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고혈압 증세를 보였는데, 뇌혈관에서 비롯된 이 질환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정된 것이었다. 독일의 저명한 의학박사들이 그의 병세를 치료하기 위해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효과가 없었는데, 몇 달의 간격을 두고 발작 증세가 두 차례나 반복되었기 때문이다. 곁에서 간호하는 것 외에는 특별한 해결책을 찾을 수 없었다. 마지막 순간이 다가오자 반신이 마비되었고, 정치적 사건으로 인연을 끊은 후계자 스탈린에게 충격을 받아 실어증 증세마저 보였다.
러시아 크렘린에서 모든 노동자의 대표 지도자였던 그는 도시 외곽에 위치한 고르키성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그는 사망하기 전에 오랜 시간 동안 잠에 빠져 있었다. 때로는 며칠 동안 잠만 자기도 했다. 마지막까지 곁을 지킨 아내 나타샤 크루스프카야는 교사였는데 레닌이 1898년 시베리아로 망명을 하던 중에 결혼했다. 그녀는 죽음의 문턱에선 레닌에게 미국 소설가 잭 런던의 <생명애>라는 책을 읽어주었다. 그 이야기는 죽어가는 남자와 굶주린 늑대의 싸움에 대한 것으로, 결국 남자가 이긴다는 내용이었다. 레닌은 그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다. - P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