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로마 산책 - 이탈리아 문학가와 함께 걷는 ㅣ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가와시마 히데아키 지음, 김효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9년 12월
평점 :
다다미방에서 로마의 지도를 펼친다. 로마의 중심가와 바티칸의 수도가 보이는 지도를 보면,베네치아 궁전과 함께 로마의 추억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시간의 감각에 따라 로마를 서술한 일본작가 가와시마 히데아키는 2018년 별새하기 전까지 많은 로마서를 기록했다. 그의 저서로 그가 얼마나 이탈리아와 로마를 동경했는지 알수 있는데 이 책은 이탈리아 문학 연구의 일인자라 불리우는 그의 풍부한 지식으로 한 층 높아지는 로마의 흥미를 배가 시킨다.
책은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된다. 궁금한 부분부터 읽어도 문제없는 구성이다. 그런데 아쉬운 점이 바로 눈에 띈다. 그렇게 아름다운 로마를 그리면서도 정작 로마의 사진은 흑백이라는 점이다. 저자가 사진을 흑백으로 찍었을리 없지만, 책에 있는 모든 사진은 흑백이다. 찬사에 마지 않는 표현에 어둔운 그림이라니 어울리지 않았다. 바로 인터넷으로 해당 사진들을 검색하고 지상에는 없을 듯한 이미지를 보며 책을 읽었다.
매체에서 보였던 이미지 때문인지 몰라도, 순례길 하면 스페인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순례길은 여러곳을 차례로 방문하거나 종교적으로 의미 있는 곳을 찾아다니며 참배하는 길을 뜻한다. 로마에도 순례길이 있다. 산티아고 순례길이 유명한데 저자는 순례자들의 입장과는 달리, 로마에 살 곳을 정해서 인지, 순례길이라기 보단 성당을 중심으로 한 오벨리스크에 대해 더 깊은 설명을 한다.
순례자들의 길잡이 역할을 위해 세워진 오벨리스크는 순례자들의 이정표 역할을 하는데, 이는 오벨리스크의 높이가 기단을 포함해 36.5m로 하늘을 찌를 듯한 건축물이기 때문이다.. 교황 식스투스 5세가 재위하는 기간 이 오벨리스크는 4개가 더 세워진다. 그리고 현재 로마에는 그보다 많은 14개의 오벨리스크가 있다. 오벨리스크가 세워진 당시의 역사적인 부분에 초점이 맞춰진 글은 로마를 방문한 적이 없는 많은 사람들에게 어렴풋한 상상력을 더하게 한다. 읽으면서 줄곳 드는 생각이지만, 책을 사진없이 읽기란 어려울 듯 하다. 로마에 한번이라도 방문한 사람이 아니고선 글로써 로마의 풍경을 상상하는데는 한계가 있 을 것이다.
로마의 풍경에 매료된 사람들의 일부가 로마를 찾게 되는데, 이는 영화속의 풍경이나 잡지, 도서, 사진 등등에 영향을 받아서 일것 같다. 로마를 그리는 책들이 많이 출간되고, 대부분은 사진과 함께 로마를 그린다. 그래서 인지 몰라도 책의 구성에서 사진이 더 많이 할애되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아마도 로마를 그리는 이책이 더 수월하게 읽힐 것이다.)
작가의 로마 사랑은 건축물과 환경에 있는 것 같다. 책의 대부분이 역사를 표방하고 있지만, 그 역사에서 꾸준하게 건축물을 설명하고 있다. 지도를 보면서도 작가의 글을 읽고 로마의 거리와 언덕, 로마의 도시를 상상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장애가 되는 부분이었다. 로마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어렵게 느껴지는 내용들이 많기 때문이다.
로마를 그리고 있지만, 로마를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조금은 지루하고 집중하기 힘들다는 느낌을 줄 것 같다. 저자가 머릿말에서 밝히듯, 부담을 느낄만큼 전문적인 내용들이 서문에 많이 확인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분명, 로마 중급자라면 재미있게 읽힐 것이다. ) 유럽에 대한 동경이 있지만, 선뜻 그곳을 찾아갈수 없을 때 이 책을 읽어봐도 무방하지만, 로마의 역사를 어느정도 알고 있거나 로마의 거리를 밟아본 사람이라면 더 재미있게 읽힐 책이었다. (여행서는 역시 색감이 화려한 사진을 빼놓을 순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