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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그네 1
최인호 지음 / 열림원 / 2023년 12월
평점 :
마치 순정만화책 표지같다.
밝은 노랑 면지.. 형광주황 뒷표지는 내 눈을 시리게 한다.
난 겨울나그네 영화 속 남주의 얼굴을 어렴풋이 기억하였고, 난 감히 가까이 하기엔 먼 것이었다. 그러나 난 또렷하게 기억한다. 아주아주 아픈 청춘 남주의 이야기라고...
최인호 작가님은 해방둥이로 태어나 그 시대 격동의 현대한국사회를 감수성을 갖고 잘 표현하신 신이 내린 작가님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 겨울나그네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에서 빌려온 것이다.
나는 계절감을 잘 느끼게 해주는 문체를 좋아한다. 나는 자연이 함께 살아숨쉬는 느낌이 좋다.^^
캠퍼스에서 민우가 자전거 페달을 힘차게 밟는 모습이, 흔들리는 머리카락이 보이는 듯하다. 다혜와의 첫 만남은 우연한 사고에 의한 것이지만 그녀가 미처 챙기지 못한 수첩과 손수건은 필연을 표현하는 것 같다.
예전에 아이들과 영어관련 체험으로 연세대학교에 간적이 있었다. 그곳에서 봉사활동하던 재학생이 입은 과잠을 보며 아이들한테 너희들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작가님의 모교라니 뭐라도 엮이고픈 마음에 어필해 본다.
조언해주는 현태의 등장, 현태는 민우를 <피리 부는 소년> 이라는 애칭으로 부른다.
머리말에 그 부분을 담고 있다.
다혜의 집으로 찾아가는 민우의 긴장감과 집으로 가는 길의 묘사가 내 눈 앞에 펼쳐진다.
창을 통한 다혜의 그림자, 노랫소리 민우는 사랑의 두근거림을 느끼는 것 같다.
현태의 도움으로 민우와 다혜는 조심스럽지만 점점 가까워진다. 민우는 다혜한테 아버지를 소개한다.
난 차 안에서 민우와 아버지의 티키타가가 재밌어서 나도 모르게 소리내 짧게 웃었다. 그 둘을 바라보는 다혜의 마음은 어땠을까~
민우 아버지의 병환으로 민우네 집안은 곤란해진다. 그리고 23살 민우와 나이차 많이 나는 형의 만남은 많은 것을 내포하는 듯 하다. 고가의 시계와 반지.. 민우는 거절하다 받았고, 또 하나를 더 받는다.
난 여기서 형의 의중이 몹시 궁금하다. 정말 민우 생각대로일까? 이것은 희망이거나 절망이다. 역시, 곱고 아름다운 청년 민우는 아버지 앞에서 괴로움을 표출한다.
민우가 보고 온 그곳은 민우가 살아왔던 삶의 모습과는 너무나 달랐기 때문에...
난, 신나는 음악을 좋아한다. 아니 신나는 음악에 막춤 추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친구들과 노래방보다 무대가 넓은 클럽을 찾곤 했다. 평소와 다른 무리들과 평소와 다른 시내 외곽 클럽으로 들어갔다 엄청난 광경에 그대로 도망치 듯 나온적이 있다. 내가 본 광경은 무대 양쪽 작은 원형 플로워에서 내 또래일까.. 무표정하게 몸을 흐느적거리는 여자들을 보았다..
그래서 민우의 마음과 행동이 충분히 이해된다.
민우는 충격과 자신의 존재를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곧 첫 번째 절망이 찾아온다. 그 절망으로 민우의 선택은? 우리는 매 순간 선택을 해야한다. 그 선택이 옳은지 그른지 알지 못한다. 선택 후에야 알 수 있다.
현태의 조언으로 민우는 은둔생활을 한다. 현태는 다혜한테 민우가 있는 곳으로 가달라 부탁한다. 그 험하고 많은 소요시간이 걸릴텐데도 다혜는 민우를 만나러 그곳을 찾아간다.
다혜는 약하지만 강하다.
민우와 다혜는 재회한다. 어둠을 밝혀준 달빛은 그들의 관계를 더욱 확고하게 보여주는 듯 하다.
민우는 다혜와 재회 후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러 발걸음을 옮긴다.
구치소에서 나온 민우는 바로 아버지를 찾는다. 아.. 민우의 절대 버팀목 아버지!
민우는 배고픔보다 쏟아지는 비보다 아버지를 만나러 간다.
민우는 차마 다혜를 부르지 못한다. 현태를 찾지 않는다.
민우는 어디로 가야할까..?
민우가 선택한 그곳, ‘나이아가라’에서 로라킴(김영숙)과 제니를 다시 마주한다.
민우보다 어린 제니는 민우의 아킬레스건을 아는 듯 하다. 영악한...
그래. 제니, 이젠 은영이 네가 이겼어. 라고 말해주고 싶다.ㅠㅠ
“날 버리지 마세요.”
그래, 민우는 버리는 못해.. 아니, 안해..
민우는 신사다. 다혜는 숙녀다.
현태는 안내자다.
제니는 조숙한 아이다.
그들의 대사와 행동이 말해주고 있다.
2권에 계속
이 두 어절이 내 맘을 벌써부터 아프게 하더라. 하..
작가님과 나의 탄생시기는 다르다. 하지만 소설 속 등장인물 청춘들의 관계를 절절하게 느끼고 있다.
난, 고등학교 1학년 때 국어선생님과의 일화가 있다. 국어를 좋아했지만 국어선생님의 목소리는 자장가같았다. 왜그리도 잠이 쏟아지던지 꾸벅꾸벅 졸다 호명에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물론, 호명할 때도 목소리가 크지 않았다. 2대8 가르마, 커다란 안경에 늘 양복을 고수하셨던 나의 국어선생님. 아무튼, 교무실에 찾아갔더니 내가 쓴 글을 들고 계셨다. 국어시간에 칠판에 적어주신 단어들 중에 선택하여 글을 쓰는 숙제를 해서 제출했었는데 내 글이 좋다고 원고지에 다시 써보겠냐는 것이었다. 가볍게 알겠습니다. 하고 약속된 날짜에 찾아갔더니 맞춤법이 맘에 안든다며 다시 써보라고 하셨다. 난, 가뜩이나 가정형편으로 대입준비는 물건너갔고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했던지라 거절을 했다. 선생님은 몹시 당황한 낯빛이었지만 난, 개의치 않았다.
나중에 내가 직접 돈을 벌어 대학에 발을 들이긴 했지만 내가 생각했던 캠퍼스의 낭만을 느끼지는 못했다. 아주아주 아쉽고 속상했지만 지금의 삶도 만족하기에 내 머릿속 저~~ 끄트머리에 남겨놓았다.
우리들의 청춘은 어떠했나..
마냥 물 흐르듯이, 바람에 나붓거리듯이 평탄했나...
그때그시절 감성이 오늘날 시나브로 자극한다.
슈베르트의 보리수, 내 아이들에게 불려준 자장가에 눈 감고 허밍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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