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미술관 - 그림에 삶을 묻다
김건우 지음 / 어바웃어북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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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화가의 이름을 대보라고 하면, [모나리자]의 레오나르도 다빈치, [귀에 붕대를 감은 자화상], [별이 빛나는 밤]의 빈센트 반 고흐, 뭉크의 [절규] 등이 떠오를 것이다. 대부분 너무 유명해서 그림만 봐도 어느 작가인지 알 수 있는 그런 작품보다는 나의 감정을 동하게 하고, 눈길을 사로잡는 다른 작가의 작품을 찾아보고 싶었다. 



귀스타브 쿠르베, (1817~1877) 그의 그림은 너무 사실적이라 마치 사진을 찍은 듯하다. 화가는 그림을 사실적으로 정확하게 그려내는 것이다. 라는 생각을 한다면. 그의 작품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인정할지 모른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비평가들은 현실을 지나치게 사실적으로 그렸다는 이유로 쿠르베의 그림을 불경스러운 회화라고 비난했다고 한다.) 







책 속 작품을 보며, 시대에 따른 비평과 호평은 시간에 흐름에 따라 그 평가를 달리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귀스타브 쿠르베, 그를 책에서는 시대와 불화한 예술가라 칭했는데, 정치적 이유로 스위스로 망명했지만, 죽을 때까지 조국인 프랑스로 돌아가지 못했기 때문에 그를 불화(서로 화합하지 못하다.) 한 예술가라 칭한 게 아닌가 싶다. 그는 독학으로 거장의 작품을 모사했다. 그리고 화가라는 직업과 더불어 정치가로도 활동했는데, 그런 그의 정치적 행보는 프랑스에서 스위스로 망명하게 하는 시발점이 된다. 그가 반 정부 시위를 하자. 정부는 그의 전 재산과 그림을 몰수 했다. 망명지에서 사망하게 된 그는 시대와 불화한 쓸쓸한 예술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그림을 보면, 귀스타브 쿠르베는 사실적인 그림을 그린다. 그림체는 현실을 반영한다. 그리고 당시의 동성애를 저급한 사랑으로 치부했던 사회상과 반대로 동성애를 주제로 한 작품을 내놓았다고 하니, 사회에 관심이 많았던 듯 싶다. 동성애에 대한 그림은 도발적인 여성들의 퇴폐미를 보여주는 올 누드를 하고 있지만, 사회의 이면을 숨기려하기 보다 드러내려는 그의 사실적 그림과 너무 잘 어울린다. 










당시의 미술계는 왜 쿠르베의 작품에 냉랭할 정도로 무관심했을까. 오히려 다른 작가들보다 훨씬 사실적이고 섬세하기까지 한 그의 그림은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함에도 말이다. 마치 사진같이 찍어낸 그림을 더 잘 그렸다 평가받는 지금에서, 그는 훨씬 높은 점수를 받을 게 분명하다. 쿠르베의 경험을 통한 자화상은 [화가의 작업실] 이외에도 [오르낭의 매장] [목욕하는 여인들] 등 상징하는 대상이 종교, 일상, 정치 등등 사회적인 부분과 일맥 상통한다. 책의 작가는 그의 평가가 혹한 것을 당시의 여러 계층이 좋아했던 상징물을 널부러진 하찮은 모습으로 표현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실주의적인 그의 그림은 당시 시대상과 종합해 평가받아야 한다. 그가 그린 그림 모두 지극히 평범한 일상에서 반복되는 순간을 비범하게 그려냈다고 평가받는다. 묘사가 너무 섬세하고 대단해 머리카락 한 올 한 올 그려낸 [앵무새를 든 여인]은 독학으로 그림을 배웠다는 그의 능력을 더 동경하게 한다. 당시 고전주의와 낭만주의를 신봉했던 주류 미술계에서 쿠르베의 반항은 "사실주의"라는 새로운 사조를 만들어냈다는 것처럼, 사실주의의 그림체를 대표하는 그의 작품은 영원히 존경받지 않을까 싶다. 



사실주의적인 그림에 눈이 간다. 두 번째로 보게 된 작가의 그림은 자크 루이 다비드의 그림에서도 같은 감정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는 당대 최고의 권력자들 옆에서 권세를 누린 화가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수차례 변절한 그의 행동에 후대의 사람들은 그를 "철새같은 화가"라고 칭하고 있다고 하니, 그의 그림을 보며, 권력자에 빌붙는 사실주의적인 작가의 표본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정치는 현실이다" 그의 사실적인 그림은 현실과 매우 닮아있다. [알프스산맥을 넘는 나폴레옹] 이 그림은 너무 유명하다. 어디선가 스쳐가듯 지나쳤지만, 분명 봤었을 어떤 표지에서도 자크 루이 다비드의 작품은 어렵지 않게 관철된다. 그의 작품이 궁금했다면. 자크 루이 다비드를 설명하는 부분이 새롭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그도 망명자의 신세를 졌지만, 사는 동안 권력자와 함께 권세를 누렸다는 점에서 귀스타브 쿠르베와 다르다. 사실주의의 그림을 그리는 두 작가의 작품을 번갈아 가며, 감상하는 것도 쏠쏠한 재미를 준다. 




독일 회화의 아버지 알브레히트 뒤러의 자화상은 여러 방식과 재료들로 자신을 그렸다. 작가가 자신을 그린 자화상이 꽤 많은 걸로 보아 그의 자존감은 남달랐던 게 아닌가 싶다. 그의 그림은 여러 장의 [자화상]을 다른 표현 형식으로 그려 놓았다. 따라서 다른 작가들과 달리 스케치 방식에 더 능숙해 보인다. 그를 "이탈리아인이 아닌 사람 중에 세계적 명성을 얻은 최초의 작가"라 칭하고 있다 하니, [스물두 살의 자화상]과 함께, [열 세살의 자화상]을 확인해 그의 정체성 고민과 함께 당시의 그림표현 형태를 확인해 보는 것도 재밌을 것이다. 그가 그린 그림 속 뒤러의 서명은 마치 로고와도 같은 느낌이라
. 앞으로의 미술관 관람을 한다면 멀리서도 뒤러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림에서 작가들의 인생과 표현방식을 보는 재미는 단순할 수 있지만, 때로는 처연하게. 혹은 화려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마치 그들의 삶을 보는 듯 하다. 모든 그림이 하나같이 색감의 사용에서 눈을 뗄수 없게 만든다. 사실주의의 대가들과 회화 방식의 대표적 작가 그리고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그들의 삶의 여백은 그림을 보는 내내 흥미로웠다. 미술 에디터인 작가는 다양한 도서 기획을 위해 전 세계 미술관을 여행했다고 한다. 그 깊이를 여러 부제(중력과 뮤즈, 어둠과 달 등) 속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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