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속성들이 허물어질 때조차 철학자들이 현상적 주체라고 부르는 ‘의식적으로 경험되는 주체로서의 자아‘는 그대로 있다는 것은 명확하다. 조현병을 앓는, 이민증을 겪는, 자폐증을 경험하는, 황홀해하는 신체 부위를 낯설게 느끼는, 유체이탈을 경험하는, 자신의 이야기를 잃어버린, 그리고 심지어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나‘는 여전히 있다. 그 ‘나‘는 누구인가, 또는 무엇인가? 8세기의 인도 철학자이자 아드바이타 Advaita(불이일원론)학파의 신학자 아디 샹카라 Adi Shankara는 자아의 정수를 시적으로 표현했다. <니르바나 샤트캄Nirvana Shatkam> (6연으로 이루어진 해방의 노래)이라는 그의 시는 이렇게 시작된다.
나는 마음도 지성도 아니요 귀와 혀와 코와 눈으로 자신을 알아볼 수 있는 실체도 아니다.
공간이나 땅, 빛이나 바람으로 알아볼 수도 없다.
시의 각 연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끝난다. 이 답은 후렴구로 반복되며, 강렬한 마지막 연으로 치닫는다(<니르바나 샤트캄> 마지막 연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라는 것은 없다. 나는 어떤 속성도, 어떤 형태도 갖지 않는다. 나는 이 세계에도, 해탈에도 집착하지 않는다. 나는 모든 것이고 모든 곳이며 모든 시간이기에 무엇에도 바라는 바가 없다. 나는 영원한 앎이며 축복이고 선함이고 사랑이며 순수한 의식이다."-옮긴이). - P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