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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 - 국선변호사 세상과 사람을 보다
정혜진 지음 / 미래의창 / 201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국선변호사는 가난 따위의 이유로 변호사를 선임할수 없는 형사 피고인을 위해 법원이 선임하여 붙여준 변호사를 말한다. 국선전담변호사로 10년 가까이 일하고 있는 전직 기자 출신의 저자는 자신의 두번째 직업 국선변호사의 장점을 독특한 구조에 있다고 말한다. 국가에서 월급을 받지만, 국가가 아니라 국가의 상대로 서는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 일하고,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 일하지만, 당사자로부터 돈을 받지 않는 덕분에 당사자에게 휘둘리지 않는 것. 그래서 국선전담 변호사는 법률 전문가로써 냉정하게 수사 기록을 논의하고 진행하는데 수월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성범죄 및 마약범죄 전담 재판부에 배정이 되어 책에서도 성과 마약에 대한 범죄의 이야기가 더 많다.
과자를 뺏어 먹으려다 죽은 환자는 과자를 지켜내려는 남자에게 복부를 가격당해 장천공에 의한 패혈증으로 사망한다.
40대 중반의 남자였으나, 7살 지능의 가해자와 유가족이 없는 정신질환자의 싸움에 저자는 실형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징역 1년 6월과 치료감호 명령이 떨어진다. 조현병의 만성화로 충동적인 고인이 싸움을 걸었다고는 하나, 과자에 대한 아주 사소한 욕심으로 그는 목숨을 잃어야 했다. 그리고 실수였든 우발적이었든 생명을 앗아간 사건이었는데, 형량이 고작 2년도 안된다는 것에 적지 않게 놀랐다. 그런 이유로 다들 정신과적인 핑계를 대고, 심신미약, 알코올성, 우발적인 행동을 감형 사유로 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하지만 40대 남자는 그 역시 피해자였다. 7살때 교통사고를 당했으나, 혼수상태가 되어 성인이 되어서도 어릴적 지능으로 살게 된 것이다. 서로가 조심하고 배려했더라면, 목숨을 잃지도, 감옥에 수감되 전과자가 될 일도 없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 이야기에 더해,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였던 그는 형량을 다 채웠어도 출소할수 없었다. 심신 미약자에 대한 치료감호의 이유였다. 치료감호는 15년을 넘지 않도록 되어 있었으나, 그 기간안에는 치료감호심의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치료 종료 판단을 받아야 출소할수 있다고 한다. 그는 심사를 받았으나, 통과하지 못했다. 수감생활을 하고 바로 출소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가 행한 죄값의 행위로 감형이유로 든 부분이 정말 문제가 없는지 치료감호를 받아야 하는지 여부를 심사하고 통과가 되어야 출소하는 것은 그나마 적은 형량에 사회적인 안정장치가 될 것 같아 법망이 그렇게 가볍지는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었다.
법에 대한 문제로 만난 변호인과 의뢰인 그리고 법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드라마 시나리오를 단편적으로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드라마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검사나 판사 그리고 변호사들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드라마의 회당 방송되는 이야기들. 딱 그런 느낌이 드는 에세이다. 그리고 법에 대한 지식을 이야기로 듣게 되는 느낌은 스토리를 알아가면서 느끼는 생각과 정보가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마지막 장에 법에 대한 형량과 판서 그리고 사형제도가 있다고 애기하지만 실질적인 페지국가인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형량으로 수감된 사람의 이야기도 함께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국선전담 변호사가 일하는 방식과 그들의 이야기, 법과 사람사는 이야기가 함께 있어서 무거운 이야기지만, 가볍게 읽을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