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몸 사용설명서 - 건강하고 똑똑한 뇌를 위한
오철현 지음 / 청년정신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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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8

실제로 정신 질환은 문화나 환경에 따라서도 발병하고 없어지기도 한다. 동성애는 과거 정신 질환으로 간주되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또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도시 환경에서 태어나거나 자라면 조현병 발병 가능성이 더 높다.












뇌 과학으로 풀어보는 가설에 대한 신빙성은 놀랍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고 정의했을까.. 이미 많은 책에서 기존 과학적 결론을 반박하고 있는데, 책의 저자는 이런 부분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다. 예방의학 박사이자 연구원으로 그가 말하는 뇌 과학의 예시들은 많이 들어보았던 사례 중에서 잘못 알고 있거나 많은 기사가 흘러나갔음에도 잘못된 인식에서 발생하는 것을 바로잡는다.


예를 들면 클래식을 들으면 아이들의 지능 향상에 좋다라던가, 남성과 여성의 발달된 뇌 부분은 서로 다르다라는 정의는 모두 틀렸다. 전자는 모짜르트 클래식은 단순한 정서적 각성일 뿐이며, 음악은 대부분의 사람들의 마음을 고양시키므로 일시적으로 머리가 좋아졌다 착각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남성과 여성의 뇌는 서로 다르다 라는 말 또한 존재할 수 없는 말로, 남녀의 차이는 생물학적 요인이 아닌 사회, 문화, 심리적 요인이 더 크다고 말하고 있다. 









해마가 기억력을 담당한다는 사실을 알게 해준 헨리 몰레이슨의 사건은 많은 점을 시사한다. 그는 뇌전증 환자였고. 당시 1950년대는 해마가 기억을 담당한다는 사실을 몰랐던 때였다. 간질 증상은 뇌절제로 치료가 된다고 생각했던 시절이었고, 그렇게 헨리는 해마 절제 수술을 받는다. 하지만 수술을 하고 나서 그의 인생은 180도 바뀐다. 그는 30초 전 옆에서 대화한 사람과의 사실조차 금세 잊어버렸다. 하루동안 일어난 일은 자고 나면 다 잊어버렸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의료사고는 뇌과학을 한 차례 진보시킨 사례로 알려져 있다. 중요한 부분은 헨리의 짧은 기억력이어도 기억력 자체는 정확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에 따른 외현 기억과 절차 기억의 차이점을 알려준다. 





page. 45

외현 기억은 새로 얻은 지식이나 습득한 경험을 의식해야만 떠올릴 수 있지만, 절차 기억은 우리가 애쓰지 않아도 능숙하게 꺼내어 써먹을 수 있는 지식과 경험이다. 이러한 발견은 기억을 두 가지 부류로 나누었다는 점에서 의학적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해마와 관련된 한 실험(택시 운전사 실험)을 보면 택시 운전사들의 장기적 기억력이 공간 기억력을 장기 기억으로 바꾼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택시 운전을 오래 한 사람일 수록 해마의 크기가 더 크다는 것, 그리고 해마의 크기는 기억력, 그러니까 치매와도 관련이 깊을 수 밖에 없다. 알츠하이머 같은 뇌 질환이 진행될 때 가장 먼저 손상되는 곳이 해마인데, 해마가 상대적으로 큰 사람은 치매가 진행되더라도 기억력이 감퇴되는 증상의 정도가 작다고 한다.










책 속 내용 중 가장 주목했던  하나는 뇌의 감정이 장을 콘트롤 한다는 것이었다. 인간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소화 장애로 이어져 머리가 아플 수 있으며,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이라는 신경 전달 물질이 장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유산균을 많이 먹어주는 것이 좋다는 사실은 많은 책에서 확인되고 있는 부분이다. 이 책에서도 장 신경계(ENS)가 과민성대장증후군과 변비, 설사, 위장 장애 등에 관련이 있음을 설명한다. 





page.77

쥐를 대상으로 한 흥미로운 연구에 따르면 프로바이오틱스를 먹이면 혈액 내 스트레스 호르몬 양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미주 신경이 절단되었을 때 프로바이오틱스는 효과가 없었다. 이는 미주 신경이 장 -뇌 축과 스트레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함을 시사한다. 





특히 뇌 속 단백질인 BDNF는 사교 활동과 수면, 운동 등의 활동으로 꾸준히 향상이 되는데, 특히 BDNF 유전자는 스트레스를 받게 되었을 때 폭식을 하게 만들며, 음식을 먹고 나면, "배가 부르다"라는 포만감 신호를 보내야 식욕이 억제될 수 있는데, '짧은 BDNF'로 태어나면 정상적인 사람보다 포만감 신호 전달을 방해받아 과식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평소 자신이 우울하면 더 많이 먹는 편이다 라면 이 부분을 참고해야 할 것 같다. 






page.86

사교 활동이 BDNF를 증가하도록 하는 데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그와 반대의 결과도 있다. 외로움을 타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건강 문제가 더 많고, 수명도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로움이라는 단순한 기분이 아닌, 고립 또는 정신적인 자극의 부족이 BDNF 감소로 이어진 것이다.









성인 ADHD는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과잉 행동을 보인다고 알려져 있는데, 행동으로 구별되는 이런 충동성이 있는 혼합형 말고도 조용한 ADHD인 주의력 결핍형(가만히 혼자 손만 꼼지락대는 주의 집중형)도 있어 조기에 알아차리기 힘들다고 한다. 이는 해마의 크기와도 연결되는 부분이라 새롭게 읽힌다. (ADHD 환자의 뇌 부위 중 해마를 포함한 다섯 곳이 현저히 작다는 것을 발견했다.)  




혈액 순환과 뇌의 상관 관계 뇌가 아프면 심장도 아프다. 라는 사실과 뇌에 비타민이 부족하면 알츠하이머에 노출된다는 것 천재의 뇌는 일반인과 얼마나 다를까 등의 책 속 여러 부제들은 책을 읽는 재미를 높여줬다. 뇌와 연결된 심리와 몸의 향상성 등 건강 상식에 대해 알아두면 유용할 답이 많아서 읽는 내내 과거 행동을 떠올려 보기도 했다. 심리와 함께 건강을 설명하는 책을 재밌게 읽었다면. 뇌몸 사용 설명서 또한 재밌게 읽힐 것이다.  질병과 노화의 극복은 뇌에 대한 이해로부터 시작되니, 책의 설명을 참고해보면 좋겠다. 







이 리뷰는 청년정신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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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몸 사용설명서 - 건강하고 똑똑한 뇌를 위한
오철현 지음 / 청년정신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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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와 뇌전, 성인 ADHD와 해마의 관계, 뇌의 텔로미어에 대해 알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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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자발찌를 채우는 사람입니다 - 성범죄자 300명을 만난 무도실무관이 들려주는 성범죄 대처 매뉴얼
안병헌 지음 / 슬로디미디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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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상황에 따른 대처방법이 있는 사례 매뉴얼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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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자발찌를 채우는 사람입니다 - 성범죄자 300명을 만난 무도실무관이 들려주는 성범죄 대처 매뉴얼
안병헌 지음 / 슬로디미디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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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법무부 보호관찰소 범죄예방팀의 10년차 무도실무관이다. 성범죄자들을 최일선에서 지도 감독하면서 그들의 공통된 성향을 파악할 수 있었는데, 그 중 첫 번째는 다소 대담한 그들의 성향을 꼽는다. 사회적 약자들에게 접근하는 것을  쉽게 생각하거나 상대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거짓말을 많이 한다는 공통점을 들어, 저자는 책을 통해 성범죄자들을 경험하며 연구한 성범죄 수법과 예방법을 제시한다. 성범죄자로부터 조금이나마 자유로워 지길 기대하는 책의 범죄 예방법은 반드시 참고할 부분이다. 




전자발찌 시행연도(2008년)

무도 실무관_ 전자발찌 대상자를 정기적, 지속적으로 관리하여 사회의 복귀를 도우며, 비상시 출동해 그들의 성폭력, 살인, 강도, 약취유인과 같은 제 2의 범죄를 막는다. 




page.13
살인, 강도, 유괴, 성범죄 중 가장 재범 가능성이 높은 건 성범죄이다. 일부 성범죄자는 개인의 이기적인 쾌락을 위해 타인에게 폭력이나 협박을 일삼는다. 그리고 잔인하게 성폭력을 저지른다. 그 대상이 누구건 상관없다. 그들은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라면 상대를 가리지 않고 무자비하게 악행을 저지른다.











한참 논란이 되었던, 물뽕 사건은 신종마약으로, 클럽 안에서 여성들을 노린다. 성폭력 범죄는 이미 만연해있고, 물뽕이라 불리는 이 마약은 음료나 술에 타서 마시면 바로 정신을 잃는다고 하는데, 문제는 6시간 이상 지나면 체내에서 해독되어 버려 약물 검사를 해도 검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당연하게도 성범죄를 노리는 인간들에 의해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약물이며, 전 세계 90%가 여성을 노리는 성범죄라고 할때, 여성 자신은 자신을 지켜야 한다. 이런 범죄를 알고 있는 것과 무방비한 상태에서 당하는 것은 차이가 있다. 저자는 그렇다면 이런 범죄를 당하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까를 생각한다. 



첫번째는 술은 적당히 마셔야 한다. 일부 남성은 술에 취한 여성을 골뱅이로 비하하는데, 불법 촬영이나 강간으로 만취한 여성을 주 범행 대상으로 한다. 두 번째로는 성관계 영상을 요구한다면, 냉정하게 거절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부분은 다소 당황스럽다. 대부분의 여성은 성관계 영상 촬영을 허락하지 않는다. 어느 여성이 자신의 성관계 영상을 좋다고 찍겠는가. 이보다는 상대 남성이 여성 몰래 몰카를 촬영하는 행위가 문제가 될 것이다. 정말 사랑하는 여성이라면 성관계 영상을 촬영하자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또, 책에서 말하는 통계는 그간 걱정했던 부분들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었는데, 타인에 의한 성폭력 피해가 50%를 넘는데 반해, 두 번째로 친족에게 당하는 비율(17.6%)이 높다는 점이 놀라웠다. 생각보다 많은 퍼센트로 성범죄에 관한 성교육은 소아 5세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덴마크 성교육의 주장이 신뢰성을 띄는 부분이기도 하다. 




page.44
13미만 아동의 경우, 장소별로는 주거지 46%, 노상 15.4%, 숙박 유흥업소 4.2%, 학교 3.5%가 발생했고, 관계별로는 타인에게 55.1%, 친족에게 17.6%, 이웃지인에게 16.6%가 발생했다. 즉, 아동은 타인에게 노상에서 당하거나 친족에게 주거지에서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과연 우리나라는 치안 안전국이 맞는가?






한국은 이상하게도 성범죄에 대한 형량이 너무 낮다. 이는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다. 그런데, 미국을 보자. 미국은 범죄자에게는 인권이 1도 없다. 성범죄(150명의 여성을 성폭행)를 저지른 범죄자의 얼굴은 평범하기 그지 없었는데. 미국의 판결은 1000년이었다고 한다. 사람의 수명을 100살이라고 할 때, 영겁으로 태어나도 다 값지 못할 형량이다. 더구나 한국과 너무 다르다. 미국에서 12세 미만의 아동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르면 최소 징역 25년이다. 25년, 한국은 몇 년형을 구현했을까? 가장 놀라웠던 점은 성범죄자들의 집 앞에는 자신이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팻말을 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집 앞과 개인 차량에 자신이 성범죄자임을 스스로가 낙인찍어야 하는 미국의 법(메건 법)은 정말 진심으로 한국에서도 차용해 사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저자는 이런 형량이 절대적으로 다르고 처벌이 굉장히 약한 이유를 대륙의 법에 따랐기 때문이라고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page. 48
우리나라 범죄자 처벌은 미국에 비해 굉장히 약한 편이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가 어떤 법을 받아들였는지와 관련된다. 각 나라마다 적용 법이 있다. 흔히 알고 있는 영미법, 대륙법, 샤리아 등이 있으며 미국은 영미법을 따른다. 영미법은 판례법주의로 판례를 굉장히 중요시 본다고 하며 법의 지배원리로 법이 국가의 삼권(입법, 사법, 행정)보다 상위에 존재하기 때문에 국가 권력은 법에 복종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영미법은 판사의 재량이 굉장히 강력하고 징역에 대해 엄벌주의로 범죄자를 사회에서 단절해야 하며 양형의 상한선이 없는 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대륙법을 따른다. 대륙법이란 독일,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의 나라들에 형성, 발전한 성문법주의로 법전에 있는 그대로 판결해야 한다. 법치주의로 범죄자의 사회 단절보다는 교화에 초점을 두며 양형에 상한선이 있다. 









책을 읽다가 헉 소리가 나는 부분이 있었다. 전자발찌 대상자의 대부분이 애인이 있다는 사실이었는데, 그들은 평범하게 연애를 하고, 결혼하고 단란하게 살고 있다고 한다. 누군가의 성을 착취하고 폭행했던 성범죄자들이 가족을 이뤄 살고 있다니. 경악스러운 일이며, 놀라운 일이다. 그리고 그들은 평생을 금욕하며 살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태생이 그럴수도, 후천적으로 발달된 그들의 성욕은 막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어느 기사에서 읽었던가. 가장 끊을 수 없는 충동은 성범죄이며, 따라서 가장 재범률이 높은 범죄가 성범죄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이다. 따라서 범죄자의 가족들은 사회에 도움을 주는 사람들일 수 있다는 점은 동의하는 부분이었다.




그 밖에 "마찰 도착증" 환자의 성도착증 범죄자의 사례와 그에 다른 예방 솔루션, "음부 노출증"환자의 위험성과 예방 방법 그리고 학원 선생님이 성범죄자라면? 아동 성범죄자의 친족범위, 사회전반의 그루밍 성범죄의 예,  등의 새로운 질문들도 많았다. 성범죄에 따른 사례는 관련 직종에서 일한 사람이 제일 잘 알 수 밖에 없다. 더구나 남성의 심리는 남성이 잘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참고할 부분들이 많았다. 자신은 자신이 지키는 것. 특히 여성들이라면 책의 중요 부분 중 자신에게 가장 근접하거나 가능성이 높은 부분들을 꼭 확인해보길 바란다. 
















슬로디미디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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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미술관 - 그림에 삶을 묻다
김건우 지음 / 어바웃어북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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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화가의 이름을 대보라고 하면, [모나리자]의 레오나르도 다빈치, [귀에 붕대를 감은 자화상], [별이 빛나는 밤]의 빈센트 반 고흐, 뭉크의 [절규] 등이 떠오를 것이다. 대부분 너무 유명해서 그림만 봐도 어느 작가인지 알 수 있는 그런 작품보다는 나의 감정을 동하게 하고, 눈길을 사로잡는 다른 작가의 작품을 찾아보고 싶었다. 



귀스타브 쿠르베, (1817~1877) 그의 그림은 너무 사실적이라 마치 사진을 찍은 듯하다. 화가는 그림을 사실적으로 정확하게 그려내는 것이다. 라는 생각을 한다면. 그의 작품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인정할지 모른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비평가들은 현실을 지나치게 사실적으로 그렸다는 이유로 쿠르베의 그림을 불경스러운 회화라고 비난했다고 한다.) 







책 속 작품을 보며, 시대에 따른 비평과 호평은 시간에 흐름에 따라 그 평가를 달리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귀스타브 쿠르베, 그를 책에서는 시대와 불화한 예술가라 칭했는데, 정치적 이유로 스위스로 망명했지만, 죽을 때까지 조국인 프랑스로 돌아가지 못했기 때문에 그를 불화(서로 화합하지 못하다.) 한 예술가라 칭한 게 아닌가 싶다. 그는 독학으로 거장의 작품을 모사했다. 그리고 화가라는 직업과 더불어 정치가로도 활동했는데, 그런 그의 정치적 행보는 프랑스에서 스위스로 망명하게 하는 시발점이 된다. 그가 반 정부 시위를 하자. 정부는 그의 전 재산과 그림을 몰수 했다. 망명지에서 사망하게 된 그는 시대와 불화한 쓸쓸한 예술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그림을 보면, 귀스타브 쿠르베는 사실적인 그림을 그린다. 그림체는 현실을 반영한다. 그리고 당시의 동성애를 저급한 사랑으로 치부했던 사회상과 반대로 동성애를 주제로 한 작품을 내놓았다고 하니, 사회에 관심이 많았던 듯 싶다. 동성애에 대한 그림은 도발적인 여성들의 퇴폐미를 보여주는 올 누드를 하고 있지만, 사회의 이면을 숨기려하기 보다 드러내려는 그의 사실적 그림과 너무 잘 어울린다. 










당시의 미술계는 왜 쿠르베의 작품에 냉랭할 정도로 무관심했을까. 오히려 다른 작가들보다 훨씬 사실적이고 섬세하기까지 한 그의 그림은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함에도 말이다. 마치 사진같이 찍어낸 그림을 더 잘 그렸다 평가받는 지금에서, 그는 훨씬 높은 점수를 받을 게 분명하다. 쿠르베의 경험을 통한 자화상은 [화가의 작업실] 이외에도 [오르낭의 매장] [목욕하는 여인들] 등 상징하는 대상이 종교, 일상, 정치 등등 사회적인 부분과 일맥 상통한다. 책의 작가는 그의 평가가 혹한 것을 당시의 여러 계층이 좋아했던 상징물을 널부러진 하찮은 모습으로 표현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실주의적인 그의 그림은 당시 시대상과 종합해 평가받아야 한다. 그가 그린 그림 모두 지극히 평범한 일상에서 반복되는 순간을 비범하게 그려냈다고 평가받는다. 묘사가 너무 섬세하고 대단해 머리카락 한 올 한 올 그려낸 [앵무새를 든 여인]은 독학으로 그림을 배웠다는 그의 능력을 더 동경하게 한다. 당시 고전주의와 낭만주의를 신봉했던 주류 미술계에서 쿠르베의 반항은 "사실주의"라는 새로운 사조를 만들어냈다는 것처럼, 사실주의의 그림체를 대표하는 그의 작품은 영원히 존경받지 않을까 싶다. 



사실주의적인 그림에 눈이 간다. 두 번째로 보게 된 작가의 그림은 자크 루이 다비드의 그림에서도 같은 감정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는 당대 최고의 권력자들 옆에서 권세를 누린 화가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수차례 변절한 그의 행동에 후대의 사람들은 그를 "철새같은 화가"라고 칭하고 있다고 하니, 그의 그림을 보며, 권력자에 빌붙는 사실주의적인 작가의 표본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정치는 현실이다" 그의 사실적인 그림은 현실과 매우 닮아있다. [알프스산맥을 넘는 나폴레옹] 이 그림은 너무 유명하다. 어디선가 스쳐가듯 지나쳤지만, 분명 봤었을 어떤 표지에서도 자크 루이 다비드의 작품은 어렵지 않게 관철된다. 그의 작품이 궁금했다면. 자크 루이 다비드를 설명하는 부분이 새롭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그도 망명자의 신세를 졌지만, 사는 동안 권력자와 함께 권세를 누렸다는 점에서 귀스타브 쿠르베와 다르다. 사실주의의 그림을 그리는 두 작가의 작품을 번갈아 가며, 감상하는 것도 쏠쏠한 재미를 준다. 




독일 회화의 아버지 알브레히트 뒤러의 자화상은 여러 방식과 재료들로 자신을 그렸다. 작가가 자신을 그린 자화상이 꽤 많은 걸로 보아 그의 자존감은 남달랐던 게 아닌가 싶다. 그의 그림은 여러 장의 [자화상]을 다른 표현 형식으로 그려 놓았다. 따라서 다른 작가들과 달리 스케치 방식에 더 능숙해 보인다. 그를 "이탈리아인이 아닌 사람 중에 세계적 명성을 얻은 최초의 작가"라 칭하고 있다 하니, [스물두 살의 자화상]과 함께, [열 세살의 자화상]을 확인해 그의 정체성 고민과 함께 당시의 그림표현 형태를 확인해 보는 것도 재밌을 것이다. 그가 그린 그림 속 뒤러의 서명은 마치 로고와도 같은 느낌이라
. 앞으로의 미술관 관람을 한다면 멀리서도 뒤러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림에서 작가들의 인생과 표현방식을 보는 재미는 단순할 수 있지만, 때로는 처연하게. 혹은 화려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마치 그들의 삶을 보는 듯 하다. 모든 그림이 하나같이 색감의 사용에서 눈을 뗄수 없게 만든다. 사실주의의 대가들과 회화 방식의 대표적 작가 그리고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그들의 삶의 여백은 그림을 보는 내내 흥미로웠다. 미술 에디터인 작가는 다양한 도서 기획을 위해 전 세계 미술관을 여행했다고 한다. 그 깊이를 여러 부제(중력과 뮤즈, 어둠과 달 등) 속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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