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대 - 청계천 판자촌에서 강남 복부인까지
유승훈 지음 / 생각의힘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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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대! 해방 이후 현재까지 많은 변화가 있었고 지금은 추억으로만 남아버린 많은 것들이 스쳐 지나왔다.

민속학자인 저자가 그려내는 서울의 근현대의 변천사...

읽는 내내 추억에 잠기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7, 80년대 추억의 음악들을 틀어놓고 읽었다.

체변 봉투, 기생충, 구충제 등 국민학교 시절의 기생충이 발견된 학생들을 불러 구충제를 나눠 주시던 선생님의 모습...

판자촌, 달동네, 연탄, 연탄 가스 등 열악했던 주거시설과 힘든 삶 속에 행복을 찾기 위해 노력하며 살았던 서민의 삶...

연립주택,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출현으로 주거시설의 변화와 삶의 모습의 변화...

부동산 투기, 자동차의 발달, 강남과 강북을 잇는 한강 다리의 건설 등이 가져온 서울의 변화...

학력고사, 월말고사, 중간고사, 기말고사, 모의고사, 쪽지시험, 야간 자율학습, 보충수업, 과외, 눈치 작전, 콩나물 교실, 2부제 수업, 오전반, 오후반, 교련, 교복, 교복 자율화, 두발 자율화 등 학교생활과 학생들의 삶의 변천...

중매, 결혼상담소, 마담뚜, 미팅, 과팅, 예식장, 함진아비, 가족계획, 산아 제한, 남아선호 사상 등 연예와 결혼, 출산에 대한 인식과 변화...

산파, 조산소, 산부인과, 점, 무속, 미아리 점집, 공동묘지 등 인간의 출생과 사망 그리고 운명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시설 등의 변천...

이 책은 이와 같이 서울의 근현대의 문화, 풍속, 시설 등의 변천을 살펴보고 그 안에서 우리들의 인식과 삶의 변화들을 그려내고 있다.

모든 내용이 본인도 온몸으로 경험했던 것들이라서 읽는 내내 추억에 잠기기도 하고 후회를 해보기도 하고 이래저래 만감이 교차하며 읽은 책이 되어버렸다.

이 시절을 겪으며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느끼며 읽을 수 있고 경험하지 못한 세대에게는 인생을 먼저 산 선배들의 삶의 모습을 들여다 보고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와 비교해 볼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힘들었던 시절... 그러나 그리운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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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의 심리학 - 예술 작품을 볼 때 머릿속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오성주 지음 / 북하우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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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기계와 정보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많은 부분을 기계 등이 대신함으로 인해 여가시간이 많이 생기게 되었고 앞으로 더 늘어날 여가시간을 풍요롭게 보내는 방법의 하나로 그림 감상을 제시하고 철학적 심리학적 관점에서 그림을 감상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나를 대신하는 문물의 발달로 나는 누구인가라는 실존적 질문에 대해 감상이라는 것이 결국 나 자신이 느껴야 하는 것이기에 실존적 차원에서도 그림 감상은 인간의 권태를 해소하는 방법도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예술심리학... 객관적 이해... 우리가 일반적으로 미술이나 그림에 대해 이야기할때 인상파니 입체파니 등 시대별로 나타난 사조를 제시하고 각 사조들의 특성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독특하게 이러한 사조들을 먼저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 작품 특히 회화 작품이 우리의 감각기관을 통하여 우리에게 인식될때 느끼게 되는 감상 등을 과학적 심리적 이론으로 해석하여 왜 그렇게 느껴지는지 그런 작용들을 작가들은 어떻게 활용하는지 그리고 감상자들은 이러한 것들을 감상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책에 나온 심리학적 용어들은 책을 다 읽었지만 처음 접하는 것들이 대부분이었고 책을 덮으니 그 용어들이 기억이 나지 않아 일일이 다시 찾아보며 서평을 다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처음 들어보는 용어들일지라도 저자가 작품들과 함께 용어에 대한 해설을 쉽게 풀어 놓고 있어 그 뜻을 이해하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과학적 심리학적 분석을 통해 회화 작품을 감상하는 방법을 배우게 됨으로써 어느 사조의 작품이든 아니 앞으로 나타날 새로운 풍의 작품이든 상관 없이 작가의 의도와 작품이 말하고 있는 것을 스스로 유추해 볼 수 있는 힘을 키웠다고 할까...

하여튼 책을 완독하고 나니 작품 전시회에 찾아다니고 싶은 열망이 생겨나는 것을 느낀다. 뭔가 이제까지는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림을 보고 거기에 대한 해설을 보고 그런가보다 하던 수준에서 이제는 해설을 보지 않고도 내 나름대로의 감상을 해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막연한 느낌?
그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은 보람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하나 더 느낀 점을 추가하자면 예술이든 문학이든 철학이든 상관없이 그 발전 단계는 비슷하다는 것을 나만의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느꼈다.

철학적으로도 깨달음이 오기 전에는 현상에 매달리고 그것이 답인 양 이래저래 말을 한다. 그러다 첫 단계 깨달음이 오면 진리는 말로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것을 불가에서는 공에 빠진다! 공에 집착한다!고 한다. 이제부터는 이 세상 모든 것이 전부 부질없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말이 없어지고 자꾸 공의 세계로 들어가려고만 한다.

이제 이 단계를 넘어서면 본질이 현상이고 현상이 본질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즉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인...

이제부터는 거칠게 없다. 있는 그대로가 진리라는 것을 깨달았으니 뭐가 걸릴게 있겠는가. 회화 작품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처음엔 있는 그대로를 잘 묘사해 내다가 어느 순간 현상이 우리가 느끼는 그 현상이 아님을 깨닫는다. 이제부터는 최대한 우리에게 보여지는 모습을 피하려 한다. 그러다 거칠 것이 없어지는 단계가 온다. 자신이 느끼는데로 표현한다.

감상은 감상하는 사람의 몫이다. 감상의 결과가 작가의 생각과 같을 수도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각자가 느끼는 그대로가 그 작품에 대한 각자의 몫인 것이다.

내 생각에는 이 책도 결국은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이것도 나의 감상평이다. 그리고 이것이 이 책에서 받은 나의 감상이다. 뭐가 더 필요하겠는가...

예술 작품을 나만의 방식으로 감상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감상의 기본을 채워줄 수 있는 책으로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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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흠신서, 법은 누구의 편인가 - 다산 정약용이 풀어내는 정의란 무엇인가?
정약용 지음, 오세진 편역 / 홍익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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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과 형법 등 법률이 정비되어 있고 삼권이 분리되어 있는 현재도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사법권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깨질 정도로 상식에 벗어난 판결들이 나오고 있다.

제대로 된 법률이 정비되지 않고 삼권이 분리되지 않았던 과거에는 재판이라는게 얼마나 엉망이었을지는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일들을 안타깝게 여기고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있었고 이 흠흠신서라는 책은 다산 정약용이 형사 사건을 처리할 때의 원리와 실제 사건 사례 그리고 비평 등을 실은 30권 10책으로 구성된 책이다.

이 책은 흠흠신서 중 조선의 사례를 담고 있는 <상형추의>, <전발무사>의 사례를 선별하여 편역한 것으로 <상형추의>는 사건 개요, 검시 보고서, 관찰사의 보고서, 형조의 보고서, 임금의 판결문, 다산의 견해로 구성되어 있고 <전발무사>는 유관 기관의 보고서와 다산의 보고서, 다산의 의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흠흠신서의 내용 중 조선시대때 실제 있었던 36건의 살인사건에 대해 사건의 개요와 수사의 전개 그리고 판결을 기술하고 임금의 판결과 정약용 자신의 의견을 밝히고 있고 이에 대해 편역자의 해설이 곁들여져 있다.

전체적으로 정조 임금은 명확한 증거가 없는 한 과한 형벌을 금하고 특히 술에 취하여 저지른 범죄에 너그러운 면모를 보여준다. 이에 대해 정약용은 원리원칙을 중시하는 학자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정조 임금이 애주가였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래서 술에 취해 저지른 범죄에 너그러웠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정조대왕과 정약용이 법을 적용하는 부분에 있어서 차이점이 보이지만 그 근본에는 백성을 위하고 나라의 법질서를 위하는 마음은 고스란히 전해졌다.

조선시대에 일어난 범죄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고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것은 똑같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젊었을때는 칼같이 법에 따라라는 생각이 강했지만 나이를 먹어보니 될 수 있으면 법에 의한 것 보다는 서로 대화를 통해 풀어내는 것이 좋고 될 수 있으면 법적 분쟁은 피하는게 좋다는 생각으로 바뀌는걸 보면 정조의 법적용에 대한 생각과 정약용의 생각을 곰곰히 비교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흠흠신서의 모든 내용을 만나보지는 못했지만 36건의 사건을 통해 그 당시도 고부간의 갈등, 형제간의 갈등, 치정에 의한 갈등 등 충분히 그 당시의 모습을 드려다볼 수 있었고 당시의 사건 수사와 판결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어 의미있는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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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묻고, 톨스토이가 답하다 - 내 인생에 빛이 되어준 톨스토이의 말
이희인 지음 / 홍익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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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책이었다.

톨스토이의 작품들과 그의 문장들에서 배워보는 삶의 지혜...

톨스토이의 문학적 깊이 만큼이나 깊고 진한 삶의 철학 그리고 인생이야기... 담론...책의 대부분 아니 전체가 대문장가의 문장과 그 문장이 뿜어내는 삶의 깊숙한 이야기들이 그 아름다운 자태를 뽑내고 있었다.

안나 카레니나, 바보 이반, 신은 진실을 보지만 바로 말하지는 않는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반 일리치의 죽음, 크로이체르 소나타, 부활, 인생이란 무엇인가 등 톨스토이의 작품들과 그 작품들에 등장하는 문장들을 통해 삶을 이야기하고 예술을 이야기하고 인생을 이야기한다.

사랑, 결혼, 행복, 욕구, 노동, 죽음, 삶, 경쟁, 불행, 예술, 양심, 법, 악, 가난, 부, 공부, 독서, 겸손, 가족, 인간 등 우리 삶을 이루고 있는 다양한 주제들을 톨스토이의 문장을 통해 그의 생각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

이 책을 다 읽고나서 보니 톨스토이의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읽다가 포기의 반복...

톨스토이와 토스토앱스키의 작품들을 다시 읽어봐야 겠다는 다짐을 하게 해준 책...

부활, 안나 카레니나, 죄와 벌 그리고 전쟁과 평화... 이 책을 개기로 꼭 정독해 보자...

톨스토이라는 작가의 삶과 그의 글쓰기 그리고 그의 저서와 문장들을 만나고 그의 생각을 들여다 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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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를 한다는 것 - 소통의 시대에 느림의 철학자 피에르 쌍소가 전하는 “진정한 대화”와 “대화의 행복”
피에르 쌍소 지음, 이진희 옮김 / 드림셀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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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성공적인 대화법에 대해 독특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시를 쓰듯 함축된 표현과 아름다운 언어들을 사용해 마치 잘 그려진 한폭의 서양화를 감상하듯 표현한 시적인 에세이집이라 말하고 싶다.

대화에 침묵하는 사람들, 불평꾼들, 조롱꾼들, 수다쟁이, 웃음꾼들의 특징과 그들이 대화에 끼치는 영향과 문제점 그리고 이러한 변수와 변화가 다양한 대화를 지휘하는 사람들의 역할 등에 대해 오래된 고소설이나 시를 읽는 독특한 느낌으로 읽을 수 있는...

수다, 고백, 편지, 면접, 정치적 발언, 신과의 대화, 철학자들과의 대화, 협상, 토론, 서창 등 수많은 형태의 대화에 대해 논하고 재담가, 만담가, 연설가, 요설가 등을 비교하고 이 중 재담가를 가장 바람직한 형태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이야기하는데...

웃음, 음식 등과 대화와의 관계 그리고 샬롱 등 사교모임에서의 대화...

대화에 대한 담론들을 대화는 무엇이다라고 설명하거나 자신의 주장을 이야기하는 형식이 아닌 고전소설을 읽는 느낌의 대화에 대한 철학적 담론서? 그런 느낌의 ...

읽어내기가 결코 쉽지만은 않은 고전소설같은 느낌... 그래서 읽으면 읽을 수록 끌리는...

대화라는 하나의 주제를 이렇게까지 표현내낼 수 있구나 하는 감탄? 하여튼 조금은 특이한 느낌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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