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에르노의 <부끄러움>은 계층에 관한 이야기다.몇 안 되는 더러운 옷, 어머니의 손찌검과 거친 욕설, 외상으로 물건을 사는 친척들, 월말이면 통조림으로 끼니를 때우는 일상. 가족 중 유일하게 ‘사립학교‘를 다니는 주인공이 나와 같은 학교를 다니는 동급생들의 세계가 곧 자신의 세계가 될 수는 없다는 것. 그들이 무시하고 경멸하는 대상에 자신의 계층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 그것을 깨닫자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이 ‘부끄러움‘의 표식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열두 살 아이의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책을 읽고 나서 ˝너네 집 임대 아파트 살지?˝라며 같은 반 친구를 ‘휴거(휴먼시아에 사는 저소득층 거주자)˝라고 놀린다는 기사를 읽었던 게 기억이 났다. 어떤 아파트에 사는지, 집이 몇 평인지, 부모의 직업과 연봉이 어떻게 되는지에 따라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계층‘이 존재한다. 아이들이 그것을 깨달아 갈 때마다 느낄 무력감과 부끄러움에 마음이 아프다.
하루에 조금씩 몇개월간 읽은 책. 이 책은 철학을 왜 공부해야하는가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다. 안광복 선생님의 책은 두 번째인데 정말 좋았다. 덕분에 철학서를 더 읽고 싶어졌다. ˝철학을 하는 목적은 지식을 얻는 데 있지 않다. 자신의 지식과 신념이 과연 제대로 되었는지, 의미 있는지를 검토하며 마음 깊숙이 박힌 독단과 선입견을 제거하는 데 있다. (처음 읽는 서양철학사, 39p)˝˝아우엘리우스의 삶은 철학적 반성을 거듭하는 성숙한 개인이 훌륭한 사회 지도자도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항상 진정한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도록 자신의 삶에 대해 끊임없이 반성하는 자세를 갖도록 하라.(처음 읽는 서양철학사, 91p)˝
사노요코와 한국의 철학박사 최정호가 40년간 주고 받은편지. 읽다 보면 사노요코가 최정호를 정말로 사랑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반면 최정호는 사노 요코라는 톡톡 튀는 예술가가 친구인 것을 자랑하고 싶어하는? 느낌이 들었다. (개인적 의견) 다 떠나서 40년간 누군가와 편지를 주고 받는 일은 멋진 일이다. 두 사람의 우정이, 또 편지에 담긴 사노요코가 인생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좋았다.˝행복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에게만 찾아와요.˝
장류진 작가를 회사를 다니며 썼던 소설. 매우 현실적이고 동시에 위트가 있는 작품이었다. 읽으면서 자주 웃고 다음날 동료들에게 이 소설에 대해 이야기 해주기도 했다. 일의 기쁨과 슬픔이 가장 재미있었고, 백한번째 이력서와 첫번째 출근길 그리고 새벽의 방문자들은 정말로 현실적이고 공감이 되는 이야기였다. 탐페레 공항은 조금 슬펐다.
난 무엇을 기대했나? 스토너가 자기 자신에게 했던 질문이다. 이 생애에 난 무엇을 기대하는가. <스토너>는 잘 읽히는 소설이다. 뭔가 마음속에 굵직한 구절을 남기는 소설은 아니었지만 폭 빠져서 읽을만큼 흡입력이 있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캐서린, 이디스, 스토너의 행동, 감정에 대한 묘사가 정말 좋았다. 눈 앞에 생생하게 그려지는 듯 했다. 중반부까지는 스토너가 불쌍해서 책장이 넘어가질 않았는데 마지막 장을 읽고 책을 덮을 땐 더이상 그가 불쌍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