 TIP을 더해 개념을 정확하게 만들어 준다.  CSS와 JS도 함께 작성할 줄 안다면 웬만한 사이트를 만드는 데 어려움이 없을 듯 하다. 




책의 저자는 이 책을 활용할 때, 처음에는 그냥 따라해보고, 다음 2회 독에는 왜 그렇게 코딩해야하는지를 생각하면서 책을 읽어내려가라고 말했다. 개인적으로는 실습이 한번에 되지 않아서 두 세 번에 걸쳐 따라했는데, 처음 접하는 개발자 프로그램이어도 자주 따라하다 보면 순서의 암기라던지, 작성해야 하는 특수문자의 키보드 위치, 그리고 선택자 등이 외워지는 것 같다. 실무와 비슷한 수준으로 만들어진 실습 자료는 패스트 캠퍼스 강의 사이트에서 다운 받아 사용하면 된다. 프론트 엔드 개발을 막 시작하는 입문자들에게 입문편 학습은 당연히 필수다.  무엇이든 마찬가지겠지만, 반복적인 학습과 실습. 그리고 일대 일 맞춤형 강의로 계획된 이 책을 통해 프론트 엔드 개발의 첫걸음을 떼면 좋을 것이다.  저자가 직접 운영 중인 기술 블로그도 찾아서 여러가지 자료와 정보도 참고했는데, 저자의 이 책을 시작으로 중급도서도 이해하며 읽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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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번째 불빛이 붉게 타오르면 - 사르담호 살인 사건
스튜어트 터튼 지음, 한정훈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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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표지를 보면 알 수 있듯, 바다를 항해하는 사르담호에서의 살인 사건을 다루고 있다. 배의 선원들과 귀족들, 그리고 죄수와 승객이 주요 인물들이다. (정확히는 승객 아렌트 헤이즈와 귀족 사라 웨셀, 크리지 옌스 그리고 죄수 새뮤얼 핍스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 왜 냐고? 끝까지 살아남는 사람들이 그들이니까. ) 


현재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를 말하는 바타비아에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향하는 승객들은 저마다의 계획과 꿈이 있다. 그 중, 총독 얀 하얀은 아내 사라 웨셀과 딸 리아 얀을 배에 태우고 승선한다. 사라는 남편을 따라 배에 오르지 않으려 하나, 억압적인 남편에 의해 억지로 배에 오른다.  얀하얀은 죄수 새미 핍스를 지하 감옥에 가두고, 조카 아렌트 헤이즈(사실은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남이지만, 헤이즈의 할아버지와 얀 하얀은 오래도록 친했던 사이였다.) 


장장 8개월에 걸리는 암스테르담으로 가는 여정에서 한 문둥병 환자가 부두에서 저주의 말을 퍼붓는다.  "사르담호의 화물은 죄악이며, 그 배에 승선하는 자들은 모두 무자비한 파멸에 이를 것이다" 라는 말을 하며, 불길에 휩싸인다. 그런데 그는 혀가 짤린 상태였고, 다리 또한 한 쪽이 없었다. 그는 말을 할 수도, 높은 곳에 올라갈 수도 없었다. 이를 부두에서 지켜본 승객(탐정 새뮤얼과 아렌트, 사라와 리아)는 각자의 방식으로 추리를 해나간다. 새뮤얼은 본능적으로 그의 손가락을 확인하고, 그는 목수일 것이라 추측한다. 사르담호에서 일했던 목수, 새미는 정확히 누가 우리를 위협하는 지를 알아내려 한다. 말도 안되는 협박을 하는 누군가, 





새미(새뮤얼) 핍스는 바타비아의 총독(얀 하얀)에게서 총애를 받았었지만, 누군가의 음해로 인해 곧 처형을 목전에 두고 있다. 암스테르담에 도착하면 죽을지도 모른다. 새미 핍스는 절친인 아렌트 헤이즈와 화약고에 불을 붙여, 배를 침몰시킬지 모르는 누군가를 막아야 한다. 총독을 보호하는 야코비 드레히트에게서 화약고에 불을 붙이면 배는 침몰할지도 모른다는 말을 듣고, 화약고를 찾는다. 


바타비아의 총독 얀 하얀의 아내 사라 웨셀은 귀족답지 않은 착한 성품의 소유자지만, 배의 부두 위에서 문둥병자의 주인이 이 배를 어떻게 공격하려고 하는지 알아내야 했다. 자신과 딸을 지키기 위해서 불에 온몸이 타들어간 저주의 말을 했던 목수가 했던 말의 근원지를 찾으려 한다. 배의 객실에 선반을 만들어야 한다는 핑계로 목수를 불렀고, 어린 소년 목수(앙리)가 찾아온다. 앙리에게서 보세(절름발이로 분신해 죽은 목수의 이름)에 대해 발설하면, 선원들을 지휘하는 갑판장이 가만두지 않을거라고 대답한다. 갑판장의 이름은 요하네스 와이크였다. 


얀 하얀은 조카 아렌트에게 새미 핍스를 믿지말라고 한다. 실제 얀과 아렌트는 혈연관계가 아니다. 아렌트의 할아버지와 얀리 서로 좋은 친구였고, 얀은 아렌트를 애정어린 표시로 "조카"라고 부르는 것 뿐이다. 아렌트 출신 가문의 비밀은 얀과 아렌트만의 비밀이다. 그런데 얀의 시종장이자 참모인 코넬리우즈 보즈 또한 새미를 믿지않는 게 좋을 거라고 충고한다. 하지만, 아렌트는 5년간 함께해온 새뮤얼을 믿는다. 



보즈가 안내한 화약고에는 활처럼 허리가 구부러지고, 한쪽 팔이 없는 노인이 오물에 젖은 바지를 입고 화약고를 지키고 있었다. 그 화약고 중앙에는 포세이돈이 보관된(포세이돈은 부품을 조립하면 별과 달 태양의 고리로 둘러싼 지구본이 되었고, 톱니바퀴가 돌며 움직이는 물건이다. 신사 17인회가 가장 뛰어난 탐정을 보내서 되찾아 오도록 할 만큼 매우 중요한 물건이었다.) 화물 상자가 부주의하게 취급당해 있었다. 늙은 문지기는 아렌트의 질문에 문둥병자는 이 배에 없으며, 화약고에 출입할 수 있는 이는 본인을 포함해 일등 항해사, 크로웰스 선장 뿐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누군가 배를 침몰시켜도 깡통과 빵이 사방에 있어서 불이 배를 잠재우기 전에 미리 손을 쓸 수 있을 거라고도 말했다. 






page.132
"그렇다면, 사르담호를 침몰시키는 더 좋은 방법이 무엇이겠소?"
"저라면, 선장을 제거하려고 하겠습니다요."
"크로웰스 선장을?"
"크로웰스 선장은 이 배에서 가장 훌륭한 선원이지요. 탐욕스러운 레이니어 반 슈텐을 비롯해 모든 사람들이 그 사실을 알고있습니다요, 커다란 배에 화물을 싣고, 암스테르담에 안전하게 도착하려면, 크로웰스 선장이 꼭 필요하지요. 이배의 선원들은 질이 안 좋지만, 그들 모두가 크로웰스 선장을 존경하지요. 그들은 투덜거리고, 음모를 꾸밀테지만,절대 선장에게 반항하지 않을 겁니다요. 선장은 사납지만, 부하들을 공정하게 다루고, 선장이 있어야 우리가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짐승같은 선원들도 머리를 숙이고, 통제를 받아들이는 겁니다요."
"선장이 죽으면 어떻게 되겠소?"
"난쟁이는..." 문지기가 경멸하듯 말했다. 그렇게 하지 못할 겁니다요. 선장이 죽으면, 이 배는 불타버릴 겁니다요. 두고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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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전 작품[에블린 하드캐슬의 일곱 번의 죽음]을 읽었던 터라 2월에 출간한 [여덟 번째 불빛이 붉게 타오르면]에 기대를 많이 했다.  전 작이 일곱 번의 삶을 사는 내용이라면, [여덟 번째 불빛이 붉게 타오르면]은 배 안에서의 살인사건을 다루는 악의 존재를 묘사하고 있다. 왕좌의 게임 혹은 대서사시의 느낌을 주는 1600년 대 배경의 영화를 보는 느낌이 든다. 작가 스튜어트 터튼의 작품은  세세한 배경 묘사가 놀랍도록 생생하며, 인물의 특징과 함께 연결되는 관련 인물까지 어색하지 않다.  따라서 그의 필력은 섬세한 반면에 방대한 느낌까지 주는 데, 다소 아쉬운 점이라면, 처음과 중반의 흐름이 자연스러운 반면, 마지막을 향해가는 엔딩의 느낌이 다소 산만하다는 것이다. 처음에 많은 이야기를 끌고 가려고 하니, 마지막에는 그 내용을 다 풀기가 벅차보인다고 할까..



하지만, 이야기가 화려하고 때론 웅장한 느낌까지 주기 때문에 만족도에 있어서는 나쁘지 않았다. 마지막 엔딩이 "악의 마음을 선택하는 인간이야 말로 악, 그 자체이다."라는 나름의 진리(?)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악의 본성은 감춰져 있을 뿐, 억압되는 환경에서 발현된다. 등장인물 중 야코비 드레히트가 그렇다. 스튜어트 터튼은 배 안에서 "올드 톰"이라는 악마를 소환해낸다. 그 악의 배경에서 아렌트 헤이즈는 자유롭지 못하다. 하지만, 마지막에서 새로운 인물이 반전을 불러온다. 선원들, 귀족, 죄수와 승객의 등장 인물만으로도 전 작과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는, 배경을 바꾼 글을 쓰는 것이 어디 쉬운가. 일단 완독한 나의 평점은 9점이다. 그리고 어디까지나 나의 생각이지만, 그의 전 작 [에블린 하드캐슬의 일곱 번의 죽음] 의 일곱 번과 [여덟 번째 불빛이 붉게 타오르면]의 여덟 번을 읽고 나니, 다음 작품은 아홉 번이 그 주인공이 되지 않을까 싶은게, 숫자로 이어지는 느낌이라 스튜어트 터튼의 2년 후의 작품은 어떤 이름이 될까 무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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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검사생활
뚝검 지음 / 처음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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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부린이(부동산+어린이),골린이(골프+어린이)라는 합성어가 등장해 어렵지 않게 어린이라는 단어와 초보라는 단어를 함께 써오고 있다.  이 초보자를 일컫는말에 검린이(검사+어린이)라는 단어도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어떤 일이든 초보라는 단어는 처음을 시작한다는 점에서 새로움과 두려움이 반이다.



저자는 검사의 첫시작부터 부임하여 겪게된 사건일지와 기록을 간혹 대화체로도, 설명을 덧붙인 덧붙임말로도 정리해서 표현하고 있다.  검사들이 꼭 사건기록일지와 경위서를 보고, 손가락 두드리며 일하는게 아니고, 간혹 조사를 위해 직접방문도 하는것을 알게 되었다.



검사이기 때문에 검사들만이 아는 용어나, 현장 경험에 대해 어떤 판결을 내리는지 다양한 사례를 편한 대화체와 함께 간략하게 설명해주고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검사라는 단어가 꾀 화려하고, 온갖 부정부패와 악의 무리들과 맞서 싸우고, 화려한 언변과 함께 부유한 도시에서 부유한 삶을 사는 모습을 상상하기 쉽다. 



하지만, 검사의 삶은 평범하고 많이 피곤하다고 한다. 오전에는 공소장과 불기소결정서의 서면작성을 하고, 오후에는 사건 기록조사와 검토를 한후 증거를 정리하고 사건 방향을 정하는 일을 한다. 그러다가 보면 자정을 넘어 새벽 2시,3시 퇴근이 잦다는것이다. 반면, 정경유착에 검사, 판사가 심심치 않게 등장하기도 하고, 유흥이나 성상납 등 기사에도 간혹 등장하기도 한다. 모든 법조인이 다 그렇지는 않을것이라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검사와 판사들에 대한 감정이 좋지는 않다. 







요즈음 기레기(기자+쓰레기)처럼 검사나 판사의 허무한 판결(기소유예, 집행유예 등)때문에 일반인들의 법 감정이 많이 안좋아진것 또한 사실이다.  살인자에게 법적으로 사형이 부여되어도 집행이 되지 않는 실제 사형폐지 국가이며, 살인사건이 아닌 기타 일반 사건에서도 형이 짧거나, 모범수라는 이유로 조기 출소 한다.  검사,판사뿐만이 아니라, 최근 경찰의 부실대응논란이 일었던 인천 흉기난동 사건도 결국 그 궤를 같이 하고 있다. 



법관들에 대한 신뢰가 바닥인 요즘인데, 깐깐할것 같고, 구분짓기를 유별나게 좋아할것 같은 법조인이 본인들 자신들에게는 관대할것 같음에도, 이책이 조금 다르게 느껴지는건 실제 경험담을 중심으로, 저자가 자기반성과 함께(무면허운전자를 바라보고 느낀 세상을 보는 기준)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를 따뜻한 시각으로 적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사람들의 제각각의 상황과 사건을 늘 마주하게 되는데, 그 사건을 개인적인 이유로 적어내린 글들이 한없이 부끄럽다고 말한다.  또한, 흥미거리같은 요소가 아닌 우리 이웃들이 남긴 우주의 한 조각임을 기억해주기를 바란다.  법은 상식이기 때문에 상식을 가진 이라면 누구든 이해할수 있어야 올바른 법이라고 말한다.



법률전문가들만 알 수 있다면 그것은 틀린법이며, 다양한 경험을 가진 구성원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수용할줄 알며, 법리에 맞게 정리할수 있는 능력이 오늘날의 검사에게 요구하는 능력이라 생각한다.  이 생각은 곧 그렇지 못한 판사와 검사 등 법률가들이 많다는 것을 반증하는 말이기도 하는것 같다. 






이 책 한권을 완독하고나니, 모든 법조인이 다 부정할것이라는 편견에서 조금은 벗어난 듯하다.




한 사람의 인생을 좌지우지하는 결정 앞에서 몇시간, 며칠의 시간을 고뇌하는 대부분의 법관들이 두가지 이상의 가치가 충돌할때 내릴 결정에 더욱 더 고뇌하는 상황이 잘 표현되어 있다. 이 때문에 실제 검사의 삶이 꾀 피곤할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일반인들은 직장을 다니며 쌓는 경력만큼 결정이 손쉬워지기 마련인데, 검사의 삶은 정 반대인것 같다. 쉬워지기는 커녕 복잡하고 어려워진다고 하니, 도망치고 싶은 상황에서도 신념으로 일하는 옮바른 정신의 검사들이 존경스러워진다.



저자는 검사의 결정은 간명해야 한다고 말한다. 누구든지 그 결정을 동일하게 해석할수 있어야만, 갈등을 종국적으로 해소할수 있다고 판단한다.   이것도 맞고 저것도 맞고, 술에 물탄듯, 두루뭉실형의 결정은 최악으로 치닫게 한다는 것이다. 결정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탓에 결정하는데 많은 고민을 달고 사는 직업이지만, 그래서 세상 사람들이 신뢰하는 직업이기도 하다. 불공평한 세상에 공정한 법관들이 공정한 결과로 답해 모든 순간과 모든 결정에 안타까움이 없기를 바란다.  그들이 말한 사건은 사건이라 쓰고, 사연으로 읽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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