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에피쿠로스는 세계사에서 영향력이 큰 철학자이다. 그의 이상은 항상 언급되고 오늘날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하버드대학교의 역사학자 스티븐 그린블랫 Stephen Greenblatt은사람들이 근대로 넘어가는 문턱에서 로마의 시인 루크레티우스Lucretius의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처럼 사람들의 생각을 바꾼 작품은 없을 것이라고 믿는다. 이 작품은 철학자 에피쿠로스를 다루고 있다.
에피쿠로스는 어떻게 좋은 삶을 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몰두했다. 여기에서 그는 향유와 쾌락을 중심에 놓았다. 물론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전혀 다른 의미에서이다. 에피쿠로스는 과도한 포식, 낭비와 축제 따위를 중요시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작은 것으로도 기뻐하고, 소박하며 자신의 삶을 충분히 향유할 수 있는 기술을 가르쳤다.
이런 삶의 목표는 마음의 평화로서 바로 아타락시아ataraxia 였다. 그는 철학을 아주 특별한 학교에서 가르쳤는데, 바로 정원에서였다. 정원학교의 입구에는 방문자들을 위해서 다음과 같은 글귀가 있었다. "어서 오시오, 낯선 이여! 친절한 주인이 빵과 물을 넉넉히 가지고 그대를 기다리고 있나니. 이곳에서는 욕망을 자극하지 않고, 달래준다오."
그는 여자와 노예도 학생으로 받아들였는데, 당시로서는 매우 특이한 일이었고, 나아가 선동적인 행위로 간주되었다.
하지만 단지 그 이유만으로 에피쿠로스는 미움을 사지 않았다. 숨어서 사는 삶이라는 그의 이상은, 사회에 참여하고 적극적으로 정치에나아가려고 했던 당시의 일반적인 생각에 결코 적합하지 않았다. - P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