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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볼트 - 세계화에 저항하는 세력들
나다브 이얄 지음, 최이현 옮김 / 까치 / 2021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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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olt : 반란, 봉기, 저항
안전 자산으로 자녀의 미래가 보장된 사람들에게나 금융 위기는 지나가는 구름에 불가하다. 그들에게 비관론은 의미가 없었다. 부유하지 못한 세계의 90퍼센트, 그들에게 현실은 비관적이다.
한 연회장에서 세계화와 그에 대한 저항 그리고 국제정세에 대한 강연을 하던 나다브 이얄은 청중의 대부분이 50년대 무정부주의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한 연설을 하기를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생활을 하는 그들에게 제도화된 정치조직의 권위는 큰 문제가 안되 보인다. 나다브 이얄이 강연장에서 설명한 사례와 함께 이어진 미국대선의 극적인 사건을 떠올려 보면 슈퍼 리치 낙관주의에 대한 관점을 이해할 수 있다.
힐러리 클린턴의 낙선과 트럼프 정권이 시작되던 그 때도, 많은 이들은 그러니까 힐러리를 지지하는 지지층에서는 트럼프의 성공을 예상하지 못했다. 흑인인권 운동가들이 말하고 있는 대목에서 미국의 정세를 알 수 있는데, 그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백인들보다 가면을 하나 더 쓰고 있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미국식 낙관주의의 흔적이 그들에게는 전혀 남아있지 않았다고 말했는데, 한편으로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반자유주의 질서가 유지되고, 국제협력이 제대로 이루어 지지 못하는 세상을 걱정하기도 했다. (결론적으로는 그 예상이 맞았다. 인종차별과 폐쇄적 국제정서를 만들었으니 말이다.)
정치적인 형태를 논하기 이전에 실제 국민들의 인식, 여러 계층의 사람들이 사는 삶을 먼저 바라보면 미래 진보와 보수의 논쟁과 범위를 예상할 수 있다. (나다브는 우파와 좌파로 나눠진 세계 여러 나라의 관점과 세계화의 흐름을 직접 가서 취재했고, 이를 통해 인문학, 환경학, 정치학적인 세계화의 방향을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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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영국의 아편전쟁을 보더라도 세계화에서 중국의 GDP가 얼마나 떨어졌는지를 알 수 있지만, 영국에게 패한 중국의 전쟁 시절에서 자란 청소년들이 국가 근대화를 위해 서양적 지식과 문물을 배웠지만, 그로 인한 GDP의 지수는 17퍼센트 올랐지만, 2010년 중국의 환경 오염으로 조기사망한 인구가 110만명이 넘는다고 하니, 개방을 위한 문물을 수용하는 형태가 과연 옳았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몇 년 전부터 중국은 그동안 여러 나라에서 수입한 쓰레기를 더 이상 받지 않겠다고 했고, 쓰레기처리와 함께 환경문제가 다시금 대두되기도 했다. 역시 책에서도 세계화의 가장 큰 문제를 소비 지상주의와 산업 생산으로 인한 지구생태계 파괴를 들고 있는데, 아시아(베트남과 중국)의 암시장에 거래되는 코뿔소의 코와 일부 아시아에서 사치품으로 구매하는 호랑이 뼈로 만든 와인 등은 일부 국가의 이야기라고는 하나, 밀렵의 형태가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 이미 알고 있는 부분을 넘어 통계 수치로 가늠해 볼 수 있었다.
page.102
2011년에는 상아 밀렵군들 때문에 모잠비크에서만 코끼리 7000마리가 사라졌다. 북아메리카에 사는 조류는 1970년보다 30억 마리나 줄었는데, 이는 당시 개체 수의 30퍼센트가 줄어든 것이다. 2017년에 독일에서 선구적이지만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독일 내의 곤충 개체 수가 최근 몇 십년 사이에 75퍼센트나 감소했다는 내용이었다. 이 연구는 가급적 환경 피해를 적게 받아야 하는 자연 보호 구역에서 이루어졌다.
세계화에서 노동문제는 환경 문제 다음으로 중요한 키워드이다. 현재 일을 해야 하는 인구와 앞으로 일을 해야 하는 인구를 위한 출산통계는 그만큼 중요할 것이다. 이미 많은 나라들(특히 일본과 한국) 의 고령화와 저출산 문제는 심각성을 넘어 현재 정치대안문제로 논의되고 있다. 현재 진행형인데다 국가에서 많은 정책과 복지를 쏟아 붙고 있지만, 해결되지 않은 문제이기도 하며, 18세 이상 39세 독신 인구의 퍼센트를 확인해 본 결과를 봐도 앞으로 저출간 인구 급감문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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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애든 동성애든 상관없이, 일본 내의 연애 문화도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2016년에 일본 영자 신문 [재팬 타임스] 는 정부 연구소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서 "일본은 섹스리스, 젊은 독신 남녀의 절반 정도가 성 경험이 없다." 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은 바 있다.이 기사에 따르면 18~34세 독신 인구 중 남성의 70퍼센트와 여성의 60퍼센트가 연애를 하고 있지 않았다. 같은 연령대에서 독신 남녀의 40퍼센트 이상은 성 경험이 전무했다. 2019년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1992년 이후로 39세까지 성경험이 없는 남녀 비율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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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나다브 이얄은 정치 체계와 지도자들을 연결하는 서구 사회의 선동, 반이민 정서 혹은 국수주의 뿐만 아니라 세계화가 공동체를 약화시키고, 생태계를 훼손 시키며 반발의 씨앗도 심어놓은 문제점에 대해 여러각도로 생각하게 만든다.
나다브 이얄의 [리볼트]는 세계화와 연결되는 일반적인 주제인 무역문제와 정치문제 뿐만 아니라, 인류의 위기, 환경, 출산, 마약, 전쟁, 역사, 언론, 가난 등등의 부제들을 설명한다. 특히 미국인도 아니고 유럽인도 아닌 유대인 작가가 멀리서 무심하게 바라보는 세계 여러나라의 교육과 경제적 관점은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보이지 않았던 부분을 잡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책의 가치를 높이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